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1. 개요
류승완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2000년 개봉. 류승완 감독이 이전에 만든 단편 두 편과 이 영화를 위해 새로 찍은 챕터 두 편을 묶어서 개봉한 일종의 옴니버스 영화다. 97년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 촬영 후 남은 자투리 필름으로 류승완 감독이 패싸움이란 단편을 만들었고, 이후 98년에 또 다른 단편 현대인을 완성하여 단편 영화제에서 상까지 타게되자 이 단편을 묶고 내용을 추가하여 한편의 극장용 영화를 만들어보자해서 완성된 작품이다. 첫 단편이 만들어지고 극장에 개봉하기까지 3년 걸렸다.[1]
2. 줄거리
4편의 단편으로 묶여 있으며 기본적으로 연대기순으로 내용이 쭉 이어진다.
2.1. 패싸움
졸업을 앞둔 공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 석환(류승완 분)과 성빈(박성빈 분)이 당구장에서 예술고등학교 학생들과 시비가 붙어[2] 격렬한 패싸움이 벌어진다. 패싸움 끝에 성빈이 상대 예고생인 현수(김수현 분)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때려 죽게 만든다. 패싸움이 벌어지는 모습과 살인 사건이 난 당구장의 사장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교차해서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류승완 감독이 가장 먼저 찍은 단편.
2.2. 악몽
살인죄로 감옥에서 7년을 복역하고[3] 나온 성빈이 계속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폭력의 세계에 물들게 된다는 이야기. 감독의 의도로는 공포 장르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현수가 계속 귀신으로 출몰한다.
7년간의 복역 기간을 마치고 출소한 성빈은 가족들과 함께 삼겹살 식사를 하지만 평소 고압적이고 권위적이었던[4] 아버지(이장호 분)가 성빈을 대놓고 무시하고 욕을 하게 되면서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버린다. 결국, 성빈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식당 밖으로 나가서 자신의 형이랑 같이 포장마차에서 같이 술을 마신다. 결국 형(정재영 분)의 주선으로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게 된 성빈은 어느 날, 자동차 정비소를 자주 들르는 폭력조직의 보스인 태훈(배중식 분)을 보게 된다.
한편, 이 형사(임원희 분)는 성빈을 찾아와서 보호 감찰 기간까지 자신의 담당 구역에서 절대로 사고를 치지 말라고 엄포를 놓고 가고 성빈은 죄책감과 죄책감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기가 죽인 현수의 환영을 계속해서 보게 된다. 어느 날, 골목길에서 다른 조직폭력배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태훈을 목격한 성빈은 태훈을 폭행하는 다른 조직폭력배들을 자기가 죽인 예고생으로 보는 착각을 일으켜 주먹을 마구 휘두르고 태훈을 구해주게 된다.[5] 하지만 결국엔 자기가 일하는 자동차 정비소에 담당 구역에서 사고를 치지 말라고 경고했던 이 형사가 찾아오면서 결국 성빈이 살인 전과자라는 것이 드러나 자동차 정비소에서도 해고를 당하게 된다. 결국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한 성빈은 태훈의 권유로 인하여 조직폭력배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조직폭력배로서의 삶을 시작하면서 성빈은 자신을 괴롭혔던 이 형사를 아파트에서 칼로 찔러서 살해하게 되면서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6]
2.3. 현대인
강력계 형사가 된 석환과 조폭 태훈의 인터뷰와 싸움을 교차로 보여준다. 류승완 감독이 두 번째로 연출한 단편으로 1부와 3부를 잇기 위해 2부에서 강력계 형사가 된 석환과 후에 성빈을 거둬 들이는 조폭 태훈을 등장시켰다. [7] 이때, 주차장에서 형사인 석환과 조직폭력배인 태훈이 일 대 일로 싸우는 장면과 석환과 태훈이 각자 자신이 걸어온 형사로서의 길, 조직폭력배로서의 길을 인터뷰 형식으로 말하는 장면이 교차로 나온다. 석환은 태훈과의 격투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추적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고, 결국 악으로, 깡으로 버틴 석환이 태훈을 검거하게 된다. 태훈이 검거되면서 조직의 실세는 성빈이 된다.
