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숭 사가

 

1. 개요
2. 성립
3. 줄거리
3.1. 특징
4. 해석
5. 등장인물
5.1. 볼숭 일족
5.2. 니플룽 일족
5.3. 훈족
6. 기타


1. 개요


'''Vǫlsunga saga'''
북유럽 신화에 속하는 이야기로 볼숭 씨족(Vǫlsunga)[1]의 시조의 탄생부터 볼숭가의 며느리에 해당되는 구드룬의 인생역정까지를 담은 산문이다. 독일어로는 '''뵐중''' 사가(Völsunga saga)라 읽는다.
원래 북유럽 신화는 천지창조부터 대파멸이 일어나는 라그나로크까지 주로 아스가르드에 사는 신들이 복닥대는 이야기인데, 이 볼숭 사가는 미드가르드, 즉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일종의 '외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이 사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남겼으며 현재에도 창작물이나 서브컬쳐에 많이 인용되고 있다. 바그너의 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바로 이 볼숭 사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니벨룽의 노래에 나오는 이야기를 일부 첨가한 작품.[2] 이 외에도 노르웨이의 문호 헨리크 입센의 희곡 헬겔란드의 바이킹(The Vikings at Helgeland)이 볼숭 사가에 나오는 시구르드브륀힐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며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톨킨도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전설(The Legend of Sigurd and Gudrún)' 이라는 작품을 남겼다.[3][4]
원래 북유럽 신화는 특유의 잔혹함과 폭력성으로 유명한데, 이 볼숭 사가에도 그런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나마 일관된 이야기로 정리하면서 원래의 전승에 있는 충격적인 상황들을 많이 다듬었지만 여전히 오늘날 관점으로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내용들이 난무한다.

2. 성립


이 사가가 문서로 정착된 시기는 대략 13세기 후반으로 보고 있다.[5] 하지만 볼숭 사가의 뼈대를 구성하는 이야기들은 이보다 훨씬 이른 시기인 10세기나 그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운문 에다(古 에다)에 이미 등장하고 있다. 학자들은 5세기경 훈족에 의해 부르군트 왕국이 (일시적으로) 멸망했던 사건이나 6세기 메로빙거 왕조의 유명한 앙숙이었던 브륀힐다(Brunhilda)와 프레데군다(Fredegunda)의 싸움 등의 역사적 사건에서 볼숭 사가를 구성하는 중요한 캐릭터와 이야기들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 전승이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는 북유럽 신화에 편입되었었으며 기독교가 좀더 일찍 보급된 독일 지역에서는 니벨룽의 노래로 이어진다.
운문 에다(옛 에다)를 비롯해 각종 북유럽 신화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래 볼숭 씨족의 이야기는 이들 이야기는 구전을 통해 전해진 것이기 때문에 내용이 다 다르고 서로 모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작가들이 볼숭가에 속한 인물들에 대한 각종 전승을 모조리 수집해서 첨삭과 각색을 통해 일관된 이야기로 구성한 결과물이 바로 볼숭 사가이다. 이 때 스토리상의 개연성을 높이고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원래의 신화에 없던 이야기들이 다수 창작되어 추가되었는데, 덕분에 사료로서의 가치는 희생되었지만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는 매우 높아졌다. 다만 스토리성을 확보하려고 작위적인 설정을 많이 포함시키는 바람에 원래의 전승에 있는 신화적 상상력과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6]
한편 사가에 나오는 헬기아슬라우그는 원래 볼숭가 이야기와는 상관없는 별도의 전승에 속한 인물이었는데 후에 볼숭가 이야기에 편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슬라우그는 이후 실존인물로 추정되는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전설과 연결된다.

