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Οἰδίπους / Oedipus'''
1. 개요
2. 일대기
3. 비극에서의 행적
3.2.1. 《오이디푸스 왕》
3.2.2.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3.3.1. 《페니키아의 여자들》
3.3.2. 《크리시포스》
3.3.3. 《오이디푸스》
4. 그 외
5. 관련 문서


1. 개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오이디푸스 신화의 주인공이다.
코린토스의 왕자이자 테베의 왕. 테베의 라이오스 왕과 이오카스테 왕비의 친자이자 코린토스의 폴뤼보스 왕과 메로페 왕비의 양자.
그리스 신화 전체를 통들어도 '''가장 불행한 비극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고 이 때문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이다.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결과적으로 운명에서 벗어나려 했기 때문에 그 운명을 맞이해버렸다는 클리셰의 가장 시초적인 인물.
오디세우스와는 다른 인물이니 주의하자. 이름이 비슷해 혼동될 수 있다.

2. 일대기


테베의 라이오스 왕과 이오카스테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그런데 델포이의 신전에서 오이디푸스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할 것이다'라는 신탁을 내놓자 이에 기겁한 라이오스 왕이 신하에게 명하여 아이를 죽이도록 하였다.[1]
신하는 아기를 차마 자기 손으로 죽이진 못해 발을 꿰뚫어서 근처 산의 나무에다가 거꾸로 매달아 놓았다.[2] 그런데 하필이면 그 산이 국경 근처라 옆나라 코린토스의 양치기가 이 아이를 발견하였고, 자식이 없던 자기 나라의 왕 폴뤼보스에게 데려가 그대로 코린토스의 왕자로 입적된다.[3] 발견되었을 당시 발의 상처 때문에 발이 부어 있었기 때문에 오이디푸스(부은 발)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오이디푸스는 양부모를 친부모로 알고 자라게 된다.
이후 장성한 오이디푸스는 연회 중에 한 취객으로부터 자신이 폴뤼보스의 친자가 아니라는 말을 듣는다.『오이디푸스 왕』에 따르면 이 취객은 왕 부부에게 크게 꾸짖음을 당했다고. 전승에 따라선 그 술에 취한 자가 왕의 동생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한 사정을 알기위해 델포이로 가서 신탁을 듣는데, 정작 물어본 친자 여부는 무시하고 '너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한다'는 예언을 한다. 충격을 먹은 오이디푸스는 패륜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밤 중에 코린토스를 떠나 도망을 간다.
이미 자신이 부모님의 친자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면 부모를 해하는 패륜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도망을 쳤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긴 하나 하지만 키워준 양부모도 부모이기에 그들을 해할까봐 그랬다고 해석하면 이상하진 않다. 아버지를 죽일거라고만 했지 친부 양부 운운하지는 않았으니...
혹은, 자신이 코린토스 태생인 줄 알고 있었으므로 친부모도 코린토스에 있을까봐 떠났다고 봐도 되고, 자기가 코린토스 왕의 친자식이냐고 물었는데 그건 대답 안 해주고 저런 예언을 하니 '친자식은 맞다'고 생각했다는 해석도 있다. 혹은 '친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리라'는 신탁을 들었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친아들이며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는 얘기로 해석하고 떠났다'라는 것.
한편 라이오스 왕은 문란한 성생활,[4] 또는 옛날 자신이 아들을 죽인 (버린) 연유로 인해 가정과 혼인의 수호신인 헤라의 분노를 자아내어 스핑크스가 나타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탁을 받으러 가고 있었다.[5]
그런데 하필 좁은 길목에서 라이오스와 오이디푸스가 마주친다. 누가 비킬지로 다툼이 일어났고, 오이디푸스가 쌩까고 밀쳐내고 지나가려 하자 라이오스 왕이 화가 나서 말을 다루는 채찍으로 때렸고 결국 싸움이 나서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 왕과 일행들을 그들이 누군지도 모른채 죽여버린다. 이 난리판에 라이오스 왕의 마부만이 살아서 도망쳤다.[6][7][8]
