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인도유럽인

 

原始印歐人
Proto-Indo-European peoples
1. 개요
2. 역사
2.1. 기원
2.2. 분화 과정
3. 문화


1. 개요


인도유럽어족 계열 민족들의 공통조상이 되는 민족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유목민으로 추정되며, 이들이 유라시아 대륙 곳곳으로 퍼지면서, 마차를 유라시아의 여러 민족들에게 소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2. 역사




2.1. 기원


원시 인도유럽인의 역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설이 존재한다. 본래 원시 인도유럽인의 존재에 대한 추정은 인도유럽어족조어#s-2원시 인도유럽어를 재구해내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므로, 인도유럽어족의 원향이 어디냐에 따라 이들의 발원지가 어디인지도 자연스레 밝혀지는 것이다. 주류 언어학계에서는 쿠르간 가설아르메니아 가설, 히타이트 가설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쿠르간 가설이 인도유럽어족의 기원과 관련하여 가장 유력한 가설로 지목되고 있다.
쿠르간 가설이란 러시아 남서부 지역과 중앙아시아 일대에 널리 퍼져있던 쿠르간 문화의 주민들이 원시 인도유럽인이라는 가설로, 1956년에 리투아니아 태생의 미국 고고학자마리야 김부타스가 러시아[1]유럽 지역에 위치한 스텝 지대에 무수히 존재하는 분묘들[2]을 발굴하여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세워졌다. 김부타스의 연구에 의하면, 쿠르간 문화와 연관된 유적들은 가장 오래된 것이 기원전 4000년경까지 그 역사가 소급되는데, 이를 토대로 쿠르간 문화도 이때 처음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쿠르간 문화 유적에서 발굴된 유골에 대해 이후에 형질인류학자들이 Y-염색체 하플로그룹을 조사했는데, 하플로그룹 R1a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하플로그룹은 중앙아시아 제민족들[3]이란인, 중부유럽의 제민족들, 슬라브계 민족들 및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노르드계 민족들[4]에게서 높게 나타나며, 이 중에서도 특히 스웨덴인이나 덴마크인, 노르웨이인 등의 스칸디나비아계 민족들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그래서 쿠르간 문화의 주민들은 인도유럽어족 계통의 민족으로 추정되며, 이곳이 원시 인도유럽인의 발원지였다는 게 가설의 핵심이다. 재구된 원시 인도유럽어에서 유목 생활과 관련된 어휘가 많이 있다는 점도 쿠르간 가설을 지지하는 유력한 근거가 되는데, 쿠르간 문화의 유적에서 의 뼈와 마차의 부품들이 대거 출토되었다는 점에서 이 문화를 세운 이들이 유목민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 가설이란 아르메니아어가 현대 시기는 물론, 고대 시기에도 문법적 성의 개념이 없었다는 데서 기원한 가설이다. 이름대로 이 가설에서는 인도유럽어족의 원향을 아르메니아로 비정하고 있으며, 아르메니아를 포함한 캅카스 지역에서 주변의 이란 고원 및 유럽, 아나톨리아 반도 일대로 원시 인도유럽인에서 분화된 민족들이 퍼져나갔다고 보고있다.
히타이트 가설은 달리 아나톨리아 가설이라고도 불리며,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발원한 문명인 히타이트의 언어인 히타이트어가 재구된 원시 인도유럽어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기원한 가설이다. 위의 두 가설과의 차이가 있다면, 쿠르간 가설아르메니아 가설에서는 원시 인도유럽인을 유목민으로 비정하고 있지만, 이 가설에서는 원시 인도유럽인을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농경 생활을 하던 정주민으로 본다는 것과, 원시 인도유럽인이 발생한 시기를 기원전 9500년경에서 기원전 8000년경으로 잡는다는 것이 있다. 히타이트 가설에서는 농경생활을 하던 원시 인도유럽인이 모종의 이유로 오늘날의 캅카스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고자 농경 생활을 포기하고 유목민이 되었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이 가설은 2021년 현재 주류 언어학계에서 빠른 속도로 지지를 잃어가고 있는데, 쿠르간 문화의 후신으로 추정되는 얌나야 문화의 유적에서 출토된 유골을 분석한 결과, 히타이트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골과 형질인류학적으로 친연 관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떄문이다. 그래서 히타이트인을 포함한 아나톨리아 반도의 농경민들은 비(非) 인도유럽어족 계열의 선주민들이 원시 인도유럽인들에게 정복당한 뒤에, 이들에게 동화되면서 형성된 민족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2.2. 분화 과정


