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주거

 


1. 개요
2. 내부 특징
2.1. 좁은 면적
2.2. 전기 시설의 보편화
2.3. 취약한 난방
2.4. 구조
3. 외부 특징
4. 부동산 거래
5. 기타


1. 개요


일본의 주거 문화에 관한 문서.

2. 내부 특징



2.1. 좁은 면적


특별한 사정이 있는 나라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홍콩 못지않게 집 면적이 좁은 편이라는걸 알 수 있다. 도쿄 수도권만 해도 주택가 골목들이 간토 평야를 메우다시피한 수준. 1970년대 초까지 일본의 주거 사정은 선진국들 중 가장 열악했었고, 1979년 유럽공동체 대일경제전략 보고서에서는 대놓고 일본인들이 '''토끼장(rabbit hutch)''' 같은 집에서 산다는 비아냥을 집어넣기도 했다.
소득 증대와 함께 교외형 단독주택이 대량 보급되면서 1인당 주거면적도 빠르게 향상되었고, 2017년 기준으로 일본의 1인당 주거면적은 39.4m²으로 영국(40.9m²)과 비슷하고 한국(31.2m²)보단 넓다. 다만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에는 여전히 협소주택이 많다.

2.2. 전기 시설의 보편화


2000년대부터 냉/난방과 조리를 모두 전기로만 해결하는 '전기 전용 주택'(オール電化住宅)이 유행하고 있다. 일본의 전기요금 체계는 한국에 비해 기본료가 매우 비싼 대신 누진성이 약하다.
일본의 조리기구는 일찍이 전기레인지가 더 보편화됐는데, 일본의 가정용 가스 연결구가 한국과 비교하면 매우 허술하고 위험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가스밸브가 '''수도꼭지'''처럼 되어 있어서 거주자 본인이 직접 호스를 꽂는 구조이며 이사갈 때도 가스회사 직원을 부를 필요 없이 그냥 빼가면 된다. 가스밸브를 봉인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밸브만 돌리면 바로 가스가 방출되고 폭발 사고도 나기 쉬운 구조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도쿄전력, 도호쿠전력 관할구역에서는 전기 전용 주택 인기가 줄어드는 중. 전전화주택은 재해에 취약해 정전이나 블랙아웃 시 집안 에너지원이 전부 끊기고 급탕량도 제한이 있어서 가스회사에서 가스 발전, 난방 및 급탕시스템을 홍보할 때 이 점을 강조한다. 반면에 가스의 경우 전기에 비해 복구가 비교적 빠른 편이고 전기+가스 패키지상품도 전력회사에 비해 싸게 내놓고 있어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2.3. 취약한 난방


홋카이도 같이 정말 춥다는 인식이 있는 동네를 빼면 한겨울에 건물 안이 엄청나게 추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난방을 계속해서 틀어놓으면 따뜻하겠지만, 난방을 틀지 않았을 경우 오히려 눈보라가 불어대는 북유럽의 건물 쪽이 따뜻할 정도. 원인으로는 보온과 단열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21세기에도 알루미늄 새시를 고집하는지라 전문가들은 '창문 후진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의 많은 건물들은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보다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더불어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원래부터 겨울은 추운 것이다. 추운 건 참아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도 당연시하고 있다보니 단열도 제대로 되지 않는 건물에 난방조차 좀처럼 틀어놓질 않는다. 1가구당 연간 난방 에너지 소비량이 한국의 절반 정도이다. 또한 일본인들이 집에 비치해 놓고 있는 난방기구라는 것들도 그다지 성능이 좋은 물건이 아니다. 겨울에 코타츠가 필수다.
일본에는 이중창이 적고 바닥 난방도, 라디에이터도 없다. 한겨울 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한국(서울 기준)과 달리 일본은 보통 영상 5도(도쿄 기준)가 최저온도여서[1] 한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에너지 효율이나 건강 문제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일설에 일본에서는 저체온증으로 죽는 사람이 1년에 2만 명이나 된다는 설도 있을 정도인데, 이는 와전된 것이다. 일본 기상학회의 2016년 논문 '저온에 의한 국내사망자 수와 동계기온의 장기변동'[2]에 의하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의 14년간 저체온증으로 인한 일본 국내 사망자 수는 총합 13204명으로, 연간 평균 943명이다. 이중, 사망 장소가 '집' 혹은 '거주시설'로 보고된 수치는 연평균 300명 수준으로, 이는 저체온사망의 주요 원인이 난방시설 부재로 인한 것은 설득력이 없다. 또한 도도부현별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자수 통계를 보면 동북지방에 위치한 아키타현, 아모모리현, 후쿠시마현이 각각 10만명 당 2.05명, 1.75명, 1.52명으로 전국 1, 2, 3위를 차지하고 있어 남쪽으로 갈수록 얼어죽는 사람이 많다는 말 역시 사실과 다르다.

