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대생 실종사건
1. 개요
2012년 4월 4일 밤 11시 54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대천공원에서 실종된 21살 여대생 문정민양이 8일 후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문정민양이 만약 생존했더라면 현재 30살이다.
2. 실종
당일 밤 11시 해운대도서관에서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16일부터 중간고사인데 무슨 책으로 공부하지. 점수 잘 받아야 편입학에 유리한데...(친구에게)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밤 11시 7분 집에 돌아온 문 양은 밤 11시 17분 '산책하러 나간다.'며 다시 집을 나와 근처 대천공원으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산책을 하던 문 양은 밤 11시 54분 어머니에게 전화통화를 했다.요즘 속이 별로 좋지 않아. 집에 가는 중.(남자친구에게)
이것이 문 양의 마지막 통화였으며 그 후 연락이 두절되었다. 대천공원은 문 양의 집에서 약 1km 떨어진 곳으로 오히려 해운대도서관과 가까운 곳이었다. 문 양이 돌아오지도 않고 연락도 없자 4월 5일 오전 2시 반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문 양의 어머니는 경찰에 신고했다. 날이 밝아도 문 양에게는 일체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경찰은 대천공원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했으나, 문 양의 신변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다만 문 양의 휴대폰 신호가 대천공원 근처 해운대교육지원청 인근 기지국에서 4월 9일 낮 12시 8분, 오후 5시 47분, 4월 10일 오후 4시 18분 이틀동안 총 3번 포착되었을 뿐이었다.강가[1]
에서 산책하고 있는데 곧 들어간다.
3. 시신 발견
4월 12일 오전 9시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했는데 오후 3시 20분 부산시소방본부 잠수부를 동원해 대천공원 호수 바닥을 조사하던 중 수심 5m 지점에서 문 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문 양의 시신을 거두어 부검을 실시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 사망 원인은 익사
- 보라색 가디건, 검은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캔버스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며 목에는 주황색 목도리를 느슨하게 매고 있었는데 외출 당시 입고 있던 인상 착의 그대로 발견
- 왼쪽 귀에 이어폰을 착용
- 별다른 외상 흔적은 없음
- 7℃ 이하인 수온과 시신 상태로 미루어 사망한 지 1주일 가량 된 것으로 추정
4. 의문점들
익사로 결론났지만 문제는 익사에 이르게 된 정확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몇몇 의문점이 생긴다.
1. 휴대폰이 문 양의 시신과 함께 호수 안에서 발견되었다.
경찰은 4월 6일부터 문 양의 휴대폰에 대해 실시간 위치 추적을 했는데 내내 신호가 잡히지 않다가 4월 9일 낮 12시 8분, 오후 5시 47분, 4월 10일 오후 4시 18분에 5∼9분가량 해운대교육지원청 인근 기지국에서 신호가 잡혔다. 경찰이 추정하는 대로 4월 4일 밤이나 4월 5일 새벽 문 양이 익사했다면 물속에서 어떻게 신호가 잡혔는지 의문이 생긴다. 휴대폰이 물에 잠기면 당연히 고장나고 고장난 휴대폰은 기지국과 신호가 끊어지므로 신호를 내보낼 수 없다. 이는 휴대폰이 세 차례 켜졌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문 양이 당시까지 살아 있었거나 누군가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다가 나중에 호수에 버렸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2. 왼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귀에 이어폰을 아예 박아놓은 것도 아니고 단순히 끼고 있는 상황에서 익사의 위기에 처해 허우적댔다면 이어폰이 귀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왼쪽 귀에만 이어폰을 낀 채 발견되었는데 원래는 양 쪽 귀에 끼고 있다가 시신 인양 과정에서 오른쪽 귀에서 빠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는 문 양이 어떤 이유로든 물에 빠져 허우적댔다면 이어폰이 귀에서 빠질 확률이 높았다.
