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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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1997년 3월 31일 닌텐도 64 콘솔로 발매된 작품.
둠 2의 후속작으로, 둠 64는 도스 둠의 단순 이식작인 여타 콘솔용 둠 게임과는 달리 완전히 독자적인 컨텐츠를 수록한 신작으로 출시되었다. 스토리도 둠 2에서 그대로 이어지며 그래픽과 사운드, 레벨도 새로 만든 신작. 분위기도 전작들에 비해 더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내세워 차별화하였다.
기존 둠 시리즈와는 플랫폼 및 제작사[1]가 다르기 때문에 이걸 공식 작품으로 취급해야 할지, 외전으로 취급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려서 둠 64는 클래식 둠 시리즈에는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후 둠 64의 스토리가 둠 시리즈의 정식 스토리 라인에 포함된다는 게 확정되었다. 둠 1부터 시작된 클래식 둠 시리즈의 마지막 스토리를 다룬 공식 작품이라는 취급을 받게 된 것.
2020년 3월 20일에 둠 이터널 출시와 동시에 PC, 플레이스테이션 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되었다.
2. 개발
1995년, 윌리엄스 엔터테인먼트는 둠의 플레이스테이션 이식을 진행하는 동시에 닌텐도 64 버전 개발을 시작했다.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은 콘솔 북미 런칭(1995년 9월)이 머지 않았기에 원작의 컨텐츠를 유지하면서 소수의 독점 레벨과 그래픽 효과를 더하는데 그쳤지만,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닌텐도 64 버전은 모든 컨텐츠를 새로 만드는 신작으로 기획했다.
윌리엄스의 프로그래머 애덤 시일러가 이드 소프트웨어 스튜디오에 몇 달간 머물며 존 카맥으로부터 둠 엔진 및 하드웨어 렌더러에 대해 배워갔으며 이를 바탕으로 둠 엔진을 개선하고 전용 레벨 에디터 DEX를 만들었다. 새 엔진은 도스 둠에는 없던 여러 그래픽 효과와 스크립트를 지원했다.
디자인 팀은 모두 둠의 커다란 팬으로 이미 개인적으로 WAD(유저 제작 컨텐츠)를 제작한 경험이 있었다. 둠 64 레벨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원작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은 수많은 WAD를 분석하며 여러 맵핑 테크닉을 익혔다. 헤러틱과 헥센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디자이너들은 개발기간 내내 창문이 없는 곳에서 불을 끄고 작업했는데, 나중에 불을 켠 사무실에서 테스트하니 너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다. 보완책으로 밝기 조절 옵션을 뒤늦게 추가했다.
대부분의 미술 데이터는 SGI 워크스테이션으로 3D 그래픽을 활용해 만들었다. 원작에도 참여한 모델러 그렉 펀차즈가 실물 모형을 만들고 이를 참고해 3D 모델을 제작한 후 최종적으로 2D 이미지로 변환했다. 2D 이미지를 사용한 이유는 둠의 게임플레이가 요구하는 다수의 몬스터를 화면에 등장시키기 위함이었다.
사운드 및 음악은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의 것을 일부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새로 만들었다. 음악은 플레이스테이션 버전과 마찬가지로 오브리 호지스가 맡았다.
개발 초기에는 매우 포부 넘치는 게임을 기획했으나 닌텐도 64의 적은 메모리와 8MB에 불과한 카트리지 용량, 그리고 시간 제약으로 많은 컨텐츠와 아이디어를 폐기했다. 특히 카트리지가 발목을 크게 잡아 원작의 여러 몬스터를 잘라냈으며 새로운 몬스터도 두 개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그마저도 나이트메어 임프는 기본 임프의 데이터를 재활용한 것이었다. 신규 몬스터 헬 하운드의 모형이 제작되었으나 게임에 들어가지 못했다.#
개발 코드네임은 The Absolution이었고 게임의 제목으로도 고려했으나 낮은 인지도를 우려해 둠 64 이름으로 출시했다. The Absolution은 둠 64의 마지막 스테이지 이름이며, 개발 취소된 둠 64 속편의 부제로 쓰이기도 했다.
닌텐도 64 런칭작으로 1996년 9월 출시를 노렸으나 감수를 맡은 이드 소프트웨어가 게임의 완성도에 만족하지 않아 6개월 연기했다. 개발을 진행하던 1996년 무렵 윌리엄스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상표 및 저작권이 미드웨이로 이전되면서 게임은 미드웨이의 이름을 달고 출시되었다.
