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演技力 / acting ability
1. 개요
2. 연기력을 결정하는 요소
2.1. 배우에게 요구되는 것
2.1.1. 알맞은 배역 선택
2.1.2. 작품과 배역에 대한 이해
2.1.3. 시선 처리 및 움직임, 태도
2.1.4. 대사 처리
2.1.5. 발성
2.1.6. 배역에 대한 몰입
2.2. 부수적 요소
2.2.1. 다른 배우와의 팀워크
2.2.2. 작가의 대본
2.2.3. 감독과 기타 제작진의 역할
2.2.4. 탄탄한 투자
3. 여담
3.1. 주연과 조연의 연기력 차이
3.2. 다작의 필요성


1. 개요


장르(좁게는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 넓게는 코미디까지 포함)에 등장하는 배역을 맡은 배우가공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역량.[1]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줄 때는 '메소드 연기'라는 수식어가, 어설픈 연기력을 보여줄 때는 '발연기'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2. 연기력을 결정하는 요소


극 장르에서의 연기는 시각청각의 형태로 전달되기 때문에, '연기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시각적 형태의 연기 요소(시선 처리, 움직임 및 태도)'와 '청각적 형태의 연기 요소(대사 처리, 발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시청각 형태로는 쉽게 알아챌 수 없는 영역(작품과 배역에 대한 이해, 몰입 등)의 중요성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후술할 요소들을 갖추지 못하면, 작품을 통해 묘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나 배역의 성격이 잘 드러나지 않고 시청자들이 작품에 몰입할 수 없다.

2.1. 배우에게 요구되는 것



2.1.1. 알맞은 배역 선택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목소리도 가냘프고 체격도 호리호리한 남성 배우가, 영화 <범죄도시>의 마석도(배우 마동석 분)나 <공공의 적>의 강철중(배우 설경구 분) 같은 배역을 맡는 건 처음부터 잘못된 섭외이다. 물론 나름의 노력을 통해 연기 변신을 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편 알맞지 않는 캐릭터라도 '연기 속 연기'에서는 가능하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게 있다.

tvN 월화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2>에서 백수지(배우 서현진 분)는 원래 털털하고 선머슴같은 성격의 인물인데, 이상우(배우 권율 분)에게 잘 보이려고 '연기 속 연기'를 하는 장면이다. 백수지에게 걸맞지 않는 성격이기는 하나 극중 백수지에게 이런 어설픈 발연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허용이 되는 것이다.

2.1.2. 작품과 배역에 대한 이해


작가 이환경이 만든 세계관 내(드라마 <태조 왕건>)의 '궁예'라는 캐릭터는 오로지 배우 김영철만이 소화할 수 있고 그 배역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김영철이 가장 잘 알아야 한다.[2] 그러기 위해서 배우는 대본을 꼼꼼히 확인하거나 작가와의 긴밀한 소통을 하여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세계관은 어떤 곳이고, 그 안에 자신이 맡은 캐릭터는 어떤 성격이며 배우 개인의 성향과 잘 맞아 떨어지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해석해내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거친 후에야 연기를 시작할 수 있다.


2.1.3. 시선 처리 및 움직임, 태도


시선 처리나 움직임, 태도는 '시각적 형태의 연기 요소'에 해당된다. 이게 부자연스러우면 시청자들 눈에는 바로 걸리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거나 연기에 몰입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SBS 월화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조필연(배우 정보석 분)차부철(배우 김성오 분)에게 겁을 주는 장면. 정보석, 김성오 뿐만 아니라 박상민(이성모 역), 윤용현(고재춘 역)의 시선 처리, 움직임 등이 상황에 알맞아서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었다.
또한 연기에 임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주연은 주연답게, 조연은 조연답게, 단역은 단역다워야 한다. 주연을 빛내줘야 할 단역이나 조연이 주연처럼 눈에 띄려고 하면 안 된다.[3] 이런 식으로 연기하면 혼자서만 동떨어진 연기를 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2.1.4. 대사 처리


'청각적 형태의 연기 요소' 중 하나. 반드시 작가가 쓴 대본대로만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배우 개인의 스타일이나 배역의 성격, 감독과의 협의를 통해 유연하게 대사 처리하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tvN 토일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김소용 역을 맡은 배우 신혜선의 원래 대사와 실제로 친 대사는 아래와 같다.

김소용: 보니까 선비질 좀 하시는 양반인 거 같은데... 사람 면전에서 계속 코를 막고 있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않나?

- <철인왕후> 제1화 원래 대사 中

김소용: 보아하니 선비질 좀 하시는 양반이신 거 같은데... 사람 면전에서 계속 코를 막고 있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않나? (↗)

- <철인왕후> 제1화 실제 방영분 中

극중 조선의 왕비 김소용에게는 '2020년대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남성 장봉환이 빙의된 상태'라는 기본 설정값이 존재한다. 원래 대사보다 배우 신혜선이 처리한 대사를 통해 비아냥대는 거친 장봉환의 캐릭터가 더 잘 살아났다.
대본에는 특정 대사를 어떤 뉘앙스로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세세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이때 배우 개인의 경험과 성향 및 언어습관, 제작진과의 협의 등을 통해서 해당 배역의 설정값을 감안하여 잘 맞는 느낌대로 처리하는 게 필요하다.

2.1.5. 발성


'청각적 형태의 연기 요소' 중 하나. 아무리 시끄러운 환경이더라도, 작은 목소리로 대사를 처리하더라도 시청자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게끔 음마다 끊어서 또박또박 소리('딕션')가 나와야 한다.
아래는 tvN 토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고애신 역을 맡은 배우 김태리유진 초이 역을 맡은 배우 이병헌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다.