3. 줄거리


아들이 없던 부모가 신에게 아들을 점지해주길 바라는, 전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클리셰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레리르는 오랫동안 아내와 사이에 자식이 없자 자신의 할아버지이자 신인 오딘에게 아들을 점지해주길 기도한다. 오딘은 그 기도를 듣고 발키리 중 하나인 흐료드에게 사과 하나를 주어 레리르에게 보냈다.[7] 흐료드는 까마귀로 변신해 사과를 전했고, 레리르의 아내는 이 사과를 먹고 임신해 볼숭을 낳게 된다. 이 볼숭의 탄생은 범상치 않았다. 보통 아기는 10개월이면 태어나지만 어째서인지 볼숭은 몇년이 지나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인 레리르는 볼숭이 태어나는 것만 기다리다가 전투에서 전사했고, 홀로 남은 아내는 애 낳기만 목빠지게 기다리다가 그만 병에 걸렸다. 그녀는 죽어가던 도중 자식만은 꼭 낳아야겠다고 생각해 제왕절개로 볼숭을 낳고 사망한다.(당시 기술력을 보면 제왕절개를 하고 나서 수습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볼숭이 태어나는데만 무려 6년이 걸린 셈.
다행히도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어렵게 태어난 볼숭은 이후 뛰어난 영웅이 돼서 자신의 가문을 일으킨다. 그리고 볼숭의 아내도 비범한데, 바로 전술한 발키리이자 거인의 딸인 흐료드(Hljod). 이 흐료드는 거인족 출신답게 무력이 출중한 여전사로 나중에 볼숭이 시게이르에게 습격받았을때 같이 싸우다 죽는다. 볼숭과 흐료드는 장남 시그문드와 장녀 시그뉘를 낳고 이후 9명의 아들을 더 낳는다. 볼숭의 아들 시그문드는 오딘이 내려준 검 그람(Gram) 두고 시게일 일족과의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볼숭과 흐료드가 결혼한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항목 순으로 읽어보면 된다. 시그문드 - 시구르드 - 브륀힐트 - 구드룬. 이 항목들의 내용을 연결하면 볼숭 사가 전체의 내용이 된다.