3. 스토리
둠 64의 스토리는 둠 2의 마무리로부터 이어진다. 둠가이는 악마들로부터 지구를 지켜내지만, 여전히 포보스와 데이모스에는 악마들이 남아 있었고, 군대는 이들 무리를 해치우기 위해 강력한 방사능으로 폭격한 후 화성의 모든 시설을 격리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그 폭격에서도 살아남은 악마 무리들은 방사능으로 인해 군의 센서가 막혀 있는 동안 다시 침공하였으며, 둠가이는 다시 악마들을 토벌하기 위해 나선다.
4. 맵 목록
- 일반 레벨
- MAP01 | 숙영지(Staging Area) | 랜디 에스트렐라 | The Madness
맵 전체에 널려 있는 10개의 폭발성 드럼통을 모두 파괴하면 잠시 동안만 열리는 비밀 문이 있는데, 그 안쪽의 텔레포터를 통해 MAP32로 갈 수 있다.
- MAP02 | 환경 개조기(Terraformer) | 랜디 에스트렐라 | Warped Hive
레드 키를 얻으러 가는 길에 있는 압착기에 조심할 것. 레드 키로 열고 들어가는 문에서 스위치를 작동시키면 기계가 바닥을 쾅쾅 때리면서 지형을 바꾼다.
- MAP03 | 중심 공학 구역(Main Engineering) | 대니 루이스 | Tortured Transmission
- MAP04 | 대기 지점(Holding Area) | 랜디 에스트렐라 | Space Between
MAP29로 가는 비밀 출구가 있다. 4개의 스위치를 3-1-2-4 순서로 작동시키면 된다.
- MAP05 | 기술 센터(Tech Center) | 팀 헤이델라 | Hellistatic
- MAP06 | 알파 사분면(Alpha Quadrant) | 대니 루이스 | Bleep Spawn
- MAP07 | 연구실(Research Lab) | 팀 헤이델라 | Relentless Coil
- MAP08 | 최종 전초기지(Final Outpost) | 랜디 에스트렐라 | The Damned
패스트 몬스터 옵션을 적용할 경우 시작하자마자 끔살당한다(…).
- MAP09 | 더욱 단순하게(Even Simpler) | 랜디 에스트렐라 | Other Side of Madness
맵 이름도 그렇고 디자인도 그렇고, 둠 2의 MAP07의 오마주.
- MAP10 | 출혈(The Bleeding) | 대니 루이스 | Dark Echo
- MAP11 | 공포의 핵(Terror Core) | 대니 루이스 | Aspects of the Vile
- MAP12 | 고통의 제단(Altar of Pain) | 팀 헤이델라 | Lamentation of the Forgotten
MAP30으로 가는 비밀 출구가 있다. 제단 위에서 언메이커를 얻을 수 있지만, 수많은 바론 오브 헬들을 상대해야 한다. 천둥 소리와 배경음악의 아기 울음소리가 섬뜩하게 어우러지는 맵.
- MAP13 | 어둠의 성채(Dark Citadel) | 팀 헤이델라 | Voices in the Blood
- MAP14 | 폭풍의 눈(Eye of the Storm) | 대니 루이스 | Chrystalline Chaos
- MAP15 | 어둠의 입회(Dark Entries) | 랜디 에스트렐라 | Wait for It
- MAP16 | 혈아성(Blood Keep) | 랜디 에스트렐라 | Warped Hive
- MAP17 | 발조심(Watch Your Step) | 대니 루이스 | Blood Red Shadows
제목에서 보듯이 많은 함정들을 컨셉으로 한다.
- MAP18 | 배양된 공포(Spawned Fear) | 랜디 에스트렐라 | Warped
MAP31로 가는 비밀 출구가 있다.
- MAP19 | 나선(The Spiral) | 팀 헤이델라 | Collision Course
제목대로 나선형 계단을 컨셉으로 한다.
- MAP20 | 와해(Breakdown) | 랜디 에스트렐라 | The Rotted Foul
맵 제작자가 이스터 에그 느낌으로 추가한 시크릿 하나가 분실(…)되어 논란이 되었던 맵. 제작자가 해당 시크릿을 추가한 후 '찾는 법을 잊어버렸다' 고 발언했지만, 제작 과정에서 추가하려다 취소되었다는 게 중론이다.
