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천사(영화)
1. 소개
왕가위가 연출하고, 여명, 이가흔, 가네시로 다케시, 양채니(楊采妮, Yang Cai Ni, Charlie Yeung), 막문위(모원웨이, 莫文蔚, Mok Man Wai, Karen Mok)가 출연한 장편 영화. 원제는 《墮落天使》이고, 영어 제목은 《''Fallen Angels''》이다.
《타락천사》는 본시 왕가위의 직전 작품인 《중경삼림》의 가네시로 다케시-임청하 이야기와 양조위-왕비(왕정문) 이야기에 뒤이어지는 이야기로 구성하려 하였으나, 이렇게 하면 중경삼림의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지는지라 중경삼림과는 별개의 영화로 독립시킨 작품이다.[1]
제32회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편집상(장숙평(張叔平), 황명림(黃銘林))과 미술디자인상(장숙평)을, 제15회 홍콩 금상장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막문위)과 촬영상(크리스토퍼 도일[2] ) 및 음악상(진훈기(陳勳奇), 로엘 A. 가르시아) 등을 수상했다.[3]
2. 줄거리
기억상실증에 걸린 황지명(여명 扮)은 동업자(이가흔 扮, 이하 '에이전트'로 칭함.) 외엔 아무 연고가 없는 고독한 킬러였고, 에이전트는 동업자인 이 킬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황지명은 완벽한 사업을 위해선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에이전트와 만나는 걸 철저히 피했다. 하지만 에이전트는 그런 황지명을 그리며, 일방적인 사랑의 감정을 가슴에 묻어둔다. 그러자 황지명은 의식적으로 에이전트를 피하기 위해 낯선 여자인 펑키(금발, 베이비, 막문위 扮)에게 몸을 맡기고 에이전트와의 동업을 끝내려고 한다.[4]
다섯 살 때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은 뒤 병을 앓았던 후에 말을 잃게 된 하지무(가네시로 다케시 扮)는 [5] 하나 뿐인 가족인 아버지를 모시고 친구도 직장도 없이 살아가던 중 남의 가게에 숨어들어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장사를 한다. 사랑이란 걸 몰랐던 그에게 어느 날 실연당한 여인 챨리(체리, 양채니 扮)를 만나 왠지 모를 사랑의 감정을 싹틔운다.
3. 한국 방영
1997년 11월 1일 KBS 토요명화에서 더빙 방영했으며 1999년 1월 31일 재방영했다. 갓 프리된 23기 성우(구자형, 이선, 배정미)를 전면에 내세운 꽤 파격적인 캐스팅이다.
- 구자형 - 황지명(여명)
- 김준 - 하지무(금성무)
- 정미숙 - 가흔(이가흔)
- 이선 - 찰리(양채니)
- 배정미 - 베이비(막문위)
- 장승길 - 하지무의 아버지(진만뢰)
- 유동현 - 정육점 남자(장지평)
- 최병상 - 아이스크림 먹는 남자(진휘홍)
- 홍승섭 - 이자카야 주인(사이토 토오루)
- 김소형 - 황지명의 친구(강도해)
- 성완경 - 가게 남자(오욱호)
- 우리말 연출 - 이원희(KBS 미디어)
4. 여담
- 광각 렌즈로 찍은 세련된 화면과 왕가위 감독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스텝 프린팅 기법은 이 영화가 개봉한 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 봐도 세련미가 넘친다. 소위 '인스타그램 감성'등 현재 취향에 부합하는 면도 있을 정도로 시간을 뛰어넘는 영상미를 보여준다. 다만, 느슨한 스토리 전개와 전작과의 어정쩡한 연결성, 왕가위 특유의 탐미주의는 보는 이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 정우성 주연의 한국 영화 《비트#s-1.6》를 비롯해 숱한 국내 영화나 광고들이 타락천사의 상당 부분을 모방했다. 특히나 김선아가 데뷔 초에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한 화장품 CF의 카피인 "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는 이 영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6][7]
- 수지의 솔로 앨범 뮤직비디오 Yes No Maybe는 왕가위의 다양한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타락천사의 주요 장면과 스타일을 가장 중점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원작 영화에서 이가흔이 딤섬을 먹는 장면을 수지가 거의 같은 카메라 각도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장면이 백미.
- 영화에 삽입된 곡들 중 정식 발매된 OST에는 수록되지 않았으나 인상적인 것 몇 개를 전한다.
