일본 애니메이션
1. 개요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일본 애니메이션은 미국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세계 최대[2] 규모를 자랑하며, TV시리즈로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2. 명칭
초기엔 만화영화(망가에이가)라는 용어를 썼으나, 애니메이션 산업이 커진 이후에는 외래어 아니메(アニメ)[3][4] 라는 말로 애니메이션을 통칭한다. 해외 팬들이 이 단어를 그대로 가져가서 Anime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일본 내부에서는 자체적으로 '재패니메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미국 쪽에선 재패니메이션(Japanimation)이라 부르기도 하고, 이 말을 그대로 가져와서 한국에서 쓰는 일도 있다. 재패니메이션이라는 말은 본래 일본 애니메이션을 영어 더빙하여 북미에 방송되고 있는 버전을 일컫는데, 일본(Japan)과 애니메이션(Animation)의 합성어이다. 그러나 이 말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하하는 의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즉 Japs(일본인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Animation이라는 얘기.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 재패니메이션은 사실상 사어가 되었다고 봐도 될 상황으로, 영어 화자들은 그냥 Japanese animation, 또는 일본어에서 애니메이션을 지칭하는 단어인 아니메(Anime)를 일본 애니메이션을 지칭하는 단어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발음은 극도로 영어화되어 "애너메이"가 된다. 아니메라는 말은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표현이나 저질 영어 더빙에 대한 비하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잦다.
3. 상세
유통 형식에 따라 TV판, 극장판, OVA로 나뉜다.
TV판은 TV에서 방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TV 시리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25분 내외의 영상으로 일주일에 한 편씩 방영한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저프레임과 정적인 화면을 위주로 순간의 임팩트를 강조하는 트릭을 많이 부리는데[5] , 일본 만화의 연출에 영향을 받은 부분도 많다.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독창적인 요소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한 시즌당 오프닝과 엔딩은 1개지만 타이업 마케팅이나 연출상의 문제로 2~3개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때문에 외국인의 입장에선 자주 바뀌는 오프닝 엔딩이 호불호가 갈리는 편. 스토리를 실컷 보여주다가 느닷없이 중간에 오프닝이 나오는 식의 연출이나, 아예 생략해 버리는 전개방식 등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물론 OVA 등에서도 이런 연출을 하는 경우는 많으나 타이업이라는 마케팅이 활발한 TV판의 특성상 TV판에서 자주 사용되는 연출법.
중간광고가 허용되는 일본의 방송 환경상 절반인 10분 가량 진행 후 광고를 넣기 위해 중간에 흐름을 한 번 끊는데, 이때 흐름을 자연스럽게 끊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아이캐치. 일본 애니를 보면 스토리 잘 가고 있는데 느닷없이 오프닝이 나와 끊어먹는 것도 있다. 흐름이 끊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재치있는 짤막한 중간 타이틀로 승화시킨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상황이 고조 되었을 때 긴장을 풀어주거나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기대 하도록 만드는 기능이 대다수.
TV애니 특유의 광고전후 타이틀 표현방식이지만 이에 영향을 받아서 중간광고가 없어서 아이캐치가 필요없는 OVA나 심지어는 극장판에서도 이 아이캐치 표현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당연히 불법 리핑되어 인터넷에 공유되는 영상은 광고를 컷하기 때문에 불법이든 합법이든 다운로드 방식이 대세인 국내에선 이게 왜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부지기수.
이 아이캐치를 전후로 앞부분을 A파트, 뒷부분을 B파트라 부른다. 또한 B파트가 종료된 뒤 엔딩곡과 다음회 예고 사이에 짤막한 스토리 분량을 집어넣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는 C파트라고 부른다. 물론 애니 오프닝 이전에 짤막한 시작내용을 넣는 경우도 있다.
OVA(혹은 OAV라고도 불린다. 비디오,LD가 출시된 이래로 커다란 붐을 이룬 제작 형태로 Original Video Animation의 약자)는 영상 매체에 담겨 판매 혹은 대여되는 일본 특유의 애니메이션으로서 한 편의 길이는 TV 시리즈와 비슷하나 전체 분량은 유동적이다. 일반적으로 TV에서는 방영되지 않지만, 최근에는 광고 목적으로 방영되기도 한다. 최초의 OVA는 달로스(오시이 마모루 감독)
극장판은 극장에서 상영할 목적으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이다. 자금과 공이 많이 들어가므로 일반적으로 위의 세 가지 형식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 일본에선 영화판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간혹 실사판 영화와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기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평가를 높이는 데도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토에이 애니메이션에 의해 개척되면서 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여명기를 이끌었으며, 《우주전함 야마토》 붐 때부터 80년대 정도까지가 제작 편수 면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였다. 90년대 후반부터는 콘 사토시가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OAD는 제작 과정 자체는 OVA와 비슷하나, DVD 단품 판매가 아닌 원작이 있는 작품(대부분 만화나 라이트 노벨)의 단행본의 신간과 합본으로 판매되는 방식을 뜻한다. 2010년대 들어서 부진해진 OVA의 대체 유통방식이며, OVA처럼 장편[6] 보다는 한두 화짜리 단편 위주로 제작되고 있는 상태다. 그 외에도 목적과 상영 시간별로 분류는 다양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90년대 후반까지 대부분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이었으나, 1997년을 기점으로 후반부 작업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었다.[7] 최근에는 3D, 이펙트 등 많은 효과들이 추가되어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작화는 종이에 그리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작화까지 디지털화된 스튜디오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까지도 그림은 종이에 직접 그려서 스캔 과정을 거친다.
