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사이신
1. 소개
(C18H27NO3)
8-Methyl-N-vanillyl-trans-6-nonenamide
OC gas
캡사이신(Capsaicin)은 방향족 화합물로, 고추 등에 다량 존재하는 알칼로이드이다. 포유류에게 존재하는 촉각[1] 수용기 가운데 통증 수용 단백질인 TRPV1과 결합하여 강한 열감과 통증 신호를 전달케 하며, 이 과정에서 우리는 매운맛을 느끼게 된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캡사이신을 먹으면 타는 듯한 매운 맛을 느끼므로, '''매운 맛을 별미로 여기는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캡사이신과 캡사이신이 든 식물을 피한다. 모기에게 캡사이신 용액을 먹이는 영상을 보면 곤충에게도 효과가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 물질은 수용기가 없는 조류에게는 효과가 없는데, 이러한 동물 간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속씨식물이 번식에 방해되는 초식동물의 접근을 막기 위한 독극물로 활용하기 위해서 진화한 결과라는 설이 있다. 조류의 경우에는 씨앗을 물고 먼 곳까지 날아 퍼뜨릴 수 있으므로 매운 맛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했다는 것이다.[2][3]
극미량만 먹어도 미친 듯이 매운맛이 몰려오니, 매운 것을 못 먹는다면 먹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상술했듯 촉각 수용기에 작용하기 때문에 신체에 발라도 타는 듯한 뜨거운 자극을 느낄 수 있고, 피부 발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고 볼일을 볼 때 항문이 아프게 뜨겁고 쓰라린 것의 주범이다. 대변으로 캡사이신이 일부 배출되기 때문이다. 체질에 따라 오줌으로도 배출되는데 이렇게 되면 헬게이트가 찾아온다.
스코빌 척도는 이 물질의 함량에 '''1600만(16,000,000)'''을 곱한 값으로 계산한다. 그런데 캡사이신과 유사한 순수 레시니페라톡신은 '''1000배'''나 더 강한 '''160억''' 스코빌이며, 이 녀석은 너무 매운 나머지 체온상승 등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치명적인 물질이다. 애초에 물질명에 톡신 (toxin)이 들어가면 보통은 독극물이다.
일반적으로 순수 캡사이신은 국내에서 일반인 단독으로 구매가 불가능하다. 이보다 덜 매운 710만 스코빌의 핫소스도 통관이 안되는 마당에 당연한 얘기이다. 자신이 연구기관에 소속되어있다는걸 증명해야 하며, 사고가 일어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서류까지 제출하고 심사까지 받아야 한다.[4]
위에 나왔다시피 '''황이 전혀 들어가지 않음에도''' 황화물로 분류하는 학자가 몇 있다.
2. 특성
'''무극성/비극성 물질'''이라서 물에는 잘 녹지 않는다. 고추 종류는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서 캡사이신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캡사이신을 지방에 녹인 게 고추기름이며(중국 사천인들이 잘 먹는것도 고추나 향신료를 기름에 볶는 습관이 크게 차지한다. ), 당연히 매워서 물을 마셔 봤자 곧 '''도로아미타불'''이다. 물이 입 온도를 잠시 떨어뜨려주어서 매운기가 가시는 느낌이 들지만, 잠깐일 뿐 바로 돌아온다. 그래도 찬물일 경우엔 진통과 냉각 덕분에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미지근하면 효과가 덜하고 뜨거우면 '''아예 통증을 가중시켜 역효과를 부른다.''' 지방에 녹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5] 이 그나마 효과가 있는 편이며, 밥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긴 하다.
하지만 보통 매워서 난리치는 상황은 식사 도중이라 다른 음식이나 밥이 따뜻하거나 뜨거울 테니 역시 역효과가... 다만 식은 밥이면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 이유는 밥알이 부드럽고 물러 캡사이신을 물리적으로 닦아내기 때문이다. 캡사이신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따라서 기름지고 찬 음식을 먹거나 우유를 마시는 게 효과적이다. 특히 우유는 유지방이 들어있으며, 성분 중 하나인 카제인이 캡사이신과 결합하여 매운 맛을 줄여주기 때문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혹시 우유의 유당 때문에 먹기 힘들다면 유당이 분해된 유제품인 요구르트나 치즈도 좋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술로 가글한 후 뱉어내는 것인데, 술에 있는 에탄올 성분으로 캡사이신을 헹궈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예 식용유를 입안에 머금어 헹구고 뱉어내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그 행위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추천하지는 않는 편.
