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

 


1. 물을 섞는 행위
2. 논점일탈을 유도하는 행위
3. 여론몰이
3.1. 의미가 변질•확장된 이유
4. 따라쟁이
5. 주식용어
5.1. 주식 투자 방법
5.2. 시세 조작 방어용


1. 물을 섞는 행위


무언가에 을 타는 것. 여기서 '탄다'는 것은 '붓는다, 섞는다'는 의미다.
다량의 액체 또는 가루에 물이나 상대적으로 농도가 낮은 액체를 섞는다는 뜻이다. 술에 물을 타거나[1], 물에 꿀/분유를 타거나 하는 식. 비슷한 말로 희석이나 중화 등이 있다.
백종원의 유투브 영상에서 자주 하는 말이 '''짜면(혹은 너무 되면) 물 느면(넣으면) 돼요'''다. 요리, 특히 국물류 요리에서 간을 맞출때 자주 하는 말인데 간이란 게 입맛에 따라 주관적인데, 싱거운 음식을 짜게 간하는 것보단 짜게 하고 물 타는 쪽이 좀더 간을 맞추기 쉽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물 넣으라고 하는 것.[2]
술에 물을 타는 경우, 과거에는 블렌딩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아서 증류한 술을 바로 먹기 어려웠기 때문에 필수적인 일이었지만, 증류 기술의 발전과 블렌딩을 통한 다양한 맛의 술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칵테일의 등장으로 술에 직접 물을 타먹는 일은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대량 판매를 위해 맥주소주에 물을 타 도수를 낮춰 파는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 그래서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이라는 말이 있는데, '뭔가에 쓸데없는 것을 더해 밋밋하게 한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일본에서는 공식적으로 미즈와리라는 술에 물탄 음료를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커피의 경우,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면 아메리카노가 된다.
낙농업계에서도 물타기를 하는데 이건 원유(原乳)에 물을 섞는 거다. 축산농가에서 생산량을 늘릴 수는 없는데 판매량은 늘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우유업체 측에서도 바로 눈치를 챈다. 아니면 우유 유통업체에서 하기도 하는데, 물이 섞이니 어는점이 달라지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넣는 흰우유일 경우 맛이 달라지기도 하고, 물이 섞이다 보니 원유 가지고 버터나 치즈 만드는 공정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2. 논점일탈을 유도하는 행위


1에서 따온 표현. 사람들의 주의를 사건의 핵심을 벗어난 사항이나 다른 사건으로 끄는 행위.[3]
'''원액에 물을 타서 희석시키는 것처럼, 딴 소리로 원래의 논점을 흐리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방향이나 화제를 전환하려는 행위를 일컫는 말'''. 같은 뜻을 지닌 한자어로는 풀을 발라서 일을 대충 덮어버린다는 의미인 호도(糊塗)가 있다. 즉 서핑의 물타기가 아니다.
피장파장의 오류,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 논점일탈의 오류, 양비론, 양시론(兩是論) 등 그 본질은 어떻든 간에 상대방의 주의력이나 주목을 떨어뜨리는 방식 모두가 물타기라고 할 수 있다. 논쟁에 전혀 관련없는 사소한 잘못을 들춰내거나, 아니면 아예 작정하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상대가 뭐라고 말하든 완전 무시하는 행동 등. 가령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하면서 양비론으로 끌고 가던지 그런 것이다.
그 외에도 정치 게시판에서 애니메이션 얘기를 한다든지, 애니메이션 게시판에 정치 떡밥을 투하해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는다든지, 유머 게시판에 강남스타일 소식만 도배를 한다든지 하는 등의 게시판에 맞지 않는 글 생성 및 떡밥 투척, 도배 행위도 물타기로 취급된다.
특정 기업이나 특정 공인을 비판하거나 잘못을 비판하면 높은 확률로 인신공격이나 논점과는 무관한 비난, 심지어 그러한 비난 선동이 실패했을때는 도배 행각 등의 물타기 반응이 등장하기도 한다.
원 취지와는 다르게 악용되다시피 하는 원칙과, 다른 사건을 유독 크게 터트려서 스리슬쩍 흘러보내는 경우도 있다.

3. 여론몰이


물타기를 '''물 위에 탄다'''는 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의 물타기는 '여론몰이'나 '군중심리'에 가까운 의미다.
여론몰이란 말은 특정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하려는 상황에 쓰게 되는데, 특정인이 '''화제를 흐리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는 상황에 쓰는 말이 물타기다보니 둘 사이의 유사관계 때문에 같은 뜻이라고 파악하는 경우가 있다.
물타기라는 말이 여론조작을 의미하는 만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므로 보통은 "물타기 하지 마세요"라는 어구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는 본래 의미대로 하면 "물타지 마세요"라고 하면 되는데 '물타기'라는 단어를 강조해야하다 보니 "물타기 하지 마세요"라고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본래 의미인 물을 섞는다가 아닌 물 위에 탄다는 뜻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되었다.

3.1. 의미가 변질•확장된 이유


물타기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고 어휘력이 부족한 어린 세대가 병림픽 등에서 물타기라는 말을 처음 접할 때 '흐름 타기나 파도 타기 같은 건가'식으로 오해한 것이 그 시초로 추정된다.
이런 오해를 방지하려면 물타기 대신 '물섞기'라는 표현을 쓰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4. 따라쟁이


일부 저연령층(10대 초반)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뜻이 한 차례 더 변질되어, '남들이 하는 것 따라하기', 혹은 '남들 따라서 특정 작품 팬질하기' 같은 카피캣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A : 재밌겠다! 나도 그 애니 봐야지~

B : 너 왜 물타기해??

