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실로암 연못의 집 사건
1. 개요
2013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 9월 14일자 방영분을 통해 밝혀진 장애인 인권유린 사건. 후술할 여러 가지 점들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사건이다.
1심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되었으나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징역 5년이 선고되었다.
2. 홍천 실로암 연못의 집
강원도 홍천군 서면 중방대리[1] 에 위치한 장애인 관련 시설이다. 특히나 원장도 같은 장애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수 차례 언론을 타면서 유명세가 더해졌고 실로암 연못의 집을 후원하는 후원자들도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하지만...
일단 YTN 방송 먼저 보고 이야기하자. 파출소장님까지 낚여서 봉사활동을 하셨는데 중간에 원장님 인터뷰가 나오니 먼저 보시고 가겠다. 참고.
3. 가락시장 절름발이 일어서다
한모 원장은 본래 전라남도 진도에서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지체장애인이라는 약점 탓인지 성격이 비뚤어져 젊은 시절에 집을 나와 방황하다 1980년대 초엽쯤부터 가락시장에서 장애가 있는 다리를 바닥에 끌며 구걸하던 사람이라고 한다. 당시를 기억하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의 그는 노래를 잘 불러 노랫소리만 들어도 대번에 그라고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러다 1988년에 하남시 초이2동[2] 에 비닐하우스 여러 동을 짓고 '실로암선교회'라는 이름으로 장애인 시설과 예배당을 설립하고 돌연 목사가 되어 복지관 운영과 동시에 목회 활동 등을 하면서 성장, 2005년경에 홍천군으로 옮긴 뒤 홈페이지도 만들고 후원금도 모으는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후원금이나 방송, 신문광고가 해당 방송이 되기 불과 반 년 전까지만 해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자서전도 3권이나 써서 출간했다고 한다.
실로암 연못의 집은 겉보기에는 멀쩡하게 외부 자원봉사자들도 오가고 다른 시설과 크게 이상할 게 없는 곳이었다. 그러다가 지나가던 한 원생이 잠행취재 중이던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에게 "여기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 "여기 오면 죽는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는데...
4. 진실이 알려지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인권 유린이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 시설에 대해 제보를 받고 있었는데 마침 이 시설에서 한때 실장을 맡았던 전직 직원 몇 명과 시설에서 사망한 가족의 유족 등이 제보를 하게 되었다. 한 직원은 우연히 사무실을 보다가 원생 명의로 되어있는 카드빚 독촉장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후 시설과 원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5. 타락한 거지 목사
카드 사용 내역을 추적한 결과 주로 고급 안경, 미용실의 고급 머리 관리, 고급 음식점, 백화점 등에서 쇼핑을 하거나 허구한 날 유흥업소에서 여자를 끼고 술을 마시는 등 방탕한 씀씀이가 드러났다. 게다가 룸살롱을 비롯한 몇몇 음식점의 단골 손님이었다는데 업소 주인들은 그를 목사가 아니라 국회의원 내지는 큰 사업을 하는 사업가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한모 원장이 카드를 만든 수법은 다름 아닌 페이퍼 컴퍼니. 시설 입소 장애인들의 명의를 내세우고 그들 중 일부를 대표이사로 세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탕진한 카드 빚은 고스란히 해당 장애인의 유족에게 돌아와버렸다. 그의 명의로 된 카드빚 내역서와 독촉장이 유족 집으로 날아온 바람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된 것.
그의 서울 사무실을 찾아간 취재진에게 같은 사무실의 입주민은 원장에게서 "같이 뱀 먹으러 태국에 가자"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른바 어글리 코리안의 표본인 동남아시아 보신 관광을 일삼았다는 것.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시설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관계자는 그가 해외에 나갔다고 알렸다.
6. 그리고 밝혀진 실상
한모 원장이 착취하는 데 이용한 원생 서모씨의 사망 원인은 욕창으로 인한 세균 감염. 취재 결과 서모씨는 죽기 얼마 전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했으나 병원에서조차 손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욕창 때문에 결국 수술조차 받지 못하고 퇴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담당 의사의 말에 의하면 골절 부위의 뼈에 욕창으로 생긴 세균이 있었고, 당시 서모씨의 몸 상태도 워낙 좋지 않아서 일련의 치료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그들은 하나같이 엄연히 살아 숨쉬는 생명입니다. 언제든지 돈이 필요할 때마다 뽑아 쓸수 있는 ATM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방송 중간쯤 한 목사의 장애인 방치와 공금 사용내역을 보고 김상중이 내지른 일갈.