- MAP21 | 구덩이(Pitfalls) | 팀 헤이델라 | Perfect Hate
벽면의 징그럽게 생긴 악마 얼굴들을 응시하다 보면 갑자기 그 중 하나가 확 인상을 쓰는데, 그걸 공격하면 시크릿 하나가 열린다. 전반적으로 둠 2의 MAP29를 연상시키는 맵 디자인.
- MAP22 | 번제물(Burnt Offerings) | 랜디 에스트렐라 | Hellistatic
- MAP23 | 불경한 사원(Unholy Temple) | 팀 헤이델라 | Relentless Coil
세 가지 열쇠 색상의 순서를 기억해 두었다가 스위치를 차례차례 당기면서 각각을 열어야 한다. 퍼즐 요소가 굉장히 강한 맵.
- MAP24 | 탈출불능(No Escape) | 랜디 에스트렐라 | Dark Echo
- MAP28 | 면죄(The Absolution) | 랜디 에스트렐라 | Aspects of the Vile
마더 데몬이 등장하는 최종맵. 언메이커를 포함한 마지막 보급이 있다. 이 맵은 클리어 시 반드시 100% 킬이 달성된다.
- 시크릿 레벨
- MAP29 | 전초기지 오메가(Outpost Omega) | 대니 루이스 | Hellistatic
- MAP30 | 은신처(The Lair) | 대니 루이스 | Lamentation of the Forgotten
- MAP31 | 공허에서(In the Void) | 팀 헤이델라 | Blood Red Shadows
- MAP32 | 정신없는(Hectic) | 대니 루이스, 랜디 에스트렐라, 팀 헤이델라 | Spaces Between
둠64에서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맵. 일반적인 출구와 비밀 출구가 있다. 비밀 출구로 나가면 메뉴에 Features가 새로 추가되고, 여기서 치트 코드가 공개되고 아래의 재미용 레벨들도 새로 해금된다.
- 재미용 레벨
- MAP25 | 고양이와 쥐(Cat and Mouse) | 랜디 에스트렐라 | Warped Hive
플레이어가 쥐, 사이버데몬이 고양이. 쥐가 고양이를 잡으면 이긴다.
- MAP26 | 하드코어(Hardcore) | 대니 루이스 | Dark Echo
각각의 주어지는 무기들을 가지고 여러 차례의 몬스터 웨이브를 이겨내는 내용.
- MAP27 | 놀이터(Playground) | 팀 헤이델라 | Warped
아라크노트론, 사이버데몬, 맨큐버스 웨이브를 파셜 인비저블리티 효과를 받으면서 이겨내야 한다. 문제는, 이 세 종류 몬스터는 문제의 아이템과 궁합이 지지리도 안 맞는다는 것(…).
- 2020년 이식판에 추가된 레벨(로스트 레벨)[2]
- MAP34 | 공장 가동(Planting Ops)
- MAP35 | 사악한 희생(Evil Sacrifice)
- MAP36 | 차가운 대지(Cold Grounds)
- MAP37 | 불쾌한 통(Wretched Vats)
- MAP38 | 그대의 영광(Thy Glory)
- MAP39 | 최후의 심판(Final Judgement)
최종 보스였던 마더 데몬의 자매(?)가 보스로 나오는 로스트 레벨의 마지막 레벨. 마더 데몬전과 마찬가지로 시작하자마자 언메이커를 비롯한 모든 보급을 받을 수 있다.
- MAP40 | 패닉(Panic)
MAP29 시작 시 텍스트당신은 지금 벌어지는 이 상황의 익숙함에 대해서 킬킬거린다. 악마들의 영토로 향하는 관문은 너무나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당신은 악마들이 그들의 이 초대를 통해서 당신을 조롱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악마들은 쥐떼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당신은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AAA 등급의 UAC 독극물을 갖고 있다. 당신의 피에 굶주린 괴성이 순간이동 안개를 흩뜨린다. 다시 한 번 당신이 떨어지게 된 곳은...
(You cackle as the familiarity of the situation occurs to you. The gateway to the demons domain was too accessible. You realize the demons mock you with their invitation. It does not matter... The demons spawn like rats and you have the grade AAA U.A.C. poison they crave. Your bloodthirsty scream shatters the teleport haze. Once again you find yourself amidst...)