2.4.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석환의 동생인 상환(류승범 분)이 등장한다.[8] 철없는 고삐리 양아치인 상환은 야간고등학교 따위는 때려치우고 폼나는 조직폭력배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다가 삐끼들과 시비가 붙어서 패싸움을 하다가 파출소에 잡혀갔는데 이때, 삐끼들을 데려가려고 파출소를 방문한 성빈을 보고 조직폭력배에 대한 동경이 더 커지게 되었다.[9] 결국 상환은 성빈을 찾아가서 자신을 받아달라고 부탁한다. 성빈은 상환이 석환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상환에게 두둑하게 용돈을 주면서 "건달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돌려보낸다.[10] 하지만 예전에 자신이 죽인 현수의 기억이 계속 떠오르게 되어, 결국 석환에 대한 복수의 일환으로[11] 상환을 받아주고 나중에 칼받이로 보내게 된다.
꿈에 그리던 조폭의 일원이 된 상환은 친구들 앞에서 기세등등하다. 그러나 창준(장건재 분)은 "정신 차려, 이 새끼야! 너, 그따구로 조직에 들어갔다간 고기들 틈에서 칼받이 밖에 안 돼!"라며 충고하며 그럼에도 상환은 듣지 않는다.[12] 이후 창준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마저 죄다 자퇴하고 조직에 들어간다. 조직에 들어가고 무서울 게 없어진 상환은 평소에 자신을 구박하던 담임선생을 밤거리에서 린치해버린다. 한편, 창준은 혼자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다른 양아치 패거리들의 표적이 되어 린치를 당하지만, 상환의 패거리들 덕분에 구출된다. 상환은 자기 조직의 소주방에서 창준과 술을 마신다. 술자리에서도 창준은 상환의 처지를 걱정하지만, 상환은 "건달도 임마 다 똑같은 게 아니야, 어? 어느 정도까지만 올라가면, 큰 가게 하나 딱 꿰차면 그 다음부턴 완전 관리직이야. 그냥 말년 그냥 편하게 가는 거야."라는 말과 자신의 포부를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창준은 상환이 곧 "작업"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13]
다음 날 창준은 석환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환이 폭력조직에 가입했다는 것과 조직들 간의 싸움에서 칼받이로 나갔음을 알려주게 된다. 분노한 석환은 성빈을 추격하여 예전에 사고를 냈던 그 당구장에서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상환은 다른 칼받이 인원들과[14] 함케 긴장한 모습으로 대기하다 마침내 나타난 상대방 조직폭력배들과[15] 패싸움을 벌인다. 이 때, 석환과 성빈의 당구장에서의 일 대 일 싸움과[16] 상환을 비롯한 다른 칼받이 인원들과 상대방 조직폭력배들과의 싸움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칼받이로 나갔던 인원들은 기세좋게 덤벼들지만 상대방 조직폭력배들에게 상대가 되지 못한 채 떡실신당하고 결국에는 칼받이 인원들의 행동대장을 포함한 모두가 회칼에 찔려서 살해당한다.[17] 사실 성빈은 칼받이들이 상대 조직의 주력인 1진에게 도륙당하는 동안 자신의 1진을 적의 본거지에 보내 기습했던 것이다. 애초부터 칼받이들은 모두 소모품에 불과했다. 위기에 처한 상환은 주먹을 마구 휘두르며 발악하지만 장발 사내가 휘두르는 회칼에 복부를 수차례 찔리고 치명상을 입게 된다. 상환은 자신이 꼬드긴 고등학교 친구들을 비롯한 나머지 칼받이 조직원들이 회칼에 난자당해 살해당하는 것을 바라보며 천천히 죽어가게 되고, 마지막에야 자신이 동경하던 조직폭력배들의 세계가 실상은 끔찍하고 비열한 폭력의 현장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야구방망이로 칼받이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던 다른 조직원(양지호 분)이 1진의 중간보스에게 "형님! 이 새끼들 칼받이에요! 성빈이 새끼가 1진들은 클럽으로 보냈답니다!"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창준이 충고하고 걱정한 대로 자신이 결국 칼받이에 불과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한편 석환은 성빈과 처절한 혈투를 벌인 끝에 두 눈을 잃게 되지만[18][19] 결국 완력으로 성빈의 목을 졸라서 죽이게 된다. 성빈은 죽어가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현수의 환영[20] 을 보게 된다. 칼에 찔린 상환이 눈밭 위에 쓰러져서 형을 나지막히 부르며 죽어가는 광경[21] 과 성빈이 죽은 뒤에 눈이 먼 상태로 홀로 당구장에 남은 석환이 울부짖는 광경[22] 이 교차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3. 흥행
당시 기준으로도 적은 제작비인 6,500만 원으로 완성되었으며 16mm 영화 중에는 처음으로 극장개봉한 작품이다. 전국 4개관으로 흥행은 전혀 기대도 안하고 개봉했는데 2주 만에 손익분기점인 1만 명을 돌파하고 압도적인 좌석점유율을 기록해 후에 35mm 로 블로우업하고 전국 20개관으로 관수도 늘여서 종영할 때까지 8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저예산 영화계에서는 지금도 레전드로 회자되는 작품.
