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륀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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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과 브륀힐드를 그린 일러스트. 오딘이 처벌을 결정하자 브륀힐드가 애원하고 있다.
'''고대 노르드어: 브륀힐드(Brynhildr)/독일어: 브륀힐트(Brünhild)'''
1. 개요
2. 북유럽 신화의 브륀힐트
2.1. 오딘의 벌
2.2. 불행의 시작
2.3. 최후
2.4. 에다의 브륀힐트
3. 니벨룽의 노래에서 브륀힐트
4. 니벨룽의 반지의 브륀힐데
5. 인명
5.1. 실존인물
5.2. 가상인물
6.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전함
7. 오우거 배틀 사가에 등장하는 검


1. 개요


북유럽 신화볼숭 사가에 등장하는 발키리이며 니벨룽의 노래에선 아이슬란드의 여왕으로 등장한다. 이름의 뜻은 전투의 사슬갑옷/신의 갑주. 볼숭 사가에서는 시구르드의 연인이었다가 군나르와 결혼하며 니벨룽의 노래에서는 군터왕과 결혼한다.[1]
많은 학자들은 브륀힐트의 캐릭터가 메로빙거 왕조의 희대의 악녀 브륀힐다(Brunhilda of Austrasia, 543–613)에서 기원했거나 최소한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이름이 사실상 똑같고, 브륀힐다가 프레데군다(Fredegunda, ?~597)와 싸움을 벌이고 많은 왕과 왕족을 죽게 만든 역사적인 행적에서 브륀힐트가 구드룬과 갈등을 겪거나 시구르드를 죽게 한 내용 등이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2][3] 그리고 이 브륀힐다에서 유래한 캐릭터가 후에 북유럽신화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발키리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브륀힐트가 시구르드(와 그 아들)를 죽인 후 불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부분은 브륀힐트 전설 내용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에 형성됐으며, 시그니나 구드룬이 불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내용에서 암시를 얻어 편입되었다고 주장한다.[4]
읽어보면 알겠지만 북유럽 신화에서 중에서도 임팩트가 굉장히 강한 캐릭터이며 모든 발키리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덕분에 중세 시절부터 인기가 높아서 여러 작품에 그대로 또는 응용된 버전으로 등장했으며 이 인기는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참고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에 브륀힐트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인 브륀힐데가 나오는데, 스토리와 음악을 잘 살펴보면 바그너 역시 브륀힐트에게 빠져 있었다는게 여실히 드러난다.[5]

2. 북유럽 신화의 브륀힐트


브륀힐트에 대한 전승은 굉장히 많으며 전승마다 이야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정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여기서는 가장 다채롭고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는 볼숭 사가를 바탕으로 했으며 필요할 경우 다른 전승을 추가했다.

2.1. 오딘의 벌


브륀힐트는 부들리(Budli)의 딸이자 아틀리(Atli)의 동생이다.[6] 그녀는 자신의 누나 벡킬드(Bekkhild)와 결혼한 헤이미르(Heimir)왕의 궁전에서 자랐으며 무력이 출중해서 방패여전사[7]로 길러진다. 성장한 후 오딘에 의해 발키리로 발탁된다.
브륀힐트는 어느 날 오딘으로부터 히얄름군나르(Hjalmgunnar)와 아그나르(Agnarr)라는 두 왕이 싸우고 있으니 알아서 한쪽을 도와주고 빨리 전쟁을 끝내라는 명령을 받는다.[8] 그런데 알아서 선택하라고는 했지만 오딘은 내심 히얄름군나르의 승리를 바랬는데, 브륀힐트는 오딘의 의중을 알면서도 이를 거역하고 아그나르를 도와주었고 결국 아그나르가 승리한다. 브륀힐트가 굳이 아그나르를 도운 이유는 소시적에 아그나르가 그녀의 마법 셔츠(갑옷 밑에 받쳐 입는 옷)를 빼앗은 후 이 셔츠를 돌려받으려면 나에게 충성해야 된다고 요구한 적이 있었는데 브륀힐트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화가 난 오딘은 브륀힐트에게 무기한 잠드는 벌을 내리면서 그녀가 깨어나는 순간 인간이 되며 자신을 깨운 남자와 결혼해야 된다는 단서를 붙인다. 브륀힐트는 이런 조치에 대해 자신은 이미 벌 받을 것을 각오하고 있으며, 다만 두려움을 모르는 최고의 전사가 자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오딘은 요청을 받아들여 힌다르피알(Hindarfjall) 산 꼭대기에 그녀을 잠들게 하고 주변에 꺼지지 않는 불의 장벽으로 둘러싼다. 그녀를 깨우려면 불의 장벽을 돌파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의 접근은 불가능했다.
시구르드 항목에 있는 것처럼 시구르드는 용 파프닐을 죽이고 용의 피를 맛본 순간 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시구르드는 새들로부터 힌다르피알 산에 최고의 미인이 잠들어 있으며 그녀를 깨우려면 불의 장벽을 돌파한 후 갑옷을 벗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또 다른 새는 이대로는 시구르드가 규키왕의 딸 구드룬과 결혼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시구르드는 힌다르피알 산의 정상으로 올라가 불의 벽을 돌파한 후, 혹은 뛰어넘은 후 브륀힐트가 잠들어 있는 곳으로 들어와서 새들이 말한 대로 브륀힐트가 입고 있는 체인메일을 벗기자 브륀힐트가 깨어난다. 깨어난 브륀힐트는 시구르드에게 자신을 소개한 뒤 마법의 맥주를 담은 잔을 건내며 각종 룬 마법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들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늘 그렇듯 두 남녀는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를 약속한다.[9][10] 시구르드와 브륀힐트는 이후 브륀힐트의 형부 헤이미르 왕의 왕성에서 지내면서 결혼의 맹세를 다시 확인한다.[11]
이후 시구르드는 헤이미르왕성을 잠시 떠나 부르군트의 궁전에 도착하여 규키왕의 아들인 군나르 및 호그니와 의형제가 된다. 또 규키왕의 딸 구드룬의 구애를 받지만 이미 약혼자가 있다면서 거절한다. 이에 구드룬의 어머니이자 마녀인 그림힐트는 기억상실에 걸리는 마법약을 시구르드의 물잔에 몰래 타고, 이를 마신 시구르드는 브륀힐트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고 구드룬과 결혼한다.