일본 경제가 오랜 불황을 겪으면서 아니메 업계는 충성도 높은 오타쿠층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들을 주로 만들어내고 있는데, 실제로 일본 가요계는 경제 불황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음반 판매량은 갈수록 줄고 있지만, 애니메이션 음반 판매량은 비교적 줄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느는 현상도 보인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하면 오타쿠층을 노린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되었다.
예전에는 장기간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이 주류였다면[8] 95년 말에 방영된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시초로 1~2쿨 애니 작품이 등장해 최근에 만들어진 애니들은 1~2쿨 애니가 많은 편이다. 상술했듯이 요즘은 애니업계 자체가 과거 버블시대에 비하면 조악하거나 전체적으로 수준 미달의 불황시대여서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3쿨 이상의 애니메이션은 한 번 망할 시 회사가 뿌리채 훅 가 버릴 수 있기 때문.[9] 참고로 최근 1쿨 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보통 1억엔 가까이 든다고 한다. 특히 CG 장면이나 화려한 액션 장면이 많은 건담 같은 경우는 한화당 3~4천만엔이 들 정도이며 고예산이면 몇억엔은 넘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케모노 프렌즈 1기를 만든 야오요로즈의 후쿠하라 요시타다 프로듀서가 토크쇼 자리에서 보통 1억엔의 절반도 안되는 '''3천만엔'''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애니를 만들었다고 언급을 하였다.#
그래서 실패했을 경우 적은 부담으로 거기서 바로 접을 수 있고 흥하면 그때 가서 2기, 3기 등으로 연장하는 패턴이 많아진 것이다. 애니메이션 업계의 주수입원이 장난감이나 캐릭터 상품처럼 이래저래 기획과 자금이 필요한 것들에서 그냥 찍어내기만 하면 되는 DVD나 BD로 바뀐 것도 같은 이유이다. 덕분에 최근에는 캐릭터나 자극적인 소재 등에 의존한 굵고(?) 짧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며, 전체 분량이 10~11화 정도로 1쿨에도 못 미치거나 아예 한 편의 러닝 타임이 5분밖에 안 되는 것들까지 슬금슬금 기어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는 한편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될만한 스토리 분량을 사족[10] 을 붙여 뻥튀기한 뒤 이를 1쿨 분량으로 잘게 쪼개서 방송하기도 한다. 그러다 인기가 있다 싶으면 쪼개진 것들을 다시 모아서 총집편으로 극장상영을 하는 창조경제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짧아진 덕분에 동인계에서는 애니메이션 장르의 유행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동인지를 그리고 있는 지금은 인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동인지를 완성해서 팔 무렵에는 이미 그 애니메이션이 종영되고 새로 방영을 시작한 다른 작품으로 인기가 옮겨가 있기 때문이다. 동방 프로젝트, 모바마스, 칸코레 등의 게임 장르들이 동인계에서 흥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점으로, 애니메이션 장르에 비해 호흡이 비교적 긴 편이고,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애니메이션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으면서 유독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 인간애를 기대하는 부류가 다소 있다.
4. 역사
5. 흥행 기록
애니메이션 영화 분야에서는 1억 미국 달러를 넘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그리 많지 않다. 일본 영화판에서 1억 달러면 흥행 수입이 큰 편이지만 한국 영화 시장에서 천만 관객 돌파 영화보다 더 많이 흥행한 정도. 물론 2억 달러를 넘어간 영화는 한국 영화에 기생충(영화)밖에 없으므로 2억 달러 영화는 정말 대박을 친 영화가 맞다. 그런데 정작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그리 많음에도 불구하고 1억 달러 영화조차 고작 15편에 불과하다.
6. 연출과 기법
최초로 일본의 컬러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토에이는 원래 디즈니에 준하는 형태의 연출과 기법을 선보였으나, 데즈카 오사무가 덤핑으로 TV 애니메이션을 납품하면서 뱅크신을 활용하고 리미티드 기법[11] 을 도입하는 등 오만가지 편법을 활용한 돈 절약 수법을 선보였고 이후 TV 애니메이션들은 이런 절약 수법이 거의 표준이 되었다. 또한 TV 애니메이션의 양적 성장을 이룩하여, 미국과는 달리 TV 위주로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일본 TV 애니메이션은 6~8프레임 정도의 재생속도를 보인다. 영화나 게임이 이 정도 프레임으로 나온다면 아주 끔찍하겠지만(...) 일본의 TVA는 정지된 컷을 이용한 연출을 주로 구사하기 때문에 큰 어색함이 없는 것이다.
물론 큰 어색함은 없다고 해도 다른 스타일의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보면 티가 꽤 난다. 가끔 일본 애니만 보던 오덕들이 북한 등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프레임수가 너무 많다며 이상하게 느끼기도 하는데, 타국 창작물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하는 경우에도 비슷하게 이런 저프레임 연출을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대화시 캐릭터는 꼼짝도 하지 않으며 입만 움직이는 연출이라던가, 액션 장면에서 캐릭터는 가만히 있고 배경의 강조선만 움직이는 연출, 몽타주 씬에서 정적인 그림만 연이어 나오는 등은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편법. 패러디의 예시. 실사 영상이지만 인물들의 움직임을 일부러 매우 적게 만들었다.
