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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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章集
1943년 5월 24일 ~
1. 개요
대한민국의 대표적 정치학자. 본관은 강릉(江陵).# 외가인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은 주로 본가인 강원도 강릉시에서 보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애덤 셰보스키(Adam Przeworski)[1]에게 사사하여 1983년 8월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9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취임하여 2008년 명예 퇴임때까지 고려대학교에 봉직했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명예교수이다.
대한민국 내에서 민주주의에 관해 가장 심도있는 이해를 보이는 최고 권위자로 꼽힐 뿐만 아니라 카를 마르크스 연구의 권위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는데 이는 최장집의 지도교수 셰보스키가 최장집이 사사할 당시 마르크시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데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에 셰보스키에게 사사한 같은 대학 임혁백 교수는 셰보스키가 마르크시즘에서 완전히 탈피한 이후 사사했기 때문에 노동의제에 최장집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해방 전후사의 인식의 필진으로 참여했으며, 한국현대사 및 한국현대정치사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으며, 제자들 중에서 박명림, 정해구, 박찬표 등 한국현대정치사를 연구한 학자들이 배출되었다.
진보적 정치학자로서도 명성이 높다. 사상적 성향은 (진보적) 자유주의에 가깝다. 정치 과정에 있어서 정당의 역할을 강조하며, 계급과 이념에 기반한 정당간 경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쟁이 정착되기 위하여 극단적 반공주의가 약화되고 비례대표제 등이 확대실시돼야 한다고 본다. 궁극적으로는대통령중심제보다 정당이 중심이 되는 정치체제인 내각제를 바라보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의 대표적 이데올로그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백낙청과는 다르게 통일의제보다는 한국의 사회경제적 의제, 특히 노동의제에 더 집중한다.[2]
주요 저서로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꼽히는데, 민주화 이후 동력을 잃어버린 지식인 계층과 시민사회에 민주주의가 어떻게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발전해야 하는지 이른바 '민주주의의 공고화'라는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실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서구 정치학 이론을 한국에 적용함에 있어 비교정치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학술적 측면에서도 수작이라 할 수 있다.[3] 정치학도라면 필히 읽어보자. 그 외에 <민주주의의 민주화>, <어떤 민주주의인가>, <노동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등이 있다.
최장집 교수 특유의 논리를 계승한 제자로는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 목포대 정치언론홍보학과 박찬표 교수, 연세대 박명림 교수 등이 있다.
2013년 5월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직에 이른바 '십고초려' 끝에 선임되었으나 2013년 8월 사임하였다. 안철수의 통일지향적 대북정책, 정당공천 축소 주장 등에 대해 반대적 견해를 제시했는데, 그로 인해 안철수와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기하였듯 한국 내부의 노동문제를 정당으로 해결하려는 최장집 교수와 기업인 출신으로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의제에 무관심한 안철수는 애시당초 동반자 관계를 유지키 어려웠다.[4] 이후엔 정계와의 접점이 없이 학계에 머무르며 활동하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및 제19대 대통령 선거에도 선거캠프 참여와 같은 활동을 하지 않았다.
2020년 10월 소장파 보수정치인들이 조직한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가 주최한 초청 강연에서 “과거 냉전을 내세운 보수가 수용하지 못했고, 현재는 진보 세력이 내버린 자유주의를 보수가 잡아야 한다”면서 보수진영이 자유주의를 적극 수용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 날 강연회에는 최장집과 인연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참석하였다. 관련기사
2. 월간조선 최장집 교수 사상검증 사건
1998년 새로 출범한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에 취임하였는데, 당시 월간조선 11월호에서 사상검증이란 미명하에 최장집의 논문을 제멋대로 왜곡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소위 최장집 사상논쟁이 크게 일어났다. 이 당시 월간조선에서 '최장집 죽이기'에 앞장서 저격수 역할을 한 인물이 일간지 조선일보에는 이한우, 월간조선에는 우종창이었다.[5] 정작 월간조선 대표였던 조갑제 사장은 확실치 않은 내용으로 남의 글을 섣부르게 공격해서는 안 된다며 기사를 못쓰게 했다. 그래서 우종창 기자가 자발적으로 추석 휴가를 이용해서 기사를 썼다고 한다. 이는 월간조선의 빼도박도 못할 잘못이였다.
당시 우종창 기자와 월간조선은 최장집의 논문 중에서 전후 내용을 모두 생략하고 몇몇 구절만을 악의적으로 인용해서 마치 최장집이 극단적인 종북주의자인 것처럼 묘사하는 전형적인 가차 저널리즘의 행태를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6.25 전쟁은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이라는 문구였다. 당시 논문에서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이라고 표현한 것은 중립적인 의미에서 '김일성은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결정을 내렸다'란 의미이다. 그런데 월간조선에서는 일부러 의미를 혼동시켜서 마치 최장집이 '김일성의 역사상 위대한 거사'라고 서술한 것처럼 만들어냈다.
또한 "한국전쟁은 북한이 믿었던 바의 민족해방전쟁"라는 구절을 가져와서는 최장집이 김일성을 찬양하며 한국전쟁을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미화했다고 몰아갔다. 이 부분은 최장집 교수가 당시 북한 정권의 내부 상황을 분석하면서 '그들은 한국전쟁을 민족해방전쟁으로 인식했다'라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한국전쟁에서 가장 큰 희생자는 북한의 민중"이란 구절을 가지고 월간조선은 김일성에게 전쟁의 책임을 벗게 했다고 비난했는데 해당 구절의 다음에는 "북한에서도 가장 큰 수혜자는 김일성 그 자신이었다"[6]라고 분명하게 기술하고 있다. 최장집 외에도 한국전쟁이 결과적으로 김일성과 이승만 '정권'에게는 이득이 되었다는 해석을 내리는 학자들이 꽤 많다. 전혀 특이한 주장이 아니다.
