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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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경치
3. 역사
4. 위험성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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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灘江[1]
대한민국북한에 걸친 경기도, 강원도 지역의 으로 임진강의 지류이다. 길이 136km. 북한 평강군(광복 당시 행정구역으로 평강군 현내면 상원리)에서 발원하여 임진강에 합류하는 강이다.
이름의 유래는 궁예왕건의 쿠데타 당시 도망가던 도중 이 강을 건너면서 한탄을 했다는 민간전승에서 유래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크다는 의미의 순우리말 , 여울 (灘)의 '큰 여울이 있는 강'이라는 뜻을 지녔으며, 김정호의 대동지지를 보면 대탄강(大灘江)으로 적혀 있다. 한국지리에서 주요 강을 표시할 때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지만 철원군 - 평강군 용암대지를 흐르며 그 지역의 농사를 가능하게 해주는 강이기에 비중은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다.
이어지는 임진강과 함께, 북한과 위치도 가깝고 흐르는 방향도 위아래를 가르기에 최전방과 전방을 가르는 상징과도 같은 강이다. 건너기 전부터도 전방이라는 감각이 있긴 하나, 넘어간 뒤로는 본격적으로 전쟁에 대비하는 지역들이 있다.

2. 경치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주변 경치가 무척 멋지다. 경기도 일대의 인기 여름 피서지 중 하나이며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곳. 현무암 용암대지인 철원군을 지나는 강으로, 만수기에는 박력있는 래프팅이 가능한 곳으로 많은 업체들이 영업하고 있다. 용암대지라는 지형 특성상 강이 푹 파인 곳을 지나기 때문에 영월군 동강, 봉화군낙동강 상류 같은 다른 래프팅 장소와 달리 주변 경관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로지 물과 양 옆의 기암절벽만 보이는 곳이 많다.
경치는 끝내주지만 잘못 떠내려가든지 하면 길과 민가로 갈 수도 없는 절벽 밑에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많은 곳이 군사 지역이라, 특히 야간에 아무 데나 잘못 들어갔다간 경계병의 총에 맞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3. 역사


후삼국시대 태봉의 수도였던 철원을 끼고 도는 강이었기 때문에 수도를 감싸는 강의 지위를 얻었지만,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수운 교통 활용성은 빵점에 가깝다. 궁예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지적받는 부분으로 한탄강은 급류가 너무 세고 강의 고저차마저 심할 뿐더러 폭포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대규모 물자가 오갈 수 있는 수운의 활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모름지기 수도라는 곳은 많은 인구와 국가 기반 조직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많은 인구가 몰릴 수 밖에 없고, 이 인구들을 부양할 식량과 각종 물자들을 외부에서 실어날라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 수송선 역할을 해야 할 한탄강이 저 모양이니 결국 수도 철원의 쌀값이 폭등했으며, 민심은 흉흉했다고 전해진다. 심지어는 이 때문에 왕건의 쿠데타가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는 추측도 있을 정도다.
당장 서울을 끼고 도는 한강은 하류 쪽으로 가면 폭만 1km를 넘는 크고 거대한 강이라 수운 교통에 전혀 무리가 없으며, 현대에는 오히려 서울의 도로 교통을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대교들이 들어서야 할 정도의 강이다. 평양대동강개성예성강도 수운 교통을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공주, 부여금강(백마강)이 흐르고 있으며, 경주도 형산강이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이렇듯 한반도에 들어섰던 대부분의 국가들은 전부 강을 끼고 발달하였는데 이는 산지가 많고 평야가 좁은 한반도 특성상 수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었고 물류와 유통의 중심지가 되어야 하는 수도의 특성상 뱃길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헌데 궁예는 이를 무시했던 것. 궁예가 철원 천도 이전에 수도로 삼은 송악(개성특별시)은 고려 왕조 500년간 수도였던 점만 봐도 알겠지만 양쪽으로 예성강임진강을 끼고 있고 방어하기에도 좋은 수도로서 손색없는 곳이었다.
궁예가 이렇듯 수도로서의 가치가 0에 가까운 철원으로 무리하게 천도한데에는 개성 세력 귀족들을 견제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천도는 기득권을 압박하고 자기 세력을 늘리는데에 매우 좋은 카드였다. 하지만 궁예가 택한 철원은 도저히 수도로 써먹을 지역이 아니었다는 것이 크나큰 실책이었다.

