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고생 실종사건

 


1. 개요
2. 결말
2.1. 진상
3. 관련 기사
4. 미디어


1. 개요


2010년 1월 5일 오후 3시 20분경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발생한 사건. 경주여자고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당시 만 17세였던 여고생 김은비 양이 실종된 사건이다.
사건 당사자 김은비 양은 만 14세였던 2006년 4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생모의 편지를 들고 혼자서 경주시에 위치한 보육원인 성애원을 찾았다.

은비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이름이 은비일 뿐 성씨도 없습니다. 제가 19살 때 낳았습니다. 어떻게든 같이 살아보려 했지만 더 이상은 힘들어 염치 불고하고 맡깁니다. 부디 불쌍한 이 아이를 저 대신 키워주십시오.

그때까지 김은비 양은 생모와 함께 서울 수색 인근 재래시장에서 허드렛일을 했으며, 상가 건물에 박스를 깔고 자기도 하고 일정한 거주지 없이 노숙자 생활까지 했다고 한다. 김은비 양은 "어쩌다 허름한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면 그것이 큰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김은비 양은 호적이 없고 학교에 다녀본 적도 없었으며, 성애원에 들어왔을 당시에는 알파벳조차 쓰지 못했다. 그러나 단 1년 만에 초등학교, 중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지역 명문 공립학교경주여자고등학교에 진학,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전교 13등을 할 정도로 뛰어난 학업성적을 보였고, 의과대학에 진학할 장래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010년 1월 5일 오후 3시, 당시 경주여고 2학년이던 김은비 양은 경주여고 사거리 버스 정류장 인근에서 성애원으로 가던 도중 실종됐다. 김은비 양의 친구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날도 "집에 빨리 갔다 올 테니깐 갔다와, 같이 저녁을 먹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학금 서류를 보육원으로 전달하러 간다" 는 증언도 있었다.
당시 "김양 주변에 수상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증언이 있었으며 경주경찰서는 용인경찰서와 공조하여 전단지를 배포하고 버스 정류장 주변 CCTV 화면을 공개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다.
이 사건은 1월 29일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큐브>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경찰에서는 평소 사용하던 생활도구나 사복 같은 걸 전부 챙기고 나간 것으로 보아 납치 같은 게 아니라 '김 양이 곧 고3이 되기 때문에 학업에 중압감을 느껴 일부러 연락을 끊은 것' 으로 보기도 하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수사에 진전은 전혀 없었다.

2. 결말


2010년 2월 3일. 경주 경찰서는 김은비 양의 소재지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2일 김양의 외삼촌이 실종신고를 보고 김양이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김양의 어머니 집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김양과 어머니는 경찰에 자진출두했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는데...'''

2.1. 진상


'''사실 김은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김은비를 자칭한 사람의 정체는 1989년생의 이모 씨(당시 22세, 현재 34~35세) 이모 씨는 만 17세였던 2006년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집을 떠나 경주시의 성애원에 들어가 거짓 사연을 대고 만 14세 나이로 이중호적을 만든 후 검정고시로 학력을 얻어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제2의 인생을 살았던 것. 성애원 입소 당시 고2까지 마쳤을 나이였으니 만 14세에 초등학교 중학교 검정고시를 1년 만에 통과했고 만 17세에 전교석차 13등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고3 진학을 앞두고, 자신을 천재로 아는 주변의 기대가 너무 높자 부담스러워 다시 원래 신분대로의 삶으로 도망쳤다가 덜미가 잡힌 것.
성애원에 방문할 당시 가져간 생모의 편지는 이모 씨 본인이 꾸며내서 쓴 거짓말이었고, 성애원에서 만들어준 1992년생 '김은비' 라는 호적 또한 그녀의 거짓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중호적이다. 18세 이전이라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았고 지문 조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주민등록번호가 있어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2010년 2월 20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후속 보도에 따르면 이모 씨는 일종의 허언증 환자였던 듯하다. 이모 씨로서 살아가던 시절 반 친구들에게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 친구가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망신을 사기도 했고, 모의고사 점수 또한 늘 실제보다 부풀려서 말하고 다녔다.
또한 경주여자고등학교 시절에도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녔다. 엄마에게 온 문자를 보여주거나 사촌 동생이 모 대학에 진학했다는 둥, 유명 사립대학병원 의사인 아버지가 의료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지방에 내려오게 되었다는 둥의 말을 했다고. 그러나 경찰은 "작년 8월부터 최근까지 은비의 통화내역을 조사해봤지만 부모라고 여길 만한 사람은 없었다" 고 확인했다. 또한 실제 이모 씨의 아버지는 의사가 아니라 용인시에 거주하는 가난한 공무원이었다.
즉 이모 씨는 거짓말로 인한 압박감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까지 커지자 일종의 리셋 증후군을 보여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는 선택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모 씨가 가출하여 김은비라는 신분을 얻은 시점과 김은비를 포기하고 이모 씨로 돌아간 시점이 모두 고3이 되는 시점, 즉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가장 심해지는 시점이었다는 점은 이에 대한 강렬한 증거다.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이모 씨 본인은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 고 일관했고 가족이나 고등학교 교사, 성애원 인사들 모두 이모 씨에게 기억과 관련된 정신장애가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
수많은 사람들이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이중호적도 본인이 만든 게 아니라, 그녀의 말을 진짜인 줄 알았던 보육원 측이 속아서 만들어준 것이기 때문. 굳이 처벌하려 하면 공무집행방해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1]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그나마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입을 모아 정신장애라며 감싸고 있으니 처벌할 방법이 없다. '교육'분야이고, 더구나 공립학교라는 특성과, 당사자가 나이 어린 여자였다는 점 때문에 이후 별다르게 이슈가 되지 못했다.
만약 사기업체에 허위 신분으로 입사하고, 그로 인해 부여된 신분으로 활동했다면 당연히 사법처리 대상이 되었을 것이지만, 고3 시점에 사기 행각을 그만둔 그녀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고3 이후부터 이루어지는 수능 및 대학 원서 접수, 기업체 입사 등에서는 신분확인절차가 상당히 강화되기 때문이다. 사법처리가 두려워 포기했을 것이다. 결국은 무혐의 처리되어 처벌은 없었다고 한다. 그나마 그녀 본인에겐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꽃다운 시기를 쓸데없는 짓으로 낭비해버렸다는 점이 가장 큰 손해일 것이다.
나중에 진상이 밝혀졌다는 것만 빼면 카스파 하우저와 흡사해 보인다.

3. 관련 기사


실종보도
발견보도
진상보도
후속보도

4. 미디어


2010년 3월 7일 KNN 현장추적 싸이렌에서 '은비를 찾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MBN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46회(2015년 3월 26일 방영)에서 '천재가 된 노숙소녀'라는 제목으로 각색해서 다루었다. 대체로 위에서 기술한 내용들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경주여자고등학교 시절 했다는 거짓말이나 허언증 등 정신 장애 관련 부분은 생략되었다.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선희와 슬기가 2019년 3월 27일 개봉했다.

[1] 허위 신분으로 경주여자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학교의 학적과 성적을 모두 말소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신 성적 같은 경우는 인원 수와 석차에 따라서 성적이 달라지기 때문에, 1명의 성적이 말소 처리되면 전교생 전부 다 석차를 다시 매기고 성적을 다시 부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