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
1. 설명
'''머리 들어 하늘을 보면 아련한 친구의 모습'''
'''수많은 농담과 한숨 속에 멀어져간 나의 솔개여'''
- 이태원, 솔개
맹금류에 속하는 육식성 조류.'''우리는 젊은 사관 피끓는 장교단 저하늘 푸른 창공을 날으는 솔개'''
- 대한민국 국군 장교단가
주요 서식지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등지에 광범위 하게 분포해있다. 아주 적은 수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외진 섬 등의 숲 속에서 매우 드물게 번식하고 있다.
맹금류로서는 독특하게 작은 무리를 이루어서 살기도 하며, 주로 먹는 것은 죽은 동물이나 설치류, 물고기.[3] 물론 여차하면 사냥도 잘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시골에서는 병아리를 채가는 걸로 유명하며 한국 전래동화,우화 등지에서도 병아리를 채가는 솔개의 모습으로 많이 등장한다. 동요 '소리개'
일반적으로 매나 검독수리보다는 낮은 급으로 취급당하는 편. 일단 모습 자체도 저 둘보다 약간 못생겼고 크기도 작으며, 무리를 이루어서 산다던가, 능력이 부족하다던가 하는 식으로 취급받는다. 그러나 새들끼리의 전투력 비교는 의미 없는 동물서열일 뿐이고, 못생김도 어디까지나 인간 기준이다. 도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맹금류인 황조롱이보다는 크고 강한 편이다. 말똥가리와 체격이나 모습이 거의 흡사하게 생겼는데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꼬리의 모양과 손가락처럼 갈라진 날개 끝의 깃털 갯수를 세면 된다. 솔개는 위의 사진처럼 꼬리 끝 부분이 사다리꼴 모양으로 평평한데 반해 말똥가리는 부채처럼 곡선으로 펼쳐져있다. 날개끝의 깃털도 솔개는 6개, 말똥가리는 5개로 다르다.
역사 속 사례를 하나 들자면 고대 로마에서 로마 시민들은 마르쿠스 크라수스보다 그의 아들인 푸블리우스 크라수스의 재능과 성품을 더 높게 평가하여 "솔개가 매를 낳았다"고 수근댄 적이 있었다. 정계와 재계의 걸물이었지만 군사적 재능이 범용하고 재물을 모으는 방법 때문에[4] 성품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아낄 정도로 뛰어난 군사적 재능에 호방한 면모를 갖춰 그런 평이 나온 것인데 솔개와 매를 비교하는 것이 꽤 오래된 일임을 알 수 있다.[5]
게다가 그러한 인식이 꼭 틀린 것만도 아닌 게, 솔개는 종종 기러기와의 싸움에서 지기도 할 정도이다.[6] 영국 왕립애조(愛鳥)협회 그래험 마지는 2012년 6월 “솔개가 다른 새나 동물들을 공격한다는 통념이 있지만 솔개는 주로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다.”면서 “전투력도 별로 세지 않다.”고 밝혔다. 참고 기사는 여기와 여기.
오스트레일리아에도 동아시아의 솔개와 같은 종으로 분류되는 솔개가 사는데, 이들은 인간 외에 처음으로 방화 습성이 확인된 동물이다. 솔개 외에 두 종의 오스트레일리아산 맹금한테도 이런 습성이 있는데, 당연히 직접 불을 피우지는 못하지만, 불이 붙은 나무토막 등을 초원에 퍼뜨려 의도적으로 화재를 일으키고는, 숨을 곳이 사라져 눈에 띄게 되는 작은 동물들을 사냥한다. 솔개의 방화 습성에 대한 전승은 원주민들에게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2018년에야 이런 행동이 영상으로 기록되어 객관적인 물증이 남게 됐다.
2. 솔개의 수명에 대한 전설
솔개는 극복의 상징으로 자주 쓰이며 관련된 우화는 대충 이러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 내용은 거짓이다. 사자의 새끼교육 루머와 마찬가지로 우화며 그냥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교훈을 가진 우화에 불과한 것. 애초에 현실에서 부리가 부러지면 솔개는 그냥 세상 하직이다. 사람으로 치면 턱뼈를 통째로 부순 다음 새로운 턱뼈가 재생된다는 말과 똑같은 얘기다. 게다가 발톱이나 부리가 다시 자랄 때까지 뭘 먹으란 말인가? 물도 못 마신 채 굶어 죽을 것이다.솔개는 70살까지 살 수 있지만 40살이 되면 털이 너무 많아져 날개가 무거워지고, 부리와 발톱은 너무 길게 휘어 먹이를 먹거나 쥘 수 없게 된다. 이 때 솔개는 양자택일에 놓이는데, 그대로 굶어죽는 것과 갱생의 길을 걷는 것이다.