3.1. 특징


북유럽의 수많은 전설 속에서도 손꼽히는 영웅 가문인데다가 오딘의 피를 이은 가문인 만큼 고대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왕국의 왕들은 자신들이 볼숭 일족의 후예라 자칭하기도 했다. 필리포스 2세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자신들을 아킬레우스의 후예라 부르던 것과 비슷한 이치. 하지만 어째서인지 볼숭 일족은 영웅 가문으로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가 불행한 최후를 맞는다(...) 내용만 보면 '볼숭가(家)의 수난사'라고 제목을 붙여도 될 정도.
볼숭이 자기 딸 시그뉘를 시게일에게 결혼시킨 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볼숭과 아내 흐료드는 시게일에게 죽고 시그문드를 제외한 모든 아들들도 다 시게일에게 죽었으며 그나마 시그뉘는 (어쩔 수 없었지만)[8] 오빠 시그문드와 근친상간을 해서 아들 신표틀리를 낳았으며 시그문드가 복수를 완료할 때 자신도 시게일을 따라 불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그럼 복수에 성공한 시그문드와 신표틀리가 행복했냐면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시그문드는 시그니가 죽은 후 보르그힐드(Borghild)와 결혼했는데 이 보르그힐드는 신표틀리를 매우 미워해서 신표틀리를 독살해 버렸다. 이 일로 시그문드는 보르그힐드를 추방하고[9] 새 아내 효르디스(Hjordis)를 만나서 잘 사나 싶더니만 이번에는 일전에 효르디스에게 딱지를 맞은 링비(Lingby) 왕이 쳐들어 와서 싸우다가 조상님 버프가 사라져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식 얼굴도 못 보고 죽는다.[10]
그리고 시그문드의 유복자로 태어난 시구르드는 불행의 절정이다. 시구르드브륀힐트 문서 참조.
시구르드는 구드룬과 결혼해서 시그문드와 스반힐드를 낳는데, 이 둘도 불행하게 죽는다. 시구르드의 아들 시그문드(할아버지와 이름이 같다)도 아비 못지 않은 불행한 삶을 살았다. 왜냐하면 고작 '''3살''' 나이에 아빠의 연인이자 원수인 브륀힐트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스반힐드는 유복자로 태어났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나마 시집가서 잘 사나 했지만 자기 남편이 전처에게 낳은 아들과 몰래 사귀다가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이처럼 볼숭가 사람들은 죄다 불행하게 죽었는데, 그나마 시그문드의 세째 부인이자 시구르드의 엄마인 효르디스만 풍파를 면했다.[11]
볼숭 사가에는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통해 볼숭 일가와 인연을 맺은 니플룽(Niflung)가문의 이야기도 자세히 나오는데, 이 가문도 꽤나 험한 고난을 겪게 된다. 그나마 니플룽가의 최연장자인 규키왕과 그림힐드는 불행한 죽음을 겪지 않지만 자식들이 문제.[12] 사실 그림힐드야말로 니플룽가문의 불행의 가장 큰 원인제공자인데, 자신의 마법과 속임수로 당대 최고의 사위(시구르드)와 최고의 며느리(브륀힐트)를 동시에 집안에 들이는 겹경사를 맞았지만 자신의 속임수가 들통나면서 결국 사위와 며느리 모두 잃게 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시구르드가 죽은 후 아내였던 구드룬이 오빠들에게 원한을 품자 그림힐드는 분노를 진정시키는 마법약을 먹인 후 아틀리(Atli)왕과 결혼시키는데, 이 아틀리왕이 시구르드의 보물을 차지하려고 규키왕의 아들들을 몰살해 버린다.
구드룬의 삶은 뵐숭 일족과 니플룽 일족을 통털어 가장 기구하다. 그나마 본인은 죽지는 않지만 사는 내내 풍파와 불행이 연속적으로 닥치는데, 세 번 결혼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남편을 제외한 두 남편과 모든 자식들이 하나같이 처참하게 죽는다. 심지어 자신이 혈육을 죽이는 경우도 있는데,[13] 이럴거면 차라리 일찍 죽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14] 게다가 전승에 따르면 그녀는 시구르드를 기구하게 만든 악녀로 묘사된다.
북유럽의 바이킹들은 싸우다가 죽는 것을 가장 명예롭게 생각했는데, 이 기준으로 볼숭 가에서 가장 명예롭게 남은 자를 꼽아보면 볼숭과 시그문드 정도. 한편 헬기아슬라우그는 원래 별도의 전승으로 내려오다가 후대에 볼숭 가문에 포함된 인물들이기 때문에 다른 뵐숭가의 인물들에 비해 좀 따로 노는 느낌이 들고 가문 차원의 사안에는 잘 언급되지 않는 편이다.
다만 다른 전승에 나온 헬기는 끝이 그리 좋지 않은 반면,[15] 볼숭 사가에서는 시그룬 쟁탈전에서 승리한 후 큰 풍파 없이 지낸다.[16] 아슬라우그도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불행하게 죽지는 않았다. 문제는 아슬라우그의 남편과 자식들이 서로 싸워 결국 자기 자식들이 제 아비를 죽게 만드는 패륜을 저지른다는 것.[17] 자세한 내용은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참조.