월간 조선의 이러한 주장은 전체적인 문맥과 내용상 전혀 유추하기 어려운 억지 결론에 불과했다. 그냥 김대중 정권 출범 당시 북한문제로 정권에 어깃장을 놓으려는 시도였다는게 중평. 실제로 법원은 월간조선과의 송사와 극우단체의 고발에서 비롯된 국가보안법 소송에서 모두 최장집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번에는 법원 판결문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왜곡 보도하여, 마치 법원이 종북 학자에 편향된 판결을 내린 사상이 의심스러운 집단인 양 몰아갔다.
참고로 최장집 교수가 학부 시절부터 박사과정까지 지도한 연세대 박명림 교수는 저서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을 통해서 브루스 커밍스 등이 주장하던 미국에 의한 북한의 남침 유도 혹은 국지전확대설 등 수정주의 가설을 완전히 박살내고, 한국전쟁의 성격을 '''북한 김일성 정권에 의한 계획적인 남침'''으로 확고하게 정립하였다. 정말 월간조선과 극우 진영이 주장하는대로 최장집 교수가 종북주의자라면, 지도교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한국에서 그 제자가 6.25 전쟁의 책임이 김일성에 있다고 주장할 리가 있겠는가?
한편 이 월간조선의 최장집 교수에 대한 저열한 공격은 의외의 후폭풍을 불러왔는데, 바로 안티조선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강준만, 고종석, 김정란, 진중권, 김규항, 홍세화 등 당대의 자유주의 및 좌파 성향 지식인들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비중있는 매체인 조선일보를 무소불위의 언론권력으로 사상검열을 벌이고 있다고 동시다발적으로 비판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일었다.[7] 특히 이 논쟁은 당시 걸음마 단계였던 인터넷과 맞물려서 인터넷이 사회적 소통의 장이자, 대중을 향한 스피커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소위 논객 (혹은 키보드워리어)들이 등장하였다. 특히 진중권은 자신의 저서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에도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해서 다루었으며, 동시에 조선일보독자마당(약칭 조독마)에서 극우네티즌을 무참히 썰어버리면서 키워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또한 좃선일보 패러디 싸이트를 표방하면서 등장한 딴지일보의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되었다. 딴지와 김어준은 이 논쟁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면서 동시에 촌철살인의 패러디와 풍자를 선보여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으라챠챠! 좃선 화이팅!!
여담으로 최장집이 자신의 기고문을 둘러싼 논란에 부담을 느끼면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정책기획위원장직에서 사의를 표명하자, 김 대통령은 "(조선일보에) 수십년 시달린 나도 이렇게 잘 버티는데, 겨우 이 정도를 갖고 기가 죽으면 어떡합니까?"라고 위로했다고 전해진다.
3. 여담
- 김대중 대통령 정책기획위원장을 맡을 당시, 당시 강봉균 정책수석의 추천으로 유승민을 정책기획 위원으로 위촉했는데, 당시 유승민의 재벌정책이나 공정거래정책에 꽤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승민이 훗날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조금씩 대립각을 세울 때도, 최장집 위원장은 유승민에게 싫은소리 한 번 하지 않았다고.
- 훗날 유승민은 이에 대해 고마웠다고 회고하였고, 상단에 기술된 사상논쟁으로 인해 최장집 교수가 1999년 정책기획위원장을 사임하자, 유승민도 덩달아 정책기획위원에서 나오게 되었다.
[1]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공고화 이론에 있어 권위자로 꼽힌다.[2] 하지만 최장집 교수의 의견에는 반론도 있다. 통일반대론 참고.[3] 사회과학 학술도서 치고 판매량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하는데, 그 이유는 행정고시 정치학 과목을 공부하면서 읽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책은 정치학 입문서로 많이 추천받으며 많이 사랑받는다.[4] 안철수는 자신의 회사 안랩에 노조를 허용하지 않은 인물이다. 정치 입문 이후에 이 문제를 질문한 기자에게 "노조가 왜 필요해요?"라는 답변으로 자신의 노동관을 드러냈다.[5] 월간조선 퇴사후.... 2016년 박근혜 퇴진 이후에는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의 일익을 담당하기도 하였다.[6] 김일성은 한국전쟁 패전의 책임을 반대파들에게 뒤집어 씌어서 숙청한 다음에, 전쟁으로 인해서 초래된 극단적인 남북대립관계와 미국의 봉쇄정책을 자신의 권력 강화에 이용하였다. 8월 종파 사건 항목 참조.[7] 이 안티조선 운동 진영의 막내로 등장했던게 바로 변희재였다. 이후 뉴라이트로 전향하면서 조중동과 협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로는 다른 의미의 안티조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8] 이화여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민명기는 최장집과 결혼한 후 1976년 미국으로 함께 건너가 ‘미국 변호사협회(USA Bar Associasion)’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최장집의 유학(시카고대학) 생활을 뒷바라지했다.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던 젊은 시절 <한국일보> 엘에이(LA) 지사에서 주최한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입상한 적이 있다. 귀국한 뒤에는 ‘서울 Accenture’ 등에서 일했고, 남편이 정년퇴임한 뒤 일흔이 넘어서 작가가 되어 2017년에 충정공의 손자 며느리인 자신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한 집안 얘기를 소설(<하린>)로 써냈다. 2018년에는 충정공과 부모, 형제들 얘기를 소설화한 <죽지 않는 혼>을 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