당시 일본의 크리에이터들은 한편으로는 이런 절약 수법을 쓰면서도 그 안에서 만화적인 연출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실사 촬영에서는 절대 따라할 수 없는 방식으로 화면과 피사체를 움직이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연출 문법이 만들어졌다. 낮은 프레임이 줄 수 있는 움직임의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카메라가 피사체의 복잡한 움직임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장면들을 즐겨 사용했으며, 멀리 있던 피사체가 화면 바로 앞까지 빠르게 다가와 미들 샷을 2~3초만에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전환하는 장면들을 통해 피사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려 했다. 이러한 장면들은 실사에서는 카메라의 무게와 초점 문제 때문에 절대 따라할 수 없는 것들로, 리미티드 기법의 한계 속에서 애니메이션만의 특징을 발견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한 눈에 확인하려면 90년대 초중반에 일부 에피소드 기획을 일본 제작진에 맡긴 미국 TVA들을 살펴보면 좋다. 이때까지는 미국과 일본 사이의 연출 문법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 프로덕션 팀이 맡은 에피소드의 연출이 미국 팀의 에피소드들과는 상이하기 때문이다. 정지된 프레임에서 비교적 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미국 팀과는 달리 일본 팀은 유독 트래킹이나 패닝 등의 카메라워크로 역동성을 강조하려는 연출을 많이 보여준다.
예산을 많이 투입하는 극장판이나 OVA 등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이런 저프레임 연출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도 꽤 있지만, 어디까지나 드문 경우다.
7. 선정적 요소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소수의 마니아, 소위 오타쿠들의 전유물이 되어 가고 있다는 소리는 1980년대부터 존재했었다. 그 미야자키 하야오부터가 앞서 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오타쿠적 요소가 뒤범벅된 애니 《프로젝트 A코》를 두고 '이건 나와서는 안될 작품'이라고 비판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미야자키 하야오도 자신의 작품에서 여성의 가슴의 흔들림을 넣거나 팬티, 목욕신을 그리는 등 마찬가지의 묘사를 한 적이 있으며 프로젝트 A코를 만든 니시지마 카츠히코와 모리야마 유지도 "그게 당신이 할 소리냐?" 라고 비판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선정성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일단 일본이 성적인 것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다른 인식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일본은 고전 문학 작품부터 이미 성애를 중심으로 다룬 작품이 많다. [12] 60년대부터 큐티하니, 파렴치 학원 등 선정적 요소가 노골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최초로 성관계 장면이 삽입된 작품은 1969년 천일야화이며, 본격적으로 '야애니' 장르가 성립된 것은 1984년 크림레몬 때 부터이다. 1980년대에는 TV 방송사 간의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면서 자극적인 연출이 많이 시도되었고 시청률만 많이 나오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허다했다고 한다. 이때의 예를 들면 과연 사루토비 같은 경우는 프로듀서가 오히려 야한 연출을 종용했다는 슈도 타케시의 증언이 있고 시티 헌터의 경우는 코다마 켄지 감독이 "방송국에서는 야하게 하라고 했는데 내가 오히려 덜 야하게 했다." 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 시기에는 스톱!! 히바리군!, 마잇칭구 마치코 선생님, 에스퍼 마미, 란마 1/2 같이 오히려 이후의 애니메이션보다 선정성이 심각한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왔다. 심지어 이 애니메이션들은 심야 방송도 아니고 골든 타임 방송이었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누적되자 반발이 생겨났고 1990년대에는 골든 타임 애니메이션의 표현 규제가 강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본의 성에 대한 관념이 아예 다른 나라와 다르므로 1990년대 애니메이션도 과격한 성 묘사는 여전히 일부 작품에서 계속되었다. 1990년대의 선정적인 작품으로는 아카호리 사토루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심야 애니메이션 비지니스의 시조가 되었다고 하는 BLUE SEED 같은 작품도 이때 나왔다. 일부 창작자는 심의가 있는 TV 애니메이션을 떠나 검열에서 자유로운 OVA에서 자유로운 창작에 집중하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의 고령화와 저연령층 인구의 감소로 인해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수요가 줄어들 것도 예전부터 예견되어왔다. 때문에 2007년부터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13] 오타쿠 대상 애니메이션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완전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제작사도 몇 군데 남아 있긴 하지만, 이것도 '보는 사람이 먼저 없어질 것인가, 만드는 사람이 먼저 없어질 것인가'를 논하는 처지고 신규 제작 편수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이다.
2007년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이 많이 변해서 '''선정성'''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는 1990년대 한동안 자중하는 움직임이 있다가 심야 애니메이션이 자리를 잡으며 표현에 좀 더 자유가 생기고 프로듀서 다케다 세이지가 만든 자극적인 작품이 흥행하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2001년부터 그림체의 발전과 기술의 개선, 그리고 판매를 위한 상술 등등의 이유로 선정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부각하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특히, 2000년대 중반에 심야 애니메이션이라는 시장이 처음 생긴 뒤로 TVA들의 선정성이 대폭 강화되었다. BD 등으로 무보정판을 팔아먹는 상술이 성행하게 된 것도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없는 심야 애니메이션은 광고로 얻어지는 수익보다 광매체 판매 수익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를 지나 2010년대 부터는 에로게 원작 TVA가 은근하게 늘어나고 있는데 원작인 에로게에서 성기 노출과 직접적인 H신[14] 만 없애는 수준의 미미한 선정성 완화를 할 뿐이라 굉장히 선정적이다.(...) 오죽하면 그냥 야애니로 만들라는 비아냥까지 나올 지경.
