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호라이즌(영화)
1. 개요
'''Infinite space - infinite terror'''
'''무한의 우주 - 무한의 공포'''
영화 포스터 홍보문구
1997년작 미국 SF 스릴러 영화. 감독은 영화 모탈 컴뱃 1편이나 영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등 B급 냄새가 풀풀나는 영화만 줄기차게 만드는 폴 W. S. 앤더슨. 캐스팅도 훌륭하여 매트릭스의 모피어스로 유명한 로렌스 피시번이 주연을 맡고 쥬라기 공원 시리즈로 익숙한 샘 닐도 나온다. 더불어 특수효과는 블레이드 러너에서도 특수효과를 담당한 리처드 유리치치가 맡았다.
어원은 당연히 물리학 용어 이벤트 호라이즌(사건의 지평선).
2. 줄거리
2040년, 미국은 기존의 이온 엔진의 한계를 넘기 위해 워프 항해기술을 개발하기로 한다. 방법은 중력 엔진으로 인공 블랙홀을 잠깐 만들어서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 뒤 본래 차원의 목적지로 재진입하는 것. 말하자면 웜홀이나 초공간도약의 일종이다. 그런데 이 실험을 목적으로 건조된 우주선 '이벤트 호라이즌'이 원자로 사고로 파괴됐다고 발표한다. 그런데 사고 7년만에 해왕성 부근에서 뜬금없이 다시 나타난다. 이벤트 호라이즌 호 안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외부에서 감지해보는데, 온갖 잡음 속에서 알아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말은 "Liberate me.(구해달라)"라는 짧은 라틴어 문장 하나뿐.
여러척의 구조선이 급파되었지만 모두 실종되었고, NASA는 구조함 루이스 앤 클락 호[1] 에 이벤트 호라이즌 호의 설계자 위어 박사를 탑승시켜서 사고 원인규명과 인명구조를 위해 해왕성으로 파견한다. 동승한 설계자는 언론에 발표된 바와 달리 이벤트 호라이즌 호가 원자로 사고로 손실되지 않았으며, 시험적으로 중력 엔진을 가동하여 프록시마 센타우리로 향하던 중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하는데...
이벤트 호라이즌 호는 멀쩡한 상태로 남아있지만 승무원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우주공간에 떠다니는 잘려나간 손,[2] 심하게 훼손된 시체 하나,[3] 피범벅인 흔적들만 있을 뿐. 더불어 우주선 전체에서 생체반응이 감지된다. 흡사 우주선이 살아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루이스&클락의 승무원들은 영문을 몰라 이벤트 호라이즌의 엔진을 점검하지만 엔진도 멀쩡했다. 다만 영상기록을 보니 이벤트 호라이즌 호의 선장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승무원들을 소개하면서 순조롭게 시간을 보내던 중, 화면 속 인물들이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하던 차에 화면이 끊긴다.
그리고 여러 원인으로 루이스 앤 클락 호는 고장을 일으키게 되고, 조사 및 인명구조 목적으로 이벤트 호라이즌에 탑승한 루이스 앤 클락 호 대원들이 환영에 시달리며 미쳐가는 도중, 우연히도 이벤트 호라이즌의 선장이 남긴 영상일지를 되살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영상 속 이벤트 호라이즌 호의 대원들은 도저히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대원들은 모조리 피범벅이 된 채 알몸으로 서로를 물어 뜯고 찢어 죽이며[4] 광기의 현장 속에서 미쳐 날뛰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벤트 호라이즌 호의 선장은 자기 눈알을 손에 들고 낄낄거리며 카메라 앞에 손을 내밀며 라틴어 문장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지옥으로부터(ex inferis)라는 절이 문장 앞이나 중간에 있겠지만, 라틴어에서는 보통 문장 뒤에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처음에는 뒷 부분을 알려주지 않다가 후반부에 들어서야 문장 전체를 들려준다. 배우의 영역으로는 save yourself, from hell. 즉 통신으로 전해진 Liberate me(나를 구해라)는 사실 문장의 일부가 잘려서 전해진 바람에 뜻이 왜곡된 것이었다.Liberate tuteme ex inferis(너희는 지옥으로부터 너희 스스로를 구해라)[5]
이벤트 호라이즌이 워프 항해를 하겠다고 공간도약을 한 차원은 바로 '''지옥'''이었다. 그 탓에 우주선 전체가 무언가에 씌어[6] 승무원들을 미치게 만든 후 서로를 죽인 것이다. 그리고 이벤트 호라이즌은 희생자들을 찾기 위해 나타나서 자신을 찾아온 구조선들과 선원들을 잡아간 것이다. 결국, 이벤트 호라이즌에 탑승한 등장인물들은 환영에 홀려[7] 하나 둘씩 죽어간다.