두 배우 모두 발성(특히 딕션)이 좋은 편이다. 그중 중후하고 낮은 음색의 이병헌의 발성이 돋보인다.

2.1.6. 배역에 대한 몰입


배역에 몰입한 사례를 들자면,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 역을 맡은 히스 레저를 들 수 있다. 그가 배역에 과도하게 몰입한 나머지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낭설이 있으나 그 진위 여부를 차치하더라도,[4] 히스 레저가 조커 역에 몰입하기 위해서 스스로 조커처럼 되려고 노력한 건 사실이라고 한다.

배우는 작가가 만들어 낸 배역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시청자나 관객이 먹기 좋게 다듬어서 전달해주는 역할이므로, 배우 스스로 그 배역에 몰입하지 못하면 그 작품은 성공하기 힘들다.

2.2. 부수적 요소



2.2.1. 다른 배우와의 팀워크


독백으로만 구성된 작품이 아니고서야, 다른 배우와의 팀워크는 필수적이다. 어느 배우가 맡은 배역은 작가가 만든 세계를 구성하는 일부일 뿐이며 다른 배역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가 가능하고 의미를 갖는다. 물론 촬영장 내 배우들 간에 화목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촬영에 들어간 순간만큼 배우 간의 합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절대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5]

2.2.2. 작가의 대본


배우 개개인의 고유의 연기력뿐만 아니라 작가가 쓴 대본도 연기력에 대한 평가를 가르는 데 핵심요소이다. 드라마, 영화 등 특정 창작물의 뼈대는 결국 대본이므로, 대본의 구성이 탄탄하지 못할 경우 아무리 배우가 수준 높은 연기력을 선보여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2.2.3. 감독과 기타 제작진의 역할


감독은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여 배우들의 연기를 살릴 수 있도록 적절한 개입을 통해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촬영분을 잘 구성하여 다듬는 작업인 '편집'도 연기력에 대한 평가에 마침표를 찍는 요소 중 하나이다.

2.2.4. 탄탄한 투자


배우의 대부분은 전업 연기자이기 때문에 제때 적정한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거나 연약한 환경에서 촬영을 하게 된다면, 극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어서 연기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3. 여담



3.1. 주연과 조연의 연기력 차이


유해진, 박성웅, 조우진, 신혜선처럼 단역, 조연 중에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서 주연으로 거듭난 경우도 많지만, 주연이라고 해서 반드시 조연, 단역보다 연기력이 나은 건 아니다. 대체로 주연과 조연을 가르는 건 스타성, 즉 '팬들이 소비할 수 있는 이미지나 상업적 역량'에서 비롯된다. 조연들 중에서는 주연보다 잔뼈 굵은, 탁월한 연기력을 보이면서도 아이돌 출신 어린 배우들보다 스타성이 부족하여 주연으로 못 올라서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항상 주연을 맡는 배우라도 드라마영화로 넘어가는데는 큰 장벽이 존재하고, 막상 넘어가도 단역이나 조연부터 다시 커리어를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역시도 스타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주연이라고 해서 조연보다 연기력이 낫다는 보장은 없다.

3.2. 다작의 필요성


고등학교나 대학 때 연극동아리, 단편영화로 나름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주더라도,[6] 상업 드라마, 영화 무대로 넘어가면 살아남기에 턱없이 낮은 수준의 연기력이 되곤 한다. 이럴 때 많은 작품에 출연하여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는 것이 연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게 어느 정도는 맞아 보인다. 다만 어느정도 주연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나서는 '이미지 소진' 때문에 다작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7]
일본이시하라 사토미는 대표적인 다작(多作) 배우인데, 데뷔한 2003년(당시 16세) 이래로 2021년 2월 기준 총 87개 작품에 출연했다. 데뷔 초반부터 주목받은 것도 사실이나, 많은 작품에서 각종 배역을 소화한 덕택에 연기력이 일취월장하게 되었다. 그 결과 2016년 이후로는 일본 내 연기력이 뛰어난 톱 배우 반열에 올랐고[8] 딕션도 깔끔한 배우로 손꼽힌다. 앞서 언급한 유해진, 박성웅 등 배우들이 다작을 통해 연기력을 향상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로배우 이순재배용준을 두고 "<겨울 연가> 하나로 끝난 사람."이라고 언급한 게 괜한 말이 아니다. 기사(아시아경제)

[1] 오페라, 무용, 피겨 스케이팅 등도 연기력을 발휘하는 영역이기는 하나, 여기서 설명하고자 하는 '연기력'과는 궤가 달라서 이 문서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2]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실존인물 궁예가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관 속 캐릭터 '궁예'를 말하는 것이다. 배우의 역할이란,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 속 배역을 시청자,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석하여 전달하고 감동을 유발하거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3] 물론 능력있는 감독이라면 이럴 경우 촬영장에서 바로 걸러낼 것이다.[4] 자세한 내용은 히스 레저 문서 참조.[5] 이러한 이유로 촬영장에서 배우 간에 자존심 때문에 신경전을 벌이는 건 득보다 실이 더 크다.[6] 즉, 그 동네에서만 잘하는 배우였던 것.[7] 이는 드라마나 영화의 장르나 소재가 한정된 것에 기인하는데, 그 때문에 배역도 덩달아 의사, 법조인, 경찰 등 흔히 떠오를 법한 직업에 치중되는 경우가 많다.[8] 그녀도 일본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 연예인에 올라선 2016년 이후로는 출연 작품수를 급격히 줄였는데, 치솟는 몸값과 함께 이미지 소진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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