3. 자살이나 타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문 양은 당시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2학년이었으나, 전과를 준비하기 위해 실종 당일에도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연락이 두절되기 전 중간고사와 편입 걱정만 했을 뿐 별다른 자살 징후는 없었다. 올 초부터 쓴 일기장에도 부정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친구나 가족에게 '편입 문제로 학점을 잘 따야 된다.', '두 달 전부터 다이어트를 하는데 속이 안 좋다.'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 내용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집을 나선 후 '산책 중인데 곧 집에 가겠다.'라고 말한 점에 대해서도 자살 징후와 관계없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 집만 오갈 정도로 착실했으며 적금을 모아서 엄마 여행을 보내 준다던 효녀였다. 실제로 문 양은 당일 한 은행에서 매달 5만원씩 2년간 넣는 적금에 가입했다. 자살설이 희미한 건 결정적으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거기다 문 양의 시신에 목 졸림이나 둔기 흔적, 타박상 등 타살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타살 가능성도 낮았다. 또 누군가가 문 양을 밀어 호수에 빠뜨렸다면 빠지는 순간 손톱 등에 저항한 흔적이 남을 수 있는데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건 당일 이 후 며칠동안 비가 많이 내려 호수를 둘러 싼 철제펜스에 지문 채취가 불가능했다. 따라서 타살설도 자살설 못지 않게 근거가 약하다.
5. 경찰의 수사 마무리와 의문점들에 대한 반박
4월 16일 해운대경찰서는 사건 브리핑에서 자살이나 타살 가능성은 낮고 실족사의 위험이 큰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문 양이 당일 대천호수 주변을 산책하던 중 펜스 등 난간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거나 사진을 찍다가 때마침 불어온 강풍 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호수에 추락, 익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문 양의 사망 원인을 실족사로 결론내리고 사건 수사를 마무리했다.
1. 물에 빠진 휴대폰의 신호가 잡힌 것은 단순한 오작동이다.
문 양이 가입한 이동통신사에 문의했더니 종료 버튼을 끄지 않고 물 속에 빠뜨렸거나 배터리를 강제로 빼낼 경우 기지국 신호가 잡힐 가능성도 있다고 답변했다. 또 단순한 오작동 외에도 통신사의 기술적 오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월 12일 오후 4시 33분 호수에서 문 양의 휴대폰을 건져내고 1시간 가량 후인 오후 5시 37분경 다시 한 번 기지국 신호에 잡혔다.
2. 귀에 이어폰을 낀 채로 발견된 것은 대역이 이어폰을 낀 채 물에 뛰어들어 허우적대는 시뮬레이션을 모두 20차례에 걸쳐 실시한 결과 이어폰이 양쪽 귀에 꽂혀 있는 경우가 11번, 한쪽 귀에만 꽂혀 있는 경우가 6번으로 나왔다.[2]
3. 사건 당일 호수 근처에 강풍이 불었기 때문에 실족사 가능성이 높다.
문 양은 수영을 못했으며 문 양의 운동화 밑바닥이 닳아 접지력이 거의 없는 점, 당일 강한 바람이 불었다. 당일 부산에는 나무의 잔가지가 부러지고 걷기가 힘들 정도의 세기인 초속 18㎧의 강풍이 불었으며 호수 인근에 있는 모 사찰 주지는 바람이 너무 세 사찰 출입문을 못 닫을 정도였다고 진술했다.
6. 실족사에 대한 의문점
1. 대천공원은 평소 사람들이 즐겨찾는 장소이다.
사건이 발생한 늦은 시간대를 고려하더라도 이 지역은 충분한 유동인구가 있었다. 따라서 문 양이 사고로 물에 빠졌다면 들렸을 구조요청을 어느 누구도 들은 바가 없었다. 하지만 강풍이 세게 불던 날에 밤늦은 시간이라 당시 호수 산책로에 정말 아무도 없었을 수도 있다. 또 익수사고의 경우 소리를 내어 구조요청을 하는 것은 대단히 힘들다. 특히 익수자가 수영을 하지 못한다면 패닉에 빠져 대처를 못할 가능성이 크다.
2. 호수에는 철제펜스가 있어서 들어가기 힘들다.
대천공원에는 1.3m 높이가량의 철제펜스가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데 키가 163㎝인 문 양에게는 가슴까지 오는 높이라 쉽게 호수 안으로 넘어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경찰은 문 양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과 멀지 않은 철제펜스 쪽을 주목했는데 이 곳은 화단이 도톰하게 조성되어 실제 철제펜스 높이가 77㎝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경찰은 '문 양이 이 곳에서 원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무리하게 펜스로 접근했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문 양이 지난 2월 화단 근처에서 찍은 야경 사진과 '난간에 바짝 붙어 눈이 내리는 장면을 찍는 모습을 보았다.'라는 친척의 진술을 근거로 내놓았다.