한계에 다다른 40살의 솔개는 더 살기 위해 먼저 바위를 쪼아 부리를 깬다. 그 뒤 새로운 부리가 나오면 발톱을 모두 뽑아내고, 다시 발톱이 나면 깃털을 모두 뽑아낸다. 그렇게 가벼워진 날개와 새로 난 부리, 발톱으로 남은 30년의 생을 더 살아간다.
이 이야기는 피지올로구스라고 중세기 나온 동물학 서적에서도 나올 정도로 오래되고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 영역에도 나온 적이 있을 정도로 꽤 인지도가 있는 우화다. 피지올로구스에는 우리가 아는 유니콘 전설도 적혀 있으며 원래 대상은 솔개가 아니라 '''수리'''다.
영어권에서는 Rebirth of the Eagle이라고 부르며, 서양에서는 독수리를 볼일이 많고 그런지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그냥 우화 취급이다. 조류가 덩치에 비해 장수하지만, 독수리의 수명은 2~30년, 길어야 45년 정도 밖에 안 되며 실제 솔개의 수명은 24년 정도다. 다만 같은 맹금류인 콘도르는 70세까지 산 기록이 있다. 그 외에도 소형 ~ 중형 조류인 앵무새는 종류에 따라 야생에서 80년 넘게 사는 종류도 있다. 장수의 상징인 두루미는 4~50년 정도 살며, 최고 기록이 88년이다.
결국 위 이야기는 그저 서양권에서 전해지던 우화에 불과한데도 2000년대 들어 특히 한국에서는 마치 과학적 사실인 양 호도되어 각종 교육자료로 활용된 흑역사가 있다.
배리에이션으로 독수리는 둥지를 어지럽게 한다든가, 절벽에서 새끼를 떨어뜨린 다음 다시 잡아내 나는 법을 터득하게 한다는 속설 역시 사실무근. 사자 문서에도 비슷한 얘기가 실려 있지만, 나는 법도 제대로 모른 채 절벽에서 새끼를 떨어뜨린다면 그 새끼는 '''그냥 저승행 비행기 탑승'''이고, 깃털조차 자라지 않은 갓난 새끼라면 더더욱.[7]
이제는 이 일화를 풍자하는 의미에서 솔개가 기계로 변하는 내용의 글도 돌아다닌다. 마하 3.0의 위엄
3. 기타
공군에 대한 비하 명칭으로도 쓰인다. [8] 같은 이치로 육군은 땅개, 해군은 물개, 해병대는 개병대. 그리고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상징마크에 들어가는 동물이기도 하다. 참새로 부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흔하다. 특히 한국인도 많이 찾는 관광지인 에노시마는 솔개가 많기로 유명한데, 에노시마로 들어가는 바다 위 다리에서는 주먹밥 같은 먹을 것을 손에 들고 있으면 솔개가 급강하해 훔쳐가며, 그 과정에서 맹금류의 날카로운 발톱에 베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음식은 섬 진입 전이나 이후에 해결하는 것이 좋다.
솔개 울음소리는 일본 사극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필수요소 중 하나. 언제부터 자리잡았는지는 불명이지만, 일본 사극에서 반드시 화면 전환 장면에서 솔개 울음소리를 집어넣는다. 그외에 나루토나 블리치같이 닌자 또는 사무라이가 등장하는 만화에서도 많이 들을 수 있다.
윤명운의 동생인 윤명환의 곡을 리메이크한 가수 이태원을 대표하는 노래 제목이다.
슈퍼로봇대전 W의 주인공인 카즈마 아디건은 매의 눈이라 불리는 아버지보다 못하다는 의미로 자기를 솔개(카이트)라 자조하기도 했다.
솔개를 뜻하는 한자로는 鳶(솔개 연)이 있으며 영어로는 Kite나 Black kite가 있다. 하지만 鳶은 오늘날에 한국에서 연을 의미하는 단어로 자리잡았고 Kite역시 공교롭게도 같은 단어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4. 관련 문서
[1] '소리개'가 본래 표준어고 준말이 '솔개'였으나 준말인 '솔개'만이 표준어로 남았다.[2] 위 사진은 노란배솔개(학명:Milvus aegyptius)라는 종이다.[3] 본래 물고기는 잘 먹지 않았지만, 갈수록 육지에서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지니까 물고기 쪽으로 눈을 돌리는 개체가 늘고 있다고.[4] 대표적으로 로마 시내에 불이 나면 마르쿠스 크라수스가 파견한 사람들이 소방관보다 먼저 도착해서 헐값에 그 부동산을 구매했다. 심하면 소화 활동을 방해하기까지 했다.[5] 다만 푸블리우스 크라수스는 그 재능을 만개하기 전에 카르헤 전투에서 아버지와 함께 전사하고 말았다.[6] 다만 매나 독수리도 까치나 까마귀에게 쫓기는 등의 일은 흔하다[7] 특히 잡아채는 것도 바람 등 여러 요소 때문에 거의 힘들다.[8] 스스로는 보라매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