2.4. 구조


일본인들은 대개 현관에서 거실이 바로 보이지 않고 복도를 통해 각 방의 프라이버시가 완벽하게 보장되며 욕실과 화장실이 따로 있는 평면을 선호한다. 화장실 구조를 제외하면 서양권과 유사한데, 부엌을 통해 각 방으로 출입하는 교마치야(京町家) 등 전통가옥부터 서양권과 유사했다. 맨션의 경우 한국과 달리 맞통풍이 불가능한 구조라서 모든 방에 환기 장치가 갖추어져 있다. 심지어 설계상 '''창문이 없어 하루종일 불을 켜야 하는 방'''이 생겨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별로 선호받지 못하는 복층 원룸(메조네트, メゾネット)도 일본에서는 정반대로 엄청나게 선호되는 형태인데, 해양성 기후+프라이버시 보호에 유리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작은 복도가 많다. 전통 가옥을 개조해 만드는 음식점에 가 보면 입구는 두 사람이 같이 들어가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데, 안으로 복도에 딸린 방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계단으로 위층과도 연결되는 구조를 볼수 있다. 대형 잡화점 매장을 보아도 통로에 두 사람이 지나가지 못할 만큼 좁다.
편의점이나 약국 같은 조그만 가게 문도 자동문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전세계 센서 시장의 50% 이상을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 보니 도입률이 다른 나라들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고온다습한 기후 탓인지 천정고는 평균 신장을 감안할때 지나치리만큼 높게 지어지는 경향이 있다.[3] 일본 가정집의 천정고는 한국보다 10cm 높은 2.4m가 평균이다. 반면 문이나 창문은 나지막하게 지어지므로 여백 공간이 있는 구조가 되는데, '고카베'(小壁)라고 부른다. 보통 이 공간에 에어컨을 설치하거나 그림 액자를 걸기도 하고, 옷걸이처럼 쓰기도 한다. 혹은 '란마'(欄間)라 해서 통풍과 환기를 위한 창문으로 만들기도 하다. 한국처럼 문과 천장이 바짝 붙어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과 달리 창문을 큼직하게 내는 경우가 많다. 여름이 한국보다 긴 기후적 요인[4]과 지진시 대피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3. 외부 특징



3.1. 단독주택스프롤 현상


일본 주거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단독주택(一戸建て, 잇코다테)'''이며, 단독주택 모델하우스인 주택전시장[5]도 최소 마을 서너블록 수준으로 널찍널찍하게 짓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북미나 서유럽에서 볼 수 있는 넓찍하고 멋들어진 단독주택이 아닌, 한국의 1980년대 이전 주택들을 연상케 하는 스타일이 매우 흔하다. 다만 일본은 나무가 흔한 지리적 연유로 목조주택을 발전시켜 왔다.
미국과는 약간 다른 형태의 스프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 중심부는 한국과 별 차이 없지만 소도시 지역이나 교외 지역은 미국과 비슷한데, '국도변 점포'(ロードサイド店舗)라 해서 커다란 폴사인 간판을 두고 단층 매장으로 운영하며 자가용으로 접근하도록 만든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편의점만 보더라도 교외는 널찍널찍하게 짓는 편. 미국과 달리 주차비가 비싼데다, 한국의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골목이 흔해서 자전거경차, 광역전철에 의존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단독주택 위주 주거문화가 유지되는 특성상, 녹지 확보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도시끼리 연담화된 형태가 일반적이다. 가장 극단적인 예로 사이타마현을 들 수 있다. 고베히로시마, 나가사키같은 몇몇 지방 도시에서는 산중턱에도 중산층을 위한 2층 단독주택을 짓는 경우가 흔하다. 다만 이런 경우 산사태나 지진에 취약하고, 무엇보다 산악지형의 영향으로 교통비가 올라가 통근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일본인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단독주택 비중이 높다 보니 서구권처럼 DIY 문화가 굉장히 발달했고, '''홈센터(ホームセンター)'''란 이름으로 DIY 상점이 활성화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케인즈, DCM, 코메리, 도큐핸즈, 케이요D2 등을 들 수 있다. 슈퍼마켓 전단지도 많이 오지만 홈센터 전단지도 만만치 않게 온다. 또한 니토리같은 조립식 가구점도 자체적으로 일찍 생겨났다. 한국이 공동주택 위주라서 2010년대 이후에야 이케아를 정식으로 받아들인 것과 무척 대조적.
동네의 중요한 소식은 '가이란반'(回覧板)을 집집마다 돌리거나, 마을방송용 야외 스피커를 이용한다. 한국이라면 시골 벽촌에서나 볼 법한 야외 스피커가 일본에서는 도시 주택가에도 흔하다. 목조 단독주택 위주의 주거환경이면서 지진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잦기 때문에 비상시 대피 안내를 위해 설치된 것이다. 물론 평상시에는 한국의 아파트 안내방송과 같은 기능을 한다. 매 정시마다 특유의 멜로디를 방송하는데, 시정촌마다 각각 다르며 가장 많이 이용되는 멜로디는 '夕焼け小焼け'(서서히 지는 저녁노을)이란 동요다. 도쿄도의 경우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종소리를 녹음한 음원을 사용한다.

