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
1. Advanced Combat Rifle
1986년부터 1990년까지 미군이 진행했던 차기 소총 개발 프로그램이다. 베트남 전쟁부터 운용한 M16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 사업을 시작해 총 3억 달러를 투자했다. 급박한 전투 상황에서 300~600m 사이에 있는 인간 크기의 표적에 대해 M16A2와 비교하여 2배 이상의 명중률을 보이는 소총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1.1. 상세
사실 미군에 있어서 1960년대부터 SPIW 등 비슷한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다만 전통적인 소총들을 이길 만한 물건을 도저히 만들지 못했을 뿐. 목적이 이러했기 때문에, 미군 측에서는 단 시간 내에 2,3발씩 투발하여 최소한 하나는 맞겠지 하는 식으로 명중률을 높이는 구상을 원했다. 이렇기 때문에 아래의 경쟁 물품들을 보면 전부 듀플렉스 탄환이나 초고속 3점사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참가한 기업은 AAI Corporation, Ares Incorporated, Colt's Manufacturing Company, Heckler & Koch, McDonnell Douglas Helicopter Systems, Steyr Mannlicher의 총 여섯 회사였다. 이 중 Ares와[1] 맥도넬 더글라스 사는 1단계에서 탈락하고, 1989년부터 나머지 4개 회사를 통해 3단계가 진행되었다.
1.2. 후보
1.2.1. M16A2E2
'''콜트 사의 M16A2E2.''' 2000년대 이후의 관점에서 볼 때 특별한 점은 2중 탄두 총알 '듀플렉스(Duplex)', 그리고 총열덮개 상단의 일명 'HEL 사이트 립' 정도이다. 지향사격을 할 때 총열덮개 상단에 죽 뻗은 평평한 부분 위에 그은 하얀 직선을 표적에 향하게 두고 쏴 빠른 지향사격을 구현하는 의도로 설계했지만, 레이저 조준기 같은 지향사격용 광학장비에 비하면 효율이 저조해서 사장되었다. 나머지 부분은 기존 M16A2의 단점을 개선한 수준이다. 수축식 개머리판, 리시버 상부 레일 및 광학 조준경 등은 2000년대 이후 개발된 돌격소총에 대부분 적용되어 있다. 사양은 현재 캐나다군에서 쓰는 C7A2와 거의 동일하다 보면 된다.
경쟁작들과 달리 특별한 기능이 없는 평범한 M16 소총 기반인지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총알 두 발이 일렬로 장전된 듀플렉스 총알을 사용했지만 2개의 탄두가 텅스텐이라 비쌌으며, 총알 두 발이 동시에 발사되면서 생기는 유체역학적 간섭으로 인해 일정 거리 이상에서는 명중률도 매우 떨어지고, 탄도에도 문제가 있어 장거리 사격을 하려면 기존 5.56mm 탄약을 별도로 사용해야 했다.
1.2.2. H&K G11
'''헤클러 & 코흐 사의 G11.''' 독특하게도 탄피가 없는 4.73mm 무탄피 탄환을 쓰고 완전자동 시 분당 460발의 연사력을 가진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3점사시 분당 2000발의 연사속도로 탄을 쏟아내는데, 매우 빠르게 연사하여 반동 때문에 총구가 흔들리기도 전에 세 발을 다 쏴서 명중률과 저지력을 커버하겠다는 디자인이다.
무탄피탄의 다른 장점으로는 탄약이 작고 무게가 가벼워 대량의 탄약을 소지하고 장전할 수 있는 것으로, 탄창을 수평으로 총열 윗 부분에 올려서 장전하는데 작은 부피에도 불구하고 50발이라는 장탄수를 자랑했다. 하지만 구조상 탄창이 가늘고 길어서 휴대하기 불편해졌는데, 이 문제는 ACR 프로젝트 이후 개량된 G11K2에서 총 위에 예비 탄창 두 개를 더 올릴 수 있게 개량해서 해결했다. 탄피배출구 없이 밀폐된 내부구조로 인해 태생적으로 약실과 구동부에 열이 쌓이기 쉬운 구조이다. 따라서 약실과열로 인한 오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너마이트 노벨사와 합작해서 비싼 돈을 들여서 신형 화약을 개발하였고 화약으로 탄두를 둘러싸는 식으로 개개 탄을 구성했지만, 이렇게 해도 결국 과열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해 완전자동 시 연사속도를 매우 낮게 제한할 수 밖에 없었으며, 신기술을 적용한데다 신형 화약을 쓴 탓에 탄약 가격이 비싸졌다.[2]
그 외에 무배율 광학 조준경이 고정식으로 장착되어있는데, 조준선은 슈타이어 AUG의 광학조준경의 조준선에서 가로선을 추가한 형태다.