여행을 계속하다 테베에 다다른 오이디푸스는 지나가는 이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풀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 먹었다는 스핑크스에 대한 이야기와 과부가 된 테베의 왕비 이오카스테가 스핑크스를 없애주는 사람에게 왕위를 주고 그의 아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핑크스를 찾아간다. 오이디푸스가 아무도 풀지 못했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내자 스핑크스는 수치심에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그렇게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영웅이 되었으며, 죽은 라이오스 왕을 대신하여 왕좌에 앉아 전 왕비이자 친어머니인 이오카스테와 결혼하게 되었다. 이오카스테는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어서 오이디푸스를 낳았을 때와 비교해도 전혀 늙지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축복이 결과적으로 비극적 전개에 어느 정도 일조했으니 아이러니한 일.
이오카스테는 아들과의 사이에서 폴리네이케스에테오클레스 형제, 안티고네와 이스메네 자매를 낳았다. 그렇게 오이디푸스가 모르는 사이에 예언은 전부 실현되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오이디푸스는 문란하기로 유명한 그리스 영웅들 중에서도 드물게 아내에게 헌신적인 영웅이었다. 당시 시대상 왕과 같이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영웅이라면 아내 외에도 다른 여성을 두는 게 당연시되었음에도 첩 1명조차 두지 않았다. 이오카스테 역시 오이디푸스를 몹시 사랑했다.
어질고 지혜로운 오이디푸스 왕은 선정을 베풀어 테베를 번영시켰다. 그러던 중 자신이 친부모로 알고있는 양부모가 자연사했다는 소식을 듣자 신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홀로 안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테베에 역병이 돌기 시작한다.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의 오빠인 크레온을 보내 다시 신탁을 듣는데, 거기서 '라이오스 왕의 살해범이 테베를 떠나지 않는 한 역병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란 예언을 듣는다.[9] 그래서 오이디푸스는 선왕인 라이오스 왕의 살해범을 찾으면 그의 눈을 멀게 하겠다고 맹세하며 장님 예언가인 테이레시아스를 모셔 살해범을 찾으려한다.
현자이자 예언가인 테이레시아스는 오이디푸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아버지인 라이오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사실대로 고한다. 이 소식을 들은 이오카스테는 절망하여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고 오이디푸스는 한탄하며 스스로 눈을 찔러 실명한다.[10]
오이디푸스는 죽을 때까지 안티고네와 이스메네[11]와 함께 떠돌아다니며 가는 곳마다 패륜아라며 대중들에게 갖은 모욕을 당했다.
그는 아테네에서 최후를 맞이했는데, 말년의 오이디푸스와 그 일행이 아테네에 당도하자 아테네 시민들은 그들을 모욕하며 쫓아내려했다. 그러자 오이디푸스는 자신을 쫓아내도 좋으나 일단 아테네 왕 테세우스를 만나게 해줍사 간청하였다. 아테네 시민들은 어서 만나고 꺼져버리라며 야유하였다.
그렇게 테세우스를 만난 오이디푸스는 테세우스에게 자신의 일생과 자초지종을 말해주었고 테세우스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신이 정한 운명과 아버지 라이오스 왕의 업보로 내려진 저주로 인생을 망친것을 어떻게 탓하겠냐며 동정하고 위로한다. 오이디푸스는 감사하며 테세우스에게 축복을 내린다.
찬사와 함께 자신의 일생을 마감할 곳을 정했다고 말한 오이디푸스는 테세우스와 함께 죽을 곳으로 정한 동굴로 들어간다. 오이디푸스는 그곳에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마쳤고 결국 테세우스 혼자 동굴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오이디푸스가 묻힌 곳은 테세우스 밖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자식들도 팔자가 기구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쌍둥이 형제의 경우 폴리네이케스에테오클레스가 1년씩 번갈아가며 테베를 통치하기로 했는데, 에테오클레스가 이를 어기고 왕위를 내놓지 않는다.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스로 가서 아드라스토스의 사위가 되고, 군사를 빌려 테바이를 침공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테바이를 차지하려고 영웅들을 모아 싸우다가 동시에 죽어버린다.[12] 그리스 신화 통틀어도 아트레이드와 함께 최고로 막장인 콩가루 집안.[13]
두 딸 중 안티고네는 테베를 침공한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이유로 감금되어 자살했고, 이스메네는 언니의 죽음에 절망하여 자살했다. 자매 모두 라오다마스에 의해 헤라의 신전에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는 전승도 있다.