3.2. 외장


신축 건물조차 중심가의 몇몇 빌딩을 제외하면 한국인 입장에서 1970~80년대 느낌이 드는 건물들이 꽤 있다. 목조건물이나 콘크리트에 페인트칠만 하거나 타일을 붙이는 등 외장이 매우 단순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조그마한 신축 빌딩에서조차 화강암, 현무암, 징크패널 등으로 고급스럽게 장식하고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청록색, 군청색 유리를 설치하는 것과 매우 대조된다. 오키나와에서는 아예 태풍 때문에 콘크리트 건축물이 건축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6] 일본 열도가 화산활동이 현재진행형으로 활발한 청년기 지형이라 건축용 석재를 채취하기 힘든 탓도 크다.
지진 규제 때문에 한국과는 달리 발코니새시를 달지 않고 옆집 발코니와의 경계는 칸막이 하나만 배치하며 지하 주차장이나 주차 빌딩은 한국에 비해 비교적 드물다. 지진과 일본의 부동산의 관계 또한 빌딩이나 맨션 창문에는 비상시 깨서 탈출하라고 역삼각형 표시를 해놓으며, 반드시 옥외 계단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4. 부동산 거래


일본 부동산 광고에서는 평수나 제곱미터를 강조하는 경우는 드물고[7] 방이 몇 개인지, 거실이 있는지, 부엌에 식탁은 놓을 수 있는지에 따라 '''방 숫자+LDK'''와 같은 방식으로 표기하는 게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서 '3LDK'라고 하면 방 3개에 거실과 식탁을 놓을 수 있는 부엌이 완전히 갖추어진 집이란 뜻이다.
월세가 발달했는데, 자연재해 및 일본 특유의 전근 문화로 인해 집을 사기가 상당히 뭐한 편. 소득이 생겨서 집을 사 놨더니 지방으로 발령됐더라 하는 일화는 쉽게 들을 수 있다.

5. 기타


일본인들의 특성상 개인주의가 강하다 보니 자신의 집에 손님이 방문하는 걸 적잖이 싫어하며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집에 손님을 자주 초대하지 않는다.[8] 거기다가 집도 작다 보니 파티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편이다. 그래도 최근 일본의 10대~20대들은 친구들과 같이 집에서 놀기도 하고 파티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 단적인 예로, 한국에서는 자연적인 서식지의 최북단이 충청남도인 동백나무가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혼슈 동북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자란다.[2] 藤部文昭(2016) 低温による国内死者数と冬季気温の長期変動 (#)[3] 냉난방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열대기후 지역의 가옥들은 천장이 높고, 반대로 한대기후 지역의 가옥들은 낮은 경향이 있었다.[4] 섬나라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북태평양 기단의 고온다습한 영향을 그대로 받기 때문. 물론 위로 올라갈수록 시베리아 기단과 오호츠크해 기단으로 추워지기는 한다. 오호츠크해 기단의 영향으로 조금 습하긴 하지만.[5] 주택전시장을 관람용으로만 놀릴 수는 없어서, 체험형 숙박시설로 활용하기도 한다.[6] 오키나와는 심지어 지리적인 요인도 있는데, 석회암이 많아서 시멘트산업이 발달하였다.[7] 표기도 거의 안 되어 있다.[8] 예외도 있는데, 일본계 브라질인의 경우 공동주택에서 바베큐를 구워먹거나 고성방가 파티를 하기도 해서 이웃집 일본인들이 나가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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