MAP28 클리어 후 텍스트무거운 침묵은 마치 군용 영안실을 상기시킨다. 당신은 이 시설물이 보안 구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UAC는 이곳을 숨겨야 할 몇몇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당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The vast silence reminds you of the military morgue. You knew the installation had a classified level. The U.A.C. had some good reason to hide this place. You wonder what it could be...)
MAP39 클리어 후 텍스트마침내... 모든 악마들의 어미가 죽었다! 당신이 계속 저항하는 동안 당신의 눈에서는 피가 흘러나온다. 이 학살을 견뎌낼 유일한 해병으로서, 당신은 지옥에 남아 다시는 악마들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겠노라고 결정했다.
(Finally...the mother of all demons is dead! The blood pours from your eyes as you stand in defiance. As the only marine to endure the slaughter-you decided to remain in hell and ensure no demons ever rises again.)
당신은 그 숙명적인 결정을 한 이후로 곧바로 이렇게까지 마음이 흔들릴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지옥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만이 당신이 신경쓰는 유일한 것이었다. 당신을 제거하려 했던 리저렉터의 자매의 계획은 실패했다.
(You had not expected to be torn from hell so soon after your fateful decision. Getting back there was your only concern. The plans of the sister resurrector to exterminate you have failed.)
악마들의 시체가 당신이 지나가는 길마다 김을 내뿜는 것을 보며, 암울한 전망이 당신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당신 앞에 뻗어 있는 것은 영원한 고통의 길이다... 파멸로 향하는 길 말이다...
(A grim vision takes hold of your mind as the demon carcasses steam in your wake. Stretched before you is a path of perpetual torment... A path through DOOM...)
5. 게임플레이
둠 64는 클래식 둠 게임플레이에 대체로 충실하지만 자잘한 차이점이 있다.
- 무기
- 몬스터
- 임프와 카코데몬은 발사체의 속도가 크게 증가해 피하기 더 어려워졌고, 맨큐버스는 보다 불규칙한 패턴으로 화염구를 발사한다.
- 페인 엘리멘탈은 동시에 두 개의 로스트 소울을 뱉어낸다. 로스트 소울은 원작보다 더 빠르고 위협적이다. 대신 체력은 절반 정도로 줄었다.
- 카트리지 용량 제약으로 헤비 웨폰 듀드, 아크바일, 스파이더 마스터마인드, 그리고 레버넌트를 삭제했다.
- 헬 나이트와 바론 오브 헬은 서로 몬스터 내분을 일으킬 수 있다.
- 새로운 몬스터로 나이트메어 임프[3]와 마더 데몬[4]을 추가했다. 마더 데몬은 체력이 5,400이라 사이버데몬보다 1,400 더 높고, 4방향으로 퍼져나가는 노란 화염과 유도성의 붉은 화염이라는 두 가지 공격방식을 갖고 있다. 노란 화염을 맞으면 아크바일처럼 공중으로 붕 뜬다. 둠 64 환경에서 사이버데몬과 맞붙여 볼 경우 사실상의 동귀어진이 벌어지는데, 이는 마더 데몬 쪽에서 낭비되는 데미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
- 둠 2에서 강력한 일반 몬스터 수준으로 격하되었던 사이버데몬은 다시 중간 보스급 몬스터로 지위 상승해 더 적은 빈도로 분위기 잡으며 등장한다.
- 레벨
- 레벨은 둠 2에 비해 작고 레이아웃이 단순하다. 그러나 퍼즐 요소가 강하고 비밀 장소는 발견하기 까다롭다.
- 파워업 아이템의 등장 빈도가 줄었으며, 단순해진 레벨 디자인 때문인지 컴퓨터 맵은 소수의 맵에만 등장한다.
- 스크립트로 구현한 여러 퍼즐이 있다. 스크립트는 퍼즐 외에도 몬스터·아이템 스폰, 함정 트리거 등을 구현하는데 사용되었다.
- 함정의 종류와 빈도가 늘었다. 특정 구간의 타일을 밟으면 화살 또는 파이어볼 함정이 작동하며, 특히 파이어볼은 유도탄에다 연발로 발사되어 순식간에 큰 대미지를 입을 수 있다. 압축기도 작동속도가 매우 빨라 기민하게 이동하지 않으면 많은 대미지를 입는다.
- 총 32개의 레벨이 있다. 메인 레벨은 25개이며, 4개는 캠페인 중 진입할 수 있는 비밀 레벨, 3개는 비밀 레벨인 맵 32를 완료했을 때 언락되는 일종의 보너스 레벨이다.
