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1. 개요
2. 설명
3. 부적절한 쓰임 및 영화에서의 쓰임
4. 여담
5. 관련 문서


1. 개요


'''"호의가 계속되면은,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영화 부당거래에서 나온 명대사.

2. 설명


여기에서 처음으로 나온 말은 아니다. 비슷한 한국 속담으로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 싼다'가 있고, 오래된 관용어인 '배 부른 소리'와도 통하는 면이 있으며, 사람 사는 것은 어디에서나 비슷한지 영미권에서도 비슷한 표현인 "Do Someone a Favour and It Becomes Your Job."(남의 부탁을 들어주다 보면 어느새 네 일과가 되고 만다)도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회생활 명언 같은 목록에서도 왕왕 쓰였지만, 영화에서 류승범이 보여준 연기 덕분에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화제가 되면서 주목을 받았을 뿐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에서 널리 쓰이는데, 뉴비를 도와주다 보면 더 큰 혜택을 바라는 징징이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인용되어서 쓰인다. 흔히들 이 말이 사회에서 겪는 진리라 생각하며, 부부나 가족관계에도 예외없이 적용되고, 삭막한 현실을 여과없이 가르치려고 대사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된다.''' 마치 이것이 비논리적이고 얼토당토한 것이라고 비난하지만, 사실 관습이 이러한 원리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극히 일부의 관습을 제외하면 관습은 도덕적 당위성보다는 과거부터 그래왔다는 사회적 경험에서 도출된다. 한국의 무료 반찬 추가가 예인데, 반찬 추가가 언제부터 한국 식당에서 고착화되었는지는 확인될 수 없으나, 이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로 이어진 상태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반찬별로 비용이 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주문한 음식에는 반찬의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반찬을 추가할 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옛부터 반찬추가는 무료로 해 왔고,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져왔다. 따라서 이제 누가 반찬 추가를 유료로 하면 사람들은 "그 가게는 서비스[1]가 별로"라며 피할 것이다.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누가 시작한 반찬 추가 무료가 사회 곳곳에 퍼져 하나의 권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여러가지로 복잡하게 얽힌 이권도 그래서 생겼다.
그럼에도 이 말이 공감을 얻는 이유는,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호의를 받는 사람이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거나 받고 있던 호의를 이유로 다른 분야까지 확대하여 해석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서, 한동안은 해당업무가 없어 일을 안 시키는 것을 가지고 자신은 일을 안 해도 되는 사람으로 인식하거나, 단순히 서류정리만 도와줬는데 그것을 이유로 서류작성 및 문서작성을 요구하거나, 처음이기에 도와주었는데 그것을 이유로 모든 일을 떠넘기는 경우 등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처럼 말에 대한 예절을 중시하는 나라들의 문화정서상은 '호의'를 '호의'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이다. 좋게 말하면 독특하고, 나쁘게 말하면 이상하게도 한국처럼 말에 대한 예절을 중시하는 나라들의 정서는 표현이 어려울수록 침묵이 강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호의와 선의로 남을 돕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호의'를 '호의'로 표현하게 되면 이를 두고 생색을 낸다고 말하는 일이 많다. 말을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은 남을 호의로 도와도 아무 말 없이 돕는 일이 많아서, 상대방이 이것이 자신의 권리라고 착각하는 경우를 유발한다. 그 결과로 이 말은 사회적인 호응과 공감을 얻게 되었다. 나쁜 관습 때문에 '권리'의 개념이 생겼겠지만.
유사한 말로 '경로의존성'이 있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영원히 지속하며, 그것만으로 충분하면 사람은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다고 이 말이 무관심하게 살라는 것은 아니고 적절히 도와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3. 부적절한 쓰임 및 영화에서의 쓰임


이 말에도 양면성이 있다. 사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호의이거나 권리인지를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편파적 주장을 하는 일도 많기에 오히려 이러한 말을 한 사람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평가하면서 이러한 말을 인용할 때는 남용이거나 악용인 일이 매우 많으며, 특히 한국처럼 집단 등의 사회를 우선시하는 문화를 지닌 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런 일이 은근히 일어난다.
이를 테면 장애인들이 교통권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인데도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는 식으로 받아치는 것, 건강보험 복지혜택을 받는 사람들도 그리 몰아가는 것이 있다. 그 밖의 수많은 약자들[2], 배려될 자들, 배제된 자들이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임에도 강자들, 가진 자들(기득권),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국가 포함)은 그것이 호의를 권리처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많고, 사람들도 대개 그 논리에 동조하곤 한다. 열정 페이도 비슷하다. 축소 및 폐지 논란이 많긴 하지만 대중교통(특히 지하철) 노약자석은 현재 시점에서 입법목적으로 보장된 좌석이므로 이 좌석에 비노약자가 앉는 것을 막으려는 행동은 호의를 권리로 여기는 행동이 아니고 정당한 권리 행사이다.
이 말이 널리 알려진 원인인 영화 <부당거래>에서도 '''문자대로 안 쓰였다.''' #

'''주 검사(류승범):''' 그, 광수대[3]

그... 최철기 그 양반 그... 보충자료 좀 넘어왔어요?

'''공 수사관(정만식):''' 아 예! 그... 최철기 반장 그... 관련... 자료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조사를 하다 보니까 말입니다.

경찰 쪽에서 이 최철기 내사[4]

를 지금 막 시작했다고 얘길합니다.

'''주 검사:''' 그 내사는 왜요? 그것 좀 알아봐줘요.

