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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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물고기 어. 물고기를 본떠 만든 상형 문자이다. 맨 위의 ク와 비슷하게 생긴 부분은 머리를, 가운데 田은 몸통을, 맨 아래의 灬는 꼬리를 나타낸다. 물고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글자는 魚를 포함하고 있으며, 魚 부수에 속한다. 성씨에도 쓰인다.
중국의 간체자에서는 魚의 아랫부분 灬를 一로 바꿔 鱼로 쓰며, 일본에서는 비공식적으로 魚의 아랫부분 灬를 大로 바꾼 형태인 𩵋를 쓰기도 한다.
참고로 '물고기를 잡는다'는 동사로 쓸 경우에는 삼수변(氵)을 더한 '漁(고기잡을 어)' 자를 쓰므로 혼동하지 말자(예: 어부(漁夫), 어선(漁船), 어획(漁獲), 어업(漁業) 등).
2. 자형
3. 한국어에서 魚 앞에 받침 ㅇ이 오는 현상
한국어에서 '-어'로 끝나는 대부분의 물고기 이름은 魚를 쓴다. 참고로 본래 魚의 한국 한자음은 그냥 '어'가 아니라 옛이응(ㆁ, /ŋ/)을 쓰는 'ᅌᅥ'이며,[1] 이 잔재는 붕어(鮒魚: 부ᅌᅥ → 붕어), 상어(鯊魚: 사ᅌᅥ → 상어), 잉어(鯉魚: 리ᅌᅥ → 잉어), 농어(盧魚: 노ᅌᅥ → 농어), 뱅어(白魚: 백ᅌᅥ → 뱅어)[2] , 오징어(烏鰂魚:오즉ᅌᅥ)[3] 등에 남아 있다. 옛이응이 표기상으로는 소멸됐지만 그 발음은 그대로 남아서 저렇게 된 것[4] (참고 1참고 2)[5][6] 실제로 다른 언어에서도 /ŋ/ 발음의 잔재를 볼 수 있는데, 일본어 음독은 /ŋ/을 /ɡ/로 받아들여 ギョ가 됐고,[7] 베트남어 독음은 /ŋ/을 그대로 보존한 ngư이며, 상고음 검색기가 제시하는 상고음도 모두 ŋ으로 시작한다.
3.1. 반론
중세국어 어휘 중에서 어두에 옛이응이 나오는 경우가 없는 상황에 한국 한자음이 어두 연구개 비음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魚가 한국한자음에서 연구개 비음을 유지하고 있었더라면 같은 부류에 속하는 중고한어 疑母(http://ytenx.org/kyonh/cjeng/%E7%96%91/)의 한자음 역시 연구개 비음을 유지하고 있었어야 하고 마찬가지로 앞의 한자어에 /ŋ/을 덧붙일 수 있었어야 하지만 그런 예는 존재하지 않는다. 魚가 비록 첫 음절에 오는 경우가 드물어 어중의 /ŋ/이 유지되기 좋다는 환경적 조건이 있긴 하지만, 오로지 한자어 魚만이 그러한 능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더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한다.
