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쥐
1. 소개
2009 시즌 LG 트윈스가 경기 초반에 점수를 내주고 내내 끌려가다가 미친 듯한 추격 본능을 발휘해 경기 중후반에 동점 내지는 1점차까지 만들어 놓고도 결국 역전까지는 하지 못하며 헛심만 쓰고 패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어 얻게 된 별명이다. 추격+(엘)쥐의 합성어.
2. 상세
LG는 2009년 시즌 초반부터 이렇게 추격쥐 본능을 발휘하며 5월 12일 경기, 5월 21일 경기를 포함한 여러 경기를 만들었는데, 특히 가장 인상적인 추격쥐는 9월 16일 SK 와이번스전에서 스코어 1:1로 연장에 진입 후 12회초 정상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12회말에 박용택, 곽용섭의 연타로 1사 1, 3루를 만든 후 게리 글로버의 폭투로 박용택이 홈인해 2:2 동점을 만들어 무승부를 만든 일이다. 이로써 KIA 타이거즈를 맹추격하던 SK의 기세가 꺾이고 1게임차에서 1.5게임차이로 격차가 벌어졌으며, KIA는 페넌트레이스 매직넘버가 4로 줄어드는 어부지리를 얻었고, 결국 그 무승부 때문에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1]
이 시즌 LG는 무려 '''17'''번[2] 의 '''1점차 패배'''를 당했다. 그 중 상당수가 지고 있다 추격'''까지만''' 하고 끝난 경기였다.
이 시즌에 있었던 1점차 승부나 막장대첩들은 거의 대부분이 시즌 초에 몰려 있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투수진의 피로도를 매우 가중시켜서 시즌이 뒤로 갈 수록 내팀내를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3. 왜 추격쥐가 나오는가?
간단히 요약하면, 장타력을 갖춘 해결사가 없기 때문이다.
LG 트윈스는 까마득한 옛날인 1982년 백인천 시절을 제외하고는 2020년 현재까지 국내선수나 용병을 막론하고 리그를 호령할 만한 거포를 가져보지 못한 팀이다. 그런 종류의 선수를 제대로 뽑지도 못하고 뽑더라도 제대로 키워내지도 못하고 다른 구단과의 경쟁에서 지키지도 못하는 팀이기 때문에 LG가 점수를 내려면 타자들이 연속안타를 집중시켜 점수를 뽑아내야만 한다. LG가 두 번이나 우승하며 강팀으로 군림하던 1990년대에 조차도 류지현, 김재현, 김동수, 한대화, 서용빈, 박종호 등 수준급의 타자들이 타선에 즐비했지만 그때도 우즈나 이대호 같은 유형의 거포는 없었다.
타자들이 연속안타를 집중시켜 대량득점을 내는 것이 말은 쉽지만, 타자들이 웬만큼 타격기술이 있고 그런 타자들의 집중력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점수가 나오고 역전이 가능한 것이다. 도중에 한 타자만 집중력이 깨져서 아웃이 되더라도 아슬아슬한 점수차를 극복 못 하고 패배하는 추격쥐가 되는 것이다. 거포형 타자가 있다면 루상에 주자를 모아놓고 장타 한방으로 대량득점도 가능하지만 그런 타자가 전무하니 한두 점씩 찔끔찔끔 따라붙다가 결국은 힘이 다해 패배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LG의 암흑기에는 이렇게 연속안타를 집중시켜 점수를 내기가 힘들 정도로 선수들이 허접했다. 이병규, 박용택 등 몇몇 잘하는 타자들이 타선 사이사이에 있어도 다른 타자들이 흐름을 다끊어먹으면서 추격만 하다가 지는 경기들이 계속 나왔다. 하필이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으로 야구의 인기가 폭증하여 팬들도 많이 유입되고 미디어에 노출도 많아진 2009 시즌에 이런 경기들이 계속 나오다보니, 야구팬들의 뇌리에는 자연스레 LG의 팀컬러는 추격쥐로 각인되었다.
2019년에는 10자리 비밀번호를 찍던 암흑기보다는 상황이 좀 나아져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은 때릴 수 있는 타자들인 채은성, 양석환, 유강남, 이형종 등이 타선에 다수 포진했지만 이들 중 한 시즌에 안정적으로 20+, 30+ 홈런을 쳐줄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타선의 리더인 김현수도 장타력보다는 컨택형의 중거리 타자라고 봐야 한다. 그나마 2020년이 돼서야 로베르토 라모스라는 거포형 선수를 데려와 오랜만에 30+ 홈런타자를 보기는 했다.