충격과 경악, 공포 속에 화면을 보던 밀러 선장은 화면을 꺼버리고 어서 1초라도 빨리 여기서 철수하자고 하지만, 이미 미쳐버린 위어 박사가 다 고친 루이스 앤 클락 호를 폭발시킨다.
위어 박사의 대사에 의하면 지옥이라는 말은 단지 단어에 불과하며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기독교적, 불교적 지옥이 아닌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떤 곳이라고 한다.
[8]악마가 씐 위어 박사:
진심으로 이 배를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Did you really think you could destroy this ship?)
이 우주선은 시공을 초월하여 네가 상상도 못할 곳까지 다녀왔지.
(She's defied space and time, she's been to a place you couldn't possibly imagine.)
그리고 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and now...It is time to go back.)
밀러 선장:
알아, 지옥으로 말이지.
(I know, to hell.)
위어 박사:
아무것도 모르는군, 지옥은 그저 단어일 뿐이야.
(You know nothing, hell is only a word.)
실제는 훨씬, 훨씬 끔찍하지.
(The realty is much, much worse.)
그리고는 밀러 선장의 머리를 잡아 직접 대원들이 묶인채로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고문당하는 환영을 보여준다.
이제 대원들은 이벤트 호라이즌에 남아서 이 우주선을 몰고 달아나든지 아니면 미쳐 죽든지 선택해야 한다. 여러 대원이 죽어가는 가운데 배를 자폭시키려던 밀러 선장은 위어 박사와 1:1로 맞붙지만 당연히 이미 사람이 아닌 위어 박사는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 건드릴 수 없었고 그저 밀러는 "좋아, 나와 지옥으로 가자. 하지만 내 선원들은, 살아남은 사람은 풀어줘!"라고 애원하지만, 위어는 "그건 안돼, 다 같이 가야 해..."라고 말하며 거절한다.
그러나 이 대화는 시간끌기였고 밀러는 이미 설치해둔 폭탄의 스위치를 누르며 우리 둘이나 지옥에 가자고 쏘아붙인다. 이런? 안돼! 라고 외치는 위어를 무시하고 폭발 속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대원 3명이 탑승한 이벤트 호라이즌의 함수 부분이 분리되어 빠져나온다. 그리고 밀러 선장과 미쳐버린 위어 박사는 우주공간의 새로운 차원, 지옥을 향해 생존자들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3명[9] 은 그저 바라보며 "선장님..."이라고 말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이후 구조대가 와서 3명을 구출한다. 수면실에서 여성대원 스탁 중위를 먼저 꺼내는데 스탁이 구조대원을 바라보고 구조대원이 헬멧을 벗자...
위어 박사의 얼굴이 나타나서 "넌 우리와 있어야 해!"라고 말하며 스탁이 놀라지만 환영이었고 쿠퍼와 구조대원들이 괜찮다고 말하고 진정제를 놔야겠다고 한다. 그리고 문이 닫히면서 줌 아웃되는데 한 구조대원이 닫혀가는 문쪽을 바라보면서 불길하게 영화가 끝난다.
하지만 그 지옥이 과연 무엇이었는지는 영화 내내 정체를 밝혀주지 않고 그저 절대악으로 등장할 뿐이다. 그렇게 살아남은 대원 세 명(쿠퍼, 스탁, 저스틴)은 구조된다.[10]
3. 평가
사실 그렇게 작품성이 좋거나 독창적인 영화는 아니다. 왜냐하면 에이리언을 필두[11] 로 갤럭시 오브 테러,[12] 샤이닝, 헬레이저, 양들의 침묵 같은 '''수많은 호러 영화의 키치 덩어리'''이기 때문.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솔라리스 같은 비호러 SF 영화도 제법 인용한 티가 난다. 게다가 근본적으로 파고들어서 뭔가 그럴듯한 SF 설정을 빼버리고 배경인 우주를 지구로 옮겨 놓으면 그야말로 '데드 쉽'이나 '고스트쉽' 같은 다른 유령선 영화와 다를 것이 없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작품은 수많은 영화들과 장르들의 기본적인 클리셰를 범벅한 영화라는 것이다.
