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럴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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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EA 산하에 있었던 게임 스튜디오. 1998년, EA 레드우드 쇼어(EA Redwood Shores)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며 레드우드 시티에 있는 EA 본사의 건물에 위치하였다. 처음 몇 년간은 007, 반지의 제왕, 대부 등 라이센스 게임을 제작하였다. 그들은 점차 신규 IP와 새로운 게임에 대한 열망을 키웠으며, 한동안 시스템 쇼크의 세 번째 작품을 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2005년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4를 보고 영감을 받아 개발 컨셉을 선회하였고, 향후 데드 스페이스가 될 게임의 아이디어를 EA 상층부에 제시하였다. 그리고 마침 EA는 신규 IP의 가능성을 물색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들에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3개월 분량의 예산을 승인하였다.
3개월은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기에 엄청나게 부족한 기간은 아니었으나 여러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시행착오를 겪기에 충분한 시간도 아니었다. 때문에 제작진은 완전히 혁신적인 게임보다는 시중에 나와 있는 게임을 기반으로 좀 더 개선된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자연스럽게 게임 디자인의 기본 골자는 바이오하자드 4가 되었고 여기에 에일리언, 더 씽, 이벤트 호라이즌과 같은 호러 영화로부터 여러 아이디어를 빌려와 게임에 접목하였다.[1][2]
2008년 10월 출시된 데드 스페이스는 커다란 호평을 받았으며 향후 2년간 200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다. EA 레드우드 쇼어는 다음해 3월, 비서럴 게임즈로 사명을 바꾸었으며, 동시에 캐나다 몬트리올과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두 개의 신규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한편 2009년 8월에는 핵심 개발자인 글렌 스코필드와 마이클 콘드리가 회사를 떠나 슬레지해머 게임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비서럴 게임즈는 단테스 인페르노(2010), 데드 스페이스 2(2011), 데드 스페이스 3(2013), 아미 오브 투: 더 데블스 카르텔(2013)을 출시하였다. 그러나 이들 게임들은 모두 상업적으로 고전하며 스튜디오의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비서럴 게임즈의 주요 프랜차이즈인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는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로 거듭나는데는 실패하였고, 시리즈 중 최대 성공작인 데드 스페이스 2조차 본전을 뽑지 못했다고 한다.[3][4] 아미 오브 투: 더 데블스 카르텔은 비평과 상업 양쪽에서 재앙적인 실적을 거두었으며, 이 게임을 제작한 비서럴 몬트리올은 게임의 완성과 동시에 폐쇄되었다.
비서럴 게임즈는 2012년부터 배틀필드 하드라인 개발에 착수하였고, 게임은 2015년 3월 출시되었다. 기존의 배틀필드 시리즈와는 다른 노선을 취한 이 작품은 싱글플레이로 호평받았으나, 시리즈의 핵심인 멀티플레이는 전작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상업적으로도 전작의 1/3도 채 되지 않는 판매량에 그쳐 크게 실패했다. 하드라인의 실적 부진으로 비서럴 게임즈에는 또 한 번의 감축이 일어났다.
2016년 8월,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이안 밀럼(Ian Milham)이 툼 레이더 개발진에 합류하면서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1.1. 프로젝트 랙택
2013년 2월, 데드 스페이스 3 개발을 완료한 비서럴은 팀을 두 개로 나눠 한 팀은 배틀필드 하드라인을, 다른 작은 팀은 자메이카(Jamaica)란 코드네임의 오픈월드 해적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4월 3일, 디즈니가 루카스아츠를 폐쇄하며 개발 중이던 스타워즈 1313이 취소되었고 제작진은 인근에 있던 비서럴 게임즈에 합류했다. 그리고 한 달 후, EA가 디즈니와 스타워즈 게임 개발 계약을 맺으면서 비서럴은 배경을 자메이카 바다에서 우주로 바꿔 스타워즈 게임 개발을 시작한다.
개발 코드네임은 유마(Yuma)[5] 로 우주해적단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었다. 개발에 몸담았던 한 개발자는 유마가 땅에서는 툼 레이더처럼 플레이하고 우주에서는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처럼 플레이하는 게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당시 비서럴 게임즈의 인력 대부분은 배틀필드 하드라인 개발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유마의 개발은 느렸다.
2014년 4월, 언차티드 시리즈의 프로듀서 에이미 헤닝이 비서럴에 합류했다. 그녀는 2014년 말부터 스타워즈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오픈월드 게임이 아닌 선형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래서 유마 프로젝트를 엎고 랙택(RagTag) 코드네임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랙택은 언차티드 스타일의 게임이었는데 여러 동료 캐릭터를 두고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는 게임플레이로 차별화를 꾀했다.