- 삭제된 장면으로 엔딩에서 하지무가 에이전트를 주유소까지 데려다준 뒤 키스를 하고 오토바이로 새벽거리를 달리며 떠나는 장면이 있었다. 뜬금없어서 잘린 듯.
- 원래 시네마스코프 화면비로 만들 영화였으나, 당시 기술로는 35mm 필름 스탠더드 비율을 아나모픽 렌즈식 시네마스코프로 만드는게 불가능해서[10] 1.85대 1 화면비가 되었다고 한다. 2020년 새 복원판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시네마스코프 화면비를 적용한다고 해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 '기억에 관한 예술'을 지향하는 왕가위 작품답게, 이 작품에도 기억에 관련된 요소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과거 베이비와 한번 만났었지만 그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새로운 인연으로만 생각하려다 마지막에 가서야 그녀를 잊지 않겠다던 황지명과, 천진난만한 모습을 시종일관 유지하다가 캠코더로 영상 편지를 녹화해 가족에게 보내는 사토를 보고 아버지의 모습을 캠코더에 담는 하지무 등 영화는 기억이 가지는 많은 의미들을 다각도에서 보여주려고 시도한다.
5. OST
- 01 First Killing
- 02 完成任務
- 03 Bar Scene #1
- 04 神交[11]
- 05 Second Killing
- 06 中伏
- 07 殺手悲歌 #1
- 08 Bar Scene #2
- 09 雪羔車
- 10 大火捕
- 11 思慕的人 (Voc. 齊秦)
- 12 Young Lover Blues #1
- 13 奔馳樂
- 14 Young Lover Blues #2
- 15 浪子本色
- 16 最後任務
- 17 The Killer's Death
- 18 殺手悲歌 #2
※이어서 듣기#
6. 관련 문서
[재개봉] [1] 때문에 중경삼림과 스타일이 매우 유사하다. 아니 사실 똑같다고 보는 게 맞다. 다만 전개 방식은 다소 다르다. 중경삼림은 1부와 2부가 명확히 분리되어 있지만, 타락천사는 두 개의 스토리가 교차적으로(라고도 하지만 일부 섞이기도 하며) 진행된다. 그리고 중경삼림이 어느 정도 플롯과 미장센이 밸런스를 잡은 작품인데 비해 타락천사는 왕가위식 미장센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반대로 스토리 진행 면에서는 다소 과하게 느슨하고 불친절하다. 이 때문에 스타일 과잉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2] Christopher Doyle, '두가풍(杜可風)'이라는 이름도 사용한다.[3] 위키백과 한국어판 - 타락천사 (1995년)와 위키백과 중국어판 - 墮落天使 (1995年電影) 참조.[4] 줄거리: 네이버 영화 - 타락천사를 참조. 등장인물 이름: Fallen Angles (Do lok tin si) - IMDb를 참조.[5] 정확히 어떤 병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노래를 따라부르는(입모양이지만) 걸로 보아 말하는 법은 알고 있는 듯하다.[6] 한불화장품 TV CF (1996)와 영화 타락천사 中 이가흔-막문위 교차 씬.[7] 촬영 기법뿐만 아니라 영화 비트에서의 정우성 헤어스타일도 여명의 스타일을 거의 그대로 빌린듯 하다.[8] 황지명이 에이전트에게 결별의 의미로 선곡한다. 관숙이가 등려군의 원곡을 리메이크하였다. 鄧麗君 - 忘記他[9] 국내 극장 개봉판의 엔딩곡이다. 헌데 이후 비디오 출시판의 엔딩곡으로는 Dennis Brown - Things in Life가 쓰였다. 이 노래는 중경삼림에서 가네시로 다케시-임청하 에피소드에 쓰여진 노래인데 이 영화가 만들어질 땐 중경삼림의 마지막 에피소드로 만들어질 예정이라 그랬을 지도.[10] 시네마스코프 화면비 작업은 보통 아나모픽 렌즈, 수퍼 35mm, 크롭으로 이뤄진다. 크롭으로 아나모픽을 만드는 작업을 할 생각이었던 걸로 보인다.[11] 1990년대 중반의 비디오 출시판에 쓰였다. 물론 당시에 정식 발매된 OST에도 수록된 곡이다. 헌데, 2010년대에 유통되는 버전에는 이 곡이 삽입되었던 장면에서 편곡된 버전이 대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