다만 단순한 베끼기에 머무르지 않고 오리지널리티[13] 도 살렸기는 하나 그 정도는 그리 높지 않다. 그 외에 개봉 당시, 미국 현지에서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SF 소설 <스피어>(98년에 영화화된)와 스토리 구조가 동일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크라이튼 본인이 문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
'실종되었던 우주선이 갑툭튀하여 다른 동급 우주선이 전문가를 태우고 구하러 가서 뜻밖의 상황에 마주친다.'는 얘기는 사실 바다를 무대로 한 유령선 얘기의 고전적인 클리셰이다. 특히 초반부는 1985년작 영국 SF 영화 라이프 포스(한국/일본 개봉 제목은 스페이스 뱀파이어)와 매우 흡사하다. 다만 라이프 포스는 외계 생물과 피 빨려 죽은 시체가 나오는, 대놓고 공포 영화를 표방했다.[14]
이런 창의성 부족을 이유로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우주선을 고딕풍 호러 공간으로 디자인한 점[15] 이나 독특한 분위기는 있지만, 평론가들 평은 좋지 않다.[16] 미국 유명 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당당히 별 2개를 줬고, 박찬욱 감독조차 자신의 저서 '박찬욱의 오마주'에서 이벤트 호라이즌을 식상하고 안일하며 고민한 흔적이 안보인다고 대차게 까댔다.
다만 스티븐 킹은 극찬을 했는데 "줄거리는 어수선하지만 시각적 이미지가 아찔할 정도로 탁월하고 머리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장엄한 참된 공포감이 살아 숨쉰다."라고 말했다.[17] 대체로 '영화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호러팬'들은 좋아하는 영화라고 보면 된다. 단 여기서 말한 호러팬은 미국의 B급 호러물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무서운 영화가 좋아요.' 하는 사람은 이 영화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 특정하게 공포스런 존재가 있는 게 아닌, 다소 두루뭉실한 코즈믹 호러 격이라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의외로 우주 SF 혹은 SF 호러물을 다룬 대중매체들에서 이 영화가 끼친 영향들을 찾아볼 수 있다.
- 위에 이미 언급되었지만, 이 영화는 후에 나온 게임인 데드 스페이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 미국 드라마 스타게이트 아틀란티스에서도 본작을 차용한 에피소드가 있다.
- 하프 라이프 시리즈에서 나오는 텔레포트 방법은 이 영화에 나오는 텔레포트 방법과 똑같지만, '지옥'에 가는 대신에 'Xen'으로 간다.
- 디노 크라이시스 3편의 내용이 이 작품과 흡사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우주선인 '오지만디아스' 호 역시 이벤트 호라이즌 호와 마찬가지로 행방불명되었다가 우주공간에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원들이 조사선을 타고 오지만디아스 호에 진입한 것까지 똑같은데 차이점이라면 영화에서는 고장이 났다가 수리된 후 미쳐버린 위어 박사에 의해 폭파되었던 반면, 게임에서의 조사선은 오지만디아스 호가 함포사격으로 날려버린 것[18] 과 악령이 들린 우주선과는 달리 이 우주선에는 유전자 변형이 된 공룡들이 들끓는 것 정도다.
- 작중 배경으로 등장하는 우주선을 오마쥬한 맵이 게임 비세라 클린업 디테일에 등장한다. 청소에는 약 2시간이 걸리며 영화 내 주요 장소인 웜홀까지 구현했다.
4. 원래 워해머 영화?
Warhammer 40,000 팬들은 농담 삼아서 둠과 함께 이벤트 호라이즌이 40k 우주의 먼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라고도 말한다. Warhammer 40,000 설정에도 워프 우주는 악마가 가득한 지옥이고 이곳을 항해하다가 우주선 안에 악마가 들어오거나 승무원들을 빙의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 그래서 워프 항해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를 교육시켜주는 영상물이란 드립도 나올 정도였다. 구글 자동검색에도 이벤트 호라이즌을 영문으로 검색하면 Warhammer 40K가 뜬다.
