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카

 



[image]
저 동전은 10센트짜리 동전으로, 신 10원[1]짜리 크기쯤 된다.
安南米
(영어) Indica rice
(학명) ''Oryza sativa indica''
1. 개요
2. 특징
2.1. 맛이 없다?
3. 맛
4. 밥 물 맞추기


1. 개요


쌀의 품종 중 하나.
은 크게 단립종인 자포니카(japonica)와 장립종인 인디카(indica)로 나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품종이름보다 '''안남미''', '''태국/베트남 쌀''', '''외국쌀''' 혹은 날아다니는 쌀 등등의 표현이 더 널리 통용되고 있다. 안남미 자체가 인도차이나의 '안남(현재의 베트남 북부~중부) 지방에서 생산되는 쌀'이란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한국일본, 중국 일부, 대만[2][3]같은 동북아시아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이 쌀을 먹는다. 중국은 지역에 따라 다른데, 북부로 갈수록 자포니카를 선호하고[4] 남부로 갈수록 안남미를 선호한다. 다만 중국 전체적으로 점점 자포니카로 교체되는 분위기다.
한때 한반도에서는 본래 인디카 품종을 주로 먹었다는 정보가 있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소로리 볍씨 등 한반도에서 출토된 고대 볍씨 화석부터가 자포니카 계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조선 시대 때부터 주먹밥을 먹은 기록과 문학 작품들이 나타나는데, 안남미 계열이었으면 주먹밥 형태로 뭉쳐서 먹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자스민 라이스'(jasmine rice)[5], 혹은 롱그레인(Long grain)이라고 부른다. 아니, 그냥 동아시아권 벗어난 해외에서는 다른 수식어 없이 ''이라고 하면 이걸 떠올리며, 한국인이 먹는 쌀은 '스시쌀'(sushi rice), '일본쌀'(Japanese rice) 같은 표현을 써야 자포니카를 떠올린다고 봐도 된다.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영어로 sticky rice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에서는 둥근쌀(자포니카)(кругозерный рис) 긴쌀(인디카)(длинный рис))로 부른다.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쌀은 주로 크라스노다르(흑해 연안)지방에서 나오는 둥근쌀이 유명하다. 크라스노다르산 쌀의 맛은 단립종과 비슷한데 한국쌀에 비해서 끈적임이 적은것이 특징이다.
장립종 쌀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로는 태국,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등이 있다. 태국쌀 중 자스민 라이스[6] 인도/파키스탄의 바스마티 라이스, 남인도의 소나 마수르 라이스, 폰니 라이스 등이 맛과 향이 좋아 수출량이 많으며 한국이나 서구권 국가에서 많이 대중화되었다.
한국 내 인도 요리점에서는 각 음식점마다 다르지만 인디카 바스마티 종으로 지은 밥은 바스마티(Basmati) 라이스, 자포니카 종으로 지은 밥을 코리언 라이스로 메뉴에 표기해두는 경우가 있다.