5.1. 언메이커
둠 64에 등장하는 신규 무기. 악마의 무기로 플라즈마 건/BFG9000와 탄약(에너지 셀)을 공유한다. 첫 등장은 MAP04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 비밀 레벨 MAP29이며, 메인 레벨 기준으로는 MAP12에서 최초로 입수 가능하다.
기본 상태에서는 플라즈마 건과 비슷한 화력이나, 비밀 레벨에서 '데몬 키'를 입수해 3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데몬 키 하나를 얻으면 레이저 발사 속도가 증가하고, 두 개를 얻으면 두 번째 빔을 더하며, 세 개를 얻으면 세 번째 빔을 더해 총 3개를 발사한다. 업그레이드된 언메이커는 BFG9000을 능가하는 최강의 무기로 거듭나며 적을 매우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워버릴 수 있다. 여러 개의 빔을 빠르게 발사해 사이버데몬같은 보스 몬스터도 경직시키고 불과 수 초만에 쓰러뜨릴 수 있다. 영상
데몬 키는 비밀 레벨의 비밀을 풀어야 입수할 수 있으므로 3단계 업그레이드를 놓치기 매우 쉽다. 그러나 게임을 완료하기 위해 언메이커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 건 아니며 도전을 원한다면 언메이커를 봉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데몬 키는 마지막 보스 레벨에서 작동하는 몬스터 소환 포탈을 닫는데도 쓸 수 있는데, 이 또한 게임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전투를 시시하게 만들 수 있다. 세 가지의 데몬 키는 입수할 때마다 위에 뜨는 문구가 다르다. 아무도 만지지 않았기를 바란다든가, 이게 뭐든간에 이 세계의 것은 아니라든가, 이걸로 뭔가를 할 수 있다든가 하는 내용.
'언메이커'는 팬들이 붙인 비공식 명칭이다. 게임 내에서 또는 매뉴얼에서 이 무기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다.[5] 스프라이트 파일 이름은 레이저를 뜻하는 LASR/LSGR이며, 공식 게임가이드북에서는 Alien Laser로 지칭한다. 언메이커란 이름은 둠의 초기 기획안 '둠 바이블'에 등장하는 무기 이름에서 따왔는데, 둠 바이블이 묘사하는 언메이커는 둠 64의 언메이커와는 상이하다. 둠 바이블의 언메이커는 악마의 순수함 정도에 따라 다른 대미지를 주는 무기로, 순수 악마에게는 대단히 효과적이고 기계 결합 악마에게는 보통, 인간 형태 악마에게는 거의 효과가 없다. '탄약'은 인간 형태의 악마를 죽여 보충할 수 있다. 두 "언메이커"의 공통점은 악마의 무기라는 것, 그리고 악마의 뼈로 만들었다는 것뿐이다.
둠 64 제작진이 둠 바이블의 존재를 알았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둠 64는 1997년 3월에 출시되었으며 둠 바이블은 1998년 12월에야 대중에 공개되었다. 그러나 이드 소프트웨어가 둠 64의 감수를 맡았고 둠 64 제작진이 이드 소프트웨어에 방문해 여러 조언과 피드백을 받기도 했으므로 둠 바이블의 요소가 둠 64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둠 바이블의 많은 내용이 클래식 둠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그 아이디어 일부는 나중에 둠 3나 둠 리부트에 다시 쓰이기도 했다. 그리고 둠 이터널에는 이름과 외형이 유사한 언메이커(Unmaykr)가 언락 가능한 무기로 나와 사실상 이 이름을 정사로 편입하려는 의사를 보였다.
6. 그래픽과 사운드
둠 64는 원작에 비해 더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추구했다. 게임플레이의 변화가 크지 않음에도 달라진 그래픽과 사운드 때문에 게임의 느낌은 사뭇 달라졌다.
도스 둠과 마찬가지로 배경은 3D로 구현하고 무기나 몬스터는 2D 스프라이트로 표현했다. 배경 구현에 폴리곤을 사용했고 닌텐도 64 하드웨어가 시점 보정을 지원해 기술적으로는 왜곡없이 위아래를 보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원작에 충실한 게임플레이를 위해 시점 이동을 수평 방향으로 제한했으며[6] 맵 포맷의 한계로 층 위의 층은 구현하지 못한다.
