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세탁

 

1. 개요
2. 현대의 고향세탁
3. 지역주의로 인한 고향세탁
4. 판단 기준은?
5. 사례
6. 정리


1. 개요


자신의 실제 고향이 아닌 곳을 고향이라고 속이는 일. "돈세탁"과 비슷한 개념으로 꾸민 신조어다.
사실 현재보다 과거 비 민주적인 시대에 더 유행했다. 본질적으로 고향 세탁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는 출신지에 따른 차별이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2. 현대의 고향세탁


고향세탁은 지리감각이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조장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중소도시, 특히 읍면단위 지역 거주자가 원거리의 타지역 사람들을 만났을 때 출신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시 이하의 행정구역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읍면단위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평가절하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지방 광역시도 시골로 칭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일부 대도시 이외 지역 출신자들은 자기 출신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에게 길게 언급하는 데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소모전을 피하기 위해, 동시에 타 지역 사람들로부터 지금 이 도시와 거리가 멀다는 인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방어적 수단으로서 실제 고향 인근의 더 큰 도시를 지칭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실제 사례로 경기도 오산시 출신인 사람이 부산광역시외국과 같이 고향 근처 사람이 거의 없는 환경에 가서 어쩌다 자기 출신지를 말해야 할 때 오산이라고 말하면 십중팔구는 어디 있는 곳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수원 근처' 혹은 '서울 근처 어디쯤' 식으로 부연설명이 붙어야 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식으로 대화가 이어지다 보면 나중에는 귀차니즘이 몰려와서 그냥 '수원', '서울'이라고 대충 말하게 되는데 그러다 어쩌다 진짜 서울, 수원 사람이나 그 쪽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을 타지에서 만나게 되면 졸지에 고향세탁, 거짓말을 한 것이 되어버린다. 반대로 부산 근처의 중소도시인 양산시김해시 출신이 서울이나 외국에 가면 부산 근처 어디쯤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보다는 그냥 부산에서 왔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대도시 광역생활권 출신자들의 행동권역이 넓기 때문에 고향세탁의 의도가 없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나 직장의 소재지, 쇼핑 등의 경제활동 등은 인근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따라서 자신의 삶에 영향을 많이 끼친 곳을 고향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위의 이유와 거의 같은데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실제 태어나고 자란 곳은 경상북도 경산시인데도 타 지역에서의 인지도 부족 등을 이유로 바로 인접한 대도시인 대구 출신이라고 하는 경우.[1] 이런 것은 지방의 광역시가 아니더라도 서울의 위성도시 출신자들도 그런 경우가 있다. 특히 서울권 위성도시 중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지고 서울권의 다른 위성도시의 경우보다 서울생활권에 좀더 밀착된 광명, 구리, 하남 등지가 이에 해당. 특별시, 광역시급 대도시에서 태어나서 살다가 어린 시절에 인접 위성도시로 이주한 경우(예를 들어 영등포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광명시로 이사가거나 강남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분당신도시로 이사가는 경우)도 상황이 비슷하다.
혹은 해외에서 태어났으나 어린아이인 상태에서 1945년 광복 이후 가족과 같이 귀국선을 타고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한 사람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가 이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고향을 아버지의 고향이자 유년기를 보낸 포항으로 말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직 유아였을 때 가족이 재정착한 경우로 고향은 포항이 맞지만, 대통령 선거 당시 프로필에서 출생지를 오사카 대신 포항으로 표기해 세탁이라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가 일제 강점기라고 해도 선거용 프로필에는 사실만을 적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것도 아니었다.
반대로 고향이 맞는데 출생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고향세탁이라는 누명을 쓰는 경우도 있다. 부모가 그들의 연고지에서 살다가 전쟁으로 피란을 간 새 태어났다가 부모가 원래 고향 가까이로 자신의 유아기에 돌아가 성장한 경우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배우 안성기 씨.

3. 지역주의로 인한 고향세탁


지역 차별을 피하기 위해 고향을 세탁하는 경우도 있다. 영남 출신의 장교들인 박정희-전두환-노태우가 연이어 집권하면서 군대는 물론이고 공무원, 사기업 시험이나 승진 등에서 영남 출신들은 유리하고 호남 출신들은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호남 출신들이 이런 차별을 피하기 위해 고향을 수도권으로 속이는 경우도 왕왕 있었던 것.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하면서 이러한 차별들이 줄고 주민 등록이 전산화되어 속이기도 어렵게 되면서 고향 세탁도 거의 과거 일이 되었다.
한국에서 영호남 지역주의를 노골적으로 선거 구호로 들고 온 것은 7대 대선인데, 이전에도 수도권에서 전라도 주민들을 향한 차별은 빈번하게 있었다. 아래는 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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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판단 기준은?