3. 비극에서의 행적



3.1. 아이스퀼로스



3.1.1. 《테베 공략 7장군


본래 아이스퀼로스의 테바이 3부작 중 1부는 라이오스, 2부가 오이디푸스, 마지막 3부가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3부작 중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실되고 오이디푸스의 행적은 3부에서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3.2. 소포클레스



3.2.1. 《오이디푸스 왕》



그리스 비극 3대 작가인 소포클레스의 대표적인 비극이다. 오이디푸스가 살인범을 찾는 이야기를 연극으로 각색했다. 등장인물로는 앞서 나온 오이디푸스, 크레온, 테이레시아스, 이오카스테 말고도 테바이의 원로들로 구성된 합창대가 있다.[14]
연극은 테바이의 사제들이 오이디푸스에게 테바이에 퍼진 역병을 해결해달라 호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이디푸스는 아폴론의 신탁을 받기 위해 크레온을 보낸 상태였고, 이내 크레온이 신탁을 받고 돌아온다. 신탁은 '라이오스의 살인자를 도시에서 추방하거나 살해함으로써 도시를 정화하라'는 내용이었고, 이에 오이디푸스는 선왕의 살인자에게 복수하겠노라고 모두의 앞에서 맹세한다.
이후 오이디푸스는 예언자인 테이레시아스를 데려온다. 예언자인 테이레시아스는 자신이 사실을 말할 시에 벌어질 참극을 알기에 궁전에 들어서면서부터 한탄을 내뱉는다. 뭔가를 아는 듯 하면서도 곧이 말하지 않고 말을 돌리는 테이레시아스의 모습에 오이디푸스는 그를 비난하고, 결국 테이레시아스는 '오이디푸스가 찾는 살인자가 곧 오이디푸스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미 화가 나있던 오이디푸스는 이를 헛소리로 치부해 넘기고,[15] 크레온이 테이레시아스를 이용해 자신을 범인으로 몰고 왕좌를 차지하려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16] 테이레시아스는 내친 김에 살인자가 오이디푸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언급함과 동시에, 그가 이방이 아닌 테바이 출신이며, 이내 장님이 되고 추방당해 이방을 떠돌게 될 것을 모두 예언하며 떠난다.
크레온은 오이디푸스가 자신을 정죄하려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이디푸스 앞에 달려온다. 아까 일로 화가 나있던 오이디푸스는 당장 크레온을 비난하나, 크레온은 이미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에게 좋은 대접을 받고 있는 자신이 뭐하러 통치를 한답시고 왕위를 노리겠냐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그러나 오이디푸스는 여전히 의심을 풀지 않고, 심지어 크레온을 추방하거나 또는 죽일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 상황에 이오카스테가 끼어들어 둘을 중재하며 오이디푸스에게 진정하고 크레온을 믿어달라 호소한다. 테바이의 원로도 그녀의 의견에 합세하여 오이디푸스를 진정시키고, 크레온은 자리를 뜬다.
오이디푸스가 이오카스테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자, 이오카스테는 '아들에게 죽을 것이란 예언을 들었지만 실제론 삼거리에서 강도(들)[17]에게 죽은 선왕 라이오스'의 사례를 들어 예언을 곧이 곧대로 들을 필요는 없다고 위로한다.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그 사례를 듣고 더욱 동요하게 되는데, 자신이 마차가 다니는 삼거리에서 사람들을 죽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오카스테에게서 당시의 정황을 따져 묻던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들은 예언의 내용과 자신이 죽인 사람들 중에 라이오스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18] 고백하고 두려움에 떨게 된다. 하지만 원로들과 이오카스테는 오이디푸스에게 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하인에게 사건의 전모를 들을때까지 희망을 가지라고 위로한다. 이오카스테의 말에 따르면, 그 하인은 양치기로 라이오스 왕이 죽을 때 도망쳤다가, 오이디푸스가 왕이 된 걸 보고 이오카스테에게 부탁해서 땅을 받아 먼 곳의 목장으로 보내달라 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라이오스의 아이는 진작에 죽었다며 오이디푸스를 위로한다. 그러자 오이디푸스는 사람을 보내 그 하인을 부른다.
그 사이 코린토스의 사자가 테바이의 궁전에 도착해서 코린토스의 왕인 폴뤼보스가 죽었으며 코린토스인들이 아들인 오이디푸스를 왕으로 세웠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 소식을 들은 이오카스테는 오이디푸스를 위로하고 그도 예언이 믿을 게 못 된다며 안심하나, 그래도 어머니가 살아계셔서 찝찝했기 때문에 코린토스의 왕위를 거절한다. 이 말을 들은 사자는 의아해하며 오이디푸스가 폴뤼보스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힌다. 그가 바로 국경에서 갓난 아기였던 오이디푸스를 주워온 양치기였던 것이다. 그에게 오이디푸스를 넘겨준 다른 양치기가 있다는 말을 사자에게서 들은 오이디푸스는 그 양치기가 생존자인 그 하인과 동일인물인지를 이오카스테에게 묻는다. 사태를 직감한 이오카스테는 오이디푸스에게 이제 더 이상 사건을 추적하지 말아달라 부탁하나, 아직 이오카스테가 자기 어머니라고까지는 상상도 못한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천한 혈통으로 밝혀졌을 경우 그녀의 위신이 깎일 것을 이오카스테가 두려워하고 있다고 오해하여 조사를 강행한다[19]. 이오카스테는 절망하며 먼저 집으로 돌아간다.
숨어 살던 그 하인이 궁전에 도착했고, 원로들과 사자는 그가 바로 그 하인/양치기임을 증언해준다. 오이디푸스와 사자의 질문에 응답하던 하인은 사태가 심각함을 눈치채고 테이레시아스처럼 더 이상 말하기를 거부한다. 오이디푸스의 협박에 결국 하인은 모든 사실을 고하고, 이제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으며 어머니 사이에서 자식을 낳았음을 부정할 수 없게 된 오이디푸스는 집으로 돌아간다.
이내 전령이 오이디푸스의 집에서 급한 소식을 갖고 테바이의 원로들에게 찾아온다. 이오카스테는 자신의 자식들을 낳은 침대에서 울부짖다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뒤이어 그 광경을 보게 된 오이디푸스는 그녀의 옷에서 브로치를 뽑아 자신의 눈알을 찔렀다는 소식이었다. 뒤이어 집에서 오이디푸스가 나와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원로 중 하나는 어째서 그런 일을 벌였는지 묻는다.