2.2. 불행의 시작


군나르는 시구르드가 기억을 잃기 전 브륀힐트를 칭찬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계략에 빠져 기억을 잃은 시구르드가 자기 동생과 결혼하자 브륀힐트를 아내로 삼고 싶었다. 볼숭 사가에 의하면 군나르의 모친인 그림힐드는 헤이미르 왕성에 있는 브륀힐트의 가족들에게 군나르와 브륀힐트의 결혼을 주선하고 허락을 받는다. 문제는 브륀힐트가 힌다르피알 산에 있는 불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만 자신과 결혼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는 것.[12] 군나르는 시구르드만큼 용맹하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서는 불의 벽을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군나르는 일단 힌다르피알 산 정상에 갔지만 엄청난 불의 장벽을 보고 포기한 채 그대로 돌아왔고, 두 번째는 말을 타고 산 정상에 갔으나 넘을 엄두를 못내고 다시 돌아왔고, 세 번째는 시구르드의 명마 그라니를 빌려 타고 갔으나 용기와 기술 모두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역시 실패한다.
이에 군나르는 시구르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림힐트의 마법을 통해 군나르로 변장한 시구르드는 가볍게 불의 벽을 뛰어 넘어 브륀힐트에게 (대신) 구혼한다. 브륀힐트는 시구르드 말고도 이 장벽을 넘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으며 결국 군나르(변장한 시구르드)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함께 부르군트로 온다.[13] 돌아오기 전 두 사람이 하룻밤을 보냈다는 전승이 있는데, 볼숭 사가는 이 대목에서 브륀힐트와 변장한 시구르드가 결혼한 후 동침을 했지만 그녀의 처녀성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칼을 가운데에 두고 3일간 동침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부르군트에서 군나르와 결혼한 브륀힐트는 자신과 약혼했던 시구르드가 그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데다 시구르드보다 능력이 훨씬 못한 군나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과의 동침을 거절하기에 이른다. 브륀힐트는 밤마다 달려드는 군나르를 힘으로 쫓아내는데, 견디다 못한 군나르는 시구르드에게 다시 해결을 부탁한다. 이에 시구르드는 다시 군나르로 변장하고 그녀를 제압한다. 여기서 시구르드가 그냥 그녀를 취한다는 전승도 있고 변장한 시구르드가 그녀를 제압한 상황에서 군나르가 관계를 맺는 전승도 있다.