어두운 분위기에 맞춰 모든 몬스터를 새로 디자인했다. 대부분의 몬스터가 원작의 뚜렷한 색을 크게 잃고 매우 칙칙해졌다. 특히 페인 엘리멘탈같은 몬스터는 원작의 귀여움을 벗어던지고 크게 역변했다. 그러나 카코데몬이나 맨큐버스처럼 오히려 더 만화 캐릭터처럼 바뀐 경우도 있다. 플레이어의 시점은 허리춤 정도로 낮아져 좀비맨 같은 가장 기본적인 쫄따구마저 더 크고 위협적으로 보인다. 스프라이트는 도스 둠보다 더 고해상도지만 원본 3D 모델의 디테일이 높지 않고 바이리니어 필터링까지 걸려 오히려 디테일이 더 부족해보일 수도 있다.
둠 64의 절대적인 텍스처 갯수는 도스 둠에 비해 떨어지지 않으나, 대부분의 텍스처를 회색 또는 회갈색 계열로 구성해 다양성이 부족하다. 둠 64는 텍스처 자체보다는 섹터[7]에 부여한 색상값을 통해 화면의 전체적인 컬러를 표현하며[8] 구역별로 전체적인 톤이 바뀐다. 그 결과 둠 64의 레벨은 도스 둠에 비해 색상이 더 단조로워보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분위기 있다.
닌텐도 64 하드웨어의 3D 성능을 살려 텍스처 및 스프라이트에 바이리니어 필터링을 적용했으며 배경에는 안개 효과와 움직이는 스카이박스를 추가했다. 여러 군데 반투명 효과를 활용했다. 예로 도스용 둠에서는 적들이 불투명 스프라이트와 함께 소환되었는데 비해, 둠 64의 몬스터는 그냥 반투명 상태로 스윽 하고 나타난다.
도스용보다 더 높은 퀄리티로 녹음된 플레이스테이션 버전 사운드를 가져왔다. 다만 카트리지 용량 제한 때문에 사운드 파일 수를 많이 줄였다. 특히 몬스터 사운드를 많이 희생해 임프, 좀비맨, 로스트 소울, 헬 나이트 등의 몬스터가 모두 같은 소리를 낸다. 잔향 효과를 크게 적용해 무기를 쏘고 몬스터가 울부짖을 때마다 마구 울려댄다.
음악은 플레이스테이션 버전과 비슷하게 매우 어둡고 암울하다(다크 앰비언트).
7. 평가
둠 64는 발매 당시 평균 80점 정도의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리뷰어들은 둠 64에 수록된 새로운 레벨이 기존에 PC 또는 콘솔로 둠을 플레이했던 이들도 닌텐도 64 버전을 구입할만한 좋은 메리트가 된다고 평가했다. 새로 만든 아트워크와 그래픽 기술 덕분에 여타 버전에 비해 비주얼이 뛰어나고 안개로 가시거리를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구동되는 점을 호평했다. 그러나 화면이 지나치게 어둡고 3D 모델을 활용한 게임에 비해 애니메이션이 부드럽지 않음을 지적했다. 거의 모든 리뷰어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는 음침한 사운드를 커다란 장점으로 꼽았다.