오, 무서운 일을 행한 이여, 그대는 어찌 감히 그같이 그대 눈빛을 꺼 버리셨습니까? 대체 어떤 신이 그대를 부추겼습니까?

그것은 아폴론이었소, 아폴론이오, 친구여. 나의 불행을, 불행을. 나의 고통을 완성한 것은. 하지만 눈을 직접 찌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가련한 나 자신이었소. 왜 그랬냐 하면 ― 내가 눈을 뜨고 있을 이유가 무엇이겠소? 앞을 보더라도 아무런 즐거울 게 없을 이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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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1327~1335행」, 소포클레스, 강대진 역

이후 오이디푸스는 스스로 자신을 죽이거나 추방해달라고 요청한다. 때 마침 크레온이 도착하는데, 크레온은 오이디푸스에게 이전의 일들은 따지지 않을 테니 이런 모습을 밖에 보이지 말고 집 안으로 들어가자고 말한다. 예상과 다른 크레온의 대접[20]에도 오이디푸스는 자신을 추방해달라고 하며 이오카스테의 장례와 자신의 두 아들 및 두 딸의 장래를 맡긴다. 이에 크레온은 두 딸을 오이디푸스에게 데려오며 셋은 서로 부둥켜 안고 흐느껴 운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패륜으로 인해 망쳐진 딸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그들에게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라 당부한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 불행 중에서 지금 여기 없는 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너희들의 아비는 제 아버지를 죽였단다. 자신의 씨앗이 뿌려졌던 바로 그 여인의 밭을 갈아 아이를 낳게 하였고, 자신이 태어난 그 사람에게서 너희를 얻었단다. 이러한 비난을 너희는 받을 것이다. 그러니 이후에 누가 너희와 결혼해 주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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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1496~1500행」, 소포클레스, 강대진 역

