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이용한 이슈 은폐
1. 개요
특정 이슈에 대한 비판여론을 축소하려는 목적으로 또 다른 이벤트나 사건을 일으켜 여론의 이목을 새로운 이슈에 집중되게 만드는 물타기 행위. 일명 '''묻으려고 터뜨린다'''가 이것이다.
연예인의 스캔들을 비롯한 모든 정치판 밖에서 일어나는 대형 사건사고들이 실제로는 같은 시기의 정치 이슈로부터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정부가 일부러 터트린 사건이라고 해석하는 것이고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에 실제로 시도하려 했다.
2. 설명
3S정책에서 보듯이 국민의 눈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정권일수록 국민의 관심이 정치로부터 멀어지길 원한다.[1] 정치인이 아니라도 불편한 이야기가 나오면 다른 이야기로 관심을 돌리려는 것은 사람의 본능인지라 치부를 감추기 위한 방어본능은 집단과 개인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 와중에 연예계는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는 계층이기에 사건이 일어나면 언론을 비롯하여 집중적인 관심이 그쪽으로 쏠린다. 결국 기자들도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1차 사건보다는 2차 사건에 관련된 기사만 주야장천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기존 사건보다 연예계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기사를 싣는 대중과 기자의 특성을 이용한 정부의 전략적 '묻으려고 터트리기'라고 보는 시민이 많다. 묻으려고 터트린다의 주장을 보면 해당 연예계의 사건이 정치권 기사를 의도적으로 묻은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이슈들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정치적 이슈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보통 연예인들 사건 사고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10대 청소년의 비율이 높은데 청소년기에 정치나 시사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많지 않고 적은 편인데, 이는 연예계의 쉽고 자극적인 뉴스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로막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연예인과 아이돌에 열광하는 청소년이라면 평상시 시사나 정치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낮을 것이다.
2.1. 음모론?
다만 이러한 의심이 음모론에 불과한 경우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게 좀 심화되면 "사실 국정원 같은 곳에선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터뜨리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중요한 상황에 꺼내서 터뜨린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유명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도 여러 사건[2] 에 대해 이런 음모론을 제기할 정도로 널리 퍼져 있다. 2011년 12월에는 여성 연예인 모양의 성관계 동영상이 퍼졌는데 사람들이 정권에서 퍼뜨린 음모론으로 취급하고, 특히 음모론이 가장 쉽게 퍼지고 이를 수습하기도 불가능한 SNS 등에서 음모론 자체를 흥미로운 가십으로 취급하는 흠좀무한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 여자 연예인 입장에선 자신의 인권이 달린 중요한 문제였을 텐데도. 또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연예인 스캔들이 특정 시기에만 터진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까놓고 말해서 이런 스캔들은 1년 365일 시기를 가리지 않고 터진다.
한번은 디스패치에서 '날방 TV'를 통해 이런 음모론의 허와 실을 파헤치는 특집을 내보낸 적도 있었다. # 이 방송에 출연한 일요신문 신민섭 기자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한다. 다만 장자연 자살 사건 당시 터진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석연찮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1 #2 #3 #4 동아일보에서는 "사회적 신뢰가 무너졌기에 음모론이 설득력을 얻고 퍼져나가는 것" 이라고 진단하기도 하였다. ##
결국 이 음모론의 중심이 되는 사람은 (음모론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다른 나라에 있는 유명인을 죽이거나(자연사든 아니든 간에) 전쟁이나 자연재해까지 자유자재로 일으킬 수 있는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도 가능성이 낮은 또다른 이유로는 정치권에 관심을 가지는 계층과 연예계에 관심을 가지는 계층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물론 적지 않은 수의 대중이 연예계에 관심도 가지면서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긴 하지만 정치권 스캔들에 관심을 가져서 뉴스를 눈여겨 볼 정도의 사람이라면 연예계에서 스캔들 하나 터졌다고 정치권 스캔들 뉴스에서 관심을 버릴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사실상 이러한 묻으려고 터뜨린다의 음모론은 정작 연예계 따위 어떻게 돌아가든 큰 관심 없지만 정치권의 해당 사건을 이슈화 하고 싶어하는 계층과 정치권 따위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스캔들에 대해 어떻게든 두둔하고 싶은 계층이 개별적 또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 대부분이다.
또한 정치적 이슈가 너무 중대하면 오히려 은폐를 유발할 수 있는 이슈가 묻힌다. 예를 들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온갖 연예계 소식을 오히려 묻어버리고 전 국민들의 이슈로 지속되었다. 물론 연예계 소식이 아주 끊긴 건 아니나 큰 반향까지는 부르지 못했다. 주말만 되면 붐비던 극장, 공연장 등이 사람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하느라 파리만 날렸을 정도.