2.3. 최후


전승에서 딱히 언급은 없지만 일단 브륀힐트는 첫날밤을 (강제로) 치른 후부터는 공식적인 남편 군나르에게 충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브륀힐트는 자기 약혼자를 뺏어간 구드룬과는 당연히 사이가 좋지 않았다. 어느 날 두 사람이 강에서 함께 목욕하다가 큰 싸움이 벌어지는데, 브륀힐트는 구드룬에게 당신의 남편이 내 남편보다 아랫사람이니 나와 같은 물에서 목욕하면 안된다고 주장한 반면, 구드룬은 시구르드가 군나르의 신하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화가 폭발한 구드룬은 시구르드가 기억을 잃게 된 경위와 시구르드가 군나르로 변장해서 불의 장벽을 넘어 그녀에게 구혼한 경위, 그리고 시구르드가 군나르와의 첫날밤을 도운 것까지 모조리 폭로해 버린다. 브륀힐트가 멘붕에 빠진 것은 당연지사.
비로소 기억을 되찾은 시구르드는 브륀힐트를 달래지만 브륀힐트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구르드는 자신과 브륀힐트 모두 속아서 결혼한 셈이니 둘이서 함께 떠나자고 했지만 브륀힐트는 이를 거절한다.[14]
분노를 참지 못한 브륀힐트는 군나르에게 시구르드가 자신을 힌다르피알산에서 데려올 때 자신의 처녀성을 범했는데 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를 부추겼고, 이에 배신감에 사로잡힌 군나르는 동생 호그니와 시구르드를 죽일 것을 모의하는데, 군나르와 호그니는 시구르드와 의형제의 맹약을 맺었기 때문에 그를 죽일 수가 없었다.[15] 결국 맹세를 하지 않은 또 다른 동생 구토름에게 마법을 걸어(또는 마법약을 먹여) 시구르드를 죽이도록 했고, 구토름은 자고 있는 시구르드를 찔러 살해한다. 그런데 죽기 직전 시구르드가 구토름에게 일격을 가해서 구토름을 죽인다.[16] 시구르드가 죽자 브륀힐트는 시구르드와 구드룬 사이에 태어난 어린 아들 시그문드도 살해한다.[17]
이처럼 브륀힐트는 복수에 성공했지만 시구르드에 대해 애증을 가지고 있었는지 화장으로 시구르드와 시그문드, 구토름의 합동 장례식이 치러질 때 자신도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시구르드와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18]
어떤 전승에서는 시구르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자신이 시구르드를 증오하면서 동시에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고 그 자리에서 미친 듯이 웃었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피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이후 시구르드가 가진 안드바리의 황금을 노린 군나르에게 과거 안드바리가 그랬던 것처럼 저주를 걸면서 시구르드에 비하면 너는 형편 없는 남자라고 까내리고, 칼로 자살했으며 사후 시구르드와 함께 같이 화장된다.[19]
죽기 직전 브륀힐트는 군나르에게 앞으로 규키 왕의 자손들에게 닥칠 일들을 예언하는데 이게 사실상 스포일러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정확하다.
그러면서 "당신의 여동생(구드룬)은 오늘이라도 당장 시구르드를 따라 같이 화장되는게 차라리 본인에겐 나을 것이다." 라고 하는데, 얼핏 들으면 연적을 향한 독설 같지만 앞으로 구드룬에게 닥칠 비극들을 보면 오히려 그녀를 염려한 쪽에 더 가까워 보인다.
시구르드와 브륀힐트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게 아쉬웠는지 두 사람이 사후에 다시 만난다는 후속 이야기가 꽤 많이 있다. 그런데 이 후속 이야기에서도 두 사람은 고생을 하는데, 시구르드와 브륀힐트는 정작 저승에서도 발할라에 가지 못하고 함께 (Hel)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유는 시구르드가 싸우다가 죽은게 아니라 불명예스럽게 암살을 당했기 때문. 그래도 북유럽 신화의 헬하임은 죄인들이 벌 받는 용도인 기독교의 지옥과는 다르게, 단순히 전사하지 못한 이들이 가는 내세일 뿐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고 에다의 브륀힐드의 저승길(Helreið Brynhildar)에서는 브륀힐트가 헬로 가는 도중 어떤 거인 여성을 만났는데 그 거인 여성이 브륀힐트보고 "너는 영웅들을 죽게 하고 남의 남자를 취하려 했으며 너로 인해 니플룽 일족은 망할 것" 이라고 비난한다.[20] 브륀힐트는 이에 니플룽 일족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저승에서 자신과 시구르드는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이야기에서 시구르드는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어쩄든 죽음으로서 시구르드와 함께 할 수는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사람의 비극적인 최후에 대해 오딘(오딘은 죽음의 신이기도 했다)이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 했던 연인을 죽음으로서 다시 이어준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 해석이 그럴듯 한게 일단 오딘 스스로 브륀힐트를 잠재우면서 처음 만난 남자와 결혼해야 된다는 벌을 내렸고, 또 노른이 정한 운명은 설령 오딘이라 할지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에[21] 오딘 입장에서는 차라리 둘을 저승에서 이어주는게 차선이었을 수도 있다.