4. 해석


사실 전술한 볼숭 사가의 비극적 성격은 다른 신화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요소로, 이와 같은 비극성은 신화 특유의 철저한 숙명론에 기반하고 있다. 볼숭 사가에서 볼숭 일족과 시게일 일족이 사투를 벌이게 만든 것도 오딘이었고[18] 마지막에 구드룬이 요낙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세 아들을 모두 죽게 만든 것도 오딘이었다. 이런 신화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은 '''인간이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도 주어진 운명, 즉 신의 뜻은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특히 신화에서 영웅들의 몰락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 아무리 위대하고 뛰어난 업적을 남긴 영웅일지라도 인간인 이상 본인의 힘으로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우리에게 좀더 친숙한 그리스 신화에서도 아가멤논의 아트레우스 일족이나 오이디푸스집안 등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볼숭 사가와 마찬가지로 친족 살해나 근친상간 등의 온갖 패륜으로 가득차 있으며 대부분의 영웅들이 비참하게 파멸하는데, 내용은 전혀 다를지라도 북유럽 신화와 그리스 신화는 숙명론이라는 관점에서 일맥상통하고 있다.
한편으로 볼숭 사가에서는 명검 그람이나 안드바리의 반지(안드바라나우트)가 일종의 맥거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궁극의 보물들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싸움이 벌어지고 서로 죽고 죽이고 하지만 정작 이 보물을 차지한 사람들도 행복해지기는 커녕 다들 비참하게 파멸하고 죽는다. 인간의 지나친 욕망이 스스로를 나락으로 이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다만 신화에서 이와 같은 소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과도하게 욕심 부리지 말라'는 상투적인 교훈을 제시하기 보다는 '어차피 인간은 저런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고 서로 싸우고 죽고 죽이는 존재'라는 또 다른 운명론을 설파하려는 것으로 보면 된다.[19]

