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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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Siberian roe deer, ''Capreolus pygargus''
소목 사슴과 노루속에 속하는 동물. 유럽노루와 구분해서 시베리아노루라고도 한다. 사슴과 비슷하지만 뿔이 수컷에게만 난다. 엉덩이에 흰 반점이 있으며 황갈색을 띈다.
주로 산림지대에서 서식한다. 특이한 점은 겨울에도 음지를 선호하여 양지 바른 곳으로 곧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컷이 수컷보다 좀더 작다. 유라시아대륙에 널리 서식하는데, 유럽에 서식하는 종은 유럽노루(''Capreolus capreolus'')로 따로 구분한다.
2. 상세
대한민국에서 노루는 울릉도를 제외햔 전국에서 서식한다. 특히 제주도 한라산에 많다.[1]
과거 1980년대에는 수가 많이 줄어들어 절멸 위기까지 몰렸으나 지속적인 보호정책 덕에 1993년 5천여 마리, 2009년 1만 2881마리, 2015년 약 1만 4천여 마리까지 개체수가 늘아났다. 한라산 등반을 가면 어렵지 않게 등산로 주변에서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고 풀을 뜯는 노루들을 볼 수 있다. 더구나 한라산 서쪽 기슭을 관통하는 1100도로와 한라산 동쪽 기슭을 관통하는 5.16도로 등 산간도로에서는 노루가 난데없이 뛰어다니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야간에 한라산 기슭 산간도로를 달릴 때는 노루 출몰을 조심해야 한다.[2]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늘어난 노루들이 오히려 제주도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늘어난 개체수 +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겹쳐 살 곳을 잃고 먹이를 찾지 못한 노루들이 한라산보다 한참 아래쪽으로 내려와 제주도의 밭을 점령하다시피 하느라 농민들이 허다하게 피해를 본다. 제주도 농민들 입장에서 노루는 제주도의 상징이나 귀여움의 대상이 아닌 그저 1년 농사 망치는 해로운 동물일 뿐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노루의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자는 입장이 우세하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루의 개체수 증가가 아닌 중산간 지역의 노루 서식지 파괴 때문이라고 보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다. 일단은 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3년 7월 1일부로 해발 400 m 이하 지역에서 노루 수렵허가를 내렸다. 허가를 내고 2년여 동안 노루 약 3600마리가 포획되었다. # 이로써 제주도의 노루 서식 밀도가 5분의 1로 줄어 농작물 피해가 크게 감소했으나, 정확한 개체수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노루를 포획하다가 한국에서 노루가 다시 절멸 위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노루수가 줄어들자 제주도청은 유해조수지정을 다시 해제하고 1년간 노루포획을 금지했다. #
3. 생태
어린싹·잎·열매 등을 먹고 9-11월 사이에 교미를 해서 5-6월에 새끼 1-3마리를 낳는다.[3] 새끼는 생후 1시간이면 걸어다닐 수 있고 2-3일이 지나면 빠른 질주력을 갖게 된다. 새끼는 겨울까지 젖을 먹지만 태어난 지 2개월 정도부터 풀을 뜯어 먹는다.
수컷의 뿔은 매년 초에 새로 돋아나며, 벨벳으로 뒤덮여 있다가 나무, 다른 수컷의 뿔과 비비는 방법으로 벨벳을 벗겨내 완전한 뿔로 거듭난다. 뿔은 매년 말에 다시 탈각되어 떨어진다.
노루는 다른 우제류와 마찬가지로 먹이활동과 되새김질 활동을 포함한 휴식활동을 일중 반복하며, 대부분의 시간은 채식과 관련된 활동을 위해 사용한다.
4. 천적
천적으로는 맹금류, 우수리불곰, 반달가슴곰, 시베리아호랑이, 아무르표범, 스라소니, 붉은여우, 늑대, 승냥이 등이 있다. 곰,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늑대, 승냥이는 성체 노루를 주로 사냥하고, 여우와 맹금류는 새끼 노루를 주로 사냥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대형 육식동물이 자취를 감춘지라 대형 맹금류와 담비, 삵이나 너구리 같은 중형 육식동물이 새끼나 성체를 종종 사냥한다.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야생화 된 들개들이 목장이나 삼림에서 노루를 사냥하는 경우가 많다.
5. 고기
육질이 연하고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서 전골이나 구이에 애용된다. 곰탕을 끓일 때 사용하기도 하는데, 하루 정도 고아내면 국물이 아주 진해진다. 이렇게 우려낸 국물을 국으로 먹어도 좋고, 식혀서 묵처럼 응고시킨 다음 데워먹어도 좋다. 예전 대한민국에서는 흑염소와 같이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유명했지만, 노루는 보호동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함부로 잡아먹으면 처벌을 받는다.
6. 기타
- 노루발 장도리의 어원이 된 동물로, 노루의 발굽은 장도리의 못 뽑는 부분과 많이 닮았다. 이에 착안하여 빠루의 순우리말 명칭을 '노루발못뽑이'로 정했는데, 우습게도 이미 '배척'이라는 우리말 표현이 있다. 국립국어원의 전형적인 탁상행정 사례.
-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이 노루를 사냥한 뒤 신덕왕후의 면전에 내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 노루는 마취시킨 개체로, 촬영 내내 진짜 살아 있었다. 이방원을 연기한 유동근은 무거워서 짊어지느라 고생했다고 푸념했으며, 신덕왕후를 연기한 김영란은 진짜로 놀라서 촬영이 끝나고 우는 바람에 유동근이 커피를 대접하며 달랬다고...
- 유니콘 건담 밴시 노른의 NT-D 발동 후 실루엣이 가오가이거를 닮았다는 후쿠이 하루토시의 개드립(...)과 실물이 공개된 모습을 본 한국의 건담 팬들은 사슴이 노루로 진화했다며 조소를 보냈다.
- 아 지갑놓고나왔다에 등장하는 어린아이 귀신 이름이 노루다. 노루의 엄마 친구가 지어준 이름인데, 이 이름을 처음 알고 한기태는 뭔 짐승도 아니고 애 이름이 노루냐며 어이없어 했다.
- 제5인격에서는 정말로 약한 노루가 등장한다.
- 한국의 무속신앙에서는 산신이나 산군의 시종으로 여겨지는 동물이라 옛부터 영물로 귀한대접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사냥꾼들도 함부로 사냥하지 않는 동물이었다.
- 한국 한정으로 게임이나 서브컬쳐에서 사슴과 형상의 캐릭터가 등장하면 사슴이든 뭐든 노루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클랜전이 열렸을 때 제대로 공략하지 않거나 아예 클랜전에 참여 자체를 하지 않으며 클랜전 보상을 날먹하려는 유저를 노루라고 부른다. 굳이 노루라고 부른 이유는 그런 짓을 해서 대대적으로 어그로를 끈 유저의 닉네임이 노루라서.(...) 당연히 노루짓하는 유저가 클랜에 있으면 내가 열심히 참여해도 클랜 순위가 떨어지는 억울한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어지간히 풀어놓는 클랜이 아닌 이상 노루짓하는 유저들은 척결 1순위다.
[1] 반대로 본토에서 흔한 고라니가 제주도에서는 자생하지 않는다고 한다.[2] 노루는 야행성이고 산간도로는 가로등이 없다. 그래서 먹이를 찾기 위해 뛰어다니던 노루가 이 도로를 달리던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이 때문에 길가에 야생동물 보호 표지판이 꽤 심어져 있다. 어떤 곳은 아예 대놓고 '노루 주의'라고 써놓기도 했다.[3] 임신기간은 약 30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