2015년 3월, 배틀필드 하드라인을 출시한 비서럴 게임즈는 기존의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었다. 이는 에이미 헤닝이 몸담았던 너티 독의 문화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개발진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통해 개인이 창조성을 더욱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곧 이어 비서럴은 제작진을 두 팀으로 나누고 한 팀은 배틀필드 하드라인 DLC를, 다른 팀은 랙택 개발을 맡겼다. 이는 사내에 갈등을 불어넣었다. 대부분은 배틀필드 개발을 원치 않았고 랙택 팀에 배정된 이들을 '선택받은 자'라며 부러워했다.
당시 비서럴의 인력은 100명이 채 되지 못했다. 이는 언차티드나 툼 레이더 최신작 개발에 투입된 인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였다. 현실적인 이유로 스튜디오를 마음껏 확장하기도 어려웠다. 비서럴 게임즈가 위치한 레드우드 시티는 실리콘 밸리 북부에 위치한 곳으로서 미국에서 인건비가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였다. 비서럴 직원 1인당 들어가는 비용은 매달 16,000달러로 EA가 보유한 그 어느 스튜디오보다도 높았다. 그래서 EA는 제이드 레이몬드가 이끄는 캐나다 퀘벡 소재의 EA 모티브(EA Motive) 스튜디오에서 개발자 70명을 지원했다. 퀘벡주정부의 세제혜택을 받는 EA 모티브의 1인당 비용은 비서럴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총 160명의 개발진을 꾸린 비서럴과 EA 모티브는 본격적인 랙택 개발에 돌입했다. 2018년 5월 발매는 쉽지 않지만 가능해보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가장 먼저 발목을 잡은 것은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이었다. FPS 게임 배틀필드 시리즈 개발을 위해 만든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은 싱글플레이 TPS에는 맞지 않았다. 당연히 있어야 할 기능이 누락되어 있고 이를 구축하는데만 1년에서 1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 다른 문제는 스타워즈가 외부 IP라는 점이었다. 모든 의사결정은 루카스필름의 승인을 거쳐야 했다. 한 개발자는 주인공의 옷차림을 바꾸는 작은 작업이 자기가 몸담았던 너티독에서는 일주일이면 마무리 가능했지만 루카스필름의 감독 하에서는 느린 의사결정 단계를 거치며 몇 달에서 어쩌면 수년까지도 지체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과 예산에 비해 너무 원대한 아이디어였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랙택의 기획안은 아이디어라기보다는 꿈이었다. 언차티드 4보다 더 크고 포부 넘치는 게임을 구상했지만 제작진 대부분은 그런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어본 경험도 없었다. EA 상부와도 갈등을 겪었다. EA가 생각하는 스타워즈 게임은 제다이가 포스를 쓰는 게임이었으나 랙택은 스타워즈 세계관의 주변인물인 해적 무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게임이었다. EA는 또한 랙택이 데드 스페이스 2처럼 90점 이상의 게임이 되길 원했으나 경험이 없는 비서럴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마지막 문제는 에이미 헤닝이었다. 그녀는 작가로서 매우 유능했으나 자기가 전문성이 없는 다른 영역에도 개입하려 했다. 비서럴의 레벨 디자이너는 그녀의 간섭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2015년 11월 출시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1300만 장이 팔리며 대성공했으나 싱글플레이의 부재로 크게 비판받았다. EA 모티브가 배틀프론트 차기작의 싱글플레이를 제작하기 위해 투입되면서 랙택은 절반에 가까운 제작 인원을 잃었다. 현실과의 타협이 불가피했고 비서럴은 랙택의 멀티플레이 계획을 취소하고 싱글플레이 전용 게임으로 전환했다. 시간이 지나며 개발진의 사기는 점점 떨어졌다. 엔진은 여전히 개발을 어렵게 하고, EA는 비서럴의 결정에 계속 의문을 품고, 에이미 헤닝은 다른 개발진과 충돌하며 몇몇 이들은 퇴사하기도 했다.
랙택은 2016년 6월 E3 이벤트에서 처음으로 그 모습을 대중에 선보였다. 데모는 그럴싸해 보였으나 그 당시에도 총을 쏘는 것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기능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데모를 만드는데 많은 인력을 소비했으며 벽을 짚는 사소한 애니메이션을 몇 달이나 작업하기도 했다.
2016년 말, EA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게임의 출시일을 2018년 12월로 미루고 EA 밴쿠버를 개발에 합류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새롭게 재편된 비서럴 게임즈의 수평적 구조는 EA 밴쿠버의 전통적인 수직적 구조와 문화 충돌을 일으켰다. EA 밴쿠버의 인력이 총괄 프로듀서, 리드 디자이너, 게임 디렉터 등 주요 역할을 맡았고 비서럴은 EA 밴쿠버가 개발을 도우려는 게 아닌 뺏어가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EA 벤쿠버는 너무 저조한 개발 진척상황에 놀랐다. 두 개발사는 엄폐 시스템이나 갈고리같은 장비의 포함 여부 등 게임 디자인 방향을 두고 계속 갈등했다.
