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인

 


원시 인도이란어
''áryas''
산스크리트어
आर्य
''ā́rya''
힌디어
आर्य
''ārya''
박트리아
αρια
''aria''
파르티아
𐭀𐭓𐭉
''ary''
고대 페르시아어
𐎠𐎼𐎡𐎹
''ariya''
페르시아어
آریایی
''âriyâyi''
영어
Aryan
1. 본래 의미
2. 근대 이후 의미의 변화
3. 아리아 '인종'
3.1. 현대 유전학과 고고학적 구분
3.2. 목록
4. 여담


1. 본래 의미


'고귀한', '훌륭한'이란 뜻으로, 인도이란인들이 자신들을 가리킬 때 쓰던 말이다. 베다 시대인도아리아인들은 타 집단과 구분하여 자신들을 '아리아'라 불렀다. 이란인들은 자기 민족과 국가를 '아리아'라 일컬어왔고 이는 오늘날 '이란'의 어원이 된다.

2. 근대 이후 의미의 변화


서양 고고학자들의 고대 동양 문헌 발굴과 '인도유럽어족'이라는 개념의 발견으로 19세기에 '아리아'는 '인도유럽어족'과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근대 이후부터 '아리아인'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언어를 쓰는 모든 민족을 총칭하는 의미로 확대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18세기 영국의 학자들이 인도의 언어가 유럽의 언어와 유사한 점을 발견한 이후로 19세기부터 독일의 학자들도 인도, 이란을 연구했고 이를 근거로 '아리아'에 유럽인들을 집어넣었다.
'아리아인'이라는 이름 아래에 벌어진 인종 우월주의와 잔혹 행위 때문에 오늘날 학계에서는 인도유럽어족을 가리킬 때 '아리아인'이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 아리아인은 원래 의미인 인도-이란 지역의 고대 언어와 종족, 문화권을 가리키는 용어로 한정되어 쓰이게 되는데, 이마저도 '인도이란(Indo-Iranian)'이라는 용어로 대체하여 사용된다. (3페이지 참고) 또는 이란인들이 자신들을 일컬을 때 여전히 사용되는데, 예를 들면 이란 팔라비 왕조 시대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의 칭호 중 하나로 '아리아인의 영광'이라는 뜻의 '아리야메흐르(Ariyamehr, اریامهر)'이다.
현대적인 의미는 이제 언어학에서 말하는 어족으로서의 의미가 가장 강하다. 근데 사실 어족으로 따져도 오늘날 이란-인도 언어와 유럽어 사이에는 유사성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더 크다. 원시 인도유럽어를 사용하던 원시 인도유럽인이 수천 년 전 우크라이나에서 유럽과 이란-인도 지역으로 갈라져 이동했고 문화적으로 멀어졌기 때문이다.
고대사에 등장하는 오손은 이란계 아리아인들이 세운 유목 국가로 추정된다. 스키타이(샤카족)와, 그 후신인 소그드인 역시 아리아인에 해당한다. 아리아인들은 현재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호탄, 카슈가르, 누란 같은 도시국가들을 건설했으며, 훗날 도착한 튀르크 계통의 위구르인들과 섞였다. 그 외에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서부 일대에는 이란계의 사리콜인, 와키인들이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남아 있다.

3. 아리아 '인종'