4. 위험성


우선 지형적으로 보자면, 수심이 깊고 강폭이 좁아 유속이 빠르다. 물가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고 물살이 센 여울목이 많다. 덤으로 수온까지 무척 낮다. 이 강에서 헤엄을 치다 보면 저체온증으로 가 나기 쉽고, 일단 그러면 그냥 떠내려가거나 물에 빠진다.
1990년대 이전에는 매년 사건·사고가 났지만, 최근에는 주요 장소마다 감시원을 배치하는 노력 끝에 인명사고는 많이 줄었다. 그래도 잊을 만하면 물놀이 사고사례가 매년 한 건씩 매스컴을 타기도 한다. 한탄강의 '한탄'은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한탄에서 따왔다는 도시전설성 이야기도 있다. 래프팅을 하는 급류 지역에서 수영하거나, 얕고 잔잔해 보인다며 밤에 들어가면 자살행위와 같다.
한탄강역 인근 한탄강 철교 바로 아래는 수심이 얕아도 사망자가 많은데, 교각 아래에서 물이 갑자기 소용돌이쳐서라고 한다. 다른 다리도 그건 마찬가진데, 유독 그 다리 아래서만 사람이 많이 죽는 까닭을 모른다.
철교에서 약 1km 하류의 여울진 곳은 물살이 약하고 아주 깊지도 않은데(성인 키보다는 한참 깊지만) 사람이 많이 죽기로 유명했던 곳으로, 물놀이 철엔 키를 넘어가는 깊이엔 줄을 쳐 놓고 못 들어가게 하며 구조 요원이 감시한다. 사람들 살림살이가 나아지며 놀이객이 대폭 늘었던 1980년대엔 특히 사망 실종자가 많이 나와서, 한탄강 여울에는 물귀신이 잡아당긴다는 흉한 소문이 돌았다.
또 강 자체가 좁다 보니 비만 오면 금세 물이 불어난다. 특히 여름철 장마폭우 기간엔 절대로 한탄강 주위엔 가지 말자. 수면에 가까이 세운 다리들은 그냥 물에 잠길 만큼 강물이 불어나며 한탄강을 지나는 철교까지 침수될 우려가 크기에 경원선 통근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될 정도다. 1996년도 이 주변에 기록적인 폭우가 왔을 때는 근홍교와 같은 강 위쪽에 만든 다리들도 대부분 잠겼었다. 물의 범람 자체가 흉흉한데 여기에 재수없으면 최전방에서 매설했던 지뢰가 흘러와 인명피해도 종종 나니, 뭔가 떠내려왔다면 함부로 다가가지 말아야 한다.
급류에, 홍수에, 지뢰도 모자라 수질도 상당히 좋지 않다. 계곡에서 사람들이 놀고, 음식을 흘린 물이 내려올 뿐더러 연천군이 농업·축산업 지역인 만큼 몰래 투기된 온갖 폐기물과 부산물이 강으로 방류된다. 녹조가 만연할 뿐더러, 들어갔다가 피부가 약한 사람들은 피부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어 현지 사람들은 입수를 꺼리는데 관광객들만 들어간다. 물놀이를 하다 발이 이상한 돌에 걸려 넘어질 뻔 했는데 꺼내보니 깨진 좌변기였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이 강에서 이호왕 박사가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찾고, '한탄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해서 녹십자에서 만든 백신의 이름도 '한타박스'. 이러한 한탄강에서의 악취가 심하다 보니 일부에선 한탄강을 똥을 탄 강이라는 뜻으로 똥탄강이라고 불렀다.

[1] 궁예의 몰락 과정이 워낙 임팩트가 커서 지금까지도 우스개로 전해 내려온다. 게다가 휴전선까지 이 강을 지나게 되면서부터는 흘러들어가는 본류인 임진강과 더불어 한(恨)이 맺힌 강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