그런데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는데, 원래는 '''진짜로 워해머 프리퀄로 기획된 영화였다'''. 본래 제작진들은 워해머 관련 영화로 기획하고 GW에 허락을 구했는데 거절당했고, 결국 워해머 요소를 빼버린 채로 기본 틀을 살려 만든게 이 영화였던 것이다.
관련 인터뷰 내용. 11분 50초 쯤 관련 질답이 나온다.
5. 고어성
국내 개봉시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지 모르고 접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포스터에는 호러스러운 느낌이 전혀 없다. 우주선에 두 배우의 얼굴만으로는 우주선 안에서 벌어진 액션활극이나 스릴러 정도로 알기에 딱 좋다. 미국에서도 전혀 모르고 봤다가 극장에서 기겁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한다. 그나마 미국 영화판의 포스터는 '''Infinite Terror'''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한국판 포스터에는 엉뚱하게도 '''초광속의 액션이 몰려온다!'''라고 쓰여 있다.
굉장히 고어한 영화니까 비위가 약한 사람은 알아서 피해야 한다. 후반부에 살짝살짝 나오는 지옥의 모습은 그런 쪽에 약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도가 심하다. 고문도구, 구더기, 살점, 내장 등이 매우 잔인하게 묘사되었다.
게다가 영화 본편에 나오는 것보다 더 심한 장면도 찍었는데 개봉전 이를 본 영화사 측에서 경악해서 30분을 편집해버렸다고 한다.[19] 나중에 필름 원본이 소실되어 DVD 부가영상에 삭제 장면[20] 을 넣지 못했는데 이에 아쉬워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차라리 이런 장면들이 영화에 다 들어갔더라면 공포영화로서는 더 나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정판 패키지가 멋진 것으로 유명한 2006년판 DVD에는 어느 정도 원본 필름을 복구해서 넣었는데 결국 30분을 다 살리지 못했고 화질마저 최악이지만 분위기는 개봉판보다 더 음침하다고 한다. MBC에서 주말의 영화로 2003년 5월 24일 밤 23시 10분에 방영한 적이 있었는데 고어 장면은 전부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덜덜했다.
이 미지의 삭제 장면들은 고어 취향의 팬들이나 몇몇 영화가 취향에 맞은 팬들이 언젠가 복구되길 간절히 바라는 편집분이였으나, 이후 폴 앤더슨 감독의 질의응답에 따르면 당시 삭제장면을 DVD 등으로 공개하는 방식이 생소하던 때라 파라마운트 사에선 해당 편집본을 완전히 폐기해버렸고, 그에 따라 복구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잭 스나이더처럼 완전판을 만드려면 수백만달러와 피한통이 필요할꺼라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21]
그런데 Scream Factory라는 업체가 삭제된 장면들을 포함한 블루레이 버전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원본 필름을 구할 수 없어도 시연식때 사용했던 VHS가 사라진 건 아니어서 복구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 업체는 같은 방식으로 원본 필름이 손실된 엑소시스트 3의 삭제 장면들을 복구한 적이 있다. 다만 두 번이나 발매 연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어딘가 문제가 있는듯하다.
6. 기타
호러물치고는 엄청난 제작비인 6천만~7천만 달러를 들였는데 흥행에서는 참패했다. 미국 수익 2600만 달러에 해외 수익도 6800만 달러로 다 합쳐도 손익분기점인 1억 2천만~1억 4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비디오 및 2차 판권 시장에서 그럭저럭 수익을 거두었다.