개봉시기가 하필 영화 《비천무》 상영시기가 겹쳐서 우려했으나, 기우였다. 비천무는 김희선과 신현준, 정진영 등 당대의 톱스타 배우 출연진에 유명한 원작 만화를 근간으로 하여 제작했고, 40억 원이라는, 2000년 당시 기준으로는 어마어마한 제작비[23] 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이나 연기력 모두 좆망이라 많은 관객들이 실망감만 얻었다. 40억 원이라는 돈을 투자했음에도 6,500만 원밖에 안 들어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보다도 못한 작품성 때문에 더욱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관객들이 열광했다.
류승완이라는 이름을 단번에 충무로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게 만들었는데, 첫 작품에서 예상치 못한 대성공을 거두어서 이때부터 감독으로서 방황하게 되어 훗날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너무 성공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식으로 회고하기도 하였다.
류승완의 동생 류승범의 배우 데뷔작이기도 하다. 너무 리얼한 양아치 연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거 감독이 어디서 진짜 양아치를 데려왔나 하고 오해했을 정도. 류승완의 인터뷰에 따르면 캐스팅 당시 양아치 역 배우를 찾다 찾다 안 돼서 집에 돌아왔더니 역할에 완벽히 부합하는 생 양아치가 집에 누워 있었다고(...). 그리고 류승범은 그런 류승완을 보며 "이 형이 얼마나 돈이 없으면 나까지 배우로 끌어다 쓰나"라고 생각했다고(...)
다만 방구석1열에 따르면 류승완은 웃자고 했던 이야기가 너무 알려지며 동생의 양아치 이미지가 너무 굳어져 불만이고 동생은 원래 사고도 별로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다.
류승범뿐만이 아니라 정재영[24] 과 임원희의 얼굴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정재영은 극중에서 성빈의 형으로 등장하고 임원희는 성빈을 감시하고 자기 담당 구역에서 사고를 치지 말라고 협박하다가 결국 성빈에게 끔살당하는 형사 역으로 나왔다.
또한 2번째 에피소드인 '악몽' 편에는 극중 성빈의 아버지 역에 《별들의 고향》(1974), 《바람불어 좋은 날》(1980), 《바보선언》(1983) 등의 영화를 만든 감독 이장호가 특별출연하여 명연기(?)를 보여주었으며, 성빈이 일하는 카센터의 사장 역으로 중견배우 기주봉이 특별출연하였다.
4. 여담
충무로 액션키드라는 별명의 류승완 감독이지만, 정작 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꽤 진지하게 폭력의 연쇄를 다루고 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며 폭력의 결과는 자멸이자 공멸이라는 경고가 이 영화의 주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현수가 성빈의 시선에서 갑작스레 다가오는 샷은 딱 봐도 여고괴담이 떠오를 정도로 섬뜩한데, 사실 류승완이 여고괴담 1편의 소품부로 있었다. 이 영화에 사용된 피도 여고괴담에서 쓰고 남은거라고(...).
칼받이 인원들이 상대방 조직폭력배 1진들에게 완전히 발리면서 비참하게 울부짖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25] 그 중 이번 일만 잘 치르면 잘될거라며 조직원들을 격려하던 행동대장은 상대 조직 중간보스에게 칼빵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가고, 상환과 같이 조직에 들어갔던 친구의 경우 다른 칼받이 인원들이 구타당하는 것을 와들와들 떨면서 지켜보며 주님의 기도를 읊는다(...). 그리고 상환의 또 다른 친구 역시 야구방망이로 뒤통수를 맞고 다리까지 부러지자 "엄마!"라고 울부짖었다.
결국 최후에는 상환과 상환의 2명의 친구들 모두 적 조직의 1진 칼잡이인 장발 사내에 의해 비참한 결말을 맞이한다. 상환은 상술한대로 저항하다 수 차례 복부를 난자당하고, 기도를 읊었던 상환의 친구는 칼에 목이 그여지고 이후에 등을 수 차례 찔리고 나서 목을 붙잡은 채 쓰러져 피를 내뱉으며 죽어갔다. "엄마!"라 울부짖었던 또 다른 친구는 부러진 다리 때문에 벽에 기대어 그 곳에서 도망치려고 버둥거리다 장발 사내에게 잡혀 칼로 등을 4차례나 찔린 후 서서히 쓰러지며 죽어간다. 이 결투장면은 영화 제작 당시 개봉했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나오는 오마하 해변 상륙작전 장면을 오마주한 것으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개봉 당시 배우 최민식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과 유사하다며 이를 지적한 바 있노라고 류승완 감독이 영화 코멘터리에서 직접 언급했다.
