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무술
1. 개요
원래 검술, 창술, 유술 등을 비롯한 무술은 전쟁터에서 적과 싸우기 위한 전투 기술이었는데, 무기가 총포류로 대체되면서 기존의 무술은 군대의 전투 기술로써의 기능을 대부분 상실하고 민간 호신용 혹은 체육 활동으로써의 측면만 남아버렸다. 훗날 고전 무술을 연구하던 학자나 큐레이터들이 이런 전쟁에서 군대가 사용하던 무술을 따로 구분하여 호칭하게 된 것이 군용무술이라는 단어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금 군대에서 배우는 무술이 무기술이나[1] 사격만 있는것 아니다. 미군의 주짓수, 한국군의 태권도, 일본의 자위대 격투술 등 맨손격투는 지금도 꾸준히 모든 군대에서 연마한다. 그 비중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을 뿐이다. 사실 무술은 전신 운동인 만큼 체력 단련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체력을 특히 중시하는 군대에서 장병들로 하여금 무술을 연마하도록 하는 것은 실전에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2. 과거의 군용무술
중앙집권국가의 대규모 군대에서 교육용으로 쓰인 무술, 봉건제 무사집단에서 전쟁용으로 개발되고 교육된 무술 모두 군용무술에 해당한다. 전자의 경우 개발 자체는 베테랑 군인들이나 민간의 무사 등이 참여하여 개발하지만, 당장 대규모로 교육하여 전쟁에 얼른 내보내야 한다는 특징 때문에 가장 중요한 기본기만 단시간 내에 습득하여 쉽게 써먹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다. 드 밀리타리에에 수록된 로마군단의 검술 및 투창술 훈련이나, 일본군의 군도의 조법, 조선군의 본국검법과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다양한 전투술, 사브르 검술이나 브로드소드 검술의 레지멘탈 스타일을 비롯한 근대 유럽 검술교범[2] 근대 총검술과 총검술, 중국군의 양가창법 등이 이러한 경우의 대표격에 해당한다.
서양의 중세 검술의 갑주전투술(harnischfechten) 종목, 일본의 가토리신토류, 사부리류, 구귀신류, 야규신간류, 아라키류 군용소구족, 초실검 리카타 이찌류 등의 무술은 후자, 즉 봉건제 무사집단에서 전쟁용으로 개발되고 교육된 군용무술에 해당한다. 다른 일본 고류 무술과는 다르게 갑옷을 착용하고 전쟁터에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도록 만들어졌으며, 특히 중세 검술의 하니스슈첸 종목, 일본의 가토리 신토류, 사부리류, 구귀신류 등은 창시자가 직접 전쟁터를 전전하여 싾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집대성하여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다.[3] 이러한 봉건제 군용무술은 중앙집권 군대의 군용무술과는 달리 엘리트 전사로써의 기사, 무사의 위치에 맞게 매우 심도있고 다양하며 높은 수준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며, 그만큼 배우는 시간은 상당히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과정을 수료했을 때 단지 전쟁터에 당장 나설 정도에 지나지 않는 중앙집권 군대의 군용무술과는 달리 매우 뛰어난 수준의 엘리트 전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다.
3. 현대의 군용무술
중앙집권 군대의 군용무술은 그 형태만 조금씩 바뀌어가며 현대에도 존속하고 있지만[4] 복잡하고 특정 전장환경에 걸맞는 봉건제 군용무술은 일찍부터 쇠퇴하였다. 이는 전쟁무기 자체가 쉽고 간단하게 배울 수 있는 총포류로 전환되면서 더이상 과거의 군용무술이 실용성을 잃음에 더해, 굳이 오랜 기간 시간을 들여서 배워야 할 필요가 없는 무기들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에 CQB나 권총사격술 등이 새롭고 유용한 훈련 코스로써 교습되지만 그 유용성에 비해 습득하는데 드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으며, 택티컬 스쿨 대부분이 이틀이나 길어야 일주일 정도로 교습을 마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3.1. 현대 군용무술 목록
- CQB, CQC, MOUT
- 필리핀 칼리 아르니스(Kali Arnis) ,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펜칵 실랏(Pencak Silat)
- 러시아 시스테마(Systema), 컴뱃 삼보(Combat Sambo)
- 미 육군 컴뱃티브(Combative), 미 해병대 MCMAP[5]
- 브라질 해병대 콤바토(Kombato)
- 영국 디펜두(Defendu)
- 이스라엘 특수부대 카팝 크라브(Kapap Krav)
- 이스라엘 크라브 마가(Krav Maga)
- 총검술(Bayonet Exercise)
- 캐나다 디펜도(Defendo)
- 프랑스 군경 사바트 디퐁스(Savate Defense)
- 필리핀 해병대 페키티 티르샤 칼리(Pekiti Tirsia Kali)
- 태국 군용 무에타이 레르디리트(Lerdrit)
- 한국
- 북한 조선인민군 주체격술(主體擊術)
[1] 총검술, 검술 등[2] 유럽은 18세기에 와서야 비로소 동아시아에 버금가는 완전중앙집권 통제국가가 이루어졌다.[3] 다만 구귀신류는 오랜 세월에 걸쳐 다수의 비전서와 몇가지 전투술이 실종되었고, 에도시대 초기에 갑주유술에서 평복유술로 개량된 바 있어 갑옷을 입고 시연하지는 않으나, 임진왜란에도 참전한 9대 당주 구키 요시타카도 있는 등 명백한 군용무술로써의 흔적이 있다. 야규신간류와 아라키류 군용소구족은 창시자가 직접 전쟁을 뛰지는 않았으나 당시에 존재하던 다양한 무술과 군용무술을 배워 정립한 것이다. 초실검 리카타 이찌류도 마찬가지로, 창시자가 직접 전쟁터를 뛰지는 않았지만 진중(陣中)의 장수가 불의의 기습에 대비하도록 한다는 개념 아래 갑주거합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창안해냈다. 스이오류는 창시자가 갑옷을 입고 전쟁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유랑생활에서 군용무술을 배워 유파에 개념을 포함시킨 예인데, 히에이잔 승병들의 잔당을 만나 야전용 나기나타술을 전수받아 지금도 그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4] 미 해병대의 LINE 시스템이나 이스라엘군의 크라브 마가를 비롯한 체술이 현존하며 지금도 몇몇 부대는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두고 수련한다. 또 총검술은 비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전 세계 군대가 기본적으로 하는 무술.[5] 예전에는 LINE이라는 무술을 썼다.[6] 특전사뿐만 아니라 특공대, 수색대대, 기동대대, 지상정찰중대, 군사경찰특임대, 경비부대 에서도 수련한다. [7] 특공무술을 이름만 바꿔서 도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