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안 민츠의 페잔 탈출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4권 <책모편> 9장~ 5권 <풍운편> 3장, 5장
- 은하영웅전설 OVA 47화
- 시기 :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표준력 12월 24일 ~ 우주력 799년, 제국력 490년 표준력 2월 13일
2. 탈출 준비
은하제국군이 페잔에 진주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페잔의 중추를 장악하는 일이었고, 그 다음으로 페잔에서 얻을 수 있는 자유행성동맹에 관한 각종 정보 입수[1] 였다. 특히 페잔에는 자유행성동맹 페잔 주재 판무관 사무소와 동맹에서 파견된 인물들이 있었으므로 판무관부를 접수하고 관련 인물들을 체포하는 것은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율리안은 제국군의 침공을 목격하고는 바로 판무관부로 향하여 루이 마솅고와 함께 자료실에 보관된 모든 기밀자료를 삭제하고, 다른 인물들이 내팽개치고 가버린 판무관 헨슬로의 신변까지 보호하게 됐다.
제국군의 수배를 피해 숨어지내던 율리안은 루이 마솅고의 소개로 그들을 동맹으로 데려다 줄 베료즈카 호의 사무장 마리네스크와 만나게 됐다. 처음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였지만 선장 보리스 코네프와 양 웬리의 인연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이반 코네프에게서 페잔에 사촌형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마리네스크를 믿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헨슬로가 계약금 5,000페잔마르크를 지불하고 베료즈카 호의 승객으로 등록했다.
마리네스크는 사무장이었기 때문에 배를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을 확보해야 됐고 믿을 수 있는 항주사 칼레 윌록을 섭외했다. 그럼에도 바로 출발할 수는 없었는데 당시 페잔을 장악한 제국군이 일반함선의 출항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마리네스크는 위험도 분산시킬 겸하여 율리안 일행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마리네스크는 율리안과 마솅고, 헨슬로의 신분을 베료즈카 호의 승무원으로 세탁한 공인통행증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그 덕분에 율리안은 잠시나마 먼 거리에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의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승객을 모집하러 다니는 마리네스크를 따라 나섰다가 우연히 지구교의 사제인 데그스비를 만나기도 했다.
3. 페잔 탈출
제국군이 동맹령으로 출진하고 총독대리 니콜라스 볼텍을 중심으로 한 페잔의 민정체제가 정상화되면서 민간상선의 자유통항도 재개되었다. 다만 동맹방면 항로는 여전히 통제되고 있었으므로 베료즈카 호는 제국쪽으로 가는 것처럼 페이크를 쓴다음 동맹쪽으로 방향을 틀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칼레 윌록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여 제국의 단속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동맹령으로 향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떠나기 직전에 마리네스크는 제국 당국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동맹으로 가는 무리들이 있다"고 거짓제보를 하기도 했다. 율리안은 굳이 그렇게 위험한 불장난을 할 필요가 있냐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지만 마솅고가 다독이고 정보 제공자가 주모자로 몰리지 않는다는 마리네스크의 설명을 듣고 곧 입을 다물었다.
항해가 이루어지는 동안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가시화되고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이 벌어진 까닭에 작중에서는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는다. 중간중간 언급되는 장면을 보면 칼레 윌록이 뜬금없이 페잔의 자본력과 동맹의 무력을 합치면 제국따위 쳐바를 수 있다는 주장을 들으며 곤란해하기도 했으며, 더불어 율리안의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데그스비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게 됐고, 데그스비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나중에 지구에 가봐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기도 했다.
이동하는 동안 일행을 조마조마하게 만든 것은 제국군의 단속에 걸리느냐의 여부였다. 이에 대해서 마리네스크는 페잔의 임시민정이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단속을 강화할 이유는 없고, 방대한 우주에서 완벽한 단속을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안심시켰다. 하지만 마리네스크가 간과한 사실이 있었으니 볼텍 총독대리가 제국측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제국군의 군함에 부하들을 탑승시켜 임검을 돕게 했다는 점이었다. 그 결과 율리안 일행이 탈출하는 사이 30여 척의 밀항선을 적발하였고 200 여명을 체포하는 성과를 올린 상황[2] 이었다.
이러한 내용은 베료즈카 호에서 감청한 통신을 통해 파악하게 됐다. 내부의 배신자, 페잔인 앞잡이들이 있다면 세탁된 신분이 거짓임이 모두 탄로날 것이고 앞서 적발된 다른 선박들과 같은 처지가 될 것임이 뻔했다. 마리네스크도 이것은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임을 자인하였고 사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못한 상황에서 '''그 날이 오고 말았다.'''