감독인 폴 W.S. 앤더슨은 1995년에 1500만 달러로 만든 게임 원작 영화 모탈 컴뱃이 평은 별로 안 좋았음에도 전세계 수익 1억 2천만 달러가 넘는 대박을 거둬들이면서 알려졌는데, 툼 레이더 1편이 전세계 1억 달러 이상을 벌기 전까지 모탈 컴뱃이 게임 원작 영화 중 최대 대박작이었다.[22] 이 영화 흥행 성공 덕에 이벤트 호라이즌의 흥행실패에도 불구하고 앤더슨 감독은 바로 차기작 솔저를 찍을 수 있었는데 솔저는 더 심하게 말아먹어 제작비 6천만 달러의 1/4도 못 건지며 폭망했다. 이후 앤더슨 감독은 몇 년 간 잉여신세로 있다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로 흥행에 성공하며[23] 부활했다. 2016년에는 시리즈 마지막 영화인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로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벤트 호라이즌의 제작자 중 하나인 제레미 볼트는 2009년엔 팬도럼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는데 본작과 같은 장르의 SF 호러/스릴러물이다. 이 영화도 이런저런 호러/스릴러 영화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야기 전개의 밀고 당기기는 제법 재미있었다는 평을 받았으나, 같은 시기에 개봉한 디스트릭트 9이라는 괴물급 흥행작에 묻혀 또 한번 제작비도 못 건지며 참패했다.
이 영화에서 웜홀을 이용한 시공간 이동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24] 이 훗날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도 그대로 등장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통로이동씬을 보면 더 쉽다. 이벤트 호라이즌의 경우에는 중간에 예상도 못한 지역이 있었던 것이다.
로렌스 피시번이 밀러 선장 역할을 맡았는데, 당시만 해도 흑인이 큰 배의 선장 역을 맡는 경우가 드물었다(1970년대 이전에는 낚싯배 같은 것이 아니면 흑인 선장 역은 드물고 수병이나 취사담당 정도로 나오곤 했다. 2차대전 당시에는 실제로도 그랬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들을 살펴보면 흑인 배우들이 맡은 배역들도 비중이 크다고는 해도 조연격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중후한 목소리와 진지한 눈빛으로 선장 역을 잘 해냈다. 게다가 매트릭스에서 익숙한 배불뚝이 중년이 아닌 날카로운 턱선을 지닌 쾌남이다.
샘 닐이 영화 매드니스에 이어 처음에는 정상이었다가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광기에 사로잡히는 위어 박사 역을 맡았는데, 두 영화에서 맡은 역할의 이미지가 상당히 비슷하여 이 영화와 매드니스를 연관지어 연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쥬라기 공원의 그랜트 박사 역과 함께 한국에서 샘 닐이라는 배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될 정도로 섬뜩한 연기를 소화했다.
작중에 샘 닐이 지르는 비명이 심히 웃겨서 두고 두고 밈으로 쓰인다.
파라마운트 텔레비전과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이 영화를 바탕으로 한 TV 시리즈 제작을 발표했다. 감독은 아담 윈가드. #
7. 작중의 우주선
미군에서 기존에 사용하는 수소이온 추진식 엔진에 한계를 느껴 개발한 것으로, 빛보다 빠른 우주선을 목표로 만들었다. 함미와 함수가 긴 복도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유사시 이곳을 격발시켜 함수만을 탈출시키는 독특한 구조이다. 기존의 엔진 외에 새롭게 만든 중력 엔진을 장착하여 먼 거리는 인공블랙홀을 생성하여 웜홀로 들어가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시험 운항을 위해 프록시마 센타우리[25] 로 항로를 정하고 워프를 하지만 그 뒤로 우주선이 행방불명되고 미국정부는 원자로 사고로 폭발했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7년 뒤 갑자기 해왕성에 갑자기 나타나서 정부에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보냈고 미군은 여러척의 구조선을 파견하지만 전부 실종되었다. 이에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위어 박사를 구난 우주선 루이스 앤 클락 호에 태워서 사건을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파견한다.
작중에서 결국 비상 시스템이 작동하여[26] 함미와 함수가 분리되고 함미는 웜홀로 빨려들어가지만 함수는 탈출에 성공한다. 또한 중력 엔진이 가동하기 시작하면 워해머의 카오스 팔각 문양[27] 이 나타나는데, 이미 서술된 바와 같이 워해머 세계관을 염두에 두고 만들던 영화였기에 그 잔재가 남은 셈이다.