2.2. 실제 사례
여기까지만 보면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인 것 같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건 자체를 일부러 터뜨리는 건 아닐지라도, 집권 세력이 그 당시의 정치적 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다른 사건을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해서, 혹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건이 있는 날에 슬쩍 논란이 많은 사업이나 정책을 강행[3] 하는 식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희석시키고 위기를 넘어가려고 한다는 의혹은 여전히 상존한다. 사건을 자기들이 터뜨리는 건 아니지만 터진 사건을 이용하는 건 잘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터졌을 때 묻어가는 방식.''' 특히 한국은 정언유착이 매우 심한 나라이다 보니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기 좋은 환경이다.
실제로, 총풍사건이나 북풍처럼 정권에서 사건을 일으키다가 밝혀진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기자가 아무리 취재를 해도 데스크에서 기사를 안 실으면 그만인 만큼 편집장의 의사에 따라 특정 뉴스를 의도적으로 확대보도하거나 축소 보도하는 것은 간단히 일어날 수 있다. 과거 일부 간첩단 조작 사건[4] 같은 북풍 사례 중에는 처음에는 음모론으로 치부되기도 했으나 이후 사실로 밝혀져서 충격을 주기도 한다.[5]
2.2.1. 2009년 용산4구역 철거현장 화재 사건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여론물타기를 위해서 경찰청에 연쇄살인사건 수사 상황을 적극 홍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게 발각된 사례도 있으며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고 버티다가 이메일 원본이 공개되자 바로 사퇴했다.
2.2.2. 묻혀버린 뉴스들
2013년에는 디스패치가 연예 7대 뉴스에 파묻힌 진짜 7대 뉴스를 정리했다.
2.2.3.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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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때 드러난 사실로 박근혜 정부가 2013년 해양수산부 매뉴얼에서 정부에 대한 비난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대형사고때는 충격상쇄 아이템을 '''개발'''하라'라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했다.#'발견'도 아니고 '개발'인 것이 화룡점정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해수부 관계자의 해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다른 부처의 매뉴얼을 그대로 참고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며 "매뉴얼에 그런 내용을 포함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확인됨에 더해 그간 정부에서 공공연히 언론을 악용해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정권을 유지해왔다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된 셈.
문제는 그 이전에도 보도지침이 존재했던 판에, 충격상쇄용 아이템으로 덮을 수 없는 사건이면 아예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도에 직접 개입한다. 그런 사례중 가장 최근의 사례는 박근혜 청와대의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수석이 직접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압력을 행사해서 다른 뉴스로 사건을 밀어내는 것도 아니고 아예 편성 자체를 바꾸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 이정현 수석은 이 건으로 결국 실형을 선고 받게 된다.
정권이 이러한 행위를 했음이 공공연히 알려진 것은 드문 일이며, 이는 언론 또한 정권 하에서 활동했음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하여 침묵한다면 그 또한 '''언론통제'''의 일면으로 볼 수 있다. 묻으려고 사건 자체를 터트리는 것과는 약간 다른 내용이지만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기에 이 또한 당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겠다.
명심할 것은 정말 묻으려고 터뜨렸건 아니건 간에 그 사건 자체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위의 빠 사례도 있지만 묻으려고 터뜨렸다고 한들 새로운 이슈를 불러 일으킨 사건 자체는 거짓은 아니다. 해결책은 신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도 기존 이슈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방법이며 신 이슈에 관련된 사건 당사자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음모론을 퍼뜨리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옳게 해결할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2.3. 결론
정부에서 여론을 돌리려고 각종 사안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모든 연예계 사건이 여론을 돌리기 위한 작업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정부에서 불리한 이슈를 언론을 이용해 은폐를 시도했던 것은 '''문서로 확인된 사실이다.'''
물론 모든 연예인 사건을 정부가 관리 은폐하는 것은 아니며, 확실한 근거도 없이 연예인이 관련된 모든 사건을 묻으려고 터트린다고 보는 것은 결코 좋은 행위가 아니다. 게다가 그런 것을 주장하면서 생기는 논리적 비약들을 가뿐히 무시한 채 터지는 모든 연예인 사건들을 묻으려고 터트린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1년 365일 동안 터지는 연예인 관련 사건들의 비율을 보았을 때 사건들이 정부 관련 사건들과 아예 안 겹칠 확률은 거의 0퍼센트에 수렴한다.
