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중심 교육
'''學術中心敎育'''
1. 설명
학술적이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론 체계를 가르치는 것. 넓게는 개인이나 국민의 학력 지식 수준을 강화하여 경쟁력을 신장하자는 사상을 일컫는다.[1] 일반인에겐 국어, 수학, 영어(학술 영어),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중심의 교과를 가르치는 것으로 통하며 전인 교육과 대치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학술 중심 교육에서 가르치는 주요 과목을 별다른 수식어 없이 그냥 '''주요 과목'''(기초 영역 및 탐구 영역)이라고도 지칭하기도 한다.
또한 '학문 중심 교육과정'과는 다르다. 학문 중심 교육과정은 교육학계 용어로 자세한 건 교육과정 문서로.
2. 입시 위주 교육과의 혼동
보통 대입 과목과도 이어지기 때문에 입시 위주 교육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완전 다른 말이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은 '주요 과목'이지만, 개중에서도 '입시 과목'이 아닌 과목이 있다. 예컨대, '고전', '고급 수학', '실용영어회화' 등의 교과서는 각각 국영수라는 주요 영역 안에 편성된 교과지만, '입시 과목'이 아니다. 이런 탓에 학교에서 편성해주더라도 대충 공부하거나 그 시간에 딴짓을 하기 마련이다.
또한 전인 교육과도 완전 불일치되는 것도 아닌 게, 입시 위주 교육에선 학술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수시에 필요한 학생부, 자기소개서, 특별활동, 수상 실적 등의 스펙까지 챙기는 활동 범위까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더욱 입시 위주 교육 내로 한정짓기가 모호해진다.
3. 선택 과목 제도 반대 및 학력 강화 추구
먼저 '''학술 중심 교육 주의자들도 입시 위주 교육에 치를 떨어한다.''' 수능 필수 과목, 시험 범위, 배우는 내용 등이 터무니 없이 줄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선택 과목 제도에 완강히 반대하는 편이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학력을 강화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 공고하다. 중국(가오카오)이나 싱가포르, 홍콩, 유토리 교육 폐지 이후의 일본, 그리고 2020년에 접어든 미국에서 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쉬운 것으로 경쟁해 계층이 나눠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그래선지 '''교과 내용 하향평준화에 대대적으로 반대'''하는 성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문이과 통합의 맥락에서 학술 중심 교육은 가급적 많은 학문들을 골고루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정한 통합 인재는 일반사회, 역사학, 지리학, 윤리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천문학, 기타 교양 등을 통섭적으로 깨우쳐야 탄생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탐구 영역' 선택 과목을 모두 필수 과목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운다. 이것이 반영된 게 바로 5차 교육과정과 6차 교육과정이었다. 당시엔 현재보다 50%p 이상의 수학 내용을 배웠으며, 경제, 정치, 국사, 국민윤리, 세계사,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이 '''수능 필수 과목'''이었다. 이 영향 덕에 2000년대 초반 당시 대학생을 사이에선 역사, 문학, 사회과학, 과학 교양 과목에서는 문이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섞여 수강했고, 이공계 전공생이 역사 과목에서 높은 학점을 받거나 사회과학 전공생이 우주과학 과목에서 높은 학점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이렇듯이 학술 중심 교육론자들이 수능 체제에 의존하려는 결정적인 이유는 저렇게 필수 과목들이 국가고시로 강제돼서 봤던 효과가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 고교 입학생을 기점으로 수학 교과 내용이 대폭 줄고, 수능에서 기하나 미적분이 필수에서 탈락하질 않나 탐구 영역도 17과목 중에 2개만 선택해서 치르는 식으로 바뀌어 '''결국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던 이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만다.''' 다시 말해, '지리, 지구과학'(입시에서 쉽고 표본이 커서 표준점수 등을 따는 데 있어서 유리한 과목) 같이 편식적으로 선택해서 교육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통합 인재라고 볼 수 없다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맹렬히 비난하게 된 것이다. '교육 과정 내용 강화'와 더불어 현재처럼 편식적인 선택 과목 제도를 없애고 모두 '''필수 과목'''으로 놓자라는 게 이들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차라리 예전 2000년대 수능 체제로 회귀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이들이 수능을 강력히 지지하면서도 수능을 맹비판하는 모순적인 듯한 태도가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자세한 건 2015 개정 교육과정 문서 중 비판 문단으로.