2.4. 에다의 브륀힐트


스노리 스투를루손(Snorri Sturluson)의 산문에다에 나오는 브륀힐트 이야기는 볼숭 사가와 많이 다른데, 차이점 위주로 간단히 이야기한다. 산문 에다에 있는 전승은 볼숭 사가보다 좀더 원형에 가깝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용이 단촐하고 개연성도 약한 편이다.
용을 죽인 시구르드가 어떤 산에 미녀가 잠들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힌다르피알 산에 찾아가서 잠들어 있는 브륀힐트의 갑옷을 벗겨서 그녀를 깨우는데, 브륀힐트가 자신을 발키리라고 소개하자 여전사 스타일은 별로였는지 그대로 떠난다. 나중에 시구르드가 부르군트에 가서 구드룬과 결혼하려고 하는데, 구드룬의 오빠 군나르가 시구르드로부터 브륀힐트의 이야기를 듣고 브륀힐트의 오빠 아틀리에게 찾아가서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틀리는 브륀힐트가 현재 힌다르피알 산의 정상에 불의 장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지내고 있으며, 그 장벽을 통과하는 사람과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해준다.
군나르는 이 장벽을 뛰어넘을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시구르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시구르드는 군나르로 변장하고 장벽을 뛰어넘어 브륀힐드에게 대신 청혼하면서 서로 반지를 교환한다. 그리고 브륀힐트와 시구르드는 하룻밤을 지내는데, 신부의 순결을 지켜줬다는 보증을 하기 위해 칼을 가운데 두고 동침한다. 이후 시구르드는 브륀힐트와 함께 기우키 왕국으로 돌아온 후 진짜 군나르에게 브륀힐트를 넘겨준다.
어느날 구드룬과 브륀힐트가 누구 남편이 더 훌륭하냐를 두고 싸움을 벌이는데, 구드룬이 자기 남편(시구르드)가 용을 죽인 영웅이라고 하자 브륀힐트는 자기 남편(군나르)은 불의 장벽을 뛰어넘은 유일한 사람이라고 맞선다. 화가 난 구드룬이 실제로 불의 장벽을 넘은건 변장한 자신의 남편 시구르드였다고 폭로하면서 그 증거로 브륀힐드가 당시 변장한 시구르드에게 준 반지를 보여준다.
속은 것을 알아차린 브륀힐트는 복수심에 사로잡혀서 군나르에게 일전에 시구르드가 자신의 처녀성을 범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에 화가 난 군나르가 시구르드를 죽이는데, 시구르드가 죽은 후 브륀힐트도 자살하면서 시구르드를 화장할 때 자신도 함께 화장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3. 니벨룽의 노래에서 브륀힐트


위의 전설에서 모티브를 딴 기사도 문학 서사시 니벨룽의 노래에서는 발키리가 아니라 아이슬란드의 강한 전사 여왕으로 등장하며 전술한 북유럽 신화나 볼숭 사가와 달리 초반 에피소드는 없어졌다.[22]
지크프리트(시구르드에 해당)는 크림힐트(구드룬에 해당[23])와의 결혼을 위해 군터 왕이 브륀힐트에게 청혼하는 것을 돕기로 약속한다.
브륀힐트는 여성이지만 엄청난 힘을 지닌 무적의 전사였다. 그녀는 자신과 결혼할 남자는 힘으로 자신과 겨루어 이길 수 있는 최강의 전사이어야 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구혼자는 자신과 힘을 겨루어 이겨야 했다. 그녀는 창 던지기, 바위 던지기, 멀리 뛰기 세가지 힘겨루기를 제안했으며 세가지 중 하나라도 자신을 이기지 못할 경우에는 구혼자를 죽인다는 무시무시한 조건도 걸었다. 지크프리트는 몰래 용으로부터 챙긴 보물 중 하나인 마법의 망토를 두르고[24] 군터 왕을 도와준 덕분에 군터 왕은 브륀힐트에게 승리를 거둔다.
브륀힐트는 약속대로 부르군트 왕국으로 와서 군터왕의 왕비가 되고, 지크프리트는 크림힐트와 결혼한다. 그러나 힘대결을 할 때와 달리 군터가 약골이라는 것을 알게 된 브륀힐트는 군터와 동침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를 꽁꽁 묶어 천장에 매달아 버린다. 자존심이 상한 군터는 다시 지크프리트에게 도움을 청하고, 결국 지크프리트가 투명 망토를 쓰고 강제로 브륀힐트를 제압한 후 군터와 브륀힐트가 관계를 맺게 한다.[25]