단, 시청률이 아예 필요없다는 의미는 아니고, 심야 시간대에 방영하지 않는 애니메이션과 비교했을 때 '시청률'에 대한 제작진의 생각이 다르다는 의미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논리지만 부가상품 판매를 위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일본의 광매체 가격이 굉장히 비싼 편이기 때문에 이런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보다 규모가 큰 미국조차도 이런 시장은 생겨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TVA의 수요마저도 한계에 부딪혔는지 극장판을 만드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변화로 인해 현재 한국 지상파 방송에서는 2010년 애니메이션 《크로스게임》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이 단 한 편도 편성되지 않고 있다. (한일합작 제외) 물론 애니메이션 쿼터제도 크게 한 몫 하고 있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 검열과 규제가 까다로운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이 경제적으로 부흥하면서 이러한 신흥 시장의 수요와 부합하지 못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더더욱 고전하고 있다. 더군다나 미국, 유럽도 아동 포르노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15] 반대로 이러한 상황에서 유아용, 전연령층 위주로 건전하게 애니를 제작하는 한국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나이가 많은 애니메이션 시청자는 "내가 어릴 때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선정성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야한 애니만 나온다." 라고 일반화해서 말하는 경우가 굉장히 늘었다. 그러나 이건 일반화의 오류이다. 야한 것과 무관한 애니메이션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위에 언급된대로 1980년대는 오히려 이보다 심했다. 나이가 많은 애니메이션 팬층이 자신이 애니메이션을 보던 시대를 끌어 올려 우월감을 느끼려고 하는 발언에 가까우며 일부 사례만 가지고 일반화한 것이므로 이러한 소리는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의 경우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수입할 때 야한 걸 많이 검열했기 때문에 원판이 얼마나 막나갔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러한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이러한 선정성은 특정한 시대에 더 강해지거나 한 것이 아니고 일본의 문화의 특수성에 따라 꾸준히 나온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 중 야한 애니메이션이 안 나온 시대는 일본 제국이 문화 검열을 하던 20세기 초기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러한 작품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타카하타 이사오, 사토 준이치, 이우치 슈지 같이 어린이와 대중을 위한 작품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으므로 전부 그렇다고 매도해서도 안 된다.
8. 시스템
현재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는 제작위원회 시스템 역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제작위원회는 기본적으로 출판사, 음반사 혹은 이들을 포괄하는 미디어기업, 완구 업체, 광고 대행사 등 복수의 스폰서들이 공동 투자를 위해 만든 서류상의 조직인데, 극장판 제작에 쓰이던 이 시스템이 TVA로 들어오면서 애니메이션 등의 연간 제작편수 증가 및 미디어 믹스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열악한 제작환경, 시장의 획일화라는 문제점도 생겨나고 말았다. 스폰서들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한 해에 제작되는 작품의 수가 증가했지만 업계 종사자에 대한 복지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데다, 애니메이션의 수익은 모두 제작위원회에게만 돌아가므로 애니메이터들의 입장에선 급료는 그대로에 일거리만 늘은 셈이었다.
그리고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시켜 안정을 꾀하는 대신, 제작사가 스폰서들에게 지나치게 휩쓸려 과거에 성공했던 작품들을 답습하기만 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사례가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미디어 믹스에만 신경쓰느라 정작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동쪽의 에덴》, 드라마 쪽에서는 《SP》가 대표적. 둘 다 TV판은 극장판의 긴 예고편에 불과하다. 참고할 만한 글
이런 제작위원회 중심으로 돌아가는 제작 현장에 넷플릭스가 투자를 하면서 업계인들의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
9. 장르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널리 수용되고 발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장르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도 많은 장르가 존재하며 또 장르와 장르가 섞여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나아가고 있다.
9.1. 순정물
아직 순정물에 대한 개념은 확실히 서 있지 않지만 대개 청소년기의 순수하고도 풋풋한 사랑과 역경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을 주제로 하는 것들이 중심을 이룬다. 잘 생긴 남자 주인공, 귀엽고 씩씩한 여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의 출현, 해피 엔딩과 같은 요소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다.
초기에는 《들장미 소녀 캔디》(1976년 방영),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년 방영)처럼 순정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원작만화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암시적인 컷을 동적이며 설명적인 애니메이션에는 충실히 담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서면서 좀 더 폭넓은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캔디》와 같은 '순종적인 소녀'에서 《세일러 문》의 '여전사'로 캐릭터도 변하고,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같은 '러브스토리'에서 《내일의 죠》, 《사무라이 자이언트》, 《어택 No.1》, 《거인의 별》, 《푸른 전설의 슛》, 《메탈 파이터》와 같은 '스포츠 스토리'로 표현 영역도 확대되었다. 그리고 주인공의 설정도 단독에서 팀을 이루는 집단으로 전환, 확대되었다. 《세일러 문》에 등장하는 각개 전사들은 각각의 독립된 이미지와 의상을 보여주며 차별화된 특기와 무기체계를 갖춘다. 《슬램덩크》의 주인공도 혼자 경기를 할 수 없고 다양한 캐릭터와 여러 관계 속에서 그 존재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일본의 집단주의의 일면이기도 한데 이 점을 캐릭터 산업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캐릭터 산업을 확대발전시키기 위해 주인공을 복수로 설정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일부 사실이다. 대개 완구회사, 캐릭터 상품 회사, 게임 회사 등이 스폰서인 경우가 많은데 기획단계에서부터 스폰서의 요구(캐릭터 상품)를 반영해 제작된다.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은 로봇 완구 판촉물로 기획되었고 포켓몬스터는 닌텐도 게임 홍보물이었다. 오히려 '카우보이 비밥'처럼 처음부터 영상 수익을 기대해 제작되는 경우가 드문 편.
9.2. 거대로봇물
순정물과 함께 일본에서만 개발되어 특화된 장르.
로봇물의 효시는 《철인 28호》(1963년 방영)이다. 이 당시의 로봇은 무선 자동차처럼 조종 레버가 둘 달린 로봇을 무선으로 조작하는 단순한 것이었다. 그 후, 마징가 시리즈(1972년 방영)에서는 팔다리가 분해되어 공격을 할 수 있는 '사지절단형'으로 발전되었고 1980년대부터는 건담 시리즈(1979년 방영)에서처럼 분해와 결합이라는 더욱 진보된 형태를 보이게 된다.