FA로 거금을 주고 데려오든, 용병을 잘 뽑든 간에 어떻게든 거포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LG의 패배형식은 계속 추격쥐일 것이다. LG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40년이 가깝게 구단이 거포를 못 키워낸 거면 이젠 자체생산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속편할 것이다.
4. 이후
2012년에 또다시 인상적인 추격쥐가 등장했다. 9월 16일 두산전에서 8회말까지 스코어 2:6으로 뒤지다가 9회초에 김강률, 스캇 프록터를 상대로 연속 사구와 안타로 5:6을 만들고 심지어 계속해서 무사 1, 2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양영동이 보내기 번트를 실패한 뒤 오지환 박용택이 나란히 삼진으로 물러나며 결국 5:6으로 경기를 헌납하고 만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끝으로 10년동안 포스트시즌은 구경도 못 해 보다가 11년만에 다시 가을야구의 꿈을 이룬 2013시즌에서는 드디어 추격쥐에서 벗어났다. 투수진 특히 불펜이 드디어 안정되고 4명의 베테랑들이 이끄는 타선의 활약으로 그 해 역전승 1위를 기록했고 2013년 6월 2일 KIA전에서는 9회초 0:4로 패색이 짙던 경기를 9회 4점으로 동점, 10회에는 1점을 내고 5:4로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더 이상 추격쥐가 아님을 증명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인 추격쥐가 등장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상대 선발 유희관에 계속 끌려다니며 스코어 1:0으로 뒤지고 있다가 박용택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바로 다음 회에 박용택의 실책과 봉중근의 거한 방화로 5:1로 패하며 2013년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었다.
2014년에는 4월부터 많은 경기를 시전하여 엘팬들의 발암을 유발하였다. 7월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11차전에서 8회초까지 스코어 12:4로 지던 경기를 8회말 7점을 내며 12:11로 추격했다. 그리고 9회초에 1실점하여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가 했지만, 9회말에 1득점하고 1사 3루의 찬스가 이어졌지만 결국 스코어 '''13:12'''로 끝났다(...).[3]
2015년 7월 21일 후반기 첫 경기이자 넥센과의 대결에서는 8회말까지 2:0으로 끌려가다가 1아웃 만루에서 내야안타로 2:1까지 따라잡는데 성공하나 이후 나온 이진영이 초구 병살타를 치면서 1점차 추격에 그쳤다. 그리고 9회초 유재신이 만루에서 2타점을 뽑아내면서 4:1로 넥센이 승리.
2015년 9월 2일 또다시 넥센과의 대결에서 9회초까지 9대 5로 가뿐히 지는가 했더만 손승락을 상대로 3점을 뽑으며 9대 8까지 따라붙었지만 안익훈, 양석환 등 신인선수들이 연속 아웃당하며 그대로 경기 종료.
2016년 4월 8~10일 SK와의 3연전에서 1, 2, 3차전 모두 1점차 추격전을 벌인끝에 패배하여 조롱과 놀림을 받고있다.
2016년 5월 28일 두산이랑의 경기에서 '''9회에 2점내고 1점차로 져서''' 추격쥐의 면모가 아깝지 않다.
2016년 7월 3일 SK전에선 추격쥐 아니랄까봐 처음부터 끝까지 추격만 하다 끝났고(...) 역시 명성답게 9:7로 졌다.
2016년 7월 26일 롯데전 4회초 김문호의 만루홈런 등으로 롯데가 10:1로 앞서나가며 손쉽게 승리를 하는 듯 했지만 이어진 4회말부터 추격쥐 모드를 가동 7회말 결국 11:10으로 한점차까지 따라붙었으나 거기까지였고 결국 12:10으로 졌다. 네이버 뉴스 베플들은 죄다 추격쥐, 추격은 하되 역전은 하지 않는다는 비아냥으로 도배중.