지크프리트는 브륀힐트를 제압한 후 브륀힐트의 허리띠와 반지를 빼앗는데, 이 허리띠와 반지는 자신의 처녀성을 상징하는 물건이자 힘의 원천이었기 때문에 이걸 빼앗기자 브륀힐트는 괴력을 잃고 평범한 여성이 되며, 이제부터는 군터를 남편으로 인정하고 섬기겠다고 한다. 지크프리트는 브륀힐트의 허리띠와 반지를 크림힐트에게 선물로 줬는데 이 때문에 나중에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여튼 이후에 브륀힐트는 실제로 군터를 잘 섬기면서 아들 지크프리트 2세를 낳고, 지크프리트와 크림힐트는 아들 지그문트와 딸 스반힐트를 낳는다.
약 몇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부르군트 왕성에서 열린 축제에 지크프리트 부부가 초청된다. 이 때 브륀힐트와 크림힐트는 의전 문제로 말다툼을 한다. 군터 일행이 브륀힐트를 데려올 때 지크프리트가 자신이 군터의 봉신이라고 속였는데[26], 브륀힐트가 보기에 지크프리트는 전혀 봉신처럼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림힐트에게 그가 무엄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크림힐트는 자신의 남편과 오빠가 일전에 주군과 신하관계로 위장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브륀힐트가 엄연히 크산텐의 왕과 왕비인 자신들을 하대하는 것을 몹시 불쾌하게 여겼다. 두 여인간의 싸움이 격해지자 결국 크림힐트는 브륀힐트에게 찌질이에 불과한 군터왕이 내 남편의 도움을 받아 당신와 결혼했다고 폭로했으며, 남편이 준 브륀힐트의 허리띠와 반지를 증거로 보여주면서 동침할때 당신을 제압한 것도 처녀성을 뺏은 것도 내 남편이었으니 결국 당신은 그의 정부(情婦)일 뿐이라고 조롱한다.
지크프리트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브륀힐트는 분노를 넘어 아예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는 군터왕의 충성스러운 용사 하겐(전설상의 호그니에 해당)을 부추겨 하겐의 손으로 지크프리트를 살해하도록 한다. 문제는 지크프리트가 예전에 용을 죽이고 그 피를 뒤집어 쓰면서 그의 몸에는 날붙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다만 등에 나뭇잎이 붙는 바람에 피가 묻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하겐은 크림힐트에게 지크프리트가 곧 전투에 나갈 것이고 자신이 지크프리트의 약점을 목숨을 걸고 보호해 줄테니 옷에 약점부위를 표시해 달라고 했으며, 이에 크림힐트는 지크프리트의 옷에 실로 약점부위를 표시해 놓는다. 하겐은 사냥터로 지크프리트를 유인한 후 물을 마시고 있는 지크프리트의 약점 부위를 창으로 찔러서 살해한다.
이 부분은 다른 버전도 있는데, 평소부터 지크프리트의 높은 무력과 명성이 자신의 주군 군터왕에게 부담이 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 하겐이 먼저 군터왕과 브륀힐트에게 지크프리트를 죽이자고 제안하고 무언의 승낙을 받아서 거사를 한다는 것.
브륀힐트는 지크프리트가 죽은 이후로는 등장하지 않는다. 지크프리트 사후에도 남편 군터왕은 계속 나오지만 브륀힐트는 모국 아이슬란드로 돌아갔다는 말도 없이 그냥 없어져서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전설의 초반 에피소드가 없어진 탓에 전설상으로 전해지는 브륀힐트의 마지막이 니벨룽의 노래와는 어울리지 않는데, 이 때문에 이 캐릭터의 처리 방법을 고민하다가 실수로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니벨룽의 노래라는 작품 자체가 이것저것 설정 구멍이 많은 편인데 브륀힐트의 행방도 그러한 요소 중 하나이다.[27]
중세에 만들어진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히로인과 악녀를 넘나드는 입체적인 캐릭터성 때문에 많은 작가들에게 사랑을 받은 캐릭터이며, 원 전설에서의 히로인과 악녀의 포지션이 그 설을 바탕으로 쓰여진 중세 서사시에서 역전되는 게 신기한데, 아마도 중세에 발키리가 마녀로 통하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 싶다.