게임플레이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검증된 공식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며 원작의 훌륭한 게임플레이를 충실하게 따른 것을 좋게 평가한 리뷰어가 있는 반면, 발매한지 3년 반이나 지난 둠의 게임플레이는 낡았고[9] 같은 달 발매한 경쟁작 튜록에 비해 혁신성 부족이 도드라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PC 게임을 아우르는 게임 잡지 및 웹진은 대체로 콘솔 전문 잡지에 비해 게임을 더 낮게 평가했다. CVG는 레벨 디자인이 PC 버전에 비해 다소 아쉽고 슈퍼 샷건 재장전 애니메이션이 사라진 것을 지적하며 '둠 64는 좋은 골목 슈터지만 진짜 둠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게임스팟은 '둠 64는 또 하나의 그저 그런 닌텐도 64 슈터'라며 신규 플레이어에겐 괜찮을지 몰라도 여러 WAD를 플레이해본 베테랑 유저들에겐 인상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둠 64는 발매 당시 PC용 둠처럼 호평받거나 많은 이들이 즐긴 게임은 아니었으나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는 여러 게이머를 사로잡았고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입소문을 타며 컬트 클래식 반열에 올랐다.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둠 64를 PC 둠보다 더 높게 평가하거나 2004년작 대신 '진짜 둠 3'로 간주하곤 하며, 둠 64를 통해 둠 시리즈를 처음 접한 이들은 둠의 메탈 배경음악을 오히려 이질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8. 비공식 PC 이식
둠 64는 2020년 이전까지는 공식적으로 닌텐도 64 독점 게임이다. 그러나 PC에서는 1999년경에 이미 UltraHLE 같은 에뮬레이터가 공개되어 원할한 구동이 가능했으며, 2000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소스 포트 또는 토탈 컨버전의 형태로 둠 64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아래는 대표적인 비공식 이식작 목록이다. 둠64 EX를 제외한 나머지는 둠 2의 모드 형태로, 구동하는데 둠 2 WAD 파일이 필요하다. 닌텐도 64 에뮬레이터는 본 항목에서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 둠 64: 앱솔루션: 2003년 출시. Doomsday 소스 포트에 기반한 토탈 컨버전으로 베테랑 둠 모더 Samuel "Kaiser" Villarreal(이하 카이저)가 개발을 주도했다. 원작에 비교적 충실하나 감시 카메라 등 둠 64에 있던 일부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고 카트리지 용량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운 레벨 13개와 몬스터 7종을 추가하는 등 차이점이 적지 않다. 둠 64 롬 파일에서 추출한 데이터로 게임을 재구축했으나 광원 효과 등의 차이로 둠 64 비주얼을 제대로 재현하지는 못했다. 다운로드
- 둠64 EX: 2008년 7월 출시. 카이저가 제작한 일종의 소스 포트로, 둠 64 롬 데이터를 요구한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원작을 매우 충실하게 재현하면서 고해상도 지원 등 여러 부가 효과를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10] 오래전 판매를 멈춘 둠 64의 롬팩을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 안의 데이터를 PC로 옮기는데도 별개의 장치가 필요하다. 둠64 EX 개발은 2014년 2월 버전 2.5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멈췄다. 그러나 매우 안정적이므로 롬 파일만 구할 수 있다면 플레이하는데는 아무 문제 없다. 다운로드(롬 파일 미포함)
카이저가 만든 두 이식작의 광원 차이를 보여주는 사진. 좌가 둠 64: 앱솔루션, 우가 둠64 EX.
- 브루탈 둠 64: 2016년 10월 출시. 브루탈 둠 모드 제작자 Sergeant Mark IV가 GZDoom 및 Zandronum 소스 포트 기반으로 제작했다. 고어와 액션을 과장하고 게임플레이와 밸런스를 크게 바꾸는 등 원작에 충실하고자 했던 지난 두 이식판과는 매우 다른 노선을 취했다. 새로운 무기와 둠 64에 없던 레버넌트, 스파이더 마스터마인드, 헬 하운드 등의 몬스터가 등장한다. 브루탈 둠과 달리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페이탈리티를 추가하지 않았다. 트레일러 다운로드
- 둠 64: 레트리뷰션: 2017년 3월 출시. 둠 모더 Nevander가 GZDoom 기반으로 만든 둠 64의 토탈 컨버전이다. 둠 64 롬 파일을 필요로 하지 않아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둠64 EX를 제외하면 원작 재현도가 가장 높고, 둠 64: 앱솔루션에 있던 추가 레벨도 따로 에피소드로 엮어 지원한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둠 64를 가장 쉽고 충실하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음악을 제대로 듣기 위해 약간의 설정이 필요하다. 관련 사항은 압축파일 내의 Instructions 텍스트 파일 참고. 귀찮다면 Ogg 음악 팩을 받아 압축을 푼 후 함께 로드하면 된다.[11] 트레일러 다운로드 Ogg 음악 팩
- 둠 64 포 둠 2: 2018년 7월 출시. 둠 64를 둠 2에 맞춰 새로 만들었다. 사실 이식이라기보다는 재구성이라 할 수 있다. 둠 64의 텍스처, 스프라이트, 사운드 및 기타 효과를 사용하지 않아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둠 64에서 잘린 클래식 둠의 몬스터를 활용하면서 둠 64에 등장하는 몬스터도 추가했다. 그러나 언메이커와 둠 64만의 일부 게임플레이 요소는 추가하지 않았다. 둠 64의 충실한 경험이라 할 수는 없으나 매우 완성도 높은 맵셋이므로 둠 64를 색다르게 즐기고 싶을 때 즐기기 좋다. 그러나 둠 64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골수팬은 이 작품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곤 한다. 트레일러 다운로드
9. 공식 이식판
2020년 3월 20일 둠 이터널 출시와 함께 공식 이식판이 발매되었다. 둠 이터널 예약 구매자에게는 해당 플랫폼의 이식 버전이 무료로 지급된다.