이후 딸들과 같이 도시를 떠나려던 오이디푸스는 크레톤의 제지에 의해 결국 혼자 추방당하게 된다. 테바이의 원로들이 오이디푸스의 비극적인 운명을 합창하며 극이 끝난다.
회수가 제대로 안된 떡밥이 있는데, 이오카스테는 유일한 생존자가 살해범은 확실히 다수였다고 했다며 오이디푸스를 안심시킨다. 뒤이은 생존자와의 대화에선 오이디푸스의 출생의 비밀이 확인되고, 그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종결된다. 살인사건 얘기는 나오지도 않고, 어째서 생존자가 강도의 수가 여럿이라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앞서 오이디푸스가 고백한 살인의 정황이 라이오스의 죽음과 완전히 맞아떨어지고 있으므로, 단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순한 오류일수도 있는 부분[21]에 매달리는 오이디푸스의 기구한 신세를 강조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 아직 사건의 전모가 완전히 드러나기 전, 라이오스가 죽음을 당한 정황이 자신이 길가던 건방진 노인네를 때려죽인 정황과 거의 완전히 일치하는 것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의 대사에는 "다만 내가 가진 희망은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라이오스 왕이 '강도에게 살해당했다는 것 뿐이다. 나 혼자는 '여러 사람'이 될 수 없지 않으냐?" 고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이오카스테 역시 최악의 상황에 대한 불길한 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이디푸스의 이 말에 맞장구치며 오이디푸스와 스스로를 필사적으로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이 부분은 <파멸적인 진실이 시시각각 그 전모를 드러내며 자신을 얽죄어오는 상황> 에서 <고작 말 실수나 전달 과정의 오류에 불과한 사소한 문제를 유일한 희망으로 삼아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치이며, 이를 통해 <당면한 파멸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에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오이디푸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장치 본래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근현대 추리소설의 작법에 따라 본다면 <범인은 여러 명이라는 증언이 있었는데,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은 사건 당시 혼자였다>는 것은 해당 인물이 범인이라는 추리에 대한 강력한 반증으로써[22] 이에 대한 반증이나 설명, 논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범인이 드러나고 작품이 결론지어진다면 이는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떨어트리는 중요 떡밥 미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오이디푸스 왕>은 '근현대 추리소설'이 아니라 '고전 그리스 비극'이고, 그 주제는 <라이오스 왕의 살해범을 밝혀내는 추리극>이 아니라 <어떠한 영웅이라도 운명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것이며 상기된 바와 같이 이 장치는 파멸의 운명 앞에 놓인 주인공의 마지막 희망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오이디푸스 왕이 현대 추리물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미스테리 스릴러적 경향까지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르를 착각해서는 안 되는 것.

3.2.2.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와 함께 아테네 지방의 콜로노스에 도착한 오이디푸스는 테세우스와 만나게 된다.
오이디푸스는 지금은 테세우스에게 보답해줄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아테네에 자신이 죽을 장소를 마련해준다면 죽어서 보답을 하겠다고 말한다. 테세우스는 오이디푸스를 동정하며 콜로노스의 시민으로 명하고 그 누구도 자신의 친구인 오이디푸스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맹세한다.
사실 오이디푸스에게는 신탁이 내려져있었는데, 하나는 '오이디푸스가 전쟁의 운명을 결정할 것'과 '오이디푸스가 죽는 곳은 절대로 점령당하지 않을 것'이었다. 마침 테베는 오이디푸스가 추방되고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폴리네이케스가 왕권을 두고 내전을 벌였는데, 이 때문에 테베의 섭정이자 오이디푸스의 매제인 크레온은 오이디푸스가 테베에 있는 한 테베는 멸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그를 데리러 왔다.
에테오클레스에게 쫓겨난 폴리네이케스 역시 아버지의 축복을 받으러 왔지만,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두 딸을 제외하곤 크레온이든, 에테오클레스든, 폴리네이케스든 정작 자신이 가장 힘들어했을 때, 모욕하고 도와주지 않았던 자들이라 하며 저주했다. 폴리네이케스는 아버지의 저주로 인해, 몰락의 운명이 결정된 것을 슬퍼하면서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떠나지만, 크레온은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를 납치해가면서까지 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이디푸스를 지키겠다고 맹세한 테세우스는 크레온으로부터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를 되찾아오고 오이디푸스는 감사해한다. 그리고 이제 신들이 자신을 부른다며 테세우스만 자신을 따라오라고 한다. 그렇게 테세우스는 오이디푸스의 죽음을 지켜보고 그의 무덤의 위치를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무덤에 데려가 달라는 안티고네와 이스메네에게마저도 오이디푸스의 무덤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았다.

3.2.3. 《안티고네


안티고네의 시점에서는 이미 사망했고 오이디푸스의 2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등장하지 않는다.
오이디푸스는 에테오클레스폴리네이케스에게 왕위를 넘기고 형제는 1년마다 번갈아가는 공동 통치 체제를 하기로 동의했다. 하지만 두 아들 모두 아버지는 안중에도 없고 모욕했기 때문에 오이디푸스의 저주를 받게 된다. 결국 오이디푸스의 저주대로 에테오클레스가 1년이 지났음에도 폴리네이케스에게 왕위를 양보하지 않고 그를 추방하여 제1차 테베 전쟁이 일어나고 형제가 서로를 죽인 상태로 작품이 시작된다.
크레온은 테베를 위해 명예롭게 싸우다 전사한 에테오클레스는 화려하게 장례식을 치러주지만 외부 세력을 끌고와서 테베를 위협한 폴리네이케스는 들짐승들에게 뜯어먹히게 내버려두고 이를 어기는 자는 극형에 처하겠다고 선포한다. 오이디푸스가 가장 사랑했던 자식인 안티고네는 오빠의 시신은 그대로 둘 수 없었기 때문에 폴리네이케스를 묻어주고 적발되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결국 작품 마지막 시점에서는 살아남은 오이디푸스의 자식은 이스메네 뿐.

