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곱스

 

'''루곱스
Rugops
'''
[image]
'''학명'''
''' ''Rugops primus'' '''
Sereno ''et al''., 2004
'''분류'''
'''계'''
동물계
'''문'''
척삭동물문(Chordata)
'''미분류'''
석형류(Sauropsida)
'''목'''
용반목(Saurischia)
'''아목'''
수각아목(Theropoda)
'''미분류'''
†아벨리사우리아(Abelisauria)
'''과'''
†아벨리사우루스과(Abelisauridae)
'''속'''
†루곱스속(''Rugops'')
''''''종''''''
†''R. primus''(모식종)
[image]
복원도 및 사람과의 크기 비교도
1. 개요
2. 상세
3. 등장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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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생대 백악기 후기의 초엽인 세노마눔절 무렵에 북아프리카에서 서식했던 수각류 공룡의 일종. 속명은 주름을 뜻하는 라틴어 '루가(rūga)'와 얼굴을 뜻하는 그리스어 '옵스(ὤψ, ops)'를 합친 '주름진 얼굴'이라는 뜻으로, 두개골 화석 표면에서 발견된 다수의 혈관이 분포한 흔적이 마치 주름이 진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2. 상세


이 녀석은 2000년 니제르 아가데즈(Agadez) 지역의 에카르층(Echkar Formation)에서 발견된 두개골 일부와 하악골 일부로 구성된 모식표본을 근거로 삼아 2004년 지금과 같은 학명을 부여받고 학계에 공식 데뷔하였다. 루곱스를 학계에 정식으로 소개하는 첫 논문의 공동 저자들은 이 녀석을 아벨리사우루스과 수각류의 일종으로 분류하였고, 당시까지 알려진 아벨리사우루스류 공룡들 중에서는 비교적 원시적인 축에 해당한다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까지도 이어져서 2018년 케라토사우루스상과(Ceratosauroidea) 수각류들에 관한 계통분류학적 분석을 시도한 논문에 따르면 이 녀석은 아벨리사우루스과에 속한 수각류들 중 가장 원시적인 형태라고 한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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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악골 화석 비교도[3]
또한 이 녀석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아벨리사우루스류 공룡이 서식했음을 화석을 통해 증명해낸 최초의 사례였다는 학술적 의의를 가지며,[4] 마스트리히트절 무렵에 살았던 케나니사우루스와 함께 백악기 후기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살았던 유이한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이기도 하다.[5] 또한 상악골 형태가 과거 아르헨티나의 바호바레알층(Bajo Barreal Formation)에서 발견된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의 상악골 화석 UNPSJB-PV247 표본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는데, 이 때문에 남아메리카의 아벨리사우루스류가 아프리카의 아벨리사우루스류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생물학적 증거로 여겨지곤 한다.
실제로 루곱스의 존재가 학계에 알려지기 전까지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의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남아메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인도 등지로 국한되었기 때문에,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는 곤드와나 대륙에서 아프리카가 먼저 떨어져나간 이후에 진화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녀석의 공동 명명자였던 폴 C. 세레노(Paul C. Sereno) 등의 고생물학자들은 일단 백악기 후기가 막 시작되었을 무렵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가 서로 분리된 상태였으리라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두 대륙 간의 거리가 지금처럼 멀지는 않았을 것이며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육교"를 통해 생물종이 다른 대륙으로 유입될 수 있었으리라면서 기존의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 녀석도 그러한 생물종 유입의 한 사례일 가능성을 제기하였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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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화석 표본을 각각 위(상)와 옆(하)에서 본 모습