로봇물에 등장하는 주인공 로봇의 외형적 특색 중의 하나는 '칼'이라는 무기를 필수 무기화하는 것이었는데 이러한 외형은 외형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 일종의 사무라이식 담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즉 로봇의 과도한 폭력을 정당화, 미화만 할 뿐 로봇의 기계적인 속성은 감춰지고 마는 것이다. 《마징가Z》에서 일보 진화된 《그레이트 마징가》(1974년 방영)에서는 로봇의 외형에 아예 사무라이의 갑옷 형태를 실루엣에 적용하여 더욱 더 일본적 색채를 강하게 내고 있다.
그러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89》에서는 로봇을 중장비의 개념으로 설정하여 현실적인 면을 부각시키게 되었고 이어 90년대의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는 인간이 기계를 조종한다는 기존의 개념을 없애고 조종사의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거나, 부상을 입으면 인간이 피를 흘리듯이 똑같이 피를 흘리는 식으로 인간과 로봇의 일체화를 꾀하고 있다.[16]
또한 위에 언급했듯 관련 상품의 성향이 장난감같은 완구류에서 BD나 DVD 등의 미디어믹스 계통으로 옮겨감에 따라 일본에서 거대로봇물은 자연스레 쇠퇴기를 겪고 있다. 거대로봇물은 특성상 완구류를 통한 마케팅이 필수나 다름없는데, 애니메이션의 주요 타겟 연령층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레 완구류의 비중이 낮아져 버렸다. 결국 거대로봇물도 과거에는 주로 남자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벌였다면, 현재는 거대로봇물임에도 인간 캐릭터 위주의 마케팅을 내세우는 성인지향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17] 관련 제품 역시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중저가 장난감보다 키덜트들 취향의 고가 완구가 많아졌다.
물론 기존의 아동취향 거대로봇물이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다. 신칸센변형로보 신카리온 THE ANIMATION이 아주 좋은 예시이다.
9.3. 하드고어물과 하드코어물
9.3.1. 하드고어물
하드고어란 '매우 끈적끈적한 핏덩어리'란 뜻으로 말 그대로 '사지절단', '외형파괴', '내장파열' 등의 잔인한 정서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로봇물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된 장르로 보는 입장과 할리우드의 오락영화에서 근원을 찾는 입장으로 나뉜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카와지리 요시아키의 《수병위인풍첩》(1993년 개봉) 등을 꼽을 수 있다. 전자이건 후자이건 소재나 표현에 있어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동안 강도는 점점 강해지기 마련이다.
눈에 못을 박는 장면, 창자를 먹는 장면, 손톱을 먹는 장면 등을 통해 엽기적인 것을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해방감을 맛보는 것인데 앞으로도 더욱더 심화될 것이다. 주요 작품으로 아시다 토요오의 《북두의 권》(1986년 방영)부터 미즈타니 다카야의 《인어의 숲》(1990년 방영), 아사카 모리오의 《인어의 상처》(1993년 방영) 등이 있다.
9.3.2. 하드코어물
하드고어가 로봇물과 상관이 있다면 하드코어는 순정물에서 나왔다고 봐도 좋다. 하드코어란 일종의 포르노그라피 애니메이션, 즉 성인용 순정물을 말한다.
순정물에는 애정표현 자체가 수수하고 단조로운 것이었다. 그러나 그윽한 눈빛만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시대는 끝났다. 과감한 베드신과 키스신이 들어가게 되었고 농도가 짙어질수록 독자들은 좀 더 강력한 성적 장치를 요구하게 되었다.
현재 일본의 하드코어 애니에는 동성애라는 특수한 장르가 자리 잡혀져 있으며 더 나아가 여성동성애와 남성동성애까지 분화되어 있을 정도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구니 도시로의 《로리타 아니메》(1984년 방영), 후쿠다 준의 《요수교실》(1990년 방영), 기타카와 덴조의 《음수학원》(1993년 방영) 등이 있다.
9.4. 공상과학물과 사이버펑크물
9.4.1. 공상과학물
공상과학물은 주로 인간과 우주와의 관계를 소재로 한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니사자키 요시노부의 《우주전함 야마토》(1974년 방영)부터 시작된다.
《우주전함 야마토》는 서기 2199년의 미래를 그린다. 마젤란 성운에 있는 가미라스는 지구에 유성폭탄을 발사하여 방사능으로 지구를 오염시킨다. 가미라스에 맞서는 우주전함 야마토, 지구멸망까지 365일밖에 남지 않은 긴박한 상황을 짜임새 있게 풀어낸 수작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로봇물에서 공상과학물로 바꾸어 놓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 밖에 오시이 마모루의 《달로스》(1983년 출시), 야마자키 카즈오의 《파이브 스타 스토리》(1989년 개봉) 등이 있고 안노 히데아키의 출생지도 경력도 알 수 없는 소녀 나디아가 백 년 전 파리에서 펼치는 해양모험이야기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1990년 개봉)도 이 장르에 속한다.
9.4.2. 사이버펑크물
90년대 서구를 중심으로 컴퓨터와 기계문명이 문화의 중심이 되자 사이버펑크라는 장르가 대두된다.
전자 통신망에 의한 가상현실 'cyber'와 무정부주의 혹은 허무주의를 내포하는 'punk'가 결합해서 나온 사이버펑크물로는 세리카와 유고의 《사이보그 009》(1966년 개봉)을 비롯하여, 마츠모토 레이지의 원작 니시자와 노부타카 감독의 《은하철도 999》(1979년 방영) 오토모 가츠히로의 《AKIRA》(1988년 방영), 오시이 마모루의 《천사의 알》(1985년 방영), 그리고 린 타로, 카와지리 요시아키, 오토모 가츠히로가 공동 감독한 《미궁 이야기》(1987년 개봉), 키타쿠보 히로유키의 《노인 Z》(1991년 개봉) 등 비판의식이 넘치는 일련의 작품이 발표되었다.