3.3. 에우리피데스



3.3.1. 《페니키아의 여자들》


본 작품에서는 이오카스테가 아직 자살하지 않고, 오이디푸스와 라이오스의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프롤로그를 시작한다. 마지막에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의 아들들인 에테오클레스폴리네이케스가 왕위를 두고 서로 싸우다가 동시에 죽자 이오카스케가 자살하고 오이디푸스는 안티고네와 함께 테베를 떠난다.

3.3.2. 《크리시포스》


여기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하게 될 것'이라는 신탁의 기원을 알 수 있다.
라이오스는 과거 펠롭스 왕의 아내 히포다메이아 왕비와 아트레우스 & 티에스티스 형제의 사주를 받고 펠롭스 왕이 총애하던 사생아 크리시포스를 납치한다. 크리시포스는 굉장한 미남이었기 때문에 라이오스는 크리시포스와 관계를 맺었고 성노예로 전락한 자신의 운명을 비관한 크리시포스는 자살한다.
당시에 라이오스는 펠롭스 왕의 손님이었기 때문에 자신을 대접해 준 은인을 배신한 행위로 펠롭스는 물론이고 신들의 노여움을 샀다. 펠롭스 왕의 저주로 인해 라이오스의 운명이 정해진 것. 아이러니하게도 크리시포스의 죽음 자체는 펠롭스 왕에게 내려진 저주가 근원이었다고 한다.

3.3.3. 《오이디푸스》


본작에서는 특이하게도 오이디푸스 스스로 눈을 찌르는게 아니라 라이오스 왕의 일행과 싸우던 중 눈을 다쳤다고 나온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신화와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세네카의 오이디푸스 신화를 기준으로 집필된 것이 아닌 가 추측되지만, 에우리피데스의 오이디푸스 비극은 대부분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알 수가 없다.

4. 그 외


  • 대학생 이상, 특히 인문사회대학 소속이라면 거의 필수요소 수준으로 각종 교재에서 언급된다. 특히 문학과 관련해서 서양 이론과 접목이라도 되는 순간 밥 먹듯이 나오기 때문에 여러분이 대학교 진출을 앞둔 문과 고등학생이라면 상식으로 알아 두자.
  • 심리학 쪽으로 진로를 잡은 사람들도 자주 볼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발달 단계 중 제 3단계에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언급되기 때문.
  • 이 신화의 초기 형태를 오디세이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오카스테가 자살했다는 것까지는 서술되어 있으나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멀게 했다던가 왕좌에서 쫓겨나 방랑했다는 언급은 없다.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의 문제를 풀고 테베로 입성하는 부분까지만 원전 신화였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 그리스 신화의 사망 플래그로 유명한 인물이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에선 머리도 좋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지도자였지만 테바이를 구하겠다는 일념이 오히려 자신의 파멸을 불러온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인 이오카스테는 테바이의 건국자 카드모스와 여신 하르모니아[23]의 결혼식 때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결혼 선물 중 하나인 목걸이를 갖고 있어서 나이를 먹어도 젊음과 미모를 유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축복이 아들이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비극을 불러 일으켰다는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 아일랜드의 위대한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영어로 각색한 『오이디푸스 렉스』를 유튜브에서 풀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렉스』의 라틴어 텍스트를 토대로 고대 그리스 비극 상연에 삽입되는 음악을 작곡한 바가 있다.
  •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이름 오대수는 오이디푸스에서 따온 것이다.[24]
  • 살로 소돔의 120일이라는 충격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오이디푸스 왕(Edipo Re)라는 영화도 있다. 프로이트적 해석을 가미해 신화를 재구성했다. 오이디푸스 신화를 다룬 영화 중에서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 국카스텐의 2집 수록곡 중 동명의 수록곡이 있다.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7권 <행운과 비극>에서 등장한다. 구판에서는 라이오스의 머리 모양+이오카스테의 머리 색(파랑빛이 도는 흑발)을 물려받았고, 신판에서는 주황머리로 바뀐 이오카스테의 머리 색은 물려받았지만 머리 모양은 평범하게 나온다. 구판에서는 최후에 대해 이스메네 없이 안티고네에게만 간호받으며 사는 것으로 나오며, 테세우스와의 만남은 생략되었다. 또한 신판에서는 스스로 눈을 찔러 피가 흐르는 장면 및 테베를 떠나기 전에 자식들의 미래를 예언하는 장면을 추가했다.[25]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심의상 일화는 등장하지 않으며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인물로만 등장한다.
  •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19권 <스핑크스를 물리친 오이디푸스의 지혜> 한 권을 오이디푸스, 그 아들들과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 이야기, 딸 안티고네의 비극에 통째로 할애했다. 여기서는 오이디푸스의 운명을 가련히 여긴 제우스가 거지 노인으로 변신해 나타나 오이디푸스에게 라이오스를 마주치지 않도록 다른 길을 알려주나 아폴론이 제우스에게 오이디푸스의 운명은 아버지 라이오스가 크리시포스를 살해한 죄를 대신 갚기로 결정되었으므로 제우스조차도 바꿀 수 없다고 항변한 후 말벌을 보내 오이디푸스의 말을 놀라게 하여 라이오스가 오는 길로 내몰았고, 라이오스가 먼저 오이디푸스를 죽이려 해서 오이디푸스가 정당방위로 라이오스 일행과 싸워 죽였으며 죽은 라이오스에게 용서를 비는 묘사가 나온다. 스핑크스도 오이디푸스에게 진 후 죽지는 않고 멀리 날아가버려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처리. 크레온은 왕좌에 대한 야심 없이 오이디푸스에게도 충직한 태도를 유지하나 국법에 대한 신념이 너무 완고해 안티고네의 비극을 일으킨 것으로 묘사된다.