나이트다이브 스튜디오가 이식을 맡았으며 기존 엔진 대신 카이저가 제작한 KEX 엔진[12]을 활용해 게임을 재구축하였다. 새로운 챕터도 추가되었다. 상세한 비교(일본어)
즉 표현은 이식작이지만 일단은 게임을 재구축한 것이기에 단순 이식작은 아니고 실제로는 리메이크에 가까우며, 그래픽도 약간이지만 상승하였기에 리마스터의 요소 또한 갖고 있다. 하지만 원판 자체가 워낙 나온 지 오래된 작품이라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했는데 그런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체감상으로는 약간 손을 본 수준으로만 보이기에 유저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원작과 차이를 별로 느낄 수 없어 그냥 이식이라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10. 기타
인게임 에셋만 활용해 만들어진 오프닝 컷신 시퀀스가 존재한다. DOOM 타이틀 로고를 기반으로 한 지형 위에서 고급 악마들이 해병들을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장면이 여러 구도로 비쳐지다가 카메라가 위로 올라가더니 타이틀을 보여주는 구도로 되어있다.
괜찮은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에 제작팀은 곧 속편 '둠 앱솔루션' 제작에 착수했으나, 개발을 불과 한 달 진행한 시점에 개발취소되었다. 이유는 당시 미드웨이가 제작 중이던 퀘이크 닌텐도 64 버전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둠 64 팀에 몸담았던 한 개발자에 따르면 미드웨이 내부의 사내정치도 해당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둠(2016)과 둠 이터널의 핵심 개발자 휴고 마틴은 둠 64를 통해 둠 시리즈를 처음 접했으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 언급한 바 있다.
[ 펼치기 / 접기 (!경고: 둠 이터널의 중대 스포일러 주의!) ]
[1] 둠 시리즈의 본래 개발사인 이드 소프트웨어는 감수를 담당하였다.[2] MAP33의 경우 타이틀 스크린으로, 직접 플레이할 수는 없고 둠가이들이 몬스터들과 함께 'DOOM'이라고 적힌 지형 위에서 싸우다가 끔살(…)당하는 인트로 영상을 볼 수 있다.[3] 임프의 색을 바꾸고 투명 효과를 더했다. 일반 임프보다 두 배 더 빠르게 이동하며 파이어볼의 속도가 더 빠르다.[4] 정식 명칭은 아니며 엔딩 텍스트 "Finally... The mother of all demons is dead!"을 기반으로 팬들이 붙인 이름이다. 게임 코드에서는 Resurrector로 지칭하며 공식 가이드북에서는 단순히 'The Boss'로 지칭한다.[5] 입수 시 화면 상단에 뜨는 메시지는 "What the !@#%* is this!"다.[6] 둠 64 로고를 보여주는 오프닝 레벨에서 엔진의 자유로운 시점을 확인할 수 있다.[7] 둠 엔진에서 레벨을 구현하는 요소 중 하나. 대충 '바닥'이라 이해하면 된다.[8] 이 기술은 플레이스테이션 둠에서 먼저 선보였다.[9] 당시의 게임 디자인 트렌드 변화는 2000년대 이후보다 훨씬 빨랐고 게임의 수명도 더 짧았다.[10] 엄밀히 말해 '둠 64 포 둠 2'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제작사의 허가를 받지 않고 추출한 둠 64 파일을 포함하므로 불법이긴 하다.[11] 이때 파일 선택 순서에 주의해야 한다. 윈도우 10 탐색기 기준으로 D64MUS.PK3 파일을 'WAD 파일 다음에' 선택하고 GZDoom 아이콘에 끌어와야 제대로 실행된다. 이 순서가 바뀌면 기껏 불러온 Ogg파일이 다시 기본 미디 파일로 대체된다.[12] 나이트다이브 스튜디오가 3D 게임 리마스터에 사용하는 엔진. 블러드, 튜록, 시스템 쇼크 등 다양한 게임이 이 엔진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