특히 오토모 감독의 《아키라》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서 해외로까지 그 명성이 알려져 후에 '재패니메이션'이라고 불리우는 일본제 애니메이션의 해외진출이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만들었다.
사이버펑크물의 대부는 역시 오시이 마모루이다. 그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년 개봉)에서 일본사회와 집단주의를 꼬집으며 불안에 빠질 미래사회를 경고하고 있다. 《공각기동대》는 그의 대표작으로서 세계시장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장르는 상업성이 우선시되는 현대의 시장 속에서도 생존해 최근에도 《PSYCHO-PASS》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내놓고 있다.
공상과학물과 사이버펑크물은 기계화 문명이 급속도로 전진되고 있는 현사회에서 인간의 존재를 생각케 하는, 현재 일본애니메이션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9.5. 그 외의 장르들
《도라에몽》[18] (1973년, 1979년 방영), 《마루코는 아홉살》(1990년 방영) 같은 아동용 드라마물과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하고 있는 미야자키, 다카하타 아니메물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세계명작극장이나 그 영향을 받은 유사 성격의 명작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있다.
그리고 길게 잡으면 1970년대 초반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곤충이야기 고아 해치》와 《개구리 왕눈이》, 《신조인간 캐산》으로부터 기초가 보인 블랙 코미디 유머 애니메이션들도 80년대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의 또다른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10. 개별 작품
- 일본 애니메이션/목록 참조.
11. 업계의 문제점
12. 해외 수출
12.1. 대한민국
12.1.1. 1960~70년대
1967년 TBC 동양방송이 황금박쥐[19] 를 방영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브라운관에 처음 등장했고, 70년대부터 본격적인 일본 만화 수입이 시작되었다. 이 때는 애니메이션 제작 비용 등의 문제로 TV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의 80~90%가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채워졌는데[20] 일본 문화가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극소수 애니팬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한일전에서 한국 응원단이 응원가로 마징가 Z 주제곡을 불러서 일본 응원단이 비웃었다는 도시전설이 있을 정도였으니...
1971년 TBC에서 철완 아톰을 '''우주소년 아톰'''으로, MBC에서 정글 대제를 '''밀림의 왕자 레오'''로 수입해 방영하면서 두 민영방송사를 중심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수입이 가속화 되었다.[21] 1970년대 주요 방영작으로는 타이거 마스크, '''요술공주 샐리'''[22] , 달려라 번개호, '''날아라 태극호'''(...), 이겨라 승리호, '''플랜더스의 개''', '''짱가''' (이상 TBC), 마린보이, '''들장미소녀 캔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이상 MBC) 등이 있었다. 1970년대 최고의 히트작인 마징가 시리즈의 경우, 마징가 Z는 1975년 MBC에서 처음으로 방영되었다가 방송 규제 강화와 동시에 조기 종영, 1978년부터 1980년까지 전편이 재방영되었고, 그레이트 마징가는 라이벌인 TBC에서 마징가 Z 재방영과 같은 시기에 방영되었다. 한 시리즈의 첫 작품과 후속작이 같은 시기 다른 방송사에서 방영된 것.
1976년 TV 편성 규제에 따라 평일 애니메이션 시간대가 저녁 6시로 고정되었는데, 당시 정부가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정규방송을 공공연히 중단 or 취소하고 낮 시간대에 있었던 정부 행사[23] 녹화 중계를 강행하는 패악을 저질러 애니팬은 물론이고 상당수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24] 이러한 악습은 1990년대에 많이 줄었어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12.1.2. 1980년대
1980년 9월, 전두환 전대통령의 집권과 동시에 새로운 정책이 시행됐으니.. 바로 '''폭력성 만화영화 금지 정책'''이었다. 당시 이순자가 막내 아들이 그랜다이저를 보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 정서에 안 좋다'''고 말한 것 때문에 이 정책이 시행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 바람에 당시 인기 방영작이던 그랜다이저, 독수리 5형제, 오로라 공주와 손오공 등이 가차 없이 조기종영되었고, 애꾸눈 선장은 '''방영 3회만에 종영되었다'''. TBC의 기동전사 건담 수입 계획도 이 조치와 언론통폐합으로 무산되었다.
그럼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브라운관 점령은 여전했다. 1981년 '''은하철도 999'''가 MBC에서 일요일 아침에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요일 아침이 새로운 만화 시간대로 자리매김했다.[25] SF 애니 금지령의 여파로 1980년대 중반까지 거대로봇물이 자취를 감춘 대신 요술공주 밍키, 미래소년 코난, 개구리 왕눈이, 호호 아줌마, 모래요정 바람돌이, 세계명작극장 시리즈[26] 등 말랑말랑한 작품들이 대거 수입되었다. 거대로봇물이 다시 수입된 것은 1986년 날아라 스타에이스부터였고 1987년 일본에서 망(...)했던 메칸더 V가 유일한 로봇 만화라는 버프로 한국에서 대히트를 기록했다.
1980년대부터 지상파에서 방영하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을 VHS 비디오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겟타로보G, 백수왕 고라이온(한국명 골라이온)이나 육신합체 갓마즈(한국명 골드마르스) 등 비교적 높은 수위의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12.1.3. 1990년대
1980년대 후반 국산 TV 애니메이션 제작이 시작되고 미국 애니메이션 수입이 활발해지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대폭 감소했다. 사실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은 상술한 작품들을 제외하면 선정성이나 폭력성이 매우 높아 국내 방영이 사실상 불가능했다.[27] 실제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방영 비율이 낮은 편이었고 국산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다시 활발하게 수입된 건 SBS가 개국하면서부터였다. 개국 초기 SBS는 '''만화왕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일본에서 방영된지 얼마 안 된 애니메이션을 대거 수입했는데, 이때 방영됐던 작품이 '''피구왕 통키''', '''축구왕 슛돌이''', '''슈퍼그랑죠''', '''달려라 부메랑''' 등이다. 이 작품들은 (수도권 한정이지만[28] ) 당시 국민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고 만화 시청률에서 밀리게 된 KBS와 MBC도 다시 일본 애니 수입에 나섰다.