'''공 수사관:''' 근데 이... 내사에 관련해서는, 경찰 쪽에서 그러니까 좀 싫어하는, 불쾌해하는 심리가 좀 있어요.

'''주 검사:''' 아이 불쾌해할 게 뭐 있어요?

'''공 수사관:''' 관계라는 게 또 그렇지 않기 때문에...

'''주 검사:''' 경찰이 불쾌해한다? 그래요...? 경찰이 불쾌하면 안 되지... 어...

아 내가 잘못했네. 아 내가 큰 실수를 할 뻔 했어. 아 우리, 우리 공 수사관 정말, 대단하시네~!

아이 나 대한민국 일개 검사가 증말, 경찰을 아주 불쾌하게 할 뻔 했어. 내가, 내가 아주 큰 실수를 할 뻔 했구만?

내가 잘못했어 내가. 응? 그 경찰들이 불쾌할 수 있으니까 일들 하지마!!!!

경찰들 불쾌한 일들 하지마! 경찰한테 허락 받고 일해!!!!

내 얘기 똑바로 들어!!!! 어?

'''호의가 계속되면은,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상대방 기분 맞춰주다 보면 우리가 일을 못 한다고.

알았어요?

이 대사 하나만 잘라서 보면 말한 사람이 마치 선하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보이지만 극중에선 전혀 정의롭지 않은 부정적인 인물이다. 위 영상의 주 검사(류승범)는 경찰한테 호의를 딱히 안 베풀고, 오히려 경찰을 견제하고 자기 스폰서인 사장을 수사한 최 형사의 꼬투리를 잡고자 조사하는(전화 내역을 알아 보는) 데다가, 사실은 대기업 회장 뒤를 봐주는 부패한 검사이다. 즉, 영화 속 상황은 '''당연한 권리를 호의로 포장하며 갑질하는 상황'''이다. 설령 그래도 경찰이 불쾌해하면 경찰에게 직접 따져야 되지만 안 그러고 수사관에게 따지니 그 또한 문제이다.
또한, 호의 자체는 누가 누구에게든지 베풀 수 있는 것이지만, 사회적 논의 상황에서 '호의'라는 표현이 넉넉한 자(기득권)가 모자란 자에게,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것을 의미하는 때가 더 많은 것도 문제이다. 이에는 두 가지 반대 이유가 있다.
  • 약자가 강자에게 지속적으로 베푸는 호의는 실제로는 호의가 아니고 갑질에 의하는 일이 많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개 호의로 생각하지 않는다.
재벌이 일정액을 장학금으로 내놓으면 호의로 여겨지지만, 노동자들이 노동법으로 보장된 휴일에도 출근해서 일하는 것에는 '호의'라는 말이 잘 붙지 않는 것이 그 예이다.
  • 약자가 강자에게 바치는 호의는 호의도 아니고 당연히 할 의무로 여겨지는 왜곡된 사고방식이 내면화되어서 호의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특히 심각한데, '권리행사의 (강제적) 포기'가 '의무'처럼 왜곡된 것이다. 갑이 을의 권리로 착각할 만큼 호의를 베푸는 일은 손가락에 꼽히고, 오히려 을이 갑의 부당함을 묵인하는 일이 많으며, 실제로 사용되는 상황은 을이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때 갑이 스스로 갑질할 권리가 침해된다고 여기면서 하는 말인 일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 어구는 빈곤층 혐오의 맥락에서 인용되는 일이 적지 않다(그래서 '거지근성' 같은 단어도 이 어구와 같이 자주 쓰인다).
이 말을 누구에게는 문자의 뜻으로 쓰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영화에서 쓰인 뜻으로 쓰면 이중잣대가 된다.
영화의 기준으로는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와 같이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졌다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진의만큼은 영화에서 나오는 대로이다.

4. 여담


다크 나이트조커도 비슷한 말을 한다. "잘하는 게 있으면 절대 공짜로 해주지 마라."
  • 마마무의 곡 <너나 해>에서 문별의 파트에 "나의 호의에도 너의 권리만 있다면 뭔가 잘못된 거지"라는 가사가 있다.
쿵야 캐치마인드에서 나오는 버섯쿵야가 이 말을 한 적이 있다.
  • 발전형으로 '권리가 계속되면 그게 의무인 줄 알아요\'와 그 발전형으로 '의무가 계속되면 그게 지가 호의를 베풀어주는 줄 알아요\'가 있다 카더라.
  • 이말년이 롤 웹툰에 바리에이션인 "호이가 계속되면 그게 둘리인 줄 알어"로 활용해서 큰 히트를 쳤다(#). 다만 그가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며, 이말년 서유기에도 썼다. 나중에 나온 엉덩국의 패러디 만화 애기공룡 둘리에 해당 바리에이션이 사용되어 더욱 퍼졌다.

5. 관련 문서


스스로 도전하기는 어려운데 힘겹게 살다가 받아먹는 등 일이 지속되면 그 상황에 최적화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닭둘기가 그 예.
농담 때문에 취소선이 있지만 실제로 둘리가 자신에게 밥을 먹여주고 잠을 재워주는 고길동에게 하는 짓거리 때문에...
이것+약자에게 약한 것을 정의로운 행동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예시.

[1] '서비스'의 뜻이 대가없이 남을 돕는다는 뜻이기도 하다.[2] 약자는 이때 당연히 팔씨름 따위의 힘을 많이 못 쓰는 자가 아니고 강자와의 권력관계에 있는 자이다.[3] '광역수사대'의 줄임말.[4] 內査: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게 몰래 조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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