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공방전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2권 <야망편> 8장
-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66~68화
- 시기 : 우주력 797년, 제국력 488년 표준력 9월? ??일
2. 배경
우주력 797년 8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복수심으로 일어난 베스터란트 학살사건으로 민심은 대귀족에게 완전히 떠났다. 영지에서는 귀족의 지배에 반발하는 반란이 일어났고 탈영이 잇따랐으며, 귀족들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 고립되었다.
고립된 귀족들의 정신은 피폐해지고 있었다. 영지민의 반란, 탈영, 패배로 귀족들은 절망에 빠졌으며, 맹주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인망도 땅에 떨어졌다. 귀족들은 전사, 자살, 도망, 항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으며, 그 중 몇몇은 맹주의 머리를 따 로엔그람 후작에게 항복하는 걸 고려하기도 했다. 자살하는 귀족들이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매일같이 연회를 열고 술독에 빠져 살았다. 이 추태에 상식이 있는 이들은 점점 비관적으로 변해갔다. 반면 플레겔 남작을 비롯한 젊은 귀족들은 투지를 잃지 않았으며, 연회에서 금발 애송이 하나 잡으면 전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설득했고, 거기에 넘어간 공작은 출격을 명령했다.
3. 교전, 그리고 패배
출격이 결정되자 메르카츠는 묵묵이 명령을 따랐으나 아달베르트 폰 파렌하이트는 분노하여 요새에 농성하여 장기전을 주장하였다. 그래도 브라운슈바이크가 말을 들어처먹지 않자 완전히 폭발하여 '''"내가 니 시다바리가?"'''로 요약될 수 있는 불만을 퍼부었으나 브라운슈바이크는 파렌하이트를 겁쟁이로 매도하고 그냥 출격하였다.
전의가 충만한 젊은 귀족들의 지휘하에 사기가 충천한 립슈타트 귀족연합은 제국군에 격렬한 포격을 퍼붓고 돌진했다. 이에 대해 제국군은 고출력 대구경 광선포를 장비한 포함을 3열 횡대로 편성하여, 돌진하는 귀족연합군에 일제사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귀족연합군은 제국군의 공격에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으나 좀처럼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채로 압박을 가하는 바람에 제국군은 진압에 제법 애를 먹고 있었다. 하지만 6회에 걸친 파상공세 끝에 귀족연합군은 피로에 절은 상태였고, 이 타이밍을 노려 라인하르트는 후방에서 대기 중이던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상급대장의 고속순항함대를 투입[1] 하여 귀족연합군의 전투의지에 쐐기를 박았다.
여기에 볼프강 미터마이어, 오스카 폰 로이엔탈, 칼 구스타프 켐프,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함대가 가세하여 귀족연합군을 패배로 몰아넣었다.
패배가 결정되자 립슈타트 귀족연합에선 갖가지 기괴한 마지막이 펼쳐졌는데, 플레겔 남작은 로이엔탈에게 통신을 보내 기함 간 일대일 승부를 청했다. 이미 승리한 상황에서 그런 결투에 응할 필요가 없었던 로이엔탈은 이 제안을 가볍게 무시하고 패잔병 추격에 나섰다. 제안이 거절되자 플레겔은 맹장으로 이름높은 비텐펠트에게도 도전장을 보냈으나, 그 조차 가볍게 무시하였다. 분노한 플레겔 남작에게 참모 레오폴트 슈마허 대령이 나서 이미 승패는 결정되었으니 더 이상 싸우지 말고 도망치자고 진언했으나, 플레겔은 역으로 부하에게 닥치라며 난데없이 중2병 개똥철학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슈마허 대령은 주군이 자신의 무능함을 미화하면서 자아도취에 빠졌다고 지적한 뒤, 죽으려면 혼자 죽으라고 대꾸했다. 분노한 플레겔 남작은 블래스터를 꺼내 슈마허를 사살하려 했으나 꼴사납게 떨어뜨렸고 그 사이 부하들이 쏜 블래스터에 사망하였다. 그리고 슈마허 대령과 부하들은 페잔 자치령으로 망명했다."목숨을 부지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라니, 이 무슨 망발이냐! 나는 죽음 따위 두렵지 않다. 최후의 병사 하나가 남을 때까지 싸우고 또 싸워, 영광에 찬 역사를 살아온 제국 귀족으로서 멸망의 미학을 완성할 것이다!"[2]
그나마 플레겔의 기함은 플레겔 한 명만, 그것도 비교적 깔끔하게 죽었지만 나머지 전함은 말 그대로 생지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패배가 결정되자 자아도취에 빠져 전원 옥쇄를 주장하는 귀족과 따라 죽기 싫은 평민들의 유혈충돌이 시작된 것이다. 이 참상이 어느 정도나면.......
- 패배가 결정되자 자폭해 전원 자결해야 한다는 함장을 부사관이 말 없이 블래스터를 꺼내 머리를 쏴 버렸다. 갑작스런 사태에 분노한 부장 또한 사살당했다. 그리고 함 전체에서 장교와 병사의 총격전이 벌어졌다.
- 어떤 함에는 병사들이 자신들을 학대하던 함장을 산 채로 핵융합로에 처넣었다.
- 어떤 함에는 병사들의 미움을 산 두 고급장교가 한쪽이 죽을 때까지 맨주먹으로 싸워야 했고, 산 쪽은 우주공간으로 쫓겨났다.
