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언 머피
1. 소개
아일랜드 출신의 배우.
이름인 '''Cillian'''은 아일랜드식 표기법에 따른 이름으로 실리언이 아닌 '킬리언'으로 읽는다.[1] 두꺼운 입술과 서양인에게는 보기 힘든 높은 광대뼈가 특징으로, 푸른 눈이 인상적인 배우이다. 아일랜드인들은 강렬한 푸른색 홍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킬리언의 눈은 강렬하고, 독특한 신비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국내외로 마치 최면성 있는(hypnotic) 눈이라고 지칭하는 등 관련 검색어도 많다. 아래는 각도와 채광에 따른 눈사진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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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a Walsh라는 아일랜드 연극각본가가 킬리언을 스카우트했는데, 그가 한 말을 참고하자.
킬리언의 아버지는 장학사, 어머니는 프랑스어 교사이며, 가까운 친척들이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친척 중에 직업 배우였던 사람은 자기가 아는 한 없다고 한다."그에게는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 엄청난 신비로움을 지니고 걸어 들어오는 그의 존재감에 "세상에!"라고 해버리게 되는 그런 거요. 사람들이 항상 난리 피우는 그놈의 눈 때문도 전혀 아니었는데 말이에요."[2]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집안 분위기의 영향으로 킬리언은 10살 때부터 악기를 연주하고 곡을 썼다. 특히 기타 연주를 굉장히 즐기는데, 킬리언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기타리스트로서 남동생과 함께 여러 록 밴드에서 활동했다. 프랭크 자파[3] 의 곡의 제목에서 이름을 딴 '''The Sons of Mr. Greengene'''라는 밴드에서 활동할 당시에는 한 레코드 사로부터 음반계약 제의를 받기도 했었다고 한다.[4]
때때로 정학을 맞을 정도로 사춘기 때 학교에서 말썽을 부리고 부모님에게 반항했으나 학업 성적은 우수했었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할 당시, 킬리언의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음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코크 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는데 부모님은 킬리언이 법대를 졸업해 변호사가 되길 희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적성과 전혀 맞지 않았던 법학 공부를 1년 만에 그만 두었다.
한편 킬리언은 대학교 새내기 시절 연극판 《시계태엽 오렌지》를 보고 연극에 매료되어 대학 내 아마추어 극단에 섰다. 하지만 이 때 무대에 올랐던 것은 진지하게 연기자로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기 보단 파티에 가고 여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는 다소 솔직하고 어처구니없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렇게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딛음으로써, 향후 연극 무대에 계속 서게 되었고, 엔다 월시(Enda Walsh)[5] 가 쓴 《디스코 피그》라는 연극의 주인공 역할을 맡으면서 프로 연극 무대에 주연으로 처음 서게 된다. 한편 연극 무대에 서면서 《디스코 피그》의 영화판을 포함해 여러 단편, 장편 영화에도 지속적으로 출연하며 초기 영화 필모그라피를 쌓기 시작했다.
《디스코 피그》에서 선보인 연기로 인해 대니 보일 감독의 대표작 《28일 후》에(2002) 주연으로 캐스팅됐으며, 이는 킬리안 머피의 출세작이 되었고 이후 영화가 흥행하면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무려 첫 등장 장면이 전신 노출이다.. 그 후에 보일과 《선샤인》(2007)으로 재회했다.
킬리언은 《28일 후》 출연 이후 여러 할리우드 영화에서 단역 또는 조연으로 얼굴을 꾸준히 비추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2005)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전환점을 맞았다. 특이한 악당 연기로 킬리언은 대중뿐만 아니라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들으며 여러 시상식에도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킬리언은 《배트맨 비긴즈》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인셉션》(2010)을 포함한 놀란이 감독한 영화 4편에 연달아 출연하며 세계적으로 얼굴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한편 놀란과 작업하는 와중에도 킬리언은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는데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2005)에서는 트랜스젠더 배역을 맡아 훌륭한 연기를 선보임으로써 고국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 IFTAs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골든 글로브 코미디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연기자로서의 쾌거를 이루었다.