1.2.3. 슈타이어 ACR
Forgotten Weapons의 리뷰
'''슈타이어 사의 프로토타입.''' 불펍식인 것도 그렇고 전체적인 디자인은 동사의 슈타이어 AUG에서 많이 따왔다.[3] 불펍식 구성이며 가벼운 화살촉과 같은 형태인 플레셰트탄(fléchette)을 발사하고, 분당 1200발의 속도로 3점사를 할 수 있다. 총구초속이 1400m/s로 총알 중에서도 굉장히 빠른 편인 5.56mm 나토탄의 1.5배에 달한다. 대신 플레셰트탄은 매우 탄두가 가벼워서 이런 속도를 달성할 수 있었으므로 가벼운 탄두 덕에 살상력과 탄도 유지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실험 결과 장거리에서는 바람 등의 영향을 매우 심하게 받아 M16의 절반밖에 안 되는 명중율이 나오는 것으로 나왔다.
탄피는 플라스틱으로서 탄약이 원통형 통 안에 든 형태다. 떄문에 탄약의 무게가 가볍고 작아 대용량 탄창을 쉽게 만들 수 있었을텐데도 이상하게도 탄창 용량은 고작 24발에 그쳤다.[4] 탄피 배출은 탄창 바로 앞에서 아래쪽으로 이루어진다. 2배율 광학 조준경이 달려있으며 조준선은 AUG에서 십자선을 추가한 형태다.
1.2.4. AAI ACR
'''AAI 사의 프로토타입.''' 슈타이어와 마찬가지로 플레셰트탄(fléchette)을 쓰며, 분당 1800발의 속도로 3점사를 할 수 있다. 4배율 ACOG 조준경을 장착했으며, 소음기가 기본으로 달려있다.
1.3. 사업 결과
4개의 후보 중에서 H&K G11이 가장 우수했으나, 결국 ACR 계획 자체가 취소되면서 같이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새로운 탄과 소총들은 기존의 M16A2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고, 소총 개발에 들인 돈과 새로운 탄의 생산에 소모되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비현실적인 방안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5] 획기적인 새로운 추진 방법이 나오지 않는 한, 현재로써는 화약을 쓰는 개인화기의 화력은 거기서 거기인 것으로 결론이 나버린 것. 결국 미군은 AAI ACR에 장착된 ACOG, G11에 적용된 몇몇 기술을 빼고 다 때려치우고 21세기에도 M16 소총 계열의 소총을 쓰고 있다.
[image]
현재는 박물관 신세.
1.4. 사업 이후
결국 이에 대한 반동으로, 새로운 탄약보다는 정밀 조준이 가능한 유탄을 통한 화력 증대에 촛점을 맞춘 OICW 개발 계획으로 이어진다. 물론 이 구상도 실패했지만, 정해진 거리에서 폭발하는 스마트 유탄이라는 개념은 XM307, Mk.47 고속유탄기관총, XM25 CDTE와 K11 복합소총으로 이어졌다. 그 중에서 XM25와 XM307, K11 모두 개발이 중단되었지만, Mk.47 고속유탄기관총은 실용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또한 OICW를 개발할 당시 시도되었던 총 자체의 강화나 탄약의 개량보다는 총을 보조할 광학장비를 강화하는 쪽이 효과적이라는 발상 자체는 어떻게 하면 그 발상을 좀 더 저렴하게 써먹을 수 있을 지를 검토하면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의 AR-15 계열 파생형이나 여러 차기 신형 돌격소총을 보면 작동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피카티니 레일이 기본으로 장착된 형태로 생산되면서 광학장비가 보편화되고 더불어 소총용 광학장비가 비약적으로 발달하게 되는 등의 변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외에도 콜트사의 듀플렉스 탄처럼 총알이 두개로 분리된다는 발상 자체는 살아남아서 피갑에 싸여있다가 명중시 총알이 둘 이상으로 분리되는 식으로 저지력을 크게 늘린 설계에 적용되었다. 현재 미군이 쓰는 M855A1도 구리 피갑을 벗겨보면 전면의 강철 관통자와 후면의 구리 합금 탄두 부분이 나뉘어있음을 볼 수 있다.링크 근접전 교전만을 상정한 돌격소총인 ASh-12.7도 듀플렉스 탄종이 있다. 탄두를 공중에서 분리해서 명중률을 늘린다는 비현실적인 목표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1.5. 유사 사례
이와 비슷하게 소련에서도 1981년부터 1994년까지 AK-74보다 명중률이 2배인 총기를 선정하는 아바칸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AN-94를 제식 선정했다. M16A2E2를 제외한 ACR 프로젝트에 제출되었던 후보들처럼 초고속 점사 기능을 지원하지만,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5.45×39 mm 탄약 체계와 호환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초고속 2점사를 구현하기 위해 복잡해진 내부 구조와 소련 붕괴라는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소수만 채용되었다. 그 후 러시아군에서는 AK-74를 AK-74M으로 현대화 개량해 사용하다가, 2018년 1월에 사실상 AK-74M의 개량형인 AK-12와 아바칸 프로젝트의 후보였던 AEK-971(프로젝트 조기 탈락 이후에도 정식 채용 이전부터 소수 운용되었다)을 동시에 제식 채용했다.