4. 니벨룽의 반지의 브륀힐데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의 반지에 등장하는 브륀힐데는 북유럽 신화의 브륀힐트에서 모티브를 딴 캐릭터이다. 시구르드와 지크프리트는 발음이 달라서 혼동하는 일이 적지만 브륀힐트와 브륀힐데는 이름이 비슷해서 혼동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분명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엄연히 다른 캐릭터이니 혼동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28]
브륀힐데의 직업도 브륀힐트와 마찬가지로 발퀴레(발키리)이지만 북유럽 신화의 브륀힐트는 인간이었던 반면 브륀힐데는 보탄(오딘)의 딸이다. 자세한 내용은 니벨룽의 반지 항목을 참조하기 바라면 여기서는 중요한 부분 위주로 설명한다.
볼숭가문 소속의 지크문트(시그문드에서 파생된 인물)가 산적두목인 훈딩의 친척을 죽였다는 이유로 훈딩과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게 되는데, 결투 전 지그문트는 훈딩의 부인이 지그문트의 잃어버린 쌍둥이 여동생 지클린데였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다. 지클린데는 지그문트에게 보탄이 나무에 박아놓고 간 명검 노퉁(Nothung)을 얻게 해주며, 남매지간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약속한다.
보탄은 지크문트와 훈딩의 대결에서 자신의 자손 지크문트를 지원하려고 하지만, 결혼의 여신이자 보탄의 아내인 프리카는 근친상간을 벌인 지크문트를 지원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결국 보탄은 아내의 등쌀에 훈딩을 지원하기로 마음을 바꾸고 자신의 딸이자 발퀴레인 브륀힐데에게 훈딩을 지원하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지크문트를 불쌍하게 여긴 발퀴레 브륀힐데는 결투 당일 보탄의 뜻을 어기고 지크문트를 방패로 막아서면서 도와주는데, 보탄이 지크문트의 노퉁을 창으로 부러뜨리면서 결국 훈딩이 지그문트를 죽인다.
브륀힐데는 임신한 지클린데를 도망치게 한 후 보탄에게 사로잡히게 되고, 브륀힐데의 배신에 분노한 보탄은 브륀힐데를 인간으로 강등시키고 그녀를 처음 만난 남자와 강제로 결혼을 하도록 벌을 내린다. 벌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브륀힐데는 이왕 결혼을 시키려면 최고의 영웅과 결혼시켜달라고 요청하고, 이를 받아들인 보탄은 브륀힐데를 무기한 잠에 빠지게 한 후 주변에 높은 불의 장벽을 쳐서 용맹한 자만이 이 장벽을 넘을 수 있도록 한다.
이후 지클린데가 낳은 지그문트의 아들 지크프리트가 시구르드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브륀힐데가 잠든 곳에 오는데, 지크프리트는 브륀힐데의 갑옷을 벗긴 후 키스를 해서 그녀를 깨운다. 생전 여자를 처음 본 지크프리트는 바로 브륀힐데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약속하고, 사랑의 징표로 브륀힐데는 자신의 애마 그라네를, 지그프리트는 용 파프너를 죽이고 얻은 반지를 서로 교환한다.
일단 브륀힐데와 헤어져서 기비히왕가(규키왕가에 해당)에 온 지크프리트는 군터왕으로부터 친구 자격을 얻고 군터의 신하 하겐에게 자신이 마법투구인 타른헬름과 파프너의 반지를 갖고 있으며 반지를 브룬힐데에게 주었다고 말해준다. 지그프리트는 자신을 위한 환영만찬에서 군터의 동생 구트루네가 가져온 축하주를 마시는데, 이 축하주에는 여성에 대한 기억을 모두 없애주는 마법약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지그프리트는 브륀힐데에 대한 기억을 싹 잊어버리고 바로 구트루네와 사랑에 빠진다.
지크프리트와 구트루네가 결혼을 약속하고, 이 때 군터왕이 브륀힐데와 결혼하고 싶으니 그녀를 데려와 달라고 요청하자 지크프리트는 기꺼이 데려오겠다고 호기를 부린다. 지그프리트는 타른헬름을 쓰고 군터의 모습으로 변신한 뒤 브륀힐데가 있는 불타는 바위산으로 간 후 이제 당신은 군터의 아내라고 선언한다.[29] 브륀힐데는 당연히 황당해 하면서 이를 거부하지만 반지를 빼앗기자 결국 결혼을 승낙한다. 기비히로 돌아온 후 군터-브륀힐데와 지크프리트-구트루네의 합동 결혼식이 열리는데, 브륀힐데는 얼마전까지 자신과 결혼하겠다던 지크프리트가 다른 여자와 덥썩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인다. 하겐이 브륀힐데에게 접근해서 지크프리트에게 복수를 하자고 꼬드기고, 이에 브륀힐데는 지크프리트가 용의 피를 뒤집어 써서 불사의 몸이 됐지만 등은 피가 묻지 않았기 때문에 공격이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이어 지크프리트는 라인강변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라인강의 세 처녀 를 만나는데, 그녀들은 지크프리트에게 반지를 주지않으면 당신이 죽을테니 반지를 달라고 하지만 지크프리트는 거부한다. 사냥터에서 군터와 하겐을 만난 지크프리트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문득 브륀힐데와 약혼했던 기억까지 복구하는데, 순간 모든 상황이 어그러질 것을 우려한 하겐이 지크프리트의 등을 찔러 죽인다. 하겐과 군터는 지크프리트의 반지를 서로 차지하려다가 하겐이 군터왕을 죽이는 사태까지 벌어지는데, 지크프리트의 손이 벌어지지 않아서 하겐은 결국 반지를 얻지 못한다.
지크프리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브륀힐데는 그가 속임수에 빠져 기억을 잃었을 뿐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지크프리트를 죽게 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책한다. 브륀힐데는 지크프리트를 화장할 때 지크프리트의 반지를 자신이 낀 채로 스스로 불길에 뛰어들어 죽는다. 죽기 전 브륀힐데는 로게(로키)를 불러 자신이 든 횃불을 가져가서 발할라를 불태우라고 명령한다.
불이 꺼질 때쯤 라인강의 세 처녀들이 화장터에서 반지를 찾으러 오는데 하겐이 이를 막으려 하다가 두 처녀에 의해 물 속으로 끌려들어가고 남은 한명이 드디어 반지를 찾아서 챙겨간다.