A :

문제는 정작 자신이 요란스레 덕질해 놓고 그에 영향을 받아 입덕한 후발주자들을 아니꼽게 보면서 비방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것. 특정 작품의 팬이라면 팬이 더 늘어나는 것을 즐거운 일이라고 여기는 게 정상일 것 같은데 이 뜻의 주 사용층은 굉장히 불쾌해하는 것 같다. 특정 작품을 혼자 독점하고 나만 팬이어야 한다는 성숙하지 못한 태도는 결국 본인이 덕질하고 있는 작품의 이미지만 나쁘게 만들어버릴 뿐이다.
애당초 본인의 성향상 타인의 감상이나 팬질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거나, 또한 영향을 주고 싶지 않다면 그냥 혼자서 즐기면 된다. 누군가가 당신의 취향을 알아내려고 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공개된 장에서 활동을 하면서 정보를 내 놓고 거기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나무라는 것 자체가 문제.

5. 주식용어



5.1. 주식 투자 방법


주식 투자 용어에서 물타기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평균 매수단가가 현재의 주가보다 높을 때 손실을 줄일 목적으로 일정 기간을 두고 계속 매수하는 방법(scale trading)을 말한다. 펀드 상품에서의 매입단가평준화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길동이와 철수가 5만원으로 A라는 주식을 1주씩 샀다고 하면 둘의 평균 매수단가는 5만원일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A라는 주식이 3만원이 되었다. 길동이는 존버를 했고, 철수는 3만원에 1주를 더 사들여 물타기를 해서 평균 매수단가가 4만원이 되었다.[4] 다시 시간이 흘러 A라는 주식의 주가가 4만원으로 올랐을 때, 길동이는 1만원의 손해를 보았지만 철수는 손해를 보지않고 팔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물타기를 위해선 투자 원금보다도 많은 자금의 축차투입으로 이뤄지며 그마저도 추가하락한다면 막대한 손실만 볼뿐이다. 이런식으로 저점매수 고점매도를 지향하는 것을 흔히 꽃을 뽑고 잡초에 물주기란 표현으로 비유한다. 그러므로 물타기를 할 때에는 주가가 상승 여지가 있는지 생각해보고 신중히 할 것을 권한다.
더욱이, 물타기는 본질적으로 주식의 매입이라서 하면 할 수록 총 주식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매번 물타기에 부어야 하는 금액이 점점 커진다. 처음에는 조금만 사도 평단가가 눈에 띄게 떨어지지만, 나중에는 에지간히 큰 돈이 아닌이상 평단가가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10만원짜리 주식 10개가 반토막이 나서 5만원이 됐다고 치면, 다시 5만원어치 주식 10개를 사서 7만5천원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다음 물타기엔 7만5천짜리 주식이 20개로 불어나 있으므로 평단가를 낮추려면 이전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해야하고, 그 다음에도.. 또 다음에도...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우량주라 하더라도 물타기를 계속 하다가 상투 잡히게 되면 결국 한강 가게 된다. 이른바 '물타기 하다가 대주주 크리'. 이런 경우에는 손절매가 정석이지만 다른 주식에 대한 기회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장기 투자를 의도하고 물타기하는 경우는 상관 없다. 주가가 내리면 손해가 커지지만 오르면 이익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 마틴게일 베팅법과도 닮은 부분이 있다.

5.2. 시세 조작 방어용


투기세력들이 어떤 회사를 '''공격'''할 목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집(買集)할 경우, 공격의 목표가 되는 회사에서 유ㆍ무상증자를 통하여 '''신주를 발행해 주식시장에 풀어버리는 행위'''(watering stocks)를 가리킨다. 투기세력이 꾸미는 짓은 당연히 회사를 공격해서 주가를 끌어올려서 생기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거다. 방어하는 측인 회사에서는 이에 맞서 신주(新株)를 풀어서 주가를 폭락시켜 투기세력들이 '''손해'''를 보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마치 원액에 물을 타서 희석시키고 불리는 것을 연상케 해서 물타기라고 지칭되는 것이다.
실제로 19세기 도금시대(Gilded Age)의 미국 주식시장에선 하도 회사 공격행위가 많아서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들이 '''불법으로 신주를 발행'''하기도 했다.[5] 미등기 주식을 시장에 풀어버림으로써 일시적으로 주가를 대폭락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이런 물타기 전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을 매집하여 회사를 데꿀멍시키는 거대 투기꾼들도 있었다. 대니얼 드루(Daniel Drew)나 헤티 그린이 당시의 대표적인 투기꾼이다.

[1] 우조, 라크 같이 물을 섞어서 먹는 것을 권하는 술도 있다.[2] 특히 수분 많은 야채들 중에는 요리하면서 가열하면 채즙이 나와서 물을 안 넣어도 물타기처럼 되는지라 이런 류의 야채를 쓰는 요리에서 주로, 일단 짜게 만들고 너무 짜면 물 부으라고 한다.[3] 출처: 고려대한국어대사전[4] $$\frac {5+3}{2}=4$$[5] 예시를 든 삼성증권은 아예 직원이 전산작업을 하다 절대로 해선 안될 실수인 허위유가증권 발행버튼을 눌러버리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