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넨카 킥
1. 개요
'''Panenka kick'''
페널티 킥의 슛 전술을 말한다. 보통의 페널티킥이 골키퍼가 막기 힘들도록 골대 바깥 쪽으로 빠르고 강하게 차는 것과 달리, '''정면으로 살짝 띄우듯이 차는 것.'''
2. 유래
'파넨카 킥'은 체코슬로바키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였던 안토닌 파넨카(Antonin Panenka)[1] 의 이름에서 따왔다. 1976년 당시 유고슬라비아에서 열린 UEFA 유로 1976에서 체코슬로바키아가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는데,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서독의 네 번째 키커였던 울리 회네스가 실축하면서 체코슬로바키아가 4:3으로 앞서게 되었고, 다섯 번째 키커로 등장한 파넨카가 골키퍼 정면으로 공을 느리게 살짝 띄운 슈팅을 성공시키면서 체코슬로바키아 국가대표팀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되었다. 2019년 현재까지도 이 경기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메이저대회의 승부차기에서 유일하게 패배한 경기로 기록되어 있다.
게다가, 당시 파넨카 킥을 막지 못하고 굴욕적으로 패배한 독일의 골키퍼는 독일 축구 역사상 최강 골키퍼 계보의 첫 주자로 유명했던 FC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 제프 마이어였다. 이전까지는 안토닌 파넨카처럼 느리게 살짝 차는 슛을 하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안토닌 파넨카는 그가 보헤미안스 1905 훈련장에서 파넨카 킥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어느 누구도 이러한 형식으로 페널티 킥을 시도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보헤미안스 1905에서 골키퍼 즈데네크 흐루시카와 페널티 킥 연습을 하곤 했고, 그러한 페널티 킥 시도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됐습니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페널티 킥에 초콜렛 바 또는 맥주를 걸고 내기를 하곤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는 좋은 골키퍼였고, 제 득점보다 더 많은 선방을 해냈기 때문에 제가 결국 돈을 잃곤 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는 어떻게 페널티 킥을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느라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저는 마침내 골키퍼는 항상 킥을 시도하기 전의 순간까지 기다리고, 공이 어디로 갈 지 예상한 뒤 선수가 킥을 하기 직전에 몸을 날려 제시간에 공에 도달해서 막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슛을 하는척 하면서 가볍게 가운데로 차는 것이 득점하기에 더 쉬운 방법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에서 골키퍼는 항상 킥하는 순간 몸을 날리기 때문에, 가운데로 오는 슛을 막기 위해서 제시간에 되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훈련장에서 시도했고, 보기좋게 성공했습니다. 단지 유일한 문제라면, 제가 더 많은 맥주와 초콜렛을 먹게 되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안토닌 파넨카는 자기 팀 골키퍼인 즈데네크 흐루시카와의 페널티 킥 승부에서 지는 쪽이 초콜릿 바와 맥주를 사는 내기를 자주 하다가 확실히 이기는 방법을 강구하다보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페널티 킥을 어떻게 잘 할수 있을까?" 잠을 설치면서까지 생각하다가 고안해낸 기술이 바로 이 파넨카 킥이다."UEFA 유로 1976이 있기 약 2년 전에 저는 그것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친선 경기에서 시도해 봤고, 리그에서 한두어번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고, 만약 UEFA 유로 1976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방법을 쓸 것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서독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됐고, 독일 선수가 저의 순서 앞에서 실축해서 기회가 온 것은 당연하게도 좋은 찬스였습니다. 그것은 신의 뜻과도 같았습니다. 제가 페널티 킥을 그러한 방법으로 차서 득점한다는 것은 100% 확실한 것이었습니다."
3. 상세
프로축구에서는 공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골키퍼가 키커의 슈팅 방향을 예측하면서 몸을 미리 날리지 않으면 페널티 킥 방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2] 파넨카 킥은 이 예측선방을 역이용한 것이다. 가볍게 차 넣는 이유는 보통처럼 빠른 속도로 킥을 할 경우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도중에 공이 도착하기 때문에 발을 든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막는 경우가 있으므로 골키퍼가 어느 한 쪽으로 이동이 끝난 다음에야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살살 차면 키퍼가 뒤늦게라도 다시 반응을 해서 막을 수도 있다.