2017년 10월, EA는 랙택 프로젝트 개발을 취소했다. 비서럴 개발진은 대부분 이를 '예상한 결과'로 받아들였으며 한 개발자는 '나오기도 어려웠고, 나왔어도 좋은 게임이 아니었을 프로젝트를 EA에서 취소해준 게 차라리 자비로운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수의 개발자는 오히려 'EA가 진작에 프로젝트에 개입해 상황을 판단하고 일찌감치 취소해줬어야 했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기회를 줬다'고 진단했다. 상업적으로도 예견된 일이었다. 랙택에는 1억 달러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10시간이면 완료하고 게임스탑으로 향할 선형적인 싱글플레이 게임의 제작비로는 너무 많았다.
2017년 10월 17일, 비서럴 게임즈가 폐쇄되었다. EA는 게임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제작 중이던 싱글플레이 중심의 스타워즈 어드벤쳐 게임을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으로 다시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6] 프로젝트는 EA 캐나다[7] 로 위임되었으며, EA의 2019 회계연도 중이었던 발매일도 무기한 연기되었다.# 비서럴 개발진 대부분은 EA의 다른 스튜디오로 재배치되었다.
위 내용은 제이슨 슈라이어의 보도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The Collapse Of Visceral's Ambitious Star Wars Game
2. 특징
2008년도 이후로 내놓는 게임들 컨셉이 상당히 잔혹/그로테스크하다.[8] 보통 서양 게임에서는 여자나 어린아이를 향한 폭력 표현은 적극적으로 규제되는 경향이 크지만, 비서럴 게임즈에는 '''그런 거 없다.'''[9] 다만 '''살아있는''' 어린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게임 내에서 폭력에 노출되거나 죽는 표현은 극력 삼가고 있다.[10]
비서럴의 제작진들도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적절하게 이용한 자폭 마케팅으로 정평이 나 있다(데드 스페이스 2 항목 참조).
3. 제작한 게임들
[1] 제작진이 데드 스페이스를 개발하면서 본 호러 영화는 400편에 이른다고 한다. 처음에는 상기한 유명 헐리우드 호러 영화로부터 시작했으나, 이후 오디션, 엑스텐션, 장화, 홍련, 마터스 등의 외국영화로 범위를 넓혀갔다고.[2] 스튜디오 매니저인 글렌 스코필드는 호러 영화 감독인 존 카펜터, 일라이 로스, 제임스 완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영감을 얻기도 했다.[3]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 탓이었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를 개발하는 비서럴 게임즈의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 여기는 미국에서 가장 인건비가 비싼 지역 중 한 곳이다. 비서럴 게임즈가 문을 닫은 시점에서 해당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AAA 게임 개발 스튜디오는 툼 레이더 제작사인 크리스탈 다이나믹스 정도 뿐인데, 툼 레이더 리부트도 처음 한 달 동안 370만 장을 팔고도 기대 이하의 실적에 본전치기에 실패했다는 보도가 있었다.[4] 비서럴 게임즈의 전 개발자였던 재커리 윌슨(Zackery Wilson)은 데드 스페이스 1에는 약 37m, 2편에는 약 47m의 제작비가 투입되었으며, 마케팅에도 최소 이와 상동하는 예산이 투입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편의 판매량인 400만 장으로는 그 예산을 충당하기에 부족했다고 한다. 같은 이유에선지 EA의 회장이었던 프랭크 기부는 데드 스페이스 3가 500만 장은 팔려야 시리즈가 존속될 수 있으며 그 이하는 재정적으로 어려워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5] 애리조나 주 남서부의 도시로 스타워즈 6: 제다이의 귀환의 촬영지였다.[6] "It has become clear that to deliver an experience that players will want to come back to and enjoy for a long time to come, we needed to pivot the design."[7] FIFA 시리즈를 만드는 곳이다.[8] visceral은 일반적으로 (감정이)뿌리 깊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창자, 내장'''이란 뜻도 있다(...). 이런 걸 잘도 회사 이름으로...[9] 특히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에서는 여자가 변이한 괴물은 물론이고, 어린 아이에서 '''임산부'''(엄밀히 말하면 임산부가 변이한건 아니다. 자세한 건 항목 참조), 그 안의 '''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들이 변이한 괴물들이 등장한다.[10] 물론 '''죽어있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은 주인공의 손에 '''두 번''' 죽는다.[11] 사실 이 게임은 비서럴 혼자서 개발한 것은 아니며, 골든 아이(2010)을 개발한 유로컴이란 영국의 게임 제작사와 합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