4. 하멜른 4호 탈취 작전
은밀히 동맹령으로 향하고 있던 베료스카호는 제국군 구축함 하멜른 4호와 맞딱뜨리고 말았다. 마리네스크는 망했어요란 반응을 보이고 있었는데, 율리안은 그 짧은 시간 사이에 하멜른 4호 탈취 계획을 세웠다. 이는 양 웬리가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보여준 작전을 그대로 흉내낸 것이었다. 일단 베료즈카호가 하멜른 4호와 현피떠서 이길 가능성은 없으니 내부를 우선 제압하는 것이었고, 가장 높으신 분을 인질로 잡아 완전히 무력화시켜야 된다는 점이었다. 5분동안 계획을 짠 율리안은 동승한 인물들에게 3분 동안 작전안을 설명하여 그들을 설득시켰다.
한편 베료스카호를 발견한 하멜른 4호는 정선을 명령했다. 베료즈카호의 사무장 마리네스크는 접근하는 하멜른 4호에게 동맹의 군인 일부가 밀항하여 자신들을 협박하였고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오게 됐지만, 격투 끝에 체포하였으며 제국군에게 인계하고 싶다는 통신을 보냈다. 하멜른 4호의 선장은 그 통신을 믿었고[3] 베료즈카 호와 접선하자 체포한 위험분자들을 데려올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율리안과 마솅고를 비롯한 몇몇 인물들이 함장 앞으로 끌려나왔는데 함장은 나이 어린 율리안을 보고 "이런 어린애가 장교라니 동맹군은 인재가 없구만"라면서 비웃었다. 하지만 율리안은 포박당한 척 하고 있었던 것 뿐이고 함장의 비웃음에 주먹으로 화답을 해줬다. 마솅고는 율리안에게 달려들던 경비병 세 명과 주춤주춤 물러서서 사격자세를 취하려던 호위병을 때려눕혔으며, 윌록은 총을 쏴서 주변의 병사들을 제압하였다. 그렇게 '''하멜른 4호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쉽게 탈취당했다.'''
또다른 제국군 함선을 만나기 전에 떠나야했던 베료즈카의 승객들은 잽싸게 하멜른 4호로 옮겨탔으며, 버려진 베료즈카 호는 일부러 포격을 가하여 격침[4] 시켰다 그리고 완전히 동맹의 영역에 접어들자 율리안은 구축함 승무원들과 페잔인 앞잡이들을 추방하였다. 윌록은 이 앞잡이들을 때려죽이려 했지만 율리안이 군인은 포로 학대를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뜯어 말렸으며, 이들을 추방할 때 구조셔틀에 물과 식량을 넣어주었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48시간 동안 구조셔틀이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치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마리네스크는 베료즈카 호를 상실하였지만 그 대신 탈취한 하멜른 4호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주장[5] 하였다. 율리안은 그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봤을 뿐 군소리를 붙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쩐 이유인지 결국 새 함선은 하멜른 4호가 아닌 동맹군 수송함 불효자호가 되었다.[6]
5. 이후 이야기
하멜른 4호는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이 끝난 시점 에드윈 피셔와 접촉했다. 피셔는 처음에 정말 함정이 아닐까 생각하여 전함 주포를 조준한 상태로 무장병력까지 파견하였지만 곧 율리안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크게 기뻐하였다.
율리안의 무용담이 알려지자 동맹의 언론과 국민들은 영웅으로 추켜세우며 열광하였다. 특히 당시 제국군이 언제 행성 하이네센에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었기에 열광의 정도는 더 높았다. 이에 율리안의 포상을 놓고 1) 판무관을 무사히 보호하여 적지에서 탈출했고, 2) 제국군 구축함까지 탈취했으니 각각 따로쳐서 두 계급 특진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율리안은 중위로 승진하였고 대신 훈장을 하나 수여받았다.
마리네스크를 만난 보리스 코네프는 자신의 배 베료스카를 잃었다는 사실에 낙담하였지만, 나중에 양 웬리가 이에 대한 보상으로 동맹군 수송함 한 척을 양도해줘서 다시 상선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베료즈카란 이름을 다시 쓰지는 못했고 불효자호로 이름을 바꿔야만 했다.
6. 둘러보기
[1] 동맹령 침공을 위해서는 항로정보 및 동맹령에 설치된 군사기지 및 거점 정보에 대한 입수가 특히 중요했다.[2] 이 때 체포된 인물 중에는 홀로 도주한 동맹 판무관부의 수석주재무관 비올라 대령도 있었다.[3] 더욱이 함내엔 페잔인 앞잡이까지 있었다. OVA에서는 이들을 본 페잔인 앞잡이가 그들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이 앞잡이는 월록이 으르렁거리자 새하얗게 겁에 질렸다.[4] OVA에선 칼레 윌록이 " ~ 대포 한번 쏴보고 싶었엉ㅋ"이라는 쾌활한 대사와 함께 일격에 격침.[5] OVA에서는 떠들기는 커녕 풀 죽어있다가 좀 나아져서 침착하게 함선을 살피러간다.(참고로 이때의 대화내용은 '이 배를 가지면 되겠네요', '...이거 구축함 인데요', '상관업음 ㅋ 무장때서 쓰면 됨. 음음 이 배 괸춘하네')[6] 구축함보다야 수송함이 상인들에게는 더 유용하니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