2. 특징


한국인이 보통 먹는 길이가 짧은 자포니카와는 달리, 길쭉하고 가느다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안남미의 기원에 대해서는, 영어 이름에서도 연상되듯 인도에서 기원했으며 자포니카 쌀과 기원이 다르다는 다중기원설, 그리고 자포니카 쌀과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다는 단일기원설이 있다.
동남아시아동북아시아 생산량을 비교하면 동남아의 생산량이 동북아를 압도한다. 쌀의 종류에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쌀 생산량 중 90%를 안남미가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안남미가 생산성이 좋다는 편견이 널리 자리잡고 있고, 실제로 중국 송나라에서 농업 기술이 크게 발달할 때 "베트남을 통해 빨리 자라고 수확량이 많은 점성(占城稻)를 들여왔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생산량'은 안남미가 우월하나 '생산성'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생산성'에서는 안남미가 훨씬 떨어진다.
현재 동남아의 헥타르당 쌀 생산량은 2.5 ~ 3.5t, 동북아는 4 ~ 5t이다. 물론 이것은 이기작등을 다 포함한 수치. 심지어 한국에서 자포니카의 개량형인 MS11 쌀을 만들어서 동남아 국가들에게 제공하여 재배를 시켰더니 역시 헥타르당 4톤 이상의 수확량이 나왔었다. 즉 '생산성'이 우월한 쪽은 자포니카 쌀이다. 인디카의 생산성은 기후 때문이든 기술 때문이든 자포니카의 생산성을 전근대부터 지금까지 넘어선 적이 없다. 바로 위에서 서술한 동일 면적당 생산률만 봐도... 전근대에 안남미와 자포니카의 생산성을 비교하면 자포니카가 인디카의 2배에 달한다.
뭐 현재 동남아의 생산성 향상 수준이라면 머지않아 안남미의 생산성이 자포니카를 넘어설 것 같기도 하지만. 문제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안남미도 한국-일본의 생산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최상 환경에서도 자포니카가 인디카에 비해 최소 10%의 생산성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원래 두 종류의 쌀이 지역별로 경합을 벌이던 중국이 점점 자포니카를 선호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는 것도 변수인데,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의 신흥 부유층들이 한국식 을 접하게 되고, 안남미는 "가난한 사람이 먹는 쌀"이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사양품종이 되어가고 있다.
대신 동남아수출을 위해 경지면적을 필사적으로 늘렸기 때문에 안남미의 절대적인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고 그 때문에 안남미가 생산성이 좋다는 편견이 자리잡은 듯 하다. 과거 한국에서 이종교배해 만든 통일벼가 생산량이 뛰어났던 점도 이런 인식에 한 몫을 한 듯 하다.
하지만 생산성과는 별개로 같은 무게일 때 자포니카 종보다 인디카 종이 부피가 더 크다. 인터넷에서 흔히 살 수 있는 태국쌀과 마트에서 보통 보이는 한국쌀을 비교해보면, 같은 10kg를 2홉(360㎖)씩 나누었을 때 한국쌀은 대충 30개 정도 나오는데, 태국쌀은 32개 정도 나온다.