파넨카 킥은 키커와 골키퍼의 심리전 그 자체이며, 공 자체는 단순한 아리랑볼인 만큼 키커의 슈팅의 의도가 미리 파악되는 경우에는 사실상 무조건 막힌다고 봐야 한다. 파넨카킥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만 준다면 조기축구회 골키퍼도 프로 선수의 킥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파넨카 킥을 차려면 반드시 키커는 평범하게 달려오다 '''마지막에서만''' 속도를 죽여서 툭 찍어차야 한다. 그렇지 않고 중간에 멈칫한다면 골키퍼는 키커가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예측선방을 하지 않고 키커가 무엇을 하든지 기다리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려오는 속도가 더해지지 않으니 공을 아무리 세게 차도 완전히 골문 구석으로 꽂아버리지 않는 이상 골키퍼의 방어에 걸려버리게 된다.
파넨카 킥을 성공시키면 '''상대 골키퍼에게 엄청난 굴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팀의 사기가 메가톤급으로 올라간다.''' 후속 키커의 성공률까지 올려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잘못 차거나 골키퍼가 예측해서 막힌다면 대단히 모양새가 안 좋기 때문에(...) '''팀의 사기가 내려간다.''' 키커 입장에서도 매우 부담스러운 슛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강철멘탈이 아니라면 중요한 대회에서 파넨카 킥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참고로 펠레는 '''"천재나 정신병자 아니고서야 차지않을 킥."'''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리스크가 큰 방법이다.
이런 위험부담 때문인지, 막상 국제대회에서의 승부차기 및 페널티 킥에서의 사용 횟수는 적어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6 월드컵 결승전에서 지네딘 지단이 잔루이지 부폰을 상대로 파넨카 킥을 성공시키고[3] UEFA 유로 2012에서 안드레아 피를로가 승부차기에서 파넨카 킥을 시전하면서 다시금 재조명되기 시작하고 화제가 되었으며,[4] 이후 페널티 킥 상황에서 파넨카 킥을 모방하는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대표적인 예시로 세르히오 라모스가 있는데, 워낙 파넨카와 일반 페널티를 섞어서 차다보니 예측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리오넬 메시가 개인 통산 700번째 골을 파넨카 킥으로 넣었다. 메시는 2020년 7월 1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AT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5분, 파넨카 킥으로 페널티 킥을 성공시켰는데, 이는 개인 통산 700번째 골이었다.
동네 축구 수준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면 일반인들의 피지컬은 프로 선수들 수준의 반응력과 운동 능력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예측 수비의 시도 자체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넨카 킥을 찼다간 그저 가만히 있는 골키퍼에게 데굴데굴 공을 굴려주는 허무한 결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회인야구에서 병살타가 잘 안나오는 이유와 비슷하다. 수비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 역시 일반인들은 프로 선수들과는 달리 강하고 빠른 내야 타구를 날릴 타격 능력이 부족하기에 병살을 유도할 만한 빠른 타구 자체가 잘 안나오기 때문이다. 운동선수가 일반인보다 달리기가 빨라서 조금 상쇄되기는 하나 달리기 실력은 야구실력만큼 차이가 나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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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하다가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모양이다. 다행히 며칠 내로 새 팀 구하는 데에 성공해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 #
4. 파넨카 킥이 사용된 유명 경기
- UEFA 유로 2000 4강전 네덜란드 vs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토티의 승부차기
- UEFA 유로 2004 포르투갈 vs 잉글랜드 포르투갈의 엘데르 포스티가의 킥
- 2006 독일 월드컵 16강전 우크라이나 vs 스위스 아르템 밀레프스키의 승부차기
-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 이탈리아 vs 프랑스 지네딘 지단의 페널티 킥
-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 가나 vs 우루과이 세바스티안 아브레우의 승부차기[6]
- UEFA 유로 2012 8강전 이탈리아 vs 잉글랜드 이탈리아 안드레아 피를로의 승부차기
- UEFA 유로 2012 4강전 스페인 vs 포르투갈 스페인 세르히오 라모스의 승부차기
-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브라질 4강전 스페인 vs 이탈리아 이탈리아 안토니오 칸드레바의 승부차기
- 2015 코파 아메리카 칠레 결승전 칠레 vs 아르헨티나 알렉시스 산체스의 마지막 승부차기유튜브
- 2015 AFC 아시안컵 호주에서 UAE의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승부차기
- 2015 AFC 아시안컵 호주에서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의 승부차기
- 2016년 대한축구협회 FA컵 결승 FC서울 vs 수원 삼성 블루윙즈 FC 서울 윤승원의 승부차기[7]
- 2018년 러시아 월드컵 8강전 러시아 vs 크로아티아 러시아 표도르 스몰로프의 승부차기[8]
- 2019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 4강전 칠레 vs 페루 칠레 바르가스의 페널티 킥[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