길이 30cm 정도의 좌우가 좁다란 두개골을 살펴보면 전체적인 형태는 대다수 아벨리사우루스류 공룡들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두껍고 짤뚱하지만, 주둥이를 따라 돋아난 이빨의 크기가 다른 근연속들에 비하면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필 아벨리사우루스류에 속하는 수각류들이 상악골 대비 하악골의 비중이 여타 수각류들보다 훨씬 적어서 상대적으로 약한 턱힘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 해당 특징과 맞물리면서 한때 이 녀석이 스캐빈저였으리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장 세레노만 하더라도 이 녀석의 두개골이 먹잇감의 저항을 견뎌내거나 뼈를 으스러뜨릴 정도의 힘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아마 직접 사냥을 하기보다는 주로 사체처리를 도맡아 하던 녀석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을 정도. 이 때문에 대중매체에서는 종종 비슷한 시기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스피노사우루스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등의 초대형 육식공룡들의 등쌀에 밀리며 살아가는 호구처럼 묘사되곤 한다.[7]
또한 마준가사우루스나 카르노타우루스 등의 여러 아벨리사우루스과 수각류들이 정수리 부분 두개골의 두께가 상당히 두껍고 작달막한 뿔까지 돋아있던 것과는 달리, 이 녀석의 정수리 부분은 그렇게 두껍지도 않았고 오히려 양쪽 이마뼈에 7개 가량의 구멍이 일렬로 나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 구멍은 혈관이 통과할 수 있도록 뚫려있었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며, 이를 근거로 이 부분에 일종의 감각 기관이 자리잡고 있었으리라 추측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연조직으로 이루어진 한 쌍의 볏이 붙어있었으리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마침 속명의 유래가 되기도 한 두개골 표면의 울퉁불퉁한 굴곡도 본디 다량의 혈관이 분포했던 흔적이었는데, 아마 얼굴 표면과 볏에 분포한 혈관의 혈류를 조절해 색깔이나 형태 등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동종 간의 의사소통이나 이성 개체에 대한 과시 및 구애, 또는 먹이 사냥이나 번식 경쟁 시 상대방에 대한 위협 행위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두개골 화석에서 나타나는 여러 형질들 덕분에 머리 부분에 관해서는 꽤 많은 정보가 알려져있지만, 현재까지 이 녀석의 것으로 동정된 화석 자료가 모식표본 외에는 전무한지라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경우 해부학적으로 어떤 특징을 보였는지 알 길이 없다. 일단은 극단적으로 퇴화해 발가락을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웠을 앞다리와 경골이 대퇴골보다 짧은 땅딸막한 비율의 뒷다리가 특징인 여타 아벨리사우루스류 공룡들과 비슷한 생김새였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어느 정도의 덩치를 가진 공룡이었는지처럼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보마저도 세레노를 비롯한 최초 보고 논문의 저자들이 제시한 9m부터 시작해서 6~7m 정도였으리라는 관점이나 이보다 더 작은 4~5m 정도였을 것이라는 관점 등 연구자들마다 내놓는 추정치가 제각각일 정도라 좀 더 확실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추가 화석 자료의 발견이 절실한 상황이다.
추가 화석 발견 결과에 따라 아벨리사우루스과의 앞다리의 퇴화 속도가 달라졌을 것이다.[8]
만약에 루곱스의 앞다리가 흔적만 남았다면 의외로 후대 공룡들의 앞다리의 퇴화속도는 느렸을 것이다.
그러나 루곱스의 앞다리가 움직일 수 있었다면 후대 공룡들의 앞다리 퇴화속도는 빨랐을 것이다.