5. 등장인물



5.1. 볼숭 일족


  • 시기(Sigi)
오딘의 아들. 오딘이 미드가르드의 훈란드에 내려와서 한동안 다스리다가 얻은 삼형제 중 막내. 아내의 남매들에게 살해당한다.
  • 레리르(Rerir)
시기의 아들. 외삼촌들을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훈란드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어렵게 얻은 아들을 보기도 전에 전장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 볼숭(Vǫlsungr)[20]
레리르가 어렵게 얻은 아들. 프레이의 가호를 얻어 임신 7년 만에 태어났으며 이 기간동안 레리르가 죽었기 때문에 볼숭은 유복자로 태어난다. 볼숭 가의 시조답게 강력한 군주로서 훈란드를 통치했으나 사위 시게일에게 속아 아내와 함께 싸우다 살해당하고 말았다. 대신 아내인 흐료드 덕분에 함께 발할라로 인도받았다.[21]
  • 흐료드(Hljóð)[22]
발키리시절 레리르의 아내의 기도를 듣고 오딘의 명으로 프레이가 준 약을 레리르의 아내에게 전해줬다. 후에 볼숭이 장성하자 그와 결혼하게 되어 시그문드, 시그니를 낳았고 이후 9명의 아들을 더 낳았다. 전직 발키리이자 거인족 출신이었기 때문에 남편 못지 않은 용맹한 무사였으며 남편과 함께 싸우다 죽는다.
  • 시그문드(Sigmundr)[23]
볼숭의 장남. 시그니와 쌍둥이 남매. 자세한 내용은 개별 항목으로.
  • 시그뉘(Signý)
볼숭의 장녀. 시그문드의 쌍둥이 남매이자 첫 번째 아내. 고트의 왕 시게일과 결혼하게 되었는데, 그람을 탐내 볼숭 가를 학살하려는 시게일의 음모를 눈치채고 발로 뛰어 참극을 막으려 했다.[24] 하지만 이미 늦어 가족들은 몰살당하고, 본인은 원수의 자식을 둘이나 낳게 되었는데, 시그니는 두 아들을 시그문드에게 보내 복수의 날에 시그문드를 도울 전사로 키우려 했지만 아이들이 하나같이 약해 금방 죽고 말았고, 시그니는 결국 자기 정체를 숨긴 채 시그문드와 밤을 보내 다른 볼숭 일족인 신표틀리를 낳게 되었다. 후에 복수가 성공하여 시게일이 죽자, 부모의 원수라 해도 자기 남편을 죽였고 친오빠와 근친상간을 벌였기 때문에 죽는 것이 맞다면서 시게일의 곁에서 자살한다.
  • 보르그힐드(Borghildr)[25]
시그문드의 첫 번째 아내. 시그문드와의 사이에서 헬기를 낳았다. 그러나 신표틀리가 결혼문제로 인해 일어난 다툼으로 우발적으로 보르힐드의 동생을 죽이게 되자 분노하여 신표틀리를 독살하고 만다. 이로 인해 시그문드의 명으로 훈란드에서 추방되었고 얼마 가지 않아 죽었다.
  • 효르디스(Hjǫrdís)[26]
시그문드의 두 번째 아내. 에일리미 왕의 공주로 경국의 미녀로서 명성이 자자했다. 후에 링비와 시그문드의 혼인 경쟁에서 승리한 시그문드와 결혼하게 되고, 그의 아들을 임신한다. 그러나 남편 시그문드와 아버지는 링비와의 전쟁에서 전사하고, 시그문드는 그람의 파편을 효르디스에게 맡겨 아들에게 물려주라 유언을 남긴다. 이후 그 전장을 방문한 덴마크의 왕자 알프의 보호를 받아 그의 왕국에 몸을 의탁하게 되고, 거기서 아들 시구르드가 태어난다. 그가 장성한 후에 고이 보관하고 있던 보검 그람을 시구르드에게 물려준다. 그나마 볼숭가와 인연이 있는 사람 중에는 비교적 무난한 삶을 살았다.
  • 신표틀리(Sinfjǫtli)[27]
시그문드와 시그니가 근친상간을 통해 얻은 아들. 순혈 볼숭 일족의 전사로 시그니가 복수를 위해 낳은 자식이었으며 시그문드와 함께 시게일과 그 일족을 전부 죽임으로서 태어난 목적을 달성한다. 이후 왕자가 되어 편히 사는가 했지만 한 여자를 두고 계모 보르그힐드의 동생과 노르드 민족의 방식대로 결투를 벌여 계모의 동생을 죽이게 된다. 이에 분노한 보르힐드는 잔치에서 술에 독을 타 신표틀리를 독살하려고 했다. 몇 번의 시도는 이를 눈치챈 시그문드가 빼앗아 대신 마셔버린 덕에[28] 무사할 수 있었지만 보르그힐드의 도발에 체념한 신표틀리는 결국 독배를 마시고 죽게 된다. 사후 오딘의 인도로 발할라로 가지만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그의 존재를 불쾌하게 여긴 프리그로 인해 시그문드는 생애 마지막 전투에서 죽게 된다.
시그문드와 보르그힐드의 아들. 고대의 영웅 헬기가 환생한 인물. 아버지 시그문드를 죽인 훈딩 왕을 죽이고 복수에 성공해서 훈딩 왕을 죽인 헬기(Helgi Hundingsbane)로 알려진다. 헬기 훈딩스바네 노르드 민족에게 인기가 많은 영웅이었기에 각종 사가에서 등장해 독자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으며, 나중에는 억지로 볼숭 가문에도 편입이 된다. 그래서인지 볼숭 사가에서는 헬기의 탄생 이후 볼숭 - 시그문드 - 신표틀리 - 시구르드로 이어지는 일족사에서는 역할이 사실상 없으며, 훈딩 왕도 헬기가 아니라 이복동생 시구르드가 죽이는 것으로 나온다. 다만 아내 시그룬을 얻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만 나와 있다.
헬기의 아내. 전생에 발키리였다가 인간으로 환생했다.
  • 시구르드(Sigurðr)[29]
시그문드와 효르디스의 아들로 북유럽 신화에서 손꼽히는 영웅. 자세한 내용은 개별 항목으로.
  • 아슬라우그(Aslaugr)[30]
시구르드와 브륀힐트의 딸. 헬기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전승으로 전해지다가 나중에 볼숭 사가에 추가된 인물로 보인다. 부모가 사망한 이후 흐륌탈에 있는 헤이미르(Heimer)왕[31]의 궁전에서 자랐다고 전해진다. 후세 각종 전설에 편입되어 다양한 행적을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개별 항목으로