2.1. 맛이 없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맛없는 저질 쌀"'''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보통 입맛이 달라서란 이유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과거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에 수입했던 안남미는 '''실제로 맛없는 저질 쌀'''이었기 때문이다. 보내주는 데서도 좋은 건 우선 킵하고 남는 걸 보내주다보니..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보면 이 안남미라 부르는 인디카가 전세계 쌀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메이저 품종이고, 단립종 자포니카는 한국과 중국 북부의 일부지역, 일본에서만 생산하고 먹는 비교적 마이너급 쌀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선호하는 찰기가 있고 쫀득한 맛은 더더욱 마이너하다. 실제로 이탈리아 같은 곳은 자포니카를 재배하기는 해도, 요리할 때는 버터나 기름을 넣어서 찰기가 없게 만들어버린다. 중국에서도 당나라 시대의 문헌을 보면 밥에 찰기가 있으면 잘못 지은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즉 인디카가 맛이 없다는 것은 적어도 인간의 보편적인 취향은 아닌 셈이다.
국내에서 맛없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일단 한국인들은 대부분 찰기가 있고 쫀득한 맛의 쌀밥을 선호하는데, 안남미는 입에서 날아다닌다. 후 불면 밥알이 날아간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찰기가 없다. [7] 찰기가 없어서 고봉밥이나 젓가락으로 떠먹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보편화된 자포니카 쌀 소비 국가들과는 달리 안남미 소비 국가들에서 숟가락 외에 손으로 집어먹는 문화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찰기 문제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안남미라고 해서 죄다 찰기가 없는 것은 아니고 찹쌀도 존재하기는 하는데, 라오스태국 북부지방에서는 찰기가 있는 밥을 선호하기 때문에 같은 안남미라 해도 라오스나 태국의 이싼지방에서 밥을 먹으면 한국-일본-중국 북부에서 먹던 밥과 비슷하게 찰기가 있는 밥맛을 느낄 수 있다.[8] 물론 찰기가 있다고 해도 품종의 차이는 엄연히 있기 때문에 자포니카와 식감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고 미묘한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
또 인디카 품종의 쌀로 을 지으면 한국에서 먹는 밥과는 다른 묘한 향이 난다. 이 향은 자포니카 종의 쌀만 계속 먹어오던 사람에게는 꽤 거부감이 드는 향으로, 동남아에 가서 밥을 시켜서 먹어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9] 그외에도 간혹 식은 밥을 먹는 경우, 안남미로 지은 식은밥은 헬게이트 그 자체다. 게다가 을 만들어 놓으면 돌같이 딱딱해져서 사람이 먹을 물건이 못 되는 등, 한국인의 식생활 패턴과는 여러모로 맞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이 가난해서 동남아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던 시절(1950 ~ 60년대)에도 이 쌀에 대한 선호도는 극히 낮았다고 한다.
물론 정말 굶주리던 시절에는 이거라도 주면 마다할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6.25 전쟁을 겪었던 세대에서도, "맛은 영 좋지 않았다"면서도 "배고프면 안남미를 생쌀로도 먹었다"는 증언도 많으며, 피난민 거주지역에서 구호물품으로 온 안남미에 우유를 넣고 끓여 만든 쌀죽은 배고픈 사람들이 꽤 기다리던 식사였다고 한다. 허영만의 선배이자 만화 스승이기도 하며 <식객>이나 <커피 한 잔 어때요?>에서도 카메오로 나오는 만화가 박문윤[10]이 그린 단편만화 <빼빼>[11]에서도 나오는데 난민촌에서 UN 측이 안남미와 우유를 넣고 끓인 쌀죽(만화에서는 우유죽) 배급을 해줄 때 사람들이 먹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땐 맛으로 먹다가는 굶어죽는 시절이니 먹을 수만 있다면 감지덕지하고 먹어야 했던 시절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전쟁 당시 10살도 채 안 되던 박문윤 본인 추억이 담긴 작품이다.
현재에도 동남아에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튜브 고추장을 챙겨가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중에 익숙해지면 별로 신경쓰지 않고 먹을 수 있겠지만 익숙해지기 전에는 밥 먹는 게 상당한 고역이라고 한다.
설명을 더하자면 짓는 방식의 차이와 질의 문제도 들 수 있다. 맛의 달인에서 제기된 문제인데, 전통적인 안남미의 조리 방식은 자포니카 종의 조리방식과 다르다. 자포니카 의 경우 밥솥에 물을 조절해서 지으며 밥을 다 짓고 나면 물이 안 남지만, 전통적인 안남미 조리 방식의 경우 물 조절 없이 국수 끓이듯이 그냥 물에 넣고 삶다가 중간에 체에 받쳐 물을 버린다. 이렇듯 조리 방법이 다른데 자포니카 쌀로 밥 짓듯이 안남미로 밥을 지으니 맛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이든 일본이든 안남미를 쌀이 없어서 구호 형식으로 받거나 헐값에 수입했는데, 그러다보니 안남미 중에서도 유난히 저질 쌀이 많이 들어왔다는 것이다.[12]