4. 논쟁
4.1. 정치적인 입장
먼저 '입시 정책'과 '교육 정책'은 별개임에도 불구하고 입시 정책과 교육 정책을 암암리에 동일시하거나, 교육 정책이 입시 정책에 종속된 것 정도로 여기는 풍조가 있다. 그러나 수시/정시/학종 간의 갈등은 엄연히 입시 정책 문제이지 학술 중심 교육이라는 교육 이념 관계에 종속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수반되는 경향이 있어도 그 자체가 동일시되는 게 아니다.
학술 중심 교육이라는 근본 자체는 좌우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 통일된 의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진보 교육 측의 경우, 전교조가 고등학교 내 모든 교과를 수능에 반영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 학술 중심 교육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한다. #[2] 또한 보수 계열에서도 지식 교육 강화에 적극적인 성향을 띤다. 이처럼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정치성, 혹은 이념,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에 대해 오개념과 편견이 난무하다보니 실질적인 논의를 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이처럼 학술 중심 교육론자들이 다른 이슈에서 진보적일 수도 있고, 교육 이슈에서도 진보와 보수를 오갈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학술 중심 교육론자들이 주장하는 핵심 이슈가 보수가 아닌 것이 아니다. 정치성은 학술 중심 교육론자들이 주장하는 궁극적 목표인 "학력 강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이를 통해 교육감 선거에 표심 동향이 오간다면 어느 정도 뒤따르는 성향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4.2. 전인 교육을 배척하는가?
- 자세한 건 학술중심교육 대 전인교육 문서로.
4.3. 수능의 적성검사 취지를 흐렸다?
본래 수능 개발자인 박도순 교수는 언어 영역과 수리 영역만 도입하여 시행하기로 했지만, 영어 및 사회와 과학 교육계가 이에 반발하고 나선다. 그렇게 탄생된 게 외국어(영어) 영역과 탐구 영역이다. 당시 박도순 교수는 상당히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학술 중심 교육론자들이 대체적으로 수능을 지지하지만 그들이 지향하는 수능 체제는 정확히 5~6차 교육과정 시절의 수능이다. 국어, 수학을 포함해 다양한 교육 과정 내용을 국가고시 체제하에 치르게 해 학생들의 지식을 어떻게든 높이겠다는 목적의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 때문에 적성검사 성격이 짙었던 수능이 점차 자격고사와 절충되는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물론 현재 수능은 기본적으로 사고력, 추론력을 요구하는 문제 위주로 내는 것엔 변함없다.
5. 여담
- 우리나라의 경우 3차 교육과정을 시작으로 5~6차 교육과정 적용 시기만 하더라도 학술 중심 교육이 완고히 자리잡고 있었으나 7차 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내용의 30% 감축을 단행함으로써 그 기조가 처음으로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한 반발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총론)에서는 다시 교육 요소를 대폭 복구, 확대하였으나 2008년 이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여러 진보 교육 관련 단체들의 여론 장악으로 인해 흔히 2011 개정 교과 교육과정으로 통칭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각론)부터는 학술 중심 교육의 사조가 크게 흔들리게 되었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와서는 그저 안습... 정권과 교육감 모두 진보가 잡았기 때문에 학술 중심 교육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 종합적으로 교과 내용 강화, 선택 과목의 필수화 등을 조망한다. 수능(특히 정시 전형)의 상대평가가 공정하게 사회 계층 이동 역할을 한다는 명분이 있어 지지하는 편이지만, 문제 유형을 적성검사로 전면 도입하자는 쪽을 지지하는지는 확단할 수 없다. 언어력, 수리력, 탐구(물리학, 논리학, 철학(윤리)) 영역에 있어서는 적성검사 유형으로 출제해도 되나 그것을 제외한 사회, 과학, 한국어문법 등은 자격고사 유형으로도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가고시와 공정성 있는 평가라는 두 가지에 의해 강제되어 본 효과에 크게 의존한다.