아르메니아 가설에 의하면, 원시 인도유럽인과 인도유럽어족의 분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기원전 3300년 경에 쿠르간 문화의 주민들이 오늘날의 우크라이나까지 남하하였고, 이 과정에서 아나톨리아어파 계열 언어를 쓰는 집단들이 기원전 3000년경에 아나톨리아 반도로 진출하고 현지의 선주민들을 정복하여 히타이트를 포함한 아나톨리아어파 계열 민족의 기원이 되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던 이들이 그리스어, 아르메니아어, 인도이란어파조어#s-2를 쓰는 집단과 발트어파, 슬라브어파, 게르만어파의 조어를 쓰는 집단, 켈트어파, 이탈리아어파[5], 토하라어의 조어를 쓰는 집단으로 분화되었다. 이 중에서 원시 그리스어를 쓰는 집단이 기원전 3000년경에서 기원전 2500년경에 그리스-아르메니아-인도이란어의 공통조상에서 분리된 뒤에 서진하여 오늘날의 그리스에 정착하여 현대 그리스인이 기원이 되었고, 나머지는 카스피 해의 동쪽 연안 지역을 따라서 북상하다가 기원전 2000년 경에 동일 집단에서 인도이란어파 계열 민족들의 공통조상인 아리아인이 분화되어 아시아 방면으로 진출했고, 캅카스 방면으로 진출한 이들이 아르메니아인의 기원이 되었다.
그리고 기원전 2000년경에 켈트-이탈리아-토하라어의 공통조상에서 분리된 집단이 오늘날의 러시아시베리아 지역으로 진출하였는데[6][7], 이들이 뒷날 중국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까지 진출하여 토하라인의 기원이 되었고, 나머지가 유럽 방면으로 서진하여 중부유럽이탈리아 반도로 이주하여 오늘날의 켈트계 민족들과 라틴계 민족의 기원이 되었다[8].
마지막으로 기원전 2000년 경에서 기원전 1500년 경에 발트-슬라브-게르만어의 공통조상이 오늘날의 스칸디나비아 반도독일폴란드 일대 및 러시아유럽 지역으로 진출하면서 리투아니아인, 라트비아인 등의 발트계 민족들과 게르만계 민족들, 슬라브계 민족들의 기원이 되었다.

3. 문화


쿠르간 문화의 유적지와 재구된 원시 인도유럽어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원시 인도유럽인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유목민으로 추정된다. 원시 인도유럽어의 어휘에는 이나 마차 등, 유목 생활과 관련된 어휘가 대거 확인되는데, 쿠르간 문화와 그 후신 문화인 얌나야 문화, 아파나시에보 문화의 유적지에서도 말의 뼈와 마차의 부품 등이 대거 출토되어, 이들이 유목민이었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입증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흔히 알려진 유목민들의 모습마냥 말 위에 직접 탑승하는 형식은 아니었는데, 이 시기의 말은 사람의 근력을 버텨내기가 어려웠던 터라, 사람이 직접 타는 대신에 말이 끄는 수레, 즉 마차를 만들어서 타고다니면서 유목 생활을 했다.
원시 인도유럽 신화를 믿었던 것으로 보이며, 원시 인도유럽인들이 유라시아의 각지로 진출하면서 그리스 로마 신화베다 신화, 발트 신화 등의 인도유럽어족 계통 민족들의 신화가 파생되어 나왔다. 이 신화에서 주신은 하늘신인 디에우스 프테르였다.

[1] 당시에는 소련이었다.[2] 이 분묘를 러시아어로 쿠르간이라고 하며, 쿠르간 문화쿠르간 가설의 이름은 여기서 유래했다.[3] 이들은 튀르크계 국가인 카라한 칸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튀르크화되기 전까지는, 본래 이란계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4] 스웨덴인노르웨이인을 말한다.[5] 로망스어군이 속한 언어군이다.[6] 이때, 원시 우랄인, 원시 예니세이인 등의 시베리아 원주민들과 혼혈을 이루었는데, 그래서 코카소이드였던 원시 인도유럽인의 영향으로 인해 시베리아 원주민들의 적지않은 수가 황백혼혈이다.[7] 기원전 2000년경에서 기원전 1500년 경까지 오늘날의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번성했던 선사 시대 문화권인 아파나시에보 문화가 이렇게해서 분화된 토하라인들이 세운 문화권이다.[8] 기원전 12세기부터 이집트 등의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기록에서 언급되는 우크라이나 지역의 유목민들인 킴메르족들이 켈트족라틴족의 공통조상 내지는 켈트족의 조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