8. 관련 문서
[1] 1804년에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의 주도로 북미 대륙을 처음으로 횡단한 군인 출신 탐험가 메리웨더 루이스와 윌리엄 클라크의 이름에서 따왔다. 북미 원주민 여성 사카가위아가 이 탐험가들의 길잡이를 맡았다.[2] 이는 나중에 데드 스페이스에서 표지로 오마쥬한다.[3] 이후 우주선 내에 인공중력을 발생시키자 이 시체는 흔적도 없이 부셔져 버린다. 무중력이라 겨우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것.[4] 자세히 돌려보면 난교도 진행 중이다. 지상파 방영분에서는 장면이 나오자마자 편집하여 영상 속 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5] 문법적으로는 tutemet이라고 써야 하는데 끝의 t가 탈락되었다.[6] 작중 언급으론 우주선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로 바뀌었다고 한다.[7] 우주선 승무원들이 자신의 과거 좋지 않았던 기억과 관련된 환영을 본다는 설정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솔라리스에서 가져온 것이다.[8] 완전히 악마의 하수인이 된 위어 박사는 참혹한 모습이다. 피범벅이 된 알몸에 온갖 칼자국이 가득하다.[9] 선원 중 저스틴은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심하게 부상당해서 미리 수면실에 넣어놨을 것이다.[10] 이 장면이 에이리언(영화)의 엔딩 장면과 유사하다.[11] 구조 신호인지 알고 찾아갔더니, 알고보니 오지 말라는 경고였다는 것은 에이리언 1의 내용이다.[12] 1981년작으로 제임스 카메론이 26살 때 미술 효과를 담당한 영화로 한국에서는 비디오로만 '공포의 혹성'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SF 호러 영화이다. 마치 촉수물을 보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 작품. 더불어 투문정션, 와일드 오키드 같은 에로틱 영화 감독으로 유명한 잘만 킹(배우이기도 하다)과 나이트메어에서 프레디 크루거로 익숙한 로버트 잉글런드가 주연이다.[13] 사실 호러 영화의 법칙을 상당히 깨는 작품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망 플래그의 하나인 떠벌이 흑인 캐릭터가 살아남는가 하면, 생존자들도 모두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저항하거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14] 짧게 나와서 그렇지, 고어도는 이벤트 호라이즌이 훨씬 높다.[15] 이마저도 디즈니에서 만든 영화 블랙홀(1979) 우주선에서 영향을 받았다. 당시에는 제법 제작비를 들여 디즈니에서 야심차게 공개했으나 흥행은 실패했다.[16] 우주선 내부를 대부분 어두운 공간으로 처리한 것은 예산이 적었던 이유도 있다. 에일리언 1, 2편이 그랬던 것처럼.[17] 스티븐 킹의 영화 평론은 대체로 직업 평론가들과 엇나가는 경향이 큰데, 평론가들은 영화의 전 장르를 평가하지만 스티븐 킹은 본인이 호러 문화의 팬이기 때문에 그렇다.[18] 오지만디아스 호가 직접 조작해서 함포사격으로 날린 것이다.[19] 파라마운트측은 감독 폴 앤더슨에게 여긴 스타트렉을 만든 스튜디오라고 지적했다고 한다.[20]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지옥을 더 사실감 있게 찍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알몸으로 그야말로 지옥 속에서 피범벅으로 나뒹구는 장면이라든지...[21] 2012년에 감독이 한 스태프가 삭제 장면이 포함된 필름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으나 2021년 현재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22] 2017년 현재, 전세계 기준으로 게임 원작 영화 최고 수익작은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23] 사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북미 흥행만 치면 겨우 본전치기이며, 순전히 해외 수익만으로 큰 성공을 얻었다.[24] 설명을 하는데 하도 어려워서 아무도 제대로 못 알아들으니, 종이에 점 두 개를 찍고 종이를 접어서 점을 겹친 후에 연필로 뚫는 방법으로, 공간을 비틀어 물리적 거리를 0으로 만드는 시공간이동의 개념을 간단하게 설명한다.[25]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다.[26] 함수와 함미의 연결 부위에 폭탄이 여럿 설치되어 있어 비상시 분리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근데 그 폭탄 중 하나를 박사가 루이스 앤 클락 호를 박살낼 때 써 버린다.[27] 워해머 세계관에서 카오스 언디바이디드의 상징인데 엘릭 사가에 나오는 혼돈의 군주들의 징표를 오마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