영화 맨 마지막에 구약성서 예레미야 10장 23절의 구절인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인생의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나이다."가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11장 23절이라고 잘못 표기되어 있다.
영화의 마지막 에피소드이자 맨 끝 장면의 상환의 비참한 최후에 나오는 노래는 프라즈마, 스트레인저, 디오니서스, 사하라 등의 그룹에서 보컬로 활동했던 이시영[26] 을 주축으로 하는 그룹 모비딕의 'It is the end'라는 곡이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화면에 흔히 '붐'이라고 불리는 마이크 봉이 잡혔는데, 돈이 없어서 그 숏을 그대로 영화에 썼다고 한다. 그리고 '''스토리와 정서를 봐야지 마이크 봉을 보는 사람이 이상하지!'''라고 제작진끼리는 합리화를 했다고(…) 다른 에피소드로, 류승범이 쓰러지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 갑자기 눈이 와서 작품 속 계절이 바뀌기도 하는데, 영화를 촬영할 때 그 눈이 내리는 장면이 생각보다 미적으로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평론가들에겐 '처음부터 눈이 오는 것을 기다려서 영상미를 추구했다'며 언플을 했다고 한다...
[1] 그래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인트로 부분에 이 영화의 제목이 안 나온다. 단편을 하나하나 묶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단편 하나하나마다 내용의 제목들이 나온다.[2] 예술고등학생 패거리들 중의 하나인 현수가 석환과 성빈의 후배인 찐따라는 별명의 공업고등학생을 상대로 오락실에서 시비가 붙어서 폭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의외로 이 시점에서 예고생들에게 시비를 걸던 것은 석환이었고, 말리던 것은 성빈이었다. 석환은 형사가, 성빈은 조폭이 되는 훗날을 생각하면 묘한 부분.[3] 그래서 '악몽' 시점의 배경이 약 90년대 말이라고 가정하면 전편 '패싸움'은 1990~92년 경이 되어야겠지만, 영화가 세세한 고증에 신경쓰는 편은 아닌지라 간간이 지나가는 배경에 패싸움 편이 1997년 경, 악몽부터는 98~99년 경이라고 표시된 날짜들이 등장한다. 설정은 7년 차이지만 배경은 그렇게 보기 힘든 것이다. 애초에 패싸움, 악몽 편을 만들 당시에는 후속편들을 만들 계획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고증오류가 생긴 셈.[4] 식사자리에 함께 있었던 여동생 성희(이혜인 분)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내는 것에서 평소 집안 분위기기 어땠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심지어 딸이 조목조목 불만거리를 쏟아내는데 아버지는 어딜 감히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큰소리냐는 말만 반복한다.[5] 상대도 싸움에 이골난 조직폭력배였지만 숫자도 불과 3명으로 그리 많지 않았고 광기에 사로잡혀 주먹을 휘두르는 성빈을 못 당하고 죄다 나가떨어졌다. 오죽하면 태훈이 성빈을 말리다 못해 각목으로 후려쳐 기절시키고 여관으로 데려갔을 정도.[6] 이 사건은 4부에서 석환과 선배 형사(안길강 분)의 대화에서 언급된다. 정황상 성빈이 저질렀을 것이라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아직까지 체포하지 못하고 있다고.[7] 실제 배우인 배중식은 영화 제작 시기인 1998년 기준으로 32세이다.[8] 이 시점부터 영화의 화면이 흑백으로 바뀐다.[9] 처음엔 석환이 보호자라면서 먼저 찾아왔고 나중에 성빈이 파출소에 들어온다. 그리고 석환이 마치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라는 양 고개를 돌리고 성빈과 눈이 마주쳤을 때 보이는 표정이 압권이다.[10] 성빈이나 태훈이나 과거 행적들을 보면 달리 갈 곳이 없어 결국 조폭에 몸담은 사람들이다. 조폭이 하는 온갖 비열하고 더러운 짓거리를 참아낼 각오가 된 사람들로, 철없고 막연한 동경심이나 갖고 들어온 상환 같은 자들은 칼받이 외에는 쓸 곳이 없다.[11] 상술했듯 성빈은 당시 예고생들과 시비를 틀려는 석환을 계속해서 말렸지만, 석환은 기어이 선빵을 갈겼고 결국 일이 터진 것이다. 