무극성 물질이라 신경계에 캡사이신과 결합하는 수용체(TRPV1)가 있으며, 뜨거움에 의한 통각과 관련이 있다. 43도 이상의 온도에 의해 활성화되어 통증을 느끼게 하는 수용체가 있는데[6] , 캡사이신이 거기 결합하면 역치가 떨어져 체온 이하의 온도에서도 활성화 되어버린다. 실제로는 아니지만, 신경계에서는 뜨거운 게 닿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7]
이 수용체는 피부나 점막등에도 있으므로, 캡사이신이 닿으면 어디서든 (정도는 약하지만) 뜨거움을 느끼게 되며, 매운 걸 먹었을 때 얼음을 물고 있으면 낮아진 역치값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매운맛이 가시는 것이다. 다만 석형류, 즉 파충류 및 조류는 이것이 그리 발달하지 않아서 매운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8] 고추에 캡사이신이 든 것도 이런 이유라는 설이 유력하다. 과육만 소화시키고 씨는 배출하는 조류만 먹도록 유도하여 번식하기 위한 것. [9]
캡사이신 섭취로 느끼는 매운맛은 통각의 일종이므로, 사람 중에서도 유전자의 변질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선천성 무통각증 및 무한증 환자는 캡사이신의 매운맛을 느낄 수 없다.
시중에서 사용되는 액상 캡사이신의 경우, 550g짜리 병에 올레오레진 캡시쿰(Oleoresin Capsicum, 일반적으로 인도산 고추 추출물)이 3.388% 함유되어 있다. 나머지는 과당, 정제수, 물엿, 소금, 방부제 등등. 성분표에 나온대로 계산해보면 올레오레진 캡시쿰이라는 성분이 21.384g 들어있다는 건데, 이 문서에 나온대로 올레오레진 캡시쿰에 함유된 캡사이신 함량은 8% 정도라고 가정해보면 캡사이신 1.71g으로 550g짜리 소스 한 병을 만들고[10] , 그걸 또 500배 이상으로 희석해서 사용해야만 먹을 만한 매운맛이 나온다는 것이다. 참으로 강력한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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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효과 및 부작용
항암 효과나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는 하나, 미미하다. 특히 항암이라는 말은 세포 단위의 학술적인 의미만 있고, 매운 음식으로 암 예방 같은 것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운 음식으로 인한 소화기 염증으로 암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질 확률이 더 크며, 다른 연구에서는 암 세포를 제거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저하시켜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캡사이신의 매운 맛에 중독된 한국인의 위암 발병률은 세계 1위이다.
캡사이신이 체내에 작용하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체온이 상승하고 땀을 분비하고 아드레날린 및 엔도르핀 호르몬이 분비된다.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 한정이지만 일반적으로 매운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면역체계를 과잉 자극하여 고자로 만들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상인이 정제된 저것들을 소주 반 컵 정도 모아 한꺼번에 들이킨다면, 당장 상상 그 이상의 꼴사나운 경험을 할 것이다. 여러 구멍으로 쏟아져 나오는 체액과 구토는 물론, 정신줄까지 놓다가 응급실에 실려가는 꼴이 될 것이니 되도록 주의하자. 소화제에도 캡사이신 극소량이 들어가는데, 캡사이신이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저 농담일 수도 있지만, 저런 기행을 하다가 실려온 작자를 본 의사 왈, 혈액의 pH 농도가 8까지 높아진 환자는 여태껏 처음이라고(...). 위에서 위산을 분비할 때, 세포 내의 이산화탄소가 효소에 의해 물과 반응하여 탄산을 만든다. 이 탄산의 수소 이온이 위세포의 염소 이온과 같이 위 내부로 분비되는 것을 위산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남은 탄산 이온은 혈관 쪽 세포막에서 염소 이온과 교환되어 배출된다. 그 결과 혈액의 pH가 미량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단백질이나 인산 등의 완충효과로 크게 pH가 증가하는 것을 방지한다. 정상적인 생체의 pH는 7.4 부근인데, 여기서 0.2 정도만 변하더라도 생명이 위험하다.[11] 의사가 pH가 8까지 증가했다고 말하는 것은 과장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저기서 더 먹었으면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탈 수도 있었다고 한다. 반대작용을 하는 멘톨도 마찬가지지만, 캡사이신은 정온동물이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체온조절기능을 교란시켜 체온을 급격하게 올리므로, 기호품 이상의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추가적인 처치가 없다면 과도한 땀의 배출로 순식간에 탈수증상에 빠질 수 있다. 사실 사람의 캡사이신에 대한 민감도가 쥐와 동일하다면, 정제된 캡사이신 13g 정도가 치사량이라고 한다. 앞의 일화는 구토를 하면서 게워낸 양을 생각한다면 아주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매운맛 그 자체이기 때문에, 매운걸 좋아한다고 여기저기 과다하게 뿌려먹는 것은 좋지 않다. 서울대학교 레크리에이션 교양 강의에서 캡사이신을 넣은 라볶이 먹기 대회를 하던 도중 이걸 먹은 학생들이 실려가는 소동이 벌어진 적도 있다.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2012년 2월 27일 방영분에 나온 여성 출연자의 경우 매운 음식을 좋아한 나머지 모든 음식에 캡사이신 소스를 뿌려 먹는 식습관 때문에 장이 약해지고 염증도 심했으며, 심지어 '''식도부터 위까지 다 헐어버린''' 상태였다. 그런데도 캡사이신을 끊지 못한다고.