3. 등장 매체


2009년 디스커버리 채널의 6부작 다큐멘터리 'Monster Resurrected'의 세번째 에피소드인 'Biggest Killer Dino'에 출연한 공룡들 중 하나다. 무리에서 이탈한 새끼 파랄리티탄을 덮치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하는데, 사냥에 성공한 뒤 첫 살점을 막 뜯어먹으려는 찰나 스피노사우루스의 앞발에 후려쳐지면서 순식간에 화면에서 사라지더니 곧 스피노사우루스에게 끔살당한다.[9] 그나마 최후반부에는 루곱스 5마리가 파랄리티탄의 사체를 뜯어먹다가 스피노사우루스가 이를 빼앗으려들자 합동 공격을 가하고, 옆으로 쓰러지면서 척추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즉사해버린 스피노사우루스의 사체를 포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름 체면치레는 했다는게 위안거리.[10] 이 과정에서 스피노사우루스와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한 먹이 환경에 잘 적응했다는 나레이션이 나오는데, 아마 백악기 후기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스피노사우루스가 멸종한 후에도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들은 계속 명맥을 이어갔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BBC에서 방영한 6부작 다큐멘터리 Planet Dinosaur의 첫번째 에피소드 'Lost World'에서도 조연급으로 출연했다. 여기서는 제작진이 루곱스에 관한 연구 성과 중 비교적 초기에 발표된 학설들을 주로 차용했는지, 몸길이는 앞서 언급한 다른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약 8m 정도로 묘사되었지만 몸이 다소 둔중한 편인데다 머리뼈와 턱뼈가 몸부림치는 먹잇감을 물고 버티기에는 다소 약한 구조라는 이유로 사냥보다는 주로 사체 처리를 도맡아하는 스캐빈저에 가까운 수각류 공룡으로 복원되었다. 실제로 작중에서는 스피노사우루스가 산란을 위해 무리지어 강을 거슬러오르던 온코프리스티스를 사냥해 맛있는 부위만 골라먹고 남기는 사치를 부리는 것을 옆에서 쭉 지켜보다가, 버려진 온코프리스티스 사체에 접근해 뜯어먹으면서도 계속 스피노사우루스의 눈치를 보는 안습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쥬라기 월드에서는 인도미누스 렉스를 구성하는 DNA 중 일부로 언급된다.
일본의 카드 리더형 아케이드 게임 고대왕자 공룡킹에 등장한 공룡들 중 하나다.
The Isle에서 카르노타우루스의 이전 티어에 해당하는 수각류 공룡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1] 모로코에서 발견된 화석 자료를 토대로 2017년 북아프리카에서 살았던 또 다른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 중 하나로 공식 발표된 케나니사우루스(''Chenanisaurus'')가 이 녀석보다 더 원시적인 형태로 분류되긴 하지만, 이 녀석은 아직 아벨리사우루스류 내에서 정확히 어디쯤에 위치한다고 볼 것인지가 다소 불분명한 상태라 일단 논외.[2] 아벨리사우루스과의 공룡들은 대다수가 발견되지 않았다.[3] 왼쪽이 루곱스의 모식표본이며, 오른쪽은 2002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발견되었으나 아직 공식 학명은 부여되지 않은 어느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의 표본이다.[4] 다만 아프리카 대륙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흔히 통용되는 아프리카라는 지역 범위로 따질 경우, 이보다 앞선 1996년 마다가스카르에서 완전한 형태의 두개골이 발견되어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의 일종임이 밝혀진 마준가사우루스를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발견된 아벨리사우루스류로 볼 수도 있다.[5] 북아프리카에 살았던 아벨리사우루스류로는 2008년 학계에 보고된 크립톱스도 있지만, 이 녀석의 경우 일단 백악기 전기의 끝자락인 압트절부터 알비절 무렵에 형성된 엘라즈층(Elrhaz Formation)에서 발견되었다. 게다가 명명 근거로 활용된 화석 자료가 단일 개체의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류군에 속하는 공룡들의 골격이 뒤섞인 키메라 화석이라는 분석이 계속 제기되어서 현재는 사실상 의문명 취급을 당하고 있는 신세.[6] 그러나 이후 화석 자료가 계속 축적됨에 따라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의 진화가 곤드와나 대륙의 대분열이 일어나기 이전인 '''쥐라기''' 무렵까지 거슬러올라간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레노 등이 제안한 이러한 가설도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된다. 당장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쥐라기 후기 지층인 텐다구루층(Tendaguru Formation)에서 원시 아벨리사우루스류의 것으로 추정되는 뒷다리뼈 화석의 발굴 사례가 2011년에 보고되었고, 아르헨티나의 쥐라기 중기 지층인 카냐돈아스팔토층(Cañadón Asfalto Formation)에서 발견된 화석 자료를 바탕으로 2012년 명명된 에오아벨리사우루스(''Eoabelisaurus'')를 원시 아벨리사우루스류로 여기는 연구자들이 상당수 있는 상황.[7] 다만 스피노사우루스와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가 백악기 전기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알비절 초기부터 백악기 후기의 투랜절 초기(1억 1200만년 전~9350만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루곱스의 경우 이 둘보다 상대적으로 뒤늦은 세노마눔절 무렵에 형성된 지층에서 한 차례 발견된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존속 시기가 완전히 겹쳤을지는 확실치 않다. 게다가 마준가사우루스나 라자사우루스 같은 몇몇 아벨리사우루스과 공룡이 먹잇감을 물고 늘어지면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끈질기게 버티는 방식으로 각각 라페토사우루스이시사우루스 같은 중대형 용각류를 사냥했으리라 여겨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녀석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당시 공존했던 용각류 공룡 아이깁토사우루스(''Aegyptosaurus'') 따위를 적극적으로 사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8] 정확히 어느 종류부터 앞다리가 급격하게 퇴화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9] 처음에 루곱스의 몸길이가 8m 이상이라는 나레이션이 나왔는데, 작중 등장한 스피노사우루스의 앞발이나 머리 크기가 거의 루곱스의 몸뚱아리만하다든가 8m짜리 덩치를 스피노사우루스가 한 입에 물고 무슨 장난감 다루듯 가볍게 흔들어댄다든가 하는 뜨악할 수준의 연출을 확인할 수 있다. 앞다리가 매우 퇴화했을 것으로 보이는 루곱스의 앞발이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의 것과 비슷하게 길쭉한 발가락 3개가 달린 형태로 묘사되었다는 고증오류는 덤.[10] 이는 제작진이 스피노사우루스를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 포지션으로 삼아 띄워주다보니 발생한 결과로, 이 녀석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나 사르코수쿠스 같은 녀석들도 거의 일방적으로 썰려나가는 등 사실상 스피노사우루스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 취급이 영 좋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