일은 석환이 시작했는데 일이 잘못되어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으니 복수심이 들 법도 하다. 게다가 출소 이후에도 석환은 성빈의 인생이 망가지는데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음에도 성빈을 등한시했다.[12] 창준은 이전에도 학교를 때려치겠다는 상환에게 "야! 아무리 X같아도 고등학교는 나와야지 새끼야."라며 상환을 다그쳤다.[13] 예고편에서도 나온, 상환의 "나도 내일이면 이 바닥에서 확실히 뜬다"는 말을 듣고 대강 파악하게 됐다.[14] 이들 중에는 과거 상환 패거리와 시비가 붙어 경찰서로 끌려갔던 삐끼들도 끼어있으며, 심지어 그 삐끼 중 한 명이 행동대장이었다(...).[15] 다른 조직과의 싸움을 담당하는 소위 '1진'이라 불리는 무리들이었다. 무리의 보스로 보이는 콧수염 사내가 상환 무리를 보고 "저새끼들 뭐야 저거?"라 묻는데, 익숙한 얼굴이 아닌 웬 어린애들이 덤벼오자 어리둥절한 것으로 보인다.[16] 석환이 성빈을 죽이는 것으로 끝나긴 하지만 싸움 자체는 시종일관 성빈이 우세를 점하는 모습을 보인다. 1부 패싸움 편에서도 석환이 상대방의 거구 예고생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성빈은 예고생 2명을 상대로 우세를 점했고 맥주병 들고 덤비는 현수마저 간단하게 제압한 뒤 그 맥주병으로 머리를 때려 죽게 만드는 등 싸움에 훨씬 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체격 면에서도 성빈이 석환보다 확연히 크다.[17] 사실 영화 속에서의 묘사만으로 보자면 회칼로 칼받이들을 살해하는 조직원은 조직의 중간보스로 보이는 콧수염 사내와 그의 오른팔이자 행동대장으로 보이는 장발 사내, 이 두 사람뿐인 것으로 묘사된다.[18] 성빈이 두 눈을 손가락으로 짓이기듯 찔러버렸다. 하지만 막상 두눈을 잃고 울부짖는 석환을 보자 넋이 나가버린채 석환의 발악에도 저항을 하지 못한다. 자신을 외면했던 석환을 죽도록 미워했지만 그래도 한때 친구였던 그의 처절한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온 모양이다.[19] 두 눈을 잃어서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음에도 처절하게 성빈을 죽이려고 이를 악무는 석환의 얼굴이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섭게 느껴진다. 저 씬 때문에 흑백화면으로 이 단락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저 흑백화면으로 피가 더 선명하게 보여서 영화에서 더욱 더 무섭게만 느껴진다.[20] 죽기 직전에 보이는 현수가 지금까지 성빈이 본 현수와 확연히 다른 것이 지금까지 성빈이 본 현수는 단순히 공포스러운 귀신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의 현수는 자세히 보면 죽어가는 성빈을 보며 '''미소를 띄고 있다.''' 게다가 손을 앞으로 모으고 서 있는 것이 마치 '''죽은 사람을 조문하는 느낌이다.''' 즉 사후에 곧 다시 만나자는 의미. 이 영화에서 폭력의 악순환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21] "'''씨발... 형...'''" 그리고 이 마지막 말 후에 자신이 형과 지냈던 순간이 잠시 스쳐지나가더니 이내 마지막에 석환이 했던 말의 마지막 부분에서 정말로 상환이 죽는다.[22] 사족으로 이후 석환 역시 상환처럼 삶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랑하던 동생이 죽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싸우다가 눈까지 잃었으며 심지어 자기 손으로 한때나마 가장 친했던 친구까지 죽였으니 아무리 저 상황에서 실명이 아니었다 해도 제정신을 유지하며 살기는 어려울 것이니...[23] 지금은 40억 원이면 평균 제작비지만, 2000년 당시에는 40억 원을 가지고 보통 영화 3~4편은 만들 수 있었다.[24] 엔딩 크레딧에서는 정재영이 아니라 본명인 '정지현'으로 이름이 뜨며 우정출연이라고 되어 있다.[25] 화면이 흑백인데다 딱히 정해진 복장이랄 것도 없는 건달 패거리들이라 싸움 중반까지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26] 2015년 2월 현재 대구예술대학교 전임교수로 재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