5. 인명


Brünhild / Brunhild
유럽권의 여자 이름.
유래는 이 위에 나온 발키리 브륀힐트에서 왔다. '무장한 여전사'를 뜻한다.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실제로 쓰는 사람이 있기는 있다(...)

5.1. 실존인물



5.2. 가상인물



6.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전함


브륀힐트(은하영웅전설) 문서 참조.

7. 오우거 배틀 사가에 등장하는 검


게임 전설의 오우거 배틀택틱스 오우거 등, 오우거 배틀 사가에 등장하는 검. 자세한 것은 브륀힐드 문서 참조.

[1]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전설에서는 라그나 로드브록의 아내가 된 아슬라우그(크라카)가 시구르드와 브륀힐트의 딸이라고 되어 있다. 이 아슬라우그는 볼숭 사가에도 등장한다.[2] 여왕이었던 브륀힐다와 프레데군다의 원한관계는 유럽 역사에서도 역대급으로 유명하다. 둘은 똑같이 권력욕의 화신으로 서로를 제거하기 위해 온갖 못된 짓을 해댔는데, 그나마 프레데군다는 일찍 죽어서 불명예는 겪지 않았지만 브륀힐다는 막판까지 권력욕을 버리지 못하다가 결국 거열형으로 처참하게 죽었다. 브륀힐트는 브륀힐다에 비하면 그나마 낭만적으로 각색된 인물로, 나름 의리와 순정도 있는 정말 착한(?) 캐릭터이다. 다만 둘을 완전히 같은 급의 악인으로 놓기엔 브륀힐다 쪽에 조금 더 정당성이 실리기 때문에 이유 없는 각색은 아니다. 브륀힐다에게는 동생 갈스빈타(Galswintha)가 있었는데 후에 프레데군다의 남편이 되는 노이스트리아의 힐페리히 1세에게 시집가게 된다. 하지만 힐페리히 1세의 외도 등으로 인해 부부 사이는 틀어지게 됐고, 힐페리히 1세는 애첩이었던 프레데군다와 손을 잡고 갈스빈타를 살해하게 된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브륀힐다가 복수심에 불타 남편인 아우스트라시아의 지게베르트 1세를 부추겨(부추김 당한게 아니라 원래부터 노이스트리아를 치고 싶어 했었는데, 처제가 살해 당한 김에 복수를 명분으로 삼은거라는 설도 있다.) 전쟁을 발발시켰다. 브륀힐다나 브륀힐트나 동기가 복수라는 점과, 후대에 낭만적으로 해석될 만한 감성(브륀힐다는 가족애, 브륀힐트는 시구르드와의 사랑)이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저런 식으로 각색된 것도 이상하진 않다.[3] 프레데군다는 갈스빈타 이전에도 힐페리히 1세를 꼬드겨 그의 전처인 아우도베라를 내치게 만든 전적도 있었고, 그녀에게 암살을 사주 당한 성자에게 지옥에 떨어지라고 저주 받은 일화도 전해져 내려오는 등, 악당으로서의 이미지는 이쪽이 더 확고하다.[4] 시그니는 시구르드의 아빠인 시그문드의 여동생이다. 자세한 것은 항목 참조. 구드룬의 경우 전승되는 여러 가지 최후 가운데 둘째 남편이었던 아틀리의 왕궁을 불태우면서 함께 뛰어들어 자살하는 버전이 있다.[5] 브륀힐데는 니벨룽의 반지 4부작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중 하나이다. 후술되는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2부의 제목이 브륀힐데를 의미하는 '발퀴레'이며 브륀힐데와 관련된 이야기만 적어도 이 장대한 오페라 전체 스토리의 대강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6] 부들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그리고 아틀리는 나중에 구드룬과 결혼하는 그 아틀리가 맞다. 아틀리가 인간이니까 브륀힐트도 처음에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한편 부들리-아틀리가 각각 훈족의 왕인 블레다-아틸라에 대응한다는 이 있다.[7] 고대 노르드어로 스키얄드메르(skjaldmær)라고 하며 영어로는 shieldmaiden이 된다.[8] 원래 오딘의 아내이자 가정의 신인 프리그는 전쟁을 상당히 싫어하기 때문에 전쟁이 나지면 무조건 남편에게 빨리 한쪽이 이기게 해서 전쟁을 끝내라고 다그친다. 그래서 공처가 오딘은 싫건 좋건 이런 일에 개입하게 된다.[9] 고 에다에서는 여기서 브륀힐트 대신 시그르드리파(Sigrdrifa)라는 캐릭터가 나타나는데 사실상 브륀힐트와 동일인물이다.[10] 그림 형제가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이야기를 수록할때 각주로 단 내용에 의하면 브륀힐트와 시구르드가 만나는 일화가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원전에 해당한다고 한다.[11] 볼숭 사가에서는 이 때 두 사람 사이에서 딸 아슬라우그가 태어났다고 되어 있다. 다만 이 아슬라우그는 원래의 볼숭가와는 상관없는 별개의 인물이었는데 좀더 후대에 볼숭가 이야기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브륀힐트를 다룰 때 이 이야기는 잘 언급되지 않는 편이다. 또한 후술되는 내용에서 브륀힐트의 처녀성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미 딸이 있다면 이 이야기와 모순이 생기는 문제가 생긴다.[12] 이미 자신과 약혼한 시구르드 외에는 이 불의 장벽을 넘을 사람이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굳이 군나르의 청혼을 거절하는 대신 이런 조건을 걸었다.[13] 이 부분이 참 이상한데 이때 브륀힐트는 시구르드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즉, 브륀힐트는 다른 남자가 불의 장벽을 넘어오자 냉큼 시구르드를 버리고 갈아탔다는 얘기가 된다! 북유럽 신화에서 맹세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브륀힐트는 오딘과 장벽을 넘어온 이와 결혼할 것을 맹세하였기 때문에 갈아탔다는것보단 오딘과의 맹세를 지켰어야 됐기 때문이라는 표현이 맞다. 