어쨌든 한국인 취향에는 순수한 쌀밥으로는 먹기 어렵지만, 물에 불리고 후라이팬에 볶는 방식의 볶음밥 계열의 요리에는 안남미가 더 적합하다. 볶음밥으로 만들면 꼬들꼬들해서 먹기가 좋고 맛도 있다. 한국식 볶음밥이 비빔밥에 가까운 것도 찰기의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으니, 꼬들꼬들한 볶음밥을 원한다면 한 번 써보는 것도 좋다. 레토르트 볶음밥에도 장립종이 사용될 만큼 업계에서 나름 자리잡힌 조리법이다.
한편 반대로 인디카 품종의 을 평소에 주로 먹는 나라 사람들은 한국에서 즐겨먹는 자포니카 품종의 쌀을 찐득하여 소화가 잘 안 되는 쌀로 여긴다고 한다. 동남아에서는 가난한 화전민들이 주로 짧고 찐득한 쌀을 먹기 때문에 자포니카 쌀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쌀이 주식이 아닌 지역의 사람들이 자포니카 쌀밥을 먹으면, 동북아시아 사람들이 찰기라고 부르는 과 같은 쫀득함과 전분질이 녹아나와 만드는 끈끈함 때문에 먹으면 입안에서 들러붙고 속이 더부룩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잘 이해되지 않으나, 떡을 배불리 많이 먹었을 때의 불편한 느낌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을 주식으로 삼는 서양인들에게 물어보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먹는 자포니카 쌀은 suishi rice나 sticky rice(끈적한 쌀[13])라서 차라리 인디카 쌀이 더 입에 맞다"고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현재 한국에서는 일부 중국집의 볶음밥용이나 태국 요리 또는 베트남 요리점, 카레 등을 파는 인도 요리점 등, 주로 외국 음식을 다루는 곳에서 소비하고 있다. 개인의 경우에는 집에서 볶음밥용으로 일부러 사는 것이 아니면 거의 소비되지 않는 편이다. 동남아시아 계통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곳의 식당에서 구매하는 경우는 있다.
외국에서 가장 값싸게 구할 수 있는 쌀이다 보니, 유학생들이나 장기 출장중인 사람들이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14] 사실 일본인들이 나가 있는 곳이라면 일본쌀이라고 하여 우리가 흔히 먹는 단립종 품종[15]도 팔긴 팔지만 이쪽은 가격이 꽤 비싸고, 대형 할인마트 같은 곳에 가야 구할 수 있다. 한국 식료품점 쌀도 구할 수 있지만 한국 식품들이 으레 그렇듯 유학생이 부담하기엔 비싸다. 정 힘든 경우에는 안남미와 멥쌀(혹은 찹쌀)을 3:1 내지 4:1 비율로 섞어서 먹는 사람도 있다.
유럽 국가 중 을 많이 먹는 편인 스페인의 경우, 거의 모든 슈퍼와 마트에서 단립종과 장립종을 모두 구비해 놓고 있다. 가격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데, 종류 불문하고 1kg에 싸게는 0.6유로, 비싸도 1.5유로를 넘는 법이 없다. 스페인 요리라 하면 대표로 떠오르는 빠에야에 단립종, 장립종을 모두 쓰고 단립종 품종을 이용한 것을 더욱 쳐주는 것이 그 이유로 봐도 될 듯.
물론 씹는 맛에 익숙해지면 안남미만 가지고 짓는 밥도 나름대로 먹을 만하다. 유럽이나 미국의 대형 마트에서는 종이 봉지에 담아서 파는 것도 있는데, 이건 냄비에 물을 받아 끓인 뒤 봉지를 넣어서 15~20분 정도 두면 쌀이 열과 습기를 먹고 불어서 밥이 되기 때문에 귀차니즘에 시달리는 자취생들에게 편리하다. 그리고 찰기가 없다 보니 먹고 나서도 그릇에 들러붙는 게 적어서 설거지하기도 편하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값이 매우 저렴하다 보니 쌀을 주식으로 삼는 국가들에게 식량 지원을 해줄 때 안남미를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실 안남미란 용어가 뿌리내린 것도, 조선에서 쌀 흉년이 연달아 일어나 한양 쌀값이 폭등하자 당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즉 안남)에서 쌀을 수입해서 시장에 풀었던 데에서 비롯되었다. 수입된 안남미는 조선쌀의 반값도 안될만큼 저렴했지만 앞서 말한 맛의 차이 때문에 당장 끼니가 급한 백성들조차도 사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거라도 맛있게 먹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초근목피에 견주면 맛이 다르더라도 이거라도 먹는 게 나았기 때문이다. 6.25때도 맛없다면서 그래도 굶주리는 것보단 낫다고 위에 상술하듯이 그래도 이걸 먹었다.
맛이 없다는 인식은 일본에서도 비슷하다. 일본도 메이지 유신 이후부터 안남미를 수입해왔는데, 자포니카 살 돈 없는 빈민들이나 먹었다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갱부>에서도 맛없는 안남미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이 나온다. 일본 요리만화로 유명한 맛의 달인에서도 안남미와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태국 높으신 분의 딸이 동서 신문사에 방문하여 취재하러 온 도중 식당 회의에서 일본 국내산 쌀 부족으로 태국산 안남미 쌀로 대체할 상황이라고 하자 지로와 유우코 동료들이 비위생적인 쌀을 누가 먹냐며 폄하하고 특히 후쿠이 차장은 안남미 옛날에 먹어봐서 아는데 그런 가축들이 먹을만한 밥을 먹으라니 장난 아니다 라며 불평을 하였다. 태평양 전쟁 기간에 민간에 쌀이 부족해지자 어쩔 수 없이 안남미 소비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전후 경제가 발전하자 다시 안남미 인기는 떨어졌다.