킬리언은 많은 자본이 투입된 상업 영화에 출연하면서도 독립 영화와 연극에도 지속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1900년대 초반 아일랜드의 비극적인 역사를 담은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킬리언은 앞으로도 배우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 위해 상업 영화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독립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대중과 만날 생각이라고 한다. 작품을 선택하는데 각본이 가장 중요하며 형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013년부터 오랜만에 TV드라마로 돌아와 BBC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에서 주인공 토머스 셸비 역을 맡았는데 이 작품이 매우 성공했다. 냉혹한 갱단 세계에서 묵묵하고 냉정한 카리스마와 그에 걸맞는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맞춰져 전세계 서양 남자의 로망이 되었다. 특히 신사적인 영국 표준 억양이나 대중적인 미국 억양과는 다르게 영국 버밍엄의 진하고 터프한 사투리를 사용하면서 터프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세간에서 대체로 차갑고 진지한 이미지와 독특하게 생겼다는 평을 듣는 얼굴이라 사이코나 악역[6] 만 맡을 것 같지만 의외로 평범한 역도 자주 연기하는 편이다. 가령 《28일 후》에서 맡았던 캐릭터는 다소 평범했고, 영화 《선샤인》에서도 성격상으로는 평범한 물리학자로 나온다. 또한 《인셉션》과 《브로큰》에서 선보인 캐릭터들은 평범하다못해 불쌍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역시 특이한 외모 때문인지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인상이 강하게 남는 굵직한 역할을 더 많이 연기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장 많이 알려진 다크 나이트 3부작에서 보여준 악역 캐릭터 외에도 트랜스젠더, 독립투사 등을 연기했던 영화들을 살펴보면 연기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킬리언이 키도 조금 더 크고 근육이 붙은 몸이었다면 브루스 웨인 역으로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배트맨 복장을 입고 카메라 테스트까지 했다. 이는 곧 스케어크로 역할을 통해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이미지를 킬리언이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2. 필모그래피
-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한글로 적는다.
2.1. 영화
2.2. 연극
2.3. 드라마
3. 여담
- 킬리언이 록 밴드 멤버로 활동하던 시절인 1996년 코크에서 열었던 본인의 콘서트에서 처음 만나 사귀기 시작했던 4살 연상의 비주얼 아티스트 이본 맥기니스와 2004년 결혼했으며, 슬하에 두 아들이 있다. 프러포즈는 고국 아일랜드의 한 언덕에서 산책하던 와중에 했다고 한다.
아내와 사이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종종 인터뷰에서 연기작업도 중요하지만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정 생활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최근 2019년 10월 GQ 매거진 인터뷰에선 자신에겐 놀라운 아내가 있다며, 아내와 아내의 이해심 없이는 배우 생활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한 바 있다. (I have an amazing wife—the Irish artist Yvonne McGuinness—and I couldn't do this without her and her understanding.) [7]
-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서 음악 활동은 그만 두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엄청나다. 연기 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큰 돈을 벌었을 때 한 일이 카세트 테이프로만 가지고 있었던 앨범 수십 장을 CD로 다시 구매한 것이라고 한다. 라디오에 출연해서 선곡하는 곡들이나 인터뷰에서 언급한 곡들을 들어보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겨 듣는 것 같다. 인터넷의 장점은 '음악을 쉽고 빠르게 찾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대단한 음악 마니아.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연주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연주는 사적인 자리에서만 하며[8] 주로 집에서 기타나 우쿨렐레를 연주한다고 한다. 영화 《디스코 피그》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음악은 킬리언이 작사·작곡·노래한 So New라는 곡인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 영어와 게일어를 구사할 줄 안다. 게일어를 구사하는 킬리언이 보고 싶다면 단편 영화 《Filleann an Feall》을 보면 된다. 그 외에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에는 프랑스어를 잘 구사했지만 현재는 거의 잊었고 단어 정도만 알아듣는다고 한다.