魚 한국한자음의 연구개 비음의 잔재 증거로 예를 든 붕어, 상어, 잉어, 뱅어, 오징어 중에서 붕어와 잉어, 뱅어는 받침 ㆁ이 없는 부어, 리어, ᄇᆡ어 표기가 훈몽자회에 나타나고 있다.[8] 뒤 음절의 '어' 역시 ㆁ이 아니라 ㅇ을 지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어두의 연구개 비음의 또다른 예로 제시한 '아지' 역시 두시언해에서 받침 ㅇ이 없는 마/매(아래아)아지, ᄉᆈ야지, 가/개아지가 나타나고 있다. 더 나아가 백(白)에서 ㄱ 탈락 현상은 연백군 배천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중세국어에서는 ㄱ 탈락은 꽤나 흔하게 나타난다. 한국한자어의 음가는 한국어의 음운현상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4. 용례
4.1. 단어, 고사성어
- 한국어에서 '-어'로 끝나는 대부분의 물고기 이름
- 악어(鰐魚), 열대어(熱帶魚), 인어(人魚) 등
- 건어물(乾魚物), 대어(大魚), 목어(木魚) 어류(魚類), 어뢰(魚雷), 어죽(魚粥), 어패류(魚貝類) 등
- 수어지교(水魚之交), 어동육서(魚東肉西), 어두육미(魚頭肉尾), 연목구어(緣木求魚) 등
- いさな(勇魚): 고래
- さかな(魚): 물고기
4.2. 인명, 지명, 캐릭터명, 작품명 등
- 범어사(梵魚寺)
- 자산어보(玆山魚譜)
- 어등역(魚登驛)
- 우오즈미역(魚住駅), 산요우오즈미역(山陽魚住駅)
- 니시조노 미오(西園 美魚)
- 우오즈미 지로(魚住 二郎)
- 타치바나 이사나(橘 勇魚)
- 魚氷に上り 耀よひて
- 성이 어씨인 사람 모두.
4.3. 일본어
4.3.1. 훈독
5. 부수
[1] 현대 한국어에서 받침으로 쓰이는 ㅇ과 같은 음가이다. ᅌᅥ를 발음하려면 '응어'(/ɯŋ.ʌ/)에서 앞의 '으'(/ɯ/)를 빼서 ㅇ 받침만 남기고(/ŋ/) 이를 다시 한 음절로 축약해서 발음해 보면(/ŋʌ/) 'ᅌᅥ' 발음이 성립된다.[2] '백'의 ㄱ 받침이 뒤의 ㆁ과 충돌하면서 자음동화에 의해 /뱅/으로 바뀌어 '백ᅌᅥ'가 /뱅ᅌᅥ/로 발음되고 이것이 초성의 ㆁ 음가가 소멸한 뒤에도 그대로 남아 지금의 '뱅어'라는 표기가 굳어졌다.[3] 앞서 설명한 뱅어와 같은 변화를 거친 것.[4] 이와 비슷한 경우로 짐승의 새끼를 나타내는 '아지'가 있다. 원음이 'ᅌᅡ지'기 때문에 ㅇ이 덧나서 소+아지가 송아지로 발음된다.[5] 그래서 현대에는 붕어, 상어, 잉어, 뱅어, 오징어 등은 한자어가 아니라 고유어로 취급된다. 따라서 잉어, 뱅어 뒤에 과(科)가 붙으면 사이시옷이 들어가 '잉엇과', '뱅엇과'가 되지만, 문어, 연어 뒤에 과(科)가 붙으면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고 '문어과', '연어과'가 된다. [6] 모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붕어, 상어, 잉어 등에 /ŋ/ 발음이 들어갔다는 말도 있지만 이는 근거가 없다. 만약 모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ŋ/ 발음이 들어갔다면 다른 한자음에서도 그러한 예를 찾을 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예가 없다. 게다가 모음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백어(白魚)가 뱅어로 바뀐 이유도 설명할 수 없게 된다.[7] 실제로 한국 한자음으로는 초성이 ㅇ인데 일본어 음독으로는 が행으로 읽히는 한자를 보면 대부분 원음의 초성이 /ŋ/이었다. 이에 해당하는 글자로는 이 항목에서 설명하는 魚(어/ギョ)를 포함하여 五(오/ゴ), 銀(은/ギン), 玉(옥/ギョク) 등이 있다. 그리고 탁음의 /g/음가는 중간 음절에 올 때 비탁음 현상을 일으켜 /ŋ/으로 발음된다.[8] 오징어는 훈몽자회에서 '오적어(烏賊魚)'로 등장하고, 사성통해에서는 '오증어'가 된다.[9] 훈독하는 법이 특이한 숙자훈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