- 어떤 함에는 함장의 스파이가 되어 동료들의 언동을 밀고한 병사가 목에 밧줄이 감긴 채로 함내를 끌려다니다가 사살당했다.
이 참상에 메르카츠 제독은 완전히 절망했다. 메르카츠 제독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부관 슈나이더 소령의 기지로 자결에 실패하고 부관의 진언에 따라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하였다.
4. 내전의 끝
연합군이 간신히 요새로 돌아간 후, 제국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혼란에 빠진 연합군은 제국군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패닉에 빠진 채로 부하 안스바흐 준장을 찾았으며, 안스바흐 준장은 그런 주군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패배를 인정한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귀족의 전폭적인 지지와 딸 엘리자베트 폰 브라운슈바이크와의 혼인을[3] 조건으로 로엔그람 후작과 강화,講和,하려고 했으나, 안스바흐 준장은 반년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너무 늦었으며 베스터란트 학살사건으로 인도의 적이 된 공작을 살려둘 리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죽을 운명임을 직감한 공작은 안스바흐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로엔그람 후작의 찬탈을 저지해달라고 부탁했으며, 안스바흐는 로엔그람 후작을 암살할 것을 맹세했다. 안스바흐는 410년산 명품 포도주에 독약[4] 을 타 주었으나,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공작은 영지와 지위를 바쳐서라도 죽기 싫다고 칭얼거렸고, 안스바흐는 강제로 독주를 마시게 함으로써 주군의 최후를 책임졌다. 주군이 죽자, 안스바흐는 그 시신을 의료실로 옮기도록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그 와중에 아직 항전의지를 버리지 않은 한 귀족 출신 대령이 중화기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군수물자를 횡령한 병사와 부사관들을 발견하고, 군법으로 처리하겠다고 큰 소리치지만 역으로 그들에게 사살당했다. 이 대령은 자신이 귀족이고 병사들이 저항하지 않으리라 봤지만 10초도 안가 모포로 뒤집어쓰고 벌집이 되어 사살당하는데,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판에선 난 귀족이라고 절규하다가 죽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나이가 많은 경리담당 부사관은 덤덤하게 뭔가 계산하면서 요새 안에서 걷고 있었다. 수소 동력차를 타고 가던 다른 젊은 부사관이 나이 든 부사관을 보고 "달아나던지 항복하던지 해야지 뭐하는 거요?"라고 황당하다는 듯이 묻자 나이 든 부사관은 아무렇지 않게 그 젊은 부사관의 계급을 묻고는 대답을 듣자 오늘이 월급날이라면서 어느 은행이라도 가면 돈을 받을 수 있는 월급 교환서를 만들어 건넨다. 어이를 날린 젊은 부사관에게 나이 든 부사관은 "세상이 바뀐다 뭐다 하지만, 우리같은 말단 병사들에게는 그게 그것뿐. 그저 높으신 분이 달라진 것 뿐이오. 그러니 노동 댓가인 월급이나 받고 평소처럼 지내면 그만이잖소." 라고 말할 뿐이었다.
요새가 완전히 제압된 후, 수많은 귀족들이 포로가 되었고 미터마이어 제독과 로이엔탈 제독이 요새 내로 진입했다. 이는 귀족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후 역사는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1차 암살미수사건으로 이어진다.
5. 기타
후지사키 류 코믹스에서는 이 에피소드가 잘렸다. 그래서 귀족연합의 최후도 달라졌는데, 베스터란트 학살사건으로 민심이 귀족들에게서 돌아서면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고립되고, 귀족들은 도주하거나 자결을 택했다. 메르카츠도 망해가는 귀족연합을 보고 자살하려 했으나 슈나이더의 재치로 살아남은 채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했다.
한편 몇몇 귀족들은 살아남기 위해 맹주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죽이고 제국군에게 항복하려고 한다. 결심한 귀족들은 브라운슈바이크로 가서 항복을 제안하고, 브라운슈바이크는 원작대로 라인하라트와 강화하려 한다.[5] 그러나 귀족들은 이에 회의적이었으며, 브라운슈바이크는 귀족들이 자신의 목을 선물로 라인하르트에게 항복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러자 공작은 자살을 결심하며 안스바흐에게 라인하르트의 암살을 명령하고, 플레겔은 브라운슈바이크에게 독주를 건넨다. 그러나 브라운슈바이크는 겁먹고 원작처럼 칭얼대고, 플레겔은 강제로 독주를 먹이고 자신도 마셔 자살한다. 두 사람이 자살하자 귀족들은 항전을 포기하고 라인하르트에게 항복한다.
DNT의 경우는 개판난투극이 생략되는 대신 원작의 전개를 그대로 따라가 플레겔은 슈나이더에게 총을 맞고 사망,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도 안스바흐가 독주를 먹이면서 사망한다
[1] 보통은 절차 따위 무시하고 라인하르트가 직접 지시를 하였으나 이때는 제대로 절차를 밟았다. 베스타란트 학살사건이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의 사이를 크게 소원하게 만들었던 것이 원인이었다.[2]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2권 <야망편>, 김완, 이타카(2011), p.312[3] 엘리자베트와 혼인하면 로엔그람 후작은 선제 프리드리히 4세의 손자사위가 되며, 황위에 오를 자격이 생긴다.[4] 뇌사를 촉진하는 약과 진통제를 혼합한 약.[5] 다만 제1차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공방전에서 딸 엘리자베트 폰 브라운슈바이크가 폭사했기 때문에 엘리자베트에 대한 이야기는 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