5. 관련 문서



[1] 어떤 전승에 따르면, 이와 같은 신탁은 사실 라이오스 왕의 자업자득이었다. 라이오스가 왕이 되기 전에 파사의 왕인 펠롭스에게 의탁한 일이 있었는데, 마침 펠롭스의 '''아들'''인 크리시포스(Chrysippus)가 아름다운 미소년이라는 점을 눈여겨보고는 그를 테베로 유괴하여 겁탈하였다. 또는 겁탈하려 했으나 크리시포스가 저항하여 죽여버렸다는 버전도 있는데, 이쪽이나 저쪽이나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건 마찬가지. 이처럼 은혜를 원수로 갚은 라이오스의 악행에 분기탱천한 크리시포스의 아버지 펠롭스 왕은 라이오스 왕이 만일 아들을 낳게되면 반드시 그 아들의 손에 죽게 될 것이라고 저주하였는데, 그것이 그대로 신탁이 되었다고 한다.[2] 아동용 책에서는 발을 묶어서 매달아놔 피가 몰려서 부었다고 순화하기도 한다.[3] 전승에 따라서는 신하가 아기를 죽이지 않고 직접 입양했다 하기도 한다.[4] 그냥 바람을 폈다는 전승 외에도,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가 또 아들을 낳을 상황을 두려워해서 '''동성애'''를 즐겼다는 전승도 있다.[5] 구체적인 신탁의 목적은 '자신이 버린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함이었다는 게 통설이다.[6] 라이오스 왕으로서는 화가 날 수 밖에 없던 것이 신탁을 받으러 가던 성역 델포이는 지리적으로 보면 자신이 다스리는 테베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코린토스에서 델포이로 가려면 테베 지역을 경유하여 가야 하기 때문에 라이오스 왕 입장에서는 자신이 다스리는 권역에서 왕인 자신을 무시한 처사였던 것이다. 오히려 오이디푸스가 타국의 영토를 지나가면서 시비가 붙었다고 모두 죽여버린게 지나친 감이 있다. 어떤 전승에 따르면 도망친 마부도 이른바 살인멸구를 위해 죽이려다가 미처 못 죽인 거였다. 이에 대해서 오이디푸스 입장에서는 폴뤼보스 왕의 친자인가 아닌가에 대한 뒤숭숭함+사람이 해서는 안 될 끔찍한 짓을 하리라는 신탁+짐승처럼 말채찍으로 맞은 것에 대한 분노가 합쳐져 욱하는 바람에 과한 짓을 벌였으리라는 분석도 있다.[7] 순화된 전승에서는 마부가 오이디푸스에게 비켜달라고 부탁하자, 오이디푸스가 가장자리로 붙었다거나 비킬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라이오스 왕이 주제도 모르고 어디서 명을 거역하느냐며 당장 비키라고 윽박지르자 이에 오이디푸스도 욱해서 서로 싸웠다고 한다.[8] 여기서 라이오스 왕이 화를 낼 만 했는가, 아니면 모욕당한 오이디푸스가 화를 낼 만 했는가, 그래서 시비가 붙은 상대를 죽이는 것이 지나치지 않은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왜나하면 본작의 주제는 <사람은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 친부를 죽이고 친모와 관계하여 자식을 갖는 것이 오이디푸스의 운명이었던 것처럼, 라이오스 역시 친자식에게 죽을 운명이었기에 오이디푸스에게 죽었다는 것이 핵심이고, 단지 이 전승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세부적인 부분에 변화가 있었던 것 뿐이다. 그리고 정 고증을 따진다면 어차피 고대 도시국가 시대에는 도시의 성벽을 벗어난 영역에서의 안전은 각자의 책임이었다.[9] 전승에 따라서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한 패륜아를 벌하지 않는 한 역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10] 자신의 눈을 뽑는다는 이야기 자체는 소포클레스의 비극으로 전해지는 내용이므로, 본래 구전되던 신화와는 다소 상이할 가능성이 있다.[11] 이스메네는 테베에 남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한동안 언니, 아버지와 같이 다니다가 테베로 먼저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있다.