5.2. 니플룽 일족


  • 규키(Gjúki)
부르군트의 왕.[32] 그림힐드의 남편이며 군나르와 구드룬의 부친이다. 배경 역할만 하고 특별한 행적은 별로 없다.
  • 그림힐드(Grímhildr)
규키왕의 부인, 즉 여왕이며 마법에 능통한 마법사이기도 하다.[33] 볼숭가와 니플룽가에서 벌어진 온갖 비극의 원인제공자 역할을 한다. 우선 자신의 딸 구드룬이 시구르드를 사모하자 시구르드에게 몰래 기억을 잃는 약을 먹여서 약혼녀 브륀힐트에 대한 기억을 없앤 후 시구르드와 구드룬을 결혼시킨다. 또 아들 군나르가 시구르드의 약혼녀였던 브륀힐트와 결혼하고 싶어하자 마법으로 기억을 잃은 시구르드를 군나르로 변장시킨 후 불의 장벽을 넘어 브륀힐트를 데려오도록 한다. 이후 구드룬이 시구르드를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히자 역시 약으로 그녀의 분노를 잠재운 후 아틀리와 반강제로 결혼시킨다.
  • 구드룬(Guðrún)[34]
니플룽 일족 가운데 가장 기구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인물이다. 항목 참조.
  • 시그문드(Sigmundr)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아들. 할아버지 시그문드와 동명이인이다. 시구르드가 죽은 후, 장성하여 복수할 것을 두려워한 군나르 형제들에게 함께 어린 나이에 살해당해 화장이 치러졌다. 전승에 따라서는 시구르드에게 애증을 갖고 있던 브륀힐트가 직접 시그문드를 죽이기도 한다.
  • 스반힐드(Svanhildr)[35]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딸. 브륀힐드가 죽기 직전 했던 예언대로 모든 인간들 중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했지만 후에 조상의 원수인 고트 일족의 요문렉(Jomunrek)왕과 결혼하게 되는데, 요문렉 왕의 아들과 간통했다는 혐의로 말발굽에 밟혀 처형당한다.
  • 군나르(Gunnarr)
구드룬의 오빠이며 시구르드의 매형이다. 시구르드의 약혼녀였던 브륀힐트를 사모했으며 시구르드가 약을 먹고 브륀힐트에 대한 기억을 잃자 그의 도움으로 브륀힐트와 결혼한다. 이후 사기결혼을 당한 것을 알게 된 브륀힐트가 군나르에게 시구르드를 모함하자 질투심에 사로잡혀서 동생 구토름에게 시구르드를 죽이도록 하며[36] 이후 시구르드가 갖고 있던 보물을 가로챈다. 이후 구드룬이 아틀리왕과 재혼한 후 시구르드의 보물에 대해 이야기하자 이를 탐낸 아틀리가 군나르와 그 형제들을 초청한 후 모두 살해한다.
  • 호그니(Högni), 구토름(Guþormr)
군나르의 두 남동생이자 구드룬의 작은 오빠들. 브륀힐트와 군나르가 시구르드를 죽이려고 할 때 구토름이 청부업자 역할을 맡는데, 시구르드를 죽이는 과정에서 자신도 죽는다. 호그니는 전술한 이유로 구드룬의 둘째 남편 아틀리에게 죽는다.
  • 요낙(Jonak)
요낙 왕국의 왕으로 자살하려는 구드룬을 구한후 그녀와 결혼해서 세 아들을 낳는다.
  • 요문렉(Jomunrek)
고트족의 왕으로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딸 스반힐드의 미모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와 그녀와 결혼한다. 하지만 스반힐드가 자신의 아들 란드베르(Randver)[37]와 사귀는 것을 알게 되자 자기 아들을 죽이고 스반힐드도 말발굽으로 짓밟아 죽인다. 화가 난 구드룬은 요낙왕과의 사이에 낳은 세 아들을 보내 요문렉왕을 살해한다. 이 요문렉왕은 실존인물이었던 고트족의 지도자 에르나마릭(Ermanarik, 미상 ~ 376)을 모델로 한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38].