1990년대 초반에는 일본에서 제작, 방영 후 미국으로 수출돼 재편집된 작품을 국내로 수입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MBC에서 방영된 미래용사 볼트론(백수왕 고라이온)과 SBS에서 방영된 출격! 로보텍(마크로스 +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 북미 편집판)이다. 참고로 SBS는 1999년 기갑창세기 모스피다를 '''마크로스'''(...)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다.
1990년대 중반 들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다시 위축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한민국 지상파 방송과 투니버스에서 방영되기 시작했다. '''용자 시리즈'''나 '''웨딩피치'''[29] , '''천사소녀 네티'''처럼 일본에서 중박 정도의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었고 '''꾸러기 수비대''', '''쥐라기 월드컵'''처럼 일본에선 조용히 사라졌던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물론 '''베르사이유의 장미''', '''세일러문''', '''크레용 신짱''', '''포켓몬스터''', '''카드캡터 체리'''처럼 일본에서 대히트한 작품도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런가 하면 애니메이션 내 왜색 표현이 늘어나면서 이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내용의 앞뒤가 맞기 않거나 중요한 장면이 통으로 날아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것이 마법소녀물인데, 세일러문은 KBS 방영 당시 200회 중 37회가 미방영되었고 웨딩피치 MBC판은 변신 장면 중간이 통편집되었다.[30] 세일러문은 동성애 코드와 후속 시리즈의 TS 설정 때문에 방영이 중단되었다가 자녀들의 항의를 이기지 못한 엄마들의 요청(...)으로 방영이 재개되었다.
비디오 시장도 황금기를 맞았다. 1990년대 초에는 란마 1/2이, 94년에는 '''드래곤볼'''과 '''슬램덩크'''가 비디오로 출시되었는데, 이 작품들은 당시 뉴스에서 '아이들에게 침투하는 일본 문화의 온상'으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31]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시작되면서 스튜디오 지브리 등에서 제작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공개되었다. 또 이 무렵 SBS와 투니버스에서는 일본처럼 아이캐치와 엔딩을 제작, 삽입하기 시작했다.
12.1.4. 2000년대
IMF 사태가 진정되고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투니버스와 애니원을 위시한 애니메이션 전문채널로의 수입이 증가하게 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투니버스 리즈시절'이 바로 이 시기에 해당된다. 디지몬 시리즈[32] , 신의 괴도 잔느, 아즈망가 대왕, 아따맘마, 달빛천사[33] , 개구리 중사 케로로 등이 대표적 사례.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강화된 방송심의와 애니메이션 쿼터제의 영향으로 케이블채널들의 일본 애니메이션 방영에 제약이 늘어나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강만수 장관의 고환율 정책으로 케이블채널의 일본 애니메이션 수입이 상당히 힘들어졌다. 그 틈새를 일본합작 위성채널 애니맥스가 비집고 들어와 런칭 및 연착륙에 성공했다.
반면 기존 지상파 3사가 애니메이션을 편성하는 시간대인 5~6시대에 교육열로 인한 주 시청층의 이탈로 인한 시청률 저하가 발생하게 되었고, 애니메이션 쿼터제의 시행으로 더이상 일본 애니메이션을 수입해오기 어렵게 되었다. 그 결과 MBC는 2004년 8월 10일 꼬마마법사 레미 ƒ를 끝으로, KBS는 2007년 6월 4일 원피스(KBS2, 219화로 조기종영)를 끝으로, SBS는 2008년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을 끝으로 순수 일본 애니메이션 편성이 끊기게 된다. 애니메이션 쿼터제와 방송 시장의 변화로 인해 2000년대 중반부터 내리막을 걷던 지상파 순수 일본 애니메이션 편성에 마침표가 찍힌 셈. 그러나 어차피 상술한 정부의 극악했던 인위적 방송중단or방송취소 횡포로 공중파의 애니메이션 방송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별로 높지 않다.
12.1.5. 201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동시방영을 내세운 애니플러스의 성공으로, 청소년향 이상의 일본 애니메이션은 동시방영체제를 중심으로 수입이 이루어지게 된다. 기존 복돌이들을 양지로 끌어오는 긍정적 효과와 동시에, 2000년대까지의 '더빙 기본, 일부만 자막'이라는 체계를 '자막 기본, 일부만 더빙'이라는 체계로 바꾸는 효과도 동시에 낳았다. 더빙제작을 우선으로 하던 애니맥스 역시 이러한 흐름에 편승했고, 대원방송과 투니버스마저 이러한 자막방영을 하고 있다.
한편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시리즈나 베이블레이드 시리즈같이, 특정 방송국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채널에서 방송되는 애니메이션이 늘어났다. 그 외 토에이 애니메이션 제작 작품은 대원방송을 중심으로, 요괴워치같은 TV도쿄 중심의 인기 어린이용 일본 애니메이션은 투니버스를 중심으로 수입되고 있다.
지상파에서는 2010년 EBS에서 방영된 크로스 게임과 2016년 SBS에서 방영된 베이블레이드 버스트를 제외하면 순수 일본 애니메이션 방영은 맥이 끊겼다. 다만 한일합작의 형태로 2009년 천하무적 크래쉬비드맨(KBS2), 2011년 전설의 용자의 전설(KBS1), 2012년 GON(EBS), 2014년 꿈의 보석 프리즘 스톤(SBS), 2015년 프리파라(MBC), 2020년 반짝이는 프리☆채널(MBC) 등이 방영되고 있다.