그러나 철제펜스 뒤, 즉 호수 경계에서 호숫물까지는 2.3m 길이의 콘크리트 경사면이다. 만약 철제펜스 뒤로 넘어졌다면 작은 상처라도 남아 있어야 할 텐데 문 양의 시신에는 타박상이나 외상이 전혀 없었다. 또 화단에는 철쭉나무류의 키 작은 수풀이 무성하기 때문에 화단 안에 들어갔다가는 상처가 날 수 있다. 무엇보다 목격자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당시 호수 산책로에 아무도 없었다고 가정하면 강풍이 부는 날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21살의 여성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화단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는 건 설득력이 약하다. 사실 문 양이 화단 근처에서 찍었다는 사진도 자세히 보면 화단 밖에서 찍은 구도라고 한다. 철제펜스를 넘어 가서 호수 계단에서 쉬거나 음악을 듣는 성인남녀들이 종종 있었다며 경찰은 문 양이 실수로 물에 빠뜨린 휴대폰을 찾으려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익사했을 상황 등 문 양이 스스로 철제펜스를 넘어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근 주민과 대천공원 관리사무소 직원은 '한 번도 펜스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라고 정반대 주장을 했다.
3. 평소 문 양은 건강이 좋지 않았다.
문 양은 평소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특히 사건 1주일 전 심한 구토와 설사로 병원에서 실신한 적이 있을 정도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속이 안 좋았다고 말을 해 왔다. 그래서 몸이 약한 문 양이 어떠한 경우로든 물에 빠졌더라면 수영도 못하는 상황에서 살아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했을 거라고 한다.
출처
출처2
7. 여담
사건발생 몇달전 이 여대생이 대학생활을 잘해보겠다는 카페글을 남긴 기록도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했다.
8. 또다른 부산 여대생 실종 사건
8.1. 대연동 여대생 실종 사건
이 사건과 별개로 2013년 6월 6일 새벽 4시 48분경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자신의 원룸에서 나간 모 대학교 영어영문학과 3학년 23살 김 모양이 실종되었다. 김 양은 부경대학교 인근 원룸에서 나가는 것이 CCTV에 의해 확인되었고 인근 CCTV에 오전 4시 50분경 집 근처에서 택시를 탄 것이 확인되었다. 경찰은 이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김 양이 이 날 용호동 오륙도 선착장에서 내렸다는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해경과 함께 헬기를 동원해 오륙도 선착장 인근에 대한 수색을 벌였다.
경기도 군포시 출신인 김 양은 지병 등으로 휴학한 뒤 2013년 초 복학했다. 김 양의 어머니는 지난 6월 5일 오후 7시 21분 딸과 안부 전화를 주고 받은 뒤 연락이 끊기자 6월 11일 부산에 사는 친척을 김 양의 원룸으로 보내 부재사실을 확인하고 6월 12일 실종신고를 했다. 김 양은 외출할 당시 휴대폰과 지갑을 모두 두고 나갔으며 챙이 있는 모자와 붉은색 반바지, 슬리퍼를 착용하고 있었다. 6월 20일 경찰은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그 날 오후 3시경 해경 수색 헬기가 이기대 해안가에서 2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오후 4시 10분경 인양했다. 인양된 시신은 심하게 부패돼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시신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시신을 부검했다.
검사 결과 이기대 해안가에서 발견된 시신은 2013년 6월 6일에 실종된 김양으로 확인되었다. 출처.
8.2. 서면 여대생 실종오인 사건
2015년에는 서면에서 여대생 박모양(당시 19세) 실종신고가 접수되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월11일에 서면의 한 고깃집에서 식사와 반주를 곁들인 후 술취한 채 남자친구의 통화를 하던 중 '툭' 소리와 함께 연락이 두절되고 행방도 묘연해진 것. 가족은 12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부산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15일 오전 부산진구의 빌딩 12층 간이난간에서 박모양을 발견했다.# 당초 마지막으로 목격된 식당에서 200여미터 떨어진 곳이다. 머리를 다치고 갈비뼈 등 온몸에 골절상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경찰은 CCTV 기록과 난간 및 주변 기물들의 상태를 점검한 후 '스스로 옥상 올랐다가 실족해 떨어져 다친 것'으로 판단했다.
[1] 장산계곡에서 발원하여 대천공원과 복개구간을 거쳐 동백섬으로 흐르는 춘천천(春川川)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강원도 춘천(春川)과는 상관없다. 이 하천은 대천공원에서 문 양의 집 주변을 따라 흐르는데, 호수에서 산책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강가에서 산책하고 있다고 말한 점에서 대천공원에서 춘천천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길을 따라 산책했는지, 아니면 호수 일대를 그냥 강가라고 생각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2] 다만 절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영에 능숙한 경찰이 한 실험과 수영도 못하고 진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일반인의 실제상황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