- 전인 교육이 국민의 지성을 떨어뜨리는 우민화 정책에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듯이, 학술 중심 교육의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받기도 한다. 바로 학생들에게 역사 왜곡으로 대표되는 왜곡된 지식을 교육시킴으로서 국민들이 정부에 충성하게 만드는 세뇌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술 중심 교육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는 중국에서는 중국 공산당에 의해 학술 중심 교육이 국수주의적 세뇌교육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며[4] , 중국 공산당은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학술 중심 교육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홍콩에 대해서도 장래적으로 이러한 세뇌교육을 동일하게 적용시킬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애국심 교육의 강화라는 명목으로 이와 비슷한 정책을 검토했던 적이 있었고[5] , 유토리 교육의 폐지 이후 학술 중심 교육으로 선회한 일본의 경우에도 비슷한 의혹이 존재한다. 학술 중심 교육을 추구하는 국가들 중 상당수가 교육정책의 정치적 악용이라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거나 또는 그럴 뻔 했었다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악용은 학력 증진보다도 사상교육을 중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술 중심 교육의 본래의 취지를 크게 퇴색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이 학술 중심 교육의 대표적 사례이긴 하나 모범적 사례로는 여겨지지 않고 오히려 반면교사의 사례로도 지적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당연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악용은 학력 증진보다도 사상교육을 중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술 중심 교육의 본래의 취지를 크게 퇴색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이 학술 중심 교육의 대표적 사례이긴 하나 모범적 사례로는 여겨지지 않고 오히려 반면교사의 사례로도 지적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6. 관련 문서
[1] 경쟁력과 경제 성장(혹은 과학 기술) 중심적 사고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결코 탈이념적이거나 무색무취, 보편적 목표가 아니다.[2] 같은 진보 계열인 사걱세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도 아닌 게, 전교조는 지식 강화에 초점(학생부'''교과'''전형 성향)을 맞추지만 사걱세는 반대로 학술 중심 교육과 반하는 행보를 보인다(학생부'''종합'''전형 성향). 단지 두 집단은 수능 절대평가화, 수시 제도 강화에 공통된 입장을 보일 뿐이다. 진보 측에서도 친문, 친노 계열로도 갈리는 문제기도 하다. 친문 계열(더불어민주당)은 정시 확대에 소극적이지만 舊 친노 계열(민주평화당, 호남계)은 정시 확대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인다.#[3] 물론 이것은 일본의 언론과 보수 세력에 의해 부풀려진 면이 크다. 한국의 이해찬 세대론처럼 말이다.[4] 예를 들자면 청나라(여진족)과 조선 간의 병자호란을 다룬 영화 '남한산성'을 본 중국인들이 "청나라도 중국이고 명나라도 중국인데 이해할 수 없다.", 또는 "작중 여진족은 왜 중국 말을 안 쓰느냐?"하고 혼란스러워 한 이유도 중국 공산당이 학술 중심 교육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여 국민들에게 중화사상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입한 결과이다. 중국의 한국 문화 예속화 시도와 관련해서 중국인 네티즌들이 보이는 일련의 태도도 중국 공산당이 학술 중심 교육을 어떻게 세뇌교육에 악용하였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5] '1776 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이 조직을 통해 '애국 교육'이라는 우파적 역사 교육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이 시도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다행히도 결과적으로는 철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