[12] 이 이야기를 다룬 연극으론 아이스킬로스의 『테바이를 공격하는 일곱 영웅』, 에우리피데스의 『포이니케 여인들』이 있다.[13] 참고로 오이디푸스의 어머니가 지닌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는 소유자를 불행하게 만들기로 유명한 아티펙트였다. 이외에도 오이디푸스 일가의 시조인 카드모스하르모니아의 후손들은 불행하게 끝난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하르모니아의 아버지 아레스가 하르모니아의 남편이자 테베의 시조인 카드모스에게 건 저주 탓이었다.[14] 한국 번역 판본 중에선 합창대를 '코로스' 라고 번역한 판본이 있다. 사람 이름이 아니고 합창대를 이르는 말이니 오해하지 말자.[15] 테바이가 스핑크스에 의해 고통받을 때 그 예언술로 뭘 했냐고 예언의 신빙성을 의심한다.[16] 크레온은 이오카스테의 처남이니, 오이디푸스가 내쫒기면 테바이의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고 테이레시아스에게서 조언을 받을 것을 여러 번 주장한 자가 바로 크레온이었기 때문.[17] 이 강도가 하나인지 여럿인지는 작중에서 논란거리며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밝혀지게 된다.[18] 차마 곧이 곧대로 말하지 못하고 죽은 이가 '라이오스의 친척'이었으면 어쩌냐고 돌려 말한다.[19] 이때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는 자신(오이디푸스)가 천한 출신이라면 자신에게도 불명예가 될 것이라 생각하여 조사를 반대하는 모양이지만, 설령 내가 천한 출신이라 해도 그것은 나의 수치일 뿐이지 어떻게 이오카스테의 명예를 더럽힐 수 있다는 것이냐" 고 여겨 조사를 강행한다. 즉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수치를 당한다 해도 그것이 자신이 당하는 것이면 감당하겠다는 태도로써 오이디푸스의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20] 이전의 분쟁때문에 오이디푸스와 크레온은 사이가 심하게 틀어진 상태였지만, 오이디푸스가 당한 엄청난 재앙과 파멸을 본 크레온은 '이전의 불만과 원한을 잊고' 일단 오이디푸스의 수치를 조금이라도 가려주기 위해 모습을 밖에 보이지 말고 집 안으로 들어가자고 한 것. 즉 크레온의 태도는 비참한 처지로 전락한 오이디푸스의 모습에 이전에 자신이 겪은 억울함이나 분노는 일단 접어놓는 자비심과 동정심을 보여주는 것이며, 오만하고 당당하던 오이디푸스의 모습과 대비하여 운명의 잔인한 장난 앞에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필멸의 인간으로써 겸허함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21] 한명이라고 했을때 책임이 커질까봐 애매하게 강도'들'에게 당했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작중 인물들이 꺼려지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두려워 돌려 말하곤 하는 분위기에도 어울린다.[22] 고전적 작법으로 쓰여진 추리소설에서는 보통 범인의 알리바이가 이 역할을 담당한다.[23] 늙은 카드모스는 자식들의 불행에 괴로워하며 차라리 자신을 죽인 아레스의 자식인 뱀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며 중얼거렸고 정말로 뱀이 되어 버렸다. 하르모니아도 뱀이 돤 남편을 보고 자신도 따라 뱀이 되겠다고 기도했고 그녀도 뱀이 되어 같이 엘리시온에 살았다.[24] 박찬욱 감독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한다.[25] 구판에선 눈을 찌르는 장면없이 나레이션으로만 장님이 되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