5.3. 훈족


  • 부들리(Budli)
브륀힐트와 아틀리의 아버지. 블레다와 동일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 벡킬드(Bekkhild)
  • 브륀힐드(Brynhildr)[39]
발키리였으며 시구르드와 약혼했지만 본의 아니게 군나르의 아내가 된다. 자세한 내용은 개별 항목 참조.
  • 아틀리(Atli)
브륀힐트의 오빠이며 훈족의 왕으로 구드룬의 둘째 남편이 된다. 시구르드의 보물이 탐난 아틀리는 구드룬의 오빠들이자 규키왕(& 그림힐드)의 아들들을 모조리 살해해 버리고, 이에 화가 난 구드룬은 아틀리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을 살해해서[40] 그 인육을 아틀리에게 몰래 먹인 후 호그니의 아들 니플룽(Niflung)을 시켜 아틀리를 살해한다. 전승에 따라서는 헬케(Helche)/에르카(Erka)/헤르캬(Herkja)라는 전 부인 혹은 정부가 나오기도 한다.
  • 헤이미르(Heimir)
흘륌다리르(Hlymdalir)의 왕이며, 브륀힐트의 외삼촌이고 브륀힐트의 자매 베킬드(Bekkhildr)의 남편이다. 또한 브륀힐트의 딸인 아슬라우그의 수양아버지이기도 하다. 한편 그 자체로 영웅이기도 하며 비티게(Witige)[41]와 함께 동고트의 테오도릭을 배신하고 그의 삼촌인 서고트의 요문렉을 지원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이 기록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훈족과 싸운 영웅이라고.

6. 기타


한국에선 볼숭 사가의 내용 전체를 다룬 작품이 굉장히 적은 편으로 대부분이 시구르드의 이야기부터 구드룬의 복수까지만을 다루는 편이다. 볼숭 사가만을 다루기 보다는 북유럽 신화 전체를 다루며 마지막에 끼워넣는 식으로 다루는 편이 많기 때문이다.