'''부모나 선조의 출신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사람의 출신을 '''본관'''에 따라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김 아무개란 사람이 대대로 경기도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본관이 김해라면 경상도 김해 출신이라고[2] 기록에 남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기 때문에 경상도 쪽은 평생 가보지도 않은 사람이었는데도 본관이 그 쪽이라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고향을 세탁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정착 농경 사회이고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주거 이동이 어려운 과거에는 시조의 고향인 관향=고향이었지만 인구 이동이 활발해지며 점차 그렇지 않게 되었는데도 관습적으로 그렇게 본 것. 참고로 이게 노론 음모론과도 연관되는데, 그 주요 가문이었던 안동 김씨의 정치기반은 기호지방이었으며 정작 본관인 안동과 그 주변 영남지역은 남인의 근거지였는데도 불구하고[3]노론-안동 김씨-경상도-군사정권 식의 무리한 도식화를 통해 적폐몰이를 하는 괴이한 사관이 존재한다.
이런 고향이 어디냐 따지는 습속은 연원이 오래 된 만큼 뿌리 깊고 완고해서, 2010년대에도 60대 이상 나이든 세대에는 태어난 곳 무관하게 본관이 있는 곳인 관향, 적어도 부모의 고향이(부모의 고향이 다르면 주로 부계) 본래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많다. 부모가 호남 출신이면 당사자도 호남 출신, 부모가 부산 사람이면 그 사람도 부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할아버지-아버지-나 3대가 한곳에서 출신이어야 그곳 출신이다라는 관념도 존재했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일화로는 면접에서 어떤 지원자를 출신지 때문에 불합격 시켜버렸다고 동료들 앞에서 자랑스레 떠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경영진에서 반드시 뽑으라고 말까지 해놓은 인사였으며 결국 제멋대로의 기준으로 짤라대던 것이 들켜 인사 고과에서 빵점을 먹고, 권고 사직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면접 합격자를 미리 정해놓는 것 역시 잘하는 짓은 아니지만, 애초에 출신지 하나로 부당하게 차별을 한, 심지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걸 자랑질하기까지 한 사람도 잘못한 것이므로... 그런데 2018년(!)에도 주민등록번호의 지역코드를 파악해 특정 지역 출신자는 알바로 뽑지 않고, 심지어 이런 고향세탁으로 출생신고된 사람일 가능성까지 생각했는지 치밀하게도 '본인은 아니더라도 가족 중에 그쪽 출신자가 있다면 받지 않겠다'고 채용공고에 써놓는 편의점이 나왔으니 옛날 미개한 시절 이야기로만 치부하기는 힘든 것 같다. 당연하지만 엄청난 욕을 먹었다.

5. 사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출마자격에는 '''헌법상 미국 본토 태생자'''만 출마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으며 이 때문에 하와이에서 태어난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고향세탁을 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바마 출생지가 문제가 된 이유는 버락 오바마 아버지 버락 오바마 시니어의 국적이 케냐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부모 중 한 쪽이 미국 시민권자면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주게 되어 있다. 즉, 아버지 버락 오바마 시니어가 케냐 국적을 가진 케냐인이기 때문에 시민권 논란에 있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가 이슈가 되었던 이유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의 하와이 출생 기록을 확실히 증명했으며 헌법의 해당 조문은 정말로 미국령에서 태어난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미국 시민이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아버지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어머니가 미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오바마는 출생시부터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결국 이런 주장은 근거없는 루머로 판명났지만 위키백과에 관련 문서가 올라올 정도로 알려진 음모론 소재이다.
일부 유명인들이 포털 사이트 인물정보의 출생지란에 '서울특별시'로 위조했다가 들통나서 정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터넷상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경상도 청년이라 했지만 광주 자택에서 체포된 다음 아고라의 종북주의자 붉은 악마 또한 누리꾼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었다.
2AM이창민의 경우, 부산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경상남도 함안군 출신이다. 반대로 야구선수 김광현은 경기도 안산시 출신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지만, 실제 출생지는 서울특별시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충북 충주에 출마한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은 과거 고향이 경상북도 김천시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충청북도 충주시로 프로필을 변경하는 바람에 지역 정가에서 고향세탁 논란이 일었었다.

6. 정리


고향 세탁의 대부분은 서울중심주의이나 농촌비하 등으로 인해 생긴 일이다. 인권 의식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타인의 고향이나 민족, 인종 등을 불필요하게 묻는 거 자체를 문제있는 행동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는 정치적인 이유같은것 때문에 아직도 이러한 행위가 간간히 보이는 것을 보면 갈길은 멀어 보인다.

[1] 그런데, 경산하고 대구는 생활권이 겹쳐저서 오해할 만도 하다. 대구권 4년제 대학도 실은 경산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아예 이름이 대구대학교인 학교가 경산에 있는데 대구 사람들도 그리 어색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이다. 예전엔 경산시였던 곳이 대구광역시의 구로 편입된 곳도 많다. 집값 등의 이유로 대구광역시에서 이주해 온 주민도 많다. 자세한 건 문서 참고.[2] 사서에 보면 '아무개는 金海人(김해인)이다' 식의 표현이 종종 보이는데, 이게 진짜 본인의 고향이 아니라 부계 본관을 의미한다.[3] 그래서 안동에는 남인의 거두였던 이황, 류성룡, 김성일의 종택과 종손이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도 건재해 있지만, 안동 김씨의 종택과 종손은 없다. 중앙에서 부임했던 (노론 측의) 안동군수가 영조 임금 시절이었던 1738년에 안동 김씨의 중시조격인 김상헌을 기리는 학동서원을 안동에 전격적으로 건립했으나, 안동의 남인계 양반과 유생들이 이건 우리 본진에 알박기를 하는 거라면서 처벌될 수 있음을 감수하고 '''부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