19~20세기에는 인도유럽어족을 '인종'과 연관 지으며 인도유럽어를 쓰는 백인들이 셈어를 쓰는 백인들, 황인, 흑인, 기타 인종 등에 비해 우월한 인종이라는 인종차별주의 혹은 국수주의 사상이 팽배하기도 했다.
이런 사상의 발단은 19세기 유럽 지식인들 간에 인도를 비롯한 '동양(오리엔트)'의 옛 문화와 언어에 심취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데서 시작된다. 특히 독일 '동양학자(오리엔탈리스트)'였던 막스 뮐러(Max Müller)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는데, 뮐러는 리그베다에 심취하여 고대 인도 문헌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나름대로 분석해 그 뿌리를 찾아보려 시도했다. 뮐러는 '인도와 유럽의 언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인도어로 "신"을 뜻하는 "데바"는 유럽 언어의 "데우스", "테오스" 등과 비슷하며, 인도의 천신인 "댜우스 피타"는 "제우스"나 "주피터"와 비슷하다'등의 내용의 연구(?) 결과를 학계에 발표했다. 물론 당시에도 주류 학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뮐러의 글에 영향을 받은 비주류 학자들이 이를 발전시켜 "먼 옛날 유럽과 아시아를 휩쓸며 자신들의 언어를 남긴 정복자 인종"을 상상하였으며, 이 가상의 인종을 그들이 부른 이름이 "아리안"(아리아 인종)이다.
뮐러는 마음 속에 이미 답을 정해놓고 사실을 거기다 끼워맞추는 방식으로 연구를 했기 때문에, 그가 도출한 결론은 일견 그럴싸해보이지만 실은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었다. 오늘날엔 당연히 인정받지 못한다. 뮐러의 주장은 그의 개인적인 가설이었을 뿐이며 오늘날은 물론이고 당대에 이미 근거없는 낭설로 타파되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뮐러 항목을 인용하자면 "뮐러의 주장은 그의 생전에 이미 종교학자들에게 강하게 반박되었으며, 여러 종교들의 근원을 연구함에 있어 오직 리그베다에만 의존하고 신화를 자국적 틀에 끼워맞춰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당대 신학자/동양학자였던 리틀데일이 "자신이 동쪽(독일)에서 태어나 서쪽(영국)으로 건너왔다고 해서 스스로를 태양신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라 힐난했을 정도다. 믤러가 이처럼 무리가 많은 주장을 폈던 것은 숨겨진 사연이 있는데, 뮐러는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의 신화(종교)를 서구권에 사상적으로 복속시키는 해석을 전개하도록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었음이 그의 사후에 (서신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인도는 다시 정복될 것이며, 그 정복 수단은 교육이어야 한다"는 뮐러 자신의 말처럼, 인도인들의 종교적 신념을 과학(?)적으로 분쇄하고 인도인들을 뿌리부터 서구화하여 대영제국의 시민으로 만든다는 계획의 일환이었던 것. 일선동조론과도 유사하다.
이렇듯 아리아인설은 낭설에 지나지 않음에도 나치 독일아돌프 히틀러나치는 이를 마치 정설인 것처럼 주장하며 게르만족이야말로 위대한 아리아 인종의 순수성을 가장 잘 보존한 민족이라고 주장했고, 옛 아리아인들이 그랬듯 게르만족이 세계를 정복하여 다른 모든 민족을 지배하며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에 당위성을 부여하려 하였다. 슬라브족과 집시 등의 인도유럽어족 민족을 배제한 이유는 당시 아리아인이라 하면 유럽 북부의 게르만족을 가리킨 것도 있고 독일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지역 등 슬라브계가 주류인 지역을 오랜 기간 지배했던지라 자연적으로 우월의식이 생긴 것이다.
아리아인 우월주의는 보통의 백인 우월주의와는 좀 다르며, 서구의 인종주의자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 히틀러도 중동 인종에 관심이 많았다. 결국 게르만족 우월주의로 쓰였지만... 또한 그렇다고 유럽 우월주의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팔레스타인의 대통령이었던 아민 알 후세이니는 히틀러, 힘러와의 각별한 친분은 물론이고, 나치에서 실제적인 업무도 맡았다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아리아 인종 우월주의자들이 믿는 예수유대인, 즉 '''셈족 계열이다.''' 이쪽도 코카소이드 인종이긴 하나 아리아 인종론자들이 말하는 그런 백인은 아닌지라 이런 걸 의식한 사람들은 신이교주의 부흥운동을 하거나 예수가 로마인과 유대인의 혼혈이라는 주장을 내세운다. 또는 종교에 연연하기 싫어 무신론자가 된 케이스도 있다.

3.1. 현대 유전학과 고고학적 구분


아리아인은 Y염색체 하플로그룹 R1형과 엇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전학적 계보를 추적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남성의 성염색체 XY 중에서 "Y"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대대손손 유전되는데, 이 점에 착안하여 Y염색체의 인류학적 유형(하플로그룹)을 분류하고, 특정 Y-하플로그룹을 보유단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해나가는 것이 그 첫 번째 방법이다. 또한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우는 세포소기관 "미토콘드리아"가 그 모세포와는 별개로 돌아가는 독자적인 DNA 시스템(미토콘드리아 DNA, 줄여서 mtDNA)을 갖추고 있으며, 이 mtDNA 형질은 오로지 '''어머니'''를 통해서만 자식(성별 무관)에게 대대손손 유전된다는 것에 착안, 위의 Y-하플로그룹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mtDNA-하플로그룹을 연구해나가는 두 번째 방법이 있다. 참고로 한국어로 작성된 문서에서 밑도끝도 없이 "하플로그룹"이라는 말이 튀어나온다면, mtDNA-하플로그룹이 아니라 Y-하플로그룹을 일컫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상위 하플로 그룹과는 다르게 하위 하플로 그룹과 어족은 서로 연관되는 측면이 크며 이는 하플로 그룹 R1와 인구어족의 이동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이동경로가 일치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또한 현재, 하플로 그룹 R1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 인구어족이 다수 거주하는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부, 이란, 유럽인데 이는 이 지역에서 인구어족 계통의 언어가 주류 언어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도 일치한다.
최신 고고학과 고인골 유전체 분석을 토대로 재구성하자면 기원전 3천 년경 흑해 북부 우크라이나/남부 러시아에서 등장한 Yamnaya 문화를 향유한 고대 종족이 유럽과 인도 등지에 인도유럽어를 전파한 조상으로 여겨진다. 이 사람들은 목축을 기반으로 한 유목집단으로 최초의 수레 발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거의 유사한 문화가 중부 유럽과 파미르 고원 북부에 이르는 넓은 영역에 퍼져나갔으며 이와 함께 R1 하플로타입이 유럽 고인골 샘플에서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중부 유럽에서 Yamnaya 문화와 거의 유사한 문화인 Corded Ware 문화의 후예들이 유럽 언어와 유럽인의 조상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반대편의 Afanasievo 문화의 후손은 토하라인과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3.2. 목록




4. 여담


  • 울펜슈타인: 더 뉴 오더에서 B.J. 블라즈코윅즈가 지나가던 나치 간부 프라우 엥겔에게 훌륭한 아리아인의 표상이라며 칭찬받기도 했다. 문제는 블라즈코윅즈는 부계는 폴란드인, 모계는 유대인으로 부계와 모계 양쪽 모두 나치가 규정한 '열등 인종'이다.[1]

[1] 실제로 이런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현재 민족, 언어학적으로 볼 때 폴란드인슬라브어파 서슬라브어군에 속하는 아리아인이나 나치는 슬라브인들을 아리아인이라고 칭하지 않았다. 이는 집시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