물론 예외적으로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오는 사람 가운데서 매운 맛을 광적으로 좋아하면서도 멀쩡한 사람도 있지만, 이런 특이한 체질이 아니라면 절대 따라하지 말자.
대상포진의 진통제로 캡사이신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하기도 한다. 처음엔 화끈화끈하다가 자꾸 바르면 해당 부위의 감각이 차츰 둔해진다. 말초에서 통증에 관계된 신경전달물질을 고갈시키고, 통증이 전달되는 신경 섬유 채널을 과포화 상태로 만드는 원리다.
최루액 성분으로 페퍼 스프레이나 곰스프레이에 들어가기도 한다. 군사용어로는 '''OC가스'''라고 부른다. '''O'''leoresin '''C'''apsicum 가스. 가스실습 항목에서도 있지만, 비슷하게 경험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 매운 고추가루를 고추기름에 태우다시피 할 정도로 튀기는 것을 제안하는데(...), OC가스를 생각해보면 매우 적합한 체험 방법이다. 마른 팬에 시판 액상 or 분말 캡사이신 소스를 넣고 태우다시피 계속 가열하면 가스실습에 가까운 느낌을 체험해 볼 수 있다. (...)
요리업계에서는 캡사이신 추출액이 널리 보급된 후에 유행한 "불맛 XXX" 류의 음식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매운 요리는 맛 좋은 요리에 캡사이신을 부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라는 주장이다. 예전에도 매운 맛 요리는 있었으나, 천연재료에 포함된 매운 성분을 사용했기 때문에, 천연재료를 조합하는 방식과 그에 따른 조리법을 연구했었다고 한다. 즉 전체적인 요리의 맛과 매운 자극이 잘 어울리도록 연구했음을 뜻한다. 그에 비해서 캡사이신 추출액을 부어서 만드는 요리는 엽기적인 수준의 자극적 매운맛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고, 요리의 완성도는 낮다고 주장한다. 아무 음식에나 김치 소스 혹은 불고기 소스를 곁들인 후 '한국식 요리'라고 마케팅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처럼, 아무 음식에나 캡사이신 소스를 곁들인 후 불맛 요리라고 마케팅하는 상업 풍조를 비판하고 있다.
몇몇 미친 유튜버중에는 이 캡사이신 결정을 녹여서 직접 먹어본 사람도 있다. 그런데 외국의 한 유튜버는 매운맛(통각)을 느끼지 못하는지 캡사이신 결정 한 통을 다 먹는 기행을 보이고도 멀쩡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https://youtu.be/_AZw_rJOUK4
매운 맛이 기억력과 인지능력의 감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임상실험의 결과로 얻어진 결론에 의하면 매일 고추를 50g먹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배씩이나 유의미한 기억력 감퇴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정보는 아직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4. 둘러보기
[1] 매운맛은 사실 미각이 아니라 촉각이다.[2] 더 정확히 말하면 진화는 용불용설이 아니라 자연 선택으로 이루어지므로, 식물들의 조상 중 캡사이신을 갖고 있던 녀석들이 그렇지 않은 경쟁종보다 더 잘 살아남았고 그 결과 오늘날 그들의 후손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3] 여하간 그래서 조류는 캡사이신에 데미지를 입지 않으며, 애완용 앵무새에게는 간식으로 ''고추 씨''를 급여하기도 한다. 검색해보면 애완조 간식용 고추씨를 파는 것을 볼 수 있다.[4] 굳이 캡사이신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화학물질을 구매할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염산이나 수산화나트륨도 개인판매는 불가하다는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이야기이다.아니 어쩌면 캡사이신은 염산,수산화나트륨보다 구입절차가 더욱 까다로울수도 있다.[5] 그래서 입의 매운맛을 없애는 데 많이 쓰이는 음식으로 빵또아를 많이 꼽는다. 버터나 올리브유도 효과가 탁월하다.[6] 활성화 되는 온도에서 감이 오겠지만 화상 입지 말라고 있는 거다.[7] 정반대로 냉점에 작용해서 매운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로 멘톨이 있다.[8] 거북이가 고추 먹고 괴로워하면서 뱉어내는 영상이 있는 걸 보면 아예 못느끼는건 아닌 것 같다.[9] 이 역시 자연선택에 따라 과육만 소화시키고 씨는 배출하는 조류만 먹을 수 있게 되어 번식에 유리하게 되었다는 것... 이 맞다.[10] 캡사이신이 약 0.31% 들어간다.[11] 고작 '0.2'가 뭐 대수냐고 느낄수 있지만, pH는 로그 단위이므로 수소 이온 농도의 변화는 10-0.2배, 약 1.58배로 감소한다. pH 0.6 변화는 약 4배...... 이 정도면 몸의 효소들이 거의 작동하지 못해 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