12.1.6. 2020년대
역시 한일 동시방영 체제를 중심으로 애니맥스 코리아와 애니플러스, 대원방송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판권을 사들여 방영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기대작들의 후속작들이 계속 예정되어 있어 일본 애니메이션 붐은 2020년대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여파로 2020년 1~3분기 애니메이션들이 줄줄이 연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12.2. 그 외 국가
13. 대표적인 크리에이터들
일본 애니메이션 붐을 주도했던 유명 크리에이터들이다.
14. 제작사
15. 관련 단체
- 일본동화협회
- 일본애니메이터연출협회(JAniCA)
16. 순위 관련 정보
-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 성운상 (영화연극/미디어 부문)
-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
- 애니메이션 고베
- 애니메이션 그랑프리
17. 기타 정보
- 일본 애니메이션의 통계
- 아니메 미라이
- 저패니메이션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유
- 일본 애니메이션 유통의 역사/아시아
- 무대탐방/일본 애니메이션
- 심야 애니메이션
- 작품에 등장하는 실존 지명/일본
- 유명 애니메이션 회사들의 직원 수
18. 관련 문서
[1] 등장 애니메이션 목록[2]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60%[3] Animation을 재플리시로 읽은 아니메ー숀(アニメーション)의 약칭[4] 일본어는 에 발음만 있고 애 발음이 없다. [5] 소리를 끄고 화면만 볼 경우 아예 정지화상이나 마찬가지인 장면들이 대다수이다.[6] OVA도 TV판에 비하면 단기 에피소드지만.[7] 후반부 작업이란 채색, 촬영 등을 말한다.[8] 특히 4쿨(1년 정도의 방영분)이 되는 50화 전후의 애니메이션이 많았다.[9] 물론 대기업이나 유명한 애니제작사는 사건만 없다면 큰 타격은 없으나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손실은 발생한다.[10] 바다나 온천에 간다던지 불꽃놀이를 본다던지 하는 전형적인 스토리와 무관한 에피소드, OP/ED, 예고편 등[11]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의 시초는 디즈니 출신 애니메이터들이 세운 UPA(United Productions of America, 미국 프로덕션 연합)이다. 풀 애니메이션의 프레임을 반으로 나눈 12프레임으로 작품을 만들어 제작비를 낮추는 공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이 바로 이 회사. 일본은 자본력의 부족으로 인해 이 공법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거기서 프레임을 '''더 줄여서''' 8프레임, 심지어 6프레임까지도 낮춘 애니메이션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사실 리미티드 기법은 TV용으로는 적합할지 몰라도 극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기법이다. 하지만 현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선 자금난 때문에 극장판에서도 리미티드 기법을 쓰는 사례가 적지 않다.[12] 일본에서 성적인 걸로 비판하면 자주 나오는 소리가 겐지모노가타리부터가 그런 내용인데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는 소리이다.[13] 이미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절에 아동용의 틀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거기에 성인 취향의 코드를 넣은 사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마법 소녀 프리티 사미》, 《베리베리 뮤우뮤우》다.[14] 가끔 간접적으로나마 표현되는 경우는 있다. 그리고 그 수위가 절정에 달해 야애니 직전 수준으로 나온 게 바로 '''요스가노소라'''. 특히 이 경우는 근친상간이라는 점까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서 문자 그대로 전설 아닌 레전드가 되었다.[15] 서구권의 성적 개방성과 별개로 원래부터 아동 포르노 등의 아동 성애물은 굉장히 심각한 것으로 보았다.[16] 메카물로 분류하고있지만, 에반게리온은 사도결전용 인조인간이다.[17] 최근엔 오히려 대한민국이 마치 과거 90년대까지의 일본처럼 거대로봇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18] 이 작품은 소프트한 공상과학물로 볼 수도 있다.[19] (사실상 하청이지만)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20] 나머지 10~20%는 미국 애니메이션.[21] KBS도 한때 일본 애니를 수입하다가 '부리부리 박사' 같은 인형극으로 노선을 전환했다.[22] 첫 방영 당시 제목은 '별나라 요술공주'.[23] 대통령 귀국 및 연설 실황, 정부의 각종 기념행사(예: 국민교육헌장 선포 XX주년 기념식,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전국체전 등[24] 당시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아침방송이 없었기 때문에 TV 방송이 시작하는 저녁 6시에 실황 중계를 주로 편성했다.[25] 훗날 이 시간대는 디즈니 만화동산 등 미국 애니메이션이 많이 방송된다.[26] 빨강머리 앤, 소공녀 세라.[27] 남주가 호색한에 여주가 호피 비키니를 입고 다닌다던가, 세 자매가 레오타드 차림으로 도둑질을 한다던가, 악당들이 머리가 터져 죽는다던가.[28] 1993년부터 테이프 넷이 허용되어 중계유선방송사를 통해 테이프 방식으로 중계가 가능해졌다.[29] 일본에서는 세일러문보다 3년 늦게 방영되었고 일부 세일러문 제작진이 참여해 '세일러문 아류작' 취급을 받았던 반면, 한국에서는 TV 방영 기준 웨딩피치가 1년 먼저 방영되면서 반대로 세일러문이 웨딩피치 아류작 취급을 받기도 했다.[30] 세일러문도 변신 장면 중 알몸 장면은 통편집되었다.[31]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는 나중에 SBS에서 방영된다.[32] KBS에서 처음 방영되었지만 디지몬 프론티어부터 투니버스로 이동했고 전작들도 투니버스에서 재방영되었다.[33]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사실상 마지막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