- 아일랜드 출신답게 가톨릭 신자였으나, 영화 《선샤인》에서 연기했던 물리학자 캐릭터를 연구하다 보니 무신론자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28일 후》를 찍고 나서는 채식주의자가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끔씩 고기와 생선은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채식주의자라기보다는 그냥 채소를 더 많이 먹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맞다. 그러나 그마저도 피키 블라인더스를 촬영하게 되면서 벌크업이 필요해 채식주의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한다. 2012년, 아내의 생일파티에서 사슴고기 요리가 나왔을 때 웨이터가 음식을 먹어볼 것을 권했고 그때부터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9]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인셉션》,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덩케르크》까지 총 5편의 작품을 함께 작업하여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기도 한다.[10] 덩케르크에서 영국군으로 출연했으나 정작 본인은 아일랜드인이고, 아일랜드 독립 투쟁을 다룬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 IRA 소속 주연 인물로 출연하기도 했었다.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에 출연할 때마다 머리에 복면같은 것들을 자주 쓰는데 이를 배우 본인도 의식하고 있는지 놀란 감독이 킬리언을 《덩케르크》에 캐스팅하기 위해 전화하자 "이번에도 내가 머리에 뭘 써야하는 건가" 라고 물어봤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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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로서의 삶과 사생활을 철저히 구분하는 편이다. 좀처럼 가족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는 법이 없으며, 애초에 파파라치를 좋아하는 배우가 있기는 하겠냐마는 킬리언은 그 싫어하는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 인터뷰 영상을 보면 "사적인 질문이네요..."라고 말하는 킬리언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성향 때문인지 여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했지만 2015년부터 현재까지 더블린에 거주 중이며[11] , 앞으로도 할리우드로 이사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한다.
-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프리미어 시사회를 제외한 다른 영화의 시사회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연기를 제외한 영역에서 배우가 하는 일들은 불편하고 어색하다고 느낄 정도로 본인과는 맞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은 연기하는 사람이지 연예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하철도 가끔씩 이용한다고 하는데 지하철에 타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게 취미[12] 라고 말할 정도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고 본인은 생각하지만 사실 킬리언의 팬들은 킬리언의 성향을 매우 잘 알고 있다. 팬인만큼 킬리언을 위해서 마주치더라도 속으로만 좋아하지 티를 내지는 않는다.
- 2018년 킬리언의 둘째 아들 아론 머피가 Hamnet이라는 1인 연극으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13]
[1] 서양에서도 익숙한 표기법은 아니다보니 데뷔 초에는 실리언으로 많이 불리어 일일이 정정하고 다녀야만 했다. 지금도 간혹 실리언으로 부르는 인터뷰어가 있다.[2] "There was something about him – he was incredibly enigmatic and he would walk into a room with real presence and you'd go, "My God". It had nothing to do with those bloody eyes that everyone's going on about all the time."[3] 킬리언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4] 하지만 불리한 계약 조건과 동생의 학업 문제로 거절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5] 《디스코 피그》를 계기로 킬리언과 엔다는 친구가 되었고 이러한 인연은 계속 이어져 엔다가 쓴 또 다른 연극인 2011년작 《Misterman》과 2014년작 《Ballyturk》에 출연하는 계기가 된다. 엔다 월시는 나카타 히데오가 감독한 《채트룸》과 스티브 매퀸의 데뷔작인 《헝거》의 각본을 썼으며, 뮤지컬판 《원스》의 극본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바 있다.[6] 배트맨 비긴즈 외에도 나이트 플라이트에서도 사이코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7] https://www.gq.com/story/cillian-murphy-profile[8] 기타리스트로서 활동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배우로서도 음악인로서도 다 잘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9] 애초에 채식주의자가 된 이유도 윤리적인 결정이 아니라 광우병이 무서워서였다고. https://www.independent.co.uk/arts-entertainment/tv/news/cillian-murphy-vegetarian-peaky-blinders-season-four-release-date-adrien-brody-a7655286.html [10] 실제로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는 카메오 출연이라 할 만큼의 분량이었음에도 어떻게든 킬리언을 출연시켰다. 특히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놀란 감독이 킬리언에게 촬영장에 놀러오라고 말하곤 온 김에 찍고 가라 해서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킬리언의 출연 씬은 놀란 본인이 직접 촬영도 했다. 이러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행적 때문인지 우스갯소리로 팬들 사이에선 놀란 감독이 킬리언의 악개라 불리기도 한다.[11] 2001년 이후로 런던에 살다 다시 이사했다.[12] 배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관찰해야 한다는 게 킬리언의 생각이다.[13] https://www.irishtimes.com/culture/stage/to-see-or-not-to-see-hamnet-is-this-week-s-must-see-theatre-highlight-1.3614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