취재진이 고인의 사진과 진료기록을 입수하여 대한의사협회에 자문을 구했는데, 의협 대변인은 욕창 부위의 사진을 보자마자 곧바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게다가 대변인은 사망자의 알부민 수치가 낮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환자가 전혀 먹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부민은 대부분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로, 간의 상태 외에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도 합성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알부민 수치는 영양실조의 지표로도 이용된다. 참고로 서모씨는 '''지체장애 1급에 뇌성마비까지 겹쳐서 침대에서 1m도 거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딱 한 말씀만 드릴게요. 아무 것도 안 한 거예요. 환자를 눕혀놓고, 아무 것도 안 한 거예요.'''"
그러나 원장의 주장으로는 그 원생이 죽을 때 곁에 있었다고 했지만, 확인 결과 본인은 원생의 사망 당시 필리핀에 국제결혼할 첩을 알아보려고 관광 간 상태였으며 그나마도 직원이 알려주고 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심지어 직원에게 시체 처리를 대충 하라고 얼버무렸다고 한다.
또한 해당 지자체 사회복지 부서에서 증언한 바로는 실로암 연못의 집의 상태가 그야말로 '''빚잔치''' 자체라고 한다. 정부 국고지원 등을 받아도 부채가 늘어나는 지역의 골칫덩이였던 것. 지자체의 시설 관련 자료 공개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서 버티는 바람에 실태 조사를 나간 담당 공무원들과 마찰도 심했다고 하며, 출판사를 비롯해 유학원, 주방 싱크대 밑에 다는 배수 필터를 판매하는 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했지만 전부 실패하기도 했다고 한다.
더 기가 막히는 사실은 사망한 원생의 유족을 비롯해 몇몇 양심적인 주변 관계자들이 경찰에 신고하여 수사도 했으나 한 원장을 지지하는 일련의 무리들이 경찰 측에 민원 전화를 넣는 등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주장인즉 '좋은 일을 하시는 분인데 그정도 허물은 좀 넘어가 주면 안되느냐', '단점만 집어내서 목사님을 나쁜 놈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
결국 방송사와 대한의사협회, 지방자치단체, 장애인 인권단체 등이 합동으로 시설을 점검한 결과 상태는 상상 초월로 심각했다. 벽이나 기타 자재도 오래되어 벽에는 곰팡이가 피고 까맣게 때가 타들어가다 못해 썩어가는 이불, 제대로 씻기지조차도 않은 원생들[3] 등 '''위생 상태는 가히 재앙 수준'''이었으며 심지어 움직이지 못하는 원생에게 꽂혀진 '''영양링거의 튜브'''도 관리가 허술해서 '''시커멓게 때가 끼어있었다'''. 또한 원생에게 투약할 목적으로 쌓아둔 약품도 사용기한이 한참 지난 것들이 부지기수였으며[4] 시설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무언가를 황급히 버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어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벌레가 붙고 썩어 문드러져가는 국수 사리였다. 관리직원은 대충 한두 명만 고용했는데 '''그 한두 명밖에 안되는 상시 직원'''들의 질이 얼마나 나쁜지 이들은 그저 원생이 기저귀에 배설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했다고 한다.
시설을 고정적으로 관리하는 직원이 한두 명 수준이었으며 나머지 직원은 일시적으로 외부에서 고용한 인원들일 뿐이다. 더 가관인 것은 이들은 원장의 회계에 접근할 권한도 없었으며 그게 뭔지도 모른다고 한다. 또한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시설 소개광고 중 원장의 직함과 그에 여러가지 직원의 이름이 9명 정도 적힌 게 있다는데 그 중 반 이상이 '''아웃소싱이거나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애초에 조리사, 간호사, 물리치료사는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디자이너는 아웃소싱.[5] 심지어 사회복지사 명의는 그냥 원장의 딸 이름을 써넣었다.
원장 자신은 대한예수교장로회 목사에 총신대학교 졸업이라고 했으나 총신대학교에 문의해보니 그런 학적 없다는 답변을 듣고 목사자격에 대해 예장 본부에 문의하여 조회한 결과 정식 목회자로 등록되지도 않았다.[6] 게다가 예장 측에서는 자신들의 이름과 로고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 건에 대해 도용이라며 고소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7. 선전술
이런 처참한 상황이면서도 실상이 가려진 이유는 그의 선전술과 자신의 특수한 위치만 보고 사람들이 순순히 속아 넘어가준 것이 컸다. 겉으로 알려진 것만 보고 '원장도 장애인이지만 같은 처지의 사람을 도와주니 큰일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의심할 여지도 없이 꿈만 같이 속아넘어간 것. 기존 매스컴에 방송되거나 홍보 동영상에서의 장면은 '''다 연출'''이었다는 것. 즉, 자신이 직접 요리를 짓거나 원생을 먹여주고 원생의 욕창을 치료하는 부분은 모르는 사람들의 후원금을 타내기 위한 연출이었다. 그나마도 자세히 보면 솜으로 알콜 소독만 하고 하는 게 전부였다. 신문광고를 읽어본 유족들은 이거 다 거짓말이라면서 차마 읽기가 힘들다고 술회했다.