오딘의 맹세는 상관이 없는게 '''이미 시구르드가 먼저 불의 장벽을 넘었고 결혼약속을 했으니''' 군나르에겐 그냥 먼저 돌파한 자가 있다고 말하면 그걸로 끝이다. 오히려 첫번째로 돌파한 자와 맹세를 했음에도 두번째 돌파한 자와 다시 맹세를 한 것이야말로 이중계약, 즉 맹세를 어긴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기억을 잃어버린 시구르드가 다른 여자와 결혼해 브륀힐트가 배신감을 느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브륀힐트가 먼저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14] 시구르드에게는 안습하게도 브륀힐트와의 맹세를 지키려고 하면 군나르와의 맹세를 어기게 되고 군나르와의 맹세를 지키려고 하면 브륀힐트와의 맹세를 어기게 되는, 말 그대로 외통수인 상황. 물론 브륀힐트와의 맹세는 자의로 한 것이지만 군나르와의 맹세는 사실상 사기당해서 한거니까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브륀힐트와의 맹세를 지키는게 그나마 낫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시구르드가 브륀힐트를 달래는 장면은 볼숭 사가에만 나와 있고 다른 전승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15] 북유럽 신화에서는 살인자, 간통자, 맹세를 어긴 자 등은 나스트론드(Natrond)라는 지옥에 떨어져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16] 볼숭 사가를 제외한 많은 전승에서는 호그니가 시구르드를 죽이는데, 구토름과 달리 호그니 본인은 같이 죽지 않는다.[17] 어떤 전승에서는 브륀힐트가 아니라 군나르의 형제 또는 신하들이 시그문드가 성장한 후 자신들에게 복수할 것을 두려워해서 그를 죽였다고 한다. 또는 구토름이 시구르드를 죽이기 전에 후환을 없애기 위해 미리 시그문드를 죽였다고도 한다.[18] 볼숭 사가에서는 이 부분이 굉장히 건조하게 서술되어 있는데, 시구르드의 죽음을 슬퍼하는 구드룬을 보고 브륀힐트가 비웃는다. 하지만 시구르드와 시그문드의 화장이 치뤄지자 자신도 따라가야 한다면서 불길에 스스로 뛰어든다.[19] 후술하는 것처럼 에다에서도 이처럼 자살하는데, 다만 훨씬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다. 아동용 버전에서는 산채로 불 타 죽었다는것이 아이들 정서에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주로 이쪽 전승을 따른다. 이때의 멘트가 참 씁쓸한데 "함께하기로 한 맹세를 죽어서 지키게 된 셈이다"라는 설명이 붙어있기 때문 [20] 이후에 니플룽가의 아들들을 몰살한 사람이 브륀힐트의 오빠 아틀리였으니 예언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브륀힐트 입장에서는 니플룽 일족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겠지만.[21] 북유럽 신화의 신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에 비해 그리 전지전능하진 않다. 자기의 전문 분야에서는 최고이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 그러므로 오딘으로서도 죽음의 신이자 전사들의 신인 자신이 관장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맺어주는게 가능하다.[22] 그렇다보니 비중도 많이 떨어져서 볼숭 사가에서의 여주인공 자리도 크림힐트에게 넘겨주고 조연 정도에 머문다.[23] 구드룬의 모친인 그림힐트와 이름이 비슷해서인지(실제로 '그림힐트'와 '크림힐트'는 같은 이름의 다른 형태이다) 그림힐트는 우테로 개명.[24] 이 망토를 두르면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용사 12명의 힘을 얻을 수 있다.[25] 한편으로 여기서 군터가 관계를 맺기 전 지크프리트가 직접 관계를 맺었다는 전승도 있고, 제압한 후 지크프리트가 둘 사이에 검을 놔두고 자서 브륀힐트의 순결을 보장했다는 전승도 있다.[26] 이는 브륀힐트가 지크프리트를 남편 후보로 지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지크프리트의 명성이 워낙 자자해서 아이슬란드 사람들도 그 이름을 알고 있었기에, 브륀힐트 입장에서는 이미 용사로 이름을 날린 지크프리트를 남편으로 지목할 만했다. 그러나 지크프리트가 군터의 봉신이라고 속일 경우, 비슷한 지위끼리 결혼하던 당시 풍토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일개 봉신인 지크프리트는 아이슬란드의 여왕 브륀힐트의 남편이 될 수 없고, 일행 중에서는 오직 군터만이 브륀힐트에게 청혼할 자격을 갖게 된다.[27] 1966년과 1967년 2부작으로 제작된 영화에선 2부 초반에 지크프리트의 무덤 앞에서 자살하고, 군타 왕 일행들이 이후에 그녀를 발견하는 이야기로 퇴장시킨다.[28] 이전에 이 문서에서도 두 캐릭터를 헛갈려서 브륀힐트가 오딘의 딸이었으며 시구르드의 부친인 시그문드를 돕다가 오딘의 분노를 사서 벌을 받았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이는 브륀힐트가 아니라 브륀힐데에 대한 이야기이다.[29] 군터는 지크프리트에게 브륀힐데와 잘 알고 있는 사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서 이런 어이없는 행동을 한 것.[30] 독일인인 킹 슐츠가 이를 듣고 주인공인 장고를 '지크프리트'에 비유하기도 했다.[31] 지크프리트의 전설에서 나오는 브륀힐드로 발키리 브륀힐드와는 별개의 동명이인이다. 외모도 다른지 이쪽은 금발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