삼성 라이온즈의 2018 시즌 초가 이와 매우 흡사하다.[4] 대신 LG 트윈스는 역전승 수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
2020년 10월 30일 SK와의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LG는 이 경기만 이기면 자력으로 3위를 확보하고 같은 날 KT가 패하면 2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LG가 1회초에 선취점을 냈지만 SK에게 1:3으로 역전당한 채로 맞은 9회초에 오지환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했고 계속된 2사 2,3루에서 안타 한방이면 역전까지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타자 채은성이 평범한 외야플라이로 물러나며 결국 추격쥐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패배했고 같은 날 두산이 키움에 승리하면서 4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오랜만에 암흑기 시절의 모습로 돌아가며 역대 추격쥐 중 가장 뼈아프게 기억될 만한 경기를 하고 말았다.[5]
그러나 이 패배후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2020년 11월 5일, 위 경기보다도 훨씬 더 아쉬운 패배가 나오고 말았는데, 위의 패배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LG가 와일드카드전에서 키움을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 두산과 맞붙은 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4회초까지 0:8로 끌려가던 경기를 8회말까지 7점을 추격하며 7:8까지 따라 붙었으나 9회초에 포스트시즌에서는 나와선 안 될 최악의 형태의 실점을 허용했고, 그 여파로 9회말에는 다시 가을역적으로 돌아간 김현수의 삼진을 시작으로 추격의 불씨를 계속 지폈던 라모스마저 삼진으로 아웃, 채은성은 2구만에 뜬공으로 아웃되면서 삼자범퇴로 7:9로 패하여 역대 추격쥐 중 가장 최악의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로서 LG는 2020시즌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마지막 경기를 역대급의 추격쥐 패배로 마무리하게 되었다.[6][7]
5. 다른 스포츠
5.1. 축구
여담으로 축구계에서는 아스날 FC가 2011년~2013년 동안 챔스에서 보인 모양세가 흡사 추격쥐와 닮았다.
- 2011/12 시즌에서 아스날은 16강에서 밀란과의 1차전에서 4:0으로 졌으나 2차전에서는 3:0까지 따라붙었으나 결국 이를 넘어서지 못한 채 경기가 끝나 8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 2012/13 시즌에서 아스날은 16강에서 뮌헨과의 1차전 홈경기에서 3:1로 졌으나 2차전에는 2:0으로 점수상 동률까지 이끌었으나 원정골에 밀려 뮌헨을 앞서지 못한 채 8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 2014/15 시즌에서 아스날은 16강에서 모나코한테 바로 위와 똑같은 방식으로 탈락했다.
5.2. 기타
2014-2015 NHL 스탠리 컵 플레이오프에서도 추격모드가 발동된 경기가 있었다.
시카고 블랙호크스와 미네소타 와일드가 격돌한 서부 센트럴 디비전 결승 4차전에서 미네소타는 경기종료 3분전까지 시카고에 4-1로 지고 있었으나 남은 시간 3분간 2골을 넣으며 추격해서 동점을 만드나... 했지만 결국 동점은 만들지 못하고 시카고에 지며 시리즈 4패 탈락을 확정하였다.
클로저 이상용에서도 역시나 등장. 549회에서 극적인 동점이 만들어지고 역전을 실패하자 서울 게이터스 팬들이 '추격게이'를 언급한다.
[1] 만약 그 경기가 SK의 승리로 끝났다면 SK가 81승 47패, KIA가 81승 48패로 SK가 반 게임 차로 1위를 차지하게 된다.[2] 총 경기수의 12.8%. 그러니까 대충 7.8경기에 한 번 꼴이다.[3] 경기가 끝나는 과정 자체도 역대급이라 할 만큼 어이없었다. 2점 뒤진 9회말에 이현승 상대로 스나이더→이진영→이병규 순으로 안타를 때림→이병규가 안타를 쳤을 때 스나이더는 홈에 들어오고 이진영과 이병규가 3루씩 진루 시도→두산의 침착한 수비 시프트에 당황한 이진영이 3루로 돌아감→이병규는 늦은 타이밍에 2루로 돌아가려다 주루사를 당하며 1아웃이 됨→다음 타자 정의윤과 임재철이 정재훈 상대로 연속 삼진→경기 종료.[4] 다만 이는 공격보단 불펜의 퐈이야가 크게 작용한다. 특히 심장 듀오..[5] 공교롭게도 이 날 상대인 SK는 11년 전 LG에게 추격쥐라는 별명을 갖게 만들어준 팀이다.[6] 2002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 선수는, 본인의 현역시절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와 포스트시즌 경기를 팀 역사상 최악의 추격쥐 패배를 지켜보며 아쉽게 마무리하게 되었다.[7] 참고로 이것보단 정도가 덜하지만 두산도 같은 해 한국시리즈 1차전과 6차전에서 추격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