당연히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속기 좋은 홍보용 서적이나 자전소설까지도 여러 권 써냈다. 당장 SBS에서 취재를 하려고(처음에는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했더니 그가 먼저 내뱉은 말은 '''방송에 나갈 장면들만 찍고 편집해달라는 일종의 연출 요청이었다'''. 아래는 실제 전화 통화 내용.
이 사람의 선전술이 종합된 기사 링크."제가 그 뭐냐, (장애인들에게) '''저녁(식사)준비 하는 것'''을 찍어주세요. 그걸 좀 살려주시고요, 그다음에 강○○이를, 강○○이를 병원에 가는 걸로 해서 중환자실에다 입원을 시킬게요. '''일부러'''. 갑자기 장막이 막혀서...'''갑자기 병원에 싣고 가는 장면만''' 찍으세요. 병원에 가는 것만 해가지고 딱 끝내는 거예요. 그거(식사 준비)하고 해서 매치시키면 아마 '''최고의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8. 여담
취재 중반 "'''다른 데도 다 똑같아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나'''"라는 그의 변명이 여러 의미로 가관이었다. 또한 사망한 원생 서모씨의 유가족 이야기를 꺼내자 유가족들이 자신을 모함한다고 길길이 날뛰면서 "'''무고죄로 잡아 넣겠다, 내 성질에 그 사람들 다 죽여버리겠다'''" 며 적반하장도 서슴치 않았다.[7] 프로그램 말미에 관계 기관 및 단체들의 추궁에 자해 시도를 하지를 않나, 이제 와서 하나님이 두렵다고 말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후안무치의 극. 심지어 관련 단체/기관에서 점검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추궁하자 제작진을 붙잡고 울면서 "'''조용히 넘어가준다면 모든 걸 솔직하게 다 털어놓을 테니 도와달라'''"고 징징거리는 장면이 압권. 이 부분에서 분노했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방송에 자료로 나온 시설 내 예배당에서의 설교 영상에서 그는 소돔과 고모라가 왜 망했냐며 설교를 했는데 정작 자신의 이야기였다.[8]
이후 시설 입소 원생들은 일단 모두 다른 복지시설들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여러 모로 원주 사랑의 집 사건과 닮았는데 후원금을 착복해서 사업을 날리고 유흥비에 탕진하는 게 다반사였고. 사랑의 집처럼 직함은 목사인데 정식 인가받지 않은 목사라는 점도 똑같다.
하지만 원장이 어떻게 목사가 되었는지 등에 대한 중간 과정이 상세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나간 후 장애인 복지시설과 복지시설 후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였는지[9] , 당시 진행자 김상중이 방송 후반부에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원장은 2014년 7월 31일 원생 유기치사 및 횡령혐의로 구속되었고, 2015년 1월 30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되었다. 일부 감금이나 폭행은 무죄로 인정되었고 2020년 만기 출소하였다.'''"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시설이 이 실로암 연못의 집과 다름없을지 모른다고, 부디 외면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선량한 마음으로 이곳을 후원했던 숱한 시민들이 틀렸던 게 결코 아닙니다."'''
2019년 들어 시설은 다른 사람에게 명의가 이전되었고, 펜션이 된 것으로 보인다.
[1] 그 이전에는 경기도 하남시 초이동에 위치해 있었다.1991년 당시 경향신문 기사 하남 시절 사진 [2] 당시 광주군 서부면 초이리. 이듬해에 현재의 영역이 되었다.[3] 아예 씻길 마음 자체가 없었다고 봐야한다. 한 노인 원생에게 양치 같은거 몇번 하냐고 묻자 아무 말 없이 입을 벌렸는데... 이가 완전히 썩어 문드러져 있었다.[4] 뿐만 아니라 의료인의 처방전 없이는 처방할 수 없는 의약품(전문의약품)을 마구 먹이고 있었는데 이건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5] 홈페이지 제작 의뢰를 받은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듯하다.[6] 거기에 더해서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후일담 성격으로 진행된 제보자 인터뷰에 따르면, 한 목사는 고등학교는커녕 초등학교 중퇴자인데다 검정고시도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신학대학을 다닐 수 있을 리가 없거니와, 불교도 기독교도 믿지 않는 주제에 자기 욕심을 위해서 종교를 이용, 목사를 사칭했다고 한다.[7] 게다가 원장은 자신이 쓴 신문광고에서 서모씨 유가족들이 생전에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았다고 비난했지만 실제로 유가족은 시설 입소비 등의 명목으로 원장에게 1000여만 원을 줬다.[8] 해당 자료화면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 자가 한 말이 "인간의 탐욕과 탐심이 가득하기 때문에 세상을 향해 울고 있다"는 말이었다.[9] 실제로 이런 복지시설 관련 추문이 터질 때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시설까지 후원이 끊겨 어려워지는 일이 속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