20대 총선 이후 급격한 레임덕이 오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만천하에 밝혀졌고 탄핵과 특검 등의 이슈가 연달아 터지고 있는 현재, 연예인 관련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네이버 뉴스에서는 또 덮으려고 터뜨린다는 말이 베댓에 하나씩 있는데 오히려 반년 정도 동안 연예인 스캔들이 아예 안터지는 것은 쉽게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어쨌거나 결론은, 정부나 기타 권력을 가진 기관, 단체가 여론 조성을 위해 다른 사건을 이용해 물타기하는 경우는 실제로 존재했고 문서로도 확인되었다. 특히 선거와 재난, 법안 제정, 정부부패 등과 같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닥칠 경우엔 더욱 그런 움직임으로 사태를 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일 확률이 높다.
관련 학문에서는 이러한 정책상의 방법을 전이법이라고 부르며 커다란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 집단이나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경이적인 사건을 폭로하거나 규모가 큰 행사를 개최하면서 원래의 이슈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엄연히 학문적으로도 연구되는 것으로 어찌보면 높으신 분들을 위한 편법.
물론 그렇다고 각종 사건이나 연예인 루머에 무작정 '정부의 음모' 운운했다간 논리적으로 의혹을 제기해도 죄다 음모론 취급 받기 딱 좋으므로 균형잡힌 시각이 중요하다.
3. 기타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정치 희석 음모론이 9.11 테러가 "정부가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막지않고 사건을 터트린 것"이라는 음모론. 이는 '''화씨 911'''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6]
일본의 경우 2019년 7월에 요시모토 흥업에 소속된 일부 개그맨들이 범죄조직 송년회에 참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방송국과 신문 등에서 해당 사건을 이슈화하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하필이면 시기가 시기인지라 아베 정권이 대한국 수출규제라는 정치적 이슈를 묻으려고 요시모토 흥업 스캔들을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이 은폐 방법을 영어로 프로파간다의 일종인 "Spin"이라고 하는데, 이걸 주로 행하는 사람들을 "스핀 닥터", "스핀마이스터"라고 부른다.
진영논리와 결합되면 그야말로 노답이 된다. 진영논리에 빠진 사람이 이 속성까지 결합되면, 무슨 사건 사고가 나든지 자신이 반대하는 진영의 탓으로 돌리게 된다. 이건 그냥 진영논리적인 사람이라도 그럴 수 있는 것이지만, 이 속성까지 가진 경우엔 해당 사건 사고의 원인이 명백하게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자신이 반대하는 진영의 음모라고 주장하게 된다. 아니, 아예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측에서 사고가 터지면 일단 "묻으려고 터트리네!"라는 반응을 보인다. 사건사고 보도시 몇몇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보이는 전형적 반응이다.
4. 관련 문서
- 음모론
- 북풍
- 물타기
- 부당거래
- 더 킹(영화)
- SNS
- 정치 외교 관련 정보
- 정치병
- 황색언론
- 확증편향
- 언론통제
- 11월 괴담
-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 트인낭[7]
-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8]
- 은폐
[1] 전두환 정권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독재정권에서도 3S정책을 사용하여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자세한 내용은 3S정책 참고.[2] 대표적인 사건이 1편에 언급한 서태지-이지아 이혼소송이다.[3] 대표적인 예로 취임 전후로 논란이 많았던 MBC 김재철 전 사장도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있는 날에 취임했다.[4] 현재까지 대법원에 의해 무죄로 재선고된 경우만 20건이 넘는다.[5] 사실 이런 실제 사례들 때문에 오히려 음모론이 횡행해지는 것이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를 나쁜 의미에서 상호 확증하고 있는 셈.[6] 진주만 공습 방관설 부터 남침유도설까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음모론이기도 하다. 이 음모론 관련으로 사우스파크에서 나온 유명한 짤방이 4명이서 모였을 때 한명이 9.11테러 음모론을 국민의 25%가 믿는다고 떠들어대다가 그 25%의 X신이 너라고 대차게 까이는 짤방이다.[7] 연예인들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물의와 구설수를 일으켜서 묻으려고 터트리는데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SNS를 만들었다는 음모론도 있다.[8] 2013년 당시 검찰은 김학의 무혐의 처분을 발표하기 전날 2013년 연예인 불법도박 사건을 브리핑 하였는데 브리핑 했던 부장검사가 바로 김학의 사건을 담당했던 부장검사라 언론으로부터 발표 시점에 대해 크게 비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