3. 맛


쌀의 맛은 쌀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른 식습관의 차이가 중요하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간장이나 채소류를 밥과 함께 먹는다면 자포니카가 어울린다. 그런데 기름을 쓰고, 고기를 쓰고, 발효 식품을 기피하고 향신료[16]를 애용할 경우에는 자스민 라이스가 맛있다. 서구식 입맛이라면 자스민 라이스가 입에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
자스민 라이스는 일품요리로 쓸 때에 향미가 섞여버려서 이상하게 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이에 반해 자포니카는 처음부터 쌀 비린내가 있다. 김밥 냄새를 떠올려도 좋고, 볶음밥을 해 먹어도 침 냄새 같은 특유의 냄새가 생각보다 강하게 난다. 사람에 따라서는 좀 역겨울 수도 있다. 그냥 흰 쌀밥김치만 먹던 사람이면 밥 냄새를 모르겠지만, 밥을 이래저래 요리를 해보면 느낄 수 있다.
자스민 쌀은 밥을 먹을 때 질감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난다. 아예 자포니카종으로 밥 짓듯이 그냥 몇번 씻고 물 맞춰 전기밥솥에 밥을 지으면 윤기가 거의 없고 풀풀 날리지도 않고 은근 강한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밥이 나온다. 이렇게 안남미를 한국식으로 조리하면 풀풀 날리진 않지만 젓가락으로 떠먹기 힘든 건 비슷하다. 왜냐면 젓가락으로 집을 때마다 밥덩어리가 반토막이 나면서 (...) 떨어지기 때문. 그에 비해 자포니카는 진 밥이 아니더라도, 특성상 끈적이고 뭉그러지기 때문에 질감을 느낄 수 없다. 식사한다는 느낌보다는 특이한 음식을 먹는다는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별식이나 곁들이는 요리[17]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심지어 스시집에서는 초밥을 시키면 흰 쌀밥 한 공기가 딸려 나오기도 한다.
한편 자포니카를 먹다가 자스민 라이스를 먹게 되는 건 색다른 느낌으로 먹는 것이지만, 자스민 라이스를 먹다가 자포니카를 먹는 건 좀 힘겹다. 무엇보다 비린내가 나고, 질감이 꽤 이상하다고 한다. 게다가 자포니카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린내는 더 심해지고 질감은 딱딱해져서 더욱 힘들다. 자포니카에서 나는 비린내가 역겹게 느껴지게 된다면, 고추장이나 기타 발효 식품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한국에서는 과일도 그렇고 쌀도 그렇고 품종으로 연결시켜 이해하는 경우가 드문데, 해외에서는 품종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쌀의 품종에 대해 간단히 다룬 기사를 참고해 보자. 참고로 바스마티(basmati)와는 다르다. 바스마티도 자스민 라이스처럼 장립종이지만, 바스마티는 인도, 파키스탄, 네팔에서 재배되는 쌀이다.
일본 오키나와의 전통 소주아와모리는 이 태국쌀로 만든다. 오키나와에서 자포니카 쌀이 나기는 하지만, 태국산 안남미로 만드는 쪽이 맛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4. 밥 물 맞추기