1.6. 관련 영상
2. Dodge Viper SRT-10 ACR
아메리카 클럽 레이서(ACR)에 출전하기 위해 바이퍼 SRT-10을 트랙 사양으로 하드코어 튜닝한 차량.
SRT로 모델체인지가 감행되기 전 99년에도 바이퍼 GTS를 ACR를 위해 제작한 GTS ACR이 제작되었었다.
다운포스 확보를 위해 곳곳에 거대한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있으며 철저하게 경량화가 되어있다. 특히 주문시 익스트림 패키지를 선택하게 되면 그야말로 주행과 관계없는 모든 장비는 들어내는 극단적인 경량화를 실시한다.
파워트레인은 기본이 되는 SRT-10과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며 이 엔진은 8.4L V10 엔진으로 600마력의 괴력을 발휘한다.
그 외의 부분은 완벽한 레이스 사양으로써 개조가 되었으며 이러한 극단적인 튜닝에도 불구하고 공도 주행이 가능한 모델로써 개발이 되었다.[6]
원래 바이퍼가 유명하긴 했으나 바이퍼 ACR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양산차 부분 랩타임 신기록을 갱신했기 때문이다. 랩타임 7:22.1의 경이로운 랩타임을 기록한 ACR은 굼페르트 아폴로 S와 포르쉐 GT2 RS가 등장 하기 전까지 양산차 부분 랩타임 1위를 지키고 있었다.
바이퍼는 2010년을 마지막으로 퇴역했으며 닷지에서는 이에 따라 ACR을 더욱 하드코어하게 튜닝한 스페셜 모델인 ACR-X를 출시했다.
바이퍼 SRT-10 ACR의 0-100 가속의 정확한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략 3.6초로 알려져 있고 최고속도는 304km/h에 달한다.
[1] Ares에서 출시한 소총은 Ares AIWS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2] 단, 탄약 가격 문제는 시제품인데다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없는 신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채택되고 양산됐었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했을 지도 모르는 문제다. 비슷한 예시로 막 채택되었을 무렵의 VT신관 장착 포탄의 발당 가격은 당시 돈으로 732달러(현재 가치로 약 9350달러)였으나 대량생산으로 단가가 내려가 종전 즈음에는 18달러(현재 가치로 약 220달러)까지 내려갔다. 문제는 채택 이전에 아예 프로젝트 자체가 엎어졌다는 것이곘지만...[3]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팔레트 라이플이 이 디자인을 그대로 따왔다.[4] 이는 아마도 위의 사격 영상에도 나오다시피 포복 사격을 염두에 두고 일부러 이렇게 만든 듯 하다. 당장에 24발에 불과한데도 탄창의 수직 길이도 좀 되고.[5] 간과하기 쉽지만, 새로운 탄약의 제식화&탄약체계 변경은 군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 한번 제식으로 결정된 탄약이 어지간해서 바뀌지 않는 것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탄약이야 생산하다보면 싸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기본가격은 중요하다. 그나마 다른 플레셰트 탄은 탄두를 제외하면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진 않아 저렴해질 여지가 있지만, 무탄피탄의 경우는 차원을 달리하는 가격과 완전히 다른 구조 때문에 대량생산을 해도 다른 탄약에 비해 매우 비쌀 것이 뻔했다. 애초에 G11 성능 자체도 막대한 돈을 들여 탄약체계를 바꿀 가치가 없기도 했지만. [6] 참고로 ACR이라는 사양 자체는,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에 닷지 네온에도 존재했다. 이쪽도 세팅 위주로 튜닝이 이루어졌고, 레이싱 차량으로서 써도 무방한 성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