[1] 즉 "볼숭가 사가"의 정확한 번역은 "볼숭 씨족의 사가"다.[2] 대부분의 내용을 볼숭 사가에서 차용했고 니벨룽의 노래에서 차용된 내용은 주로 제 4부(신들의 황혼)에 집중되어 있다. 니벨룽의 반지의 2부(발퀴레)는 지크문트, 즉 시그문드가 시게일의 음모에서 홀로 살아남아 헤매는 부분부터 시작된다.[3] 톨킨은 영문학자일뿐만 아니라 북유럽 신화 매니아로 이 방면 연구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애초에 그가 남긴 작품 거의 모두가 북유럽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 반지도 볼숭 사가에 나오는 안드바라나우트(Andvaranaut), 즉 안드바리의 반지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4] 참고로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전설은 소설이 아니라 서사시인데, 톨킨은 이 작품의 서문에 이 전설과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사실상 논문)를 작성해 놓았다. 영어가 된다면 읽어볼만한 작품이다.[5] 참고로 현존하는 볼숭 사가의 최고본(最古本)은 1400년경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필사본이다.[6] 예를 들어 브륀힐트가 시구르드와 약혼했다가 군나르와 결혼하는 대목을 들 수 있다. 브륀힐트는 시구르드와 약혼한 후 불의 장벽에서 나와서 헤이미르 왕성에서 지내는데, 군나르의 청혼을 받은 후 이를 받아들이기 싫어서 나랑 결혼하고 싶으면 불의 장벽을 넘어오라는 조건을 걸고 다시 불의 장벽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되어 있다.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정황상 많이 억지스럽다.[7] 헌데 이 직전에 프레이가(프레이가 왜 나오냐면 프레이는 출산과 관련된 신이기 때문이다.) 오딘에게 운명은 노른의 손에 달렸다는 말을 하여 복선을 날린다는 전승도 있다.[8] 시게일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뺴돌려 시그문드에게 맡겼는데 무력테스트를 받다가 다 죽어버렸다. 안습[9] 보르그힐드는 추방당한 뒤 곧 죽었다. 다만 자신이 낳은 헬기(Helgi)는 성장해서 영웅이 된다.[10] 정황상 시그뉘의 근친상간 건으로 프리그와 오딘이 힘을 주지 않은 듯. 혹은 사실 오딘이 시그문드에게 승리를 주려다가 프리그가 후손들에게만 승리를 주는건 불공정하다고 조언하여 그렇게 되었다는 말도 있다.[11] 정확하게는 시그문드가 죽은 후 덴마크 왕과 재혼을 했는데 그 이후 별 이야기가 없다. 말 그대로 무소식이 희소식.[12] 사실 규키왕은 배경으로만 나올 뿐 사가 내에서 역할이 전무하다.[13] 전승에 따라선 두 번째 남편인 아틀리를 살해하는 파트에서 '''자신의 자식들을 죽인다.'''[14] 다른 전승에서는 구드룬이 일찍 죽는 경우도 있다. 물론 매우 불행하게(...)[15] 대신 죽은 후에 계속 환생한다. 자기 아내 시그룬과 함께.[16] 애초에 헬기에 대한 내용이 매우 간략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행복하게 살았는지 여부는 알기 어려운데, 여튼 죽었다는 서술은 나와 있지 않다.[17] 아들들이 의도한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내전을 일으킨 탓에 아버지가 왕권을 회복하기 위해 무리한 원정을 나갔다가 죽은 것이니까. 형제들도 이후 아버지의 원수를 톡톡하게 갚았다.[18] 오딘이 시게일과 시그니의 결혼식에 와서 명검 그람을 나무에 꽂아 놓고 뽑은 사람이 임자라고 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19] 실제로 시구르드 같은 경우는 자신이 파프니르를 처치하고 얻은 보물들보다는 브륀힐트를 더욱 소중하게 여겼다. 반면 그림힐드, 군나르 같은 이들은 (다른 이유도 물론 있지만) 시구르드가 차지했던 보물을 노리고 구드룬을 이용해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들도 역시 보물을 노린 아틀리에게 죽는건 덤 [20] 독일어는 뵐중(Wölsung)[21] 배신당해 죽은건 손자인 시구르드와 동일하지만 볼숭은 그래도 싸우다 죽기라도 했기에 발할라로 갈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시구르드의 경우는 전승에 따라서는 죽어가면서도 암살범인 구토름을 죽이지만 어쨌든 암살당한거라 북유럽 신화의 관점에서는 싸우다 죽은 것보단 격이 낮다.[22] 다른 이름은 리오트(Liod)[23] 독일어는 지크문트[24] 이 장면을 그린 삽화가 존재한다.[25] 독일어는 보르길트[26] 독일어는 히외르디스(Hjördis)[27] 독일어는 진표틀리(Sinfiötli)[28] 시그문드는 오딘 신의 가호를 받아 독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29] 독일어는 지크프리트.[30] 독일어는 아슬라우그(Aslaug)[31] 헤이미르왕은 브륀힐트의 형부이다. 브륀힐트의 누나 벡킬드(Bekkhild)가 헤이미르왕과 결혼했기 때문이다.[32] 사서에는 정확하게 그가 다스리는 왕국의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5세기 부르군트 국왕이었으므로 같은 나라로 추정한다.[33]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인지 마법사보다 마녀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34] 독일어는 구드룬(Gudrun)[35] 독일어는 스반힐트(Swanhild)[36] 보통 다른 전승에서는 다른 형제인 회그니가 살인청부를 맡는데 볼숭 사가에서는 구토름이 나선다.[37] 7세기경의 덴마크 국왕도 아 이름을 쓰는데 동일인인지는 불명.[38] 밑에서도 언급되겠지만 브륀힐트를 위탁해 기른 헤이미르가 이 요문렉을 도왔다고 기술되어 있다.[39] 독일어는 브륀힐트(Brünhild)[40] 아들이 한 명이 아니라 둘이라는 전승도 있다. 물론 아들이 둘인 경우 둘 다 죽인다.[41] 536년 ~ 540년 사이의 동고트 국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