본 문서에서 보듯이 한국 쌀처럼 밥물을 맞추다가는 맛 없고 뭔가 어쩡쩡한 밥이 되기 매우 쉽다. 한마디로 밥이 바람에 날린다. 하지만 전기밥솥으로 잘 지어진 밥은 장립종 쌀로 지었다고 해도 거의 날리지 않는다. '''밥이 바람에 날리는 게 이 쌀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큰 오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한국 쌀은 손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보편적이지만, 태국 쌀을 비롯한 장립종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한다.
[image]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둘째 손가락의 마디까지만 물이 차도록 해야 한다.''' 확실히 한국 쌀의 평균 물 사용량보다 많다. 즉 자포니카 방식으로 안남미를 조리하면 물이 덜 들어가서 덜 익은 생쌀 상태가 되기 때문에 흩날린다고 보면 된다.
이 방법은 태국 쌀을 위한 방법이므로, 인도 쌀이나 기타 품종을 조리할 때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밥을 하면, '''김이 평소보다 엄청나게 많이 난다. 정말 폭발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이 나므로, 김이 나는 쪽이 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진행 시간이 표시되는 밥솥이라면, 약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고 표시될 때 꺼버리고 보온으로 돌리면 밥맛이 더 좋아진다.
인도쌀인 바스마티의 경우 쌀의 2배가량의 물을 붓고 일반 밥 하듯이 지어도 무난하다. 냄비로 밥을 지을경우에는 중~강불로 물이 끓을 정도까지만 불을 세게하다가 물이 끓으면 즉시 약불로 15~20분 가량 가열하면 되고 밥솥에 지을 경우에는 물조절만 잘해서 밥솥을 돌리면 끝.

[1] 라 십원화(2006년~)[2] 원래는 더운 남쪽 동네답게 안남미를 주로 먹었다. 자포니카를 먹게 된 건 일제시대의 영향이다.[3] 그래서 대만계 회사인 딘타이펑에서 자포니카를 주는 거다.[4] 북부는 밀가루도 주식에 준한다.[5] 원래는 태국쌀 품종의 일종인데, 미국의 중화요리 식당에서 전부 자스민 쌀을 주로 쓰면서 자스민 쌀이 장립종 쌀의 대명사가 된 것[6] 홈 말리 라이스라고도 부른다.[7] 아래의 '''물 맞추는 방법'''을 반드시 참조하자.[8] 라오스와 이싼 지방은 인디카종 찹쌀인 카오 냐우가 주식이다.[9] 그냥 간단하게 서양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사랑받는 향신료 대우를 받는 고수가 우리나라 사람들로부터 세제 퐁퐁 향이 난다는 등 향이 난다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좋은 향신료이자 야채로 쓰이는 깻잎은 정작 고수를 좋아하는 서양사람들하고 동남아 사람들이 처음 접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수를 접하는 태도랑 똑같은 거부반응을 보인다.[10] 1944년생. <식객> 16권 집단 가출에 나오는 안경 쓴 박평일 (참고로 박문윤 본명이 바로 박평일이다.)외에도 여러 곳에 나오며, <커피 한잔 어때요?>에서는 1권의 출판사 사장으로 나온다.[11] 1990년 6월, 월간 보물섬 연재.[12] 한국에서 한창 쌀을 대북지원으로 보냈을 때 몇년 묵은 저급쌀을 내보냈다. 그렇지만 이렇게 몇년씩 묵은 쌀이라고 해도 북한 기준에서는 나름대로 중상위이상 품질은 가서, 뇌물용으로 상당수가 횡령되어 장마당으로 돌아다닌다거나 뇌물로 돌려졌다는 후문이 있다고.[13] 용례에 따라 이 말은 찹쌀만을 특정해 지칭하는데 쓰이기도 한다[14] 물론 당연히 평소에 미국식 중화 요리를 많이 먹어본 사람은 잘만 먹는 사례가 있기 마련이다.[15] 서양에서는 종종 단립종(short-grain rice)과 중립종(medium-grain rice) 품종을 한데 뭉뚱그려서 취급하기도 한다고 한다.[16] 조미료가 아니다.[17] side dish. 한국식으로는 반찬으로 볼 수 있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