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자치제
1. 개요
각 군 신병교육대 훈련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현재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기수에서 훈련병을 선발하여 중대장 훈련병, 소대장 훈련병, 분대장 훈련병[1] 이라는 이름으로 임명하고, 해당 조직에 대한 지휘자 자격을 부여하여 통솔을 위임하는 제도이다. 사관학교 생도대의 연대장생도 및 이하 자치대 편제와 비슷하다. 간단하게 비유하여 학교에서 각 학급 단위로 반장을 뽑고 학생회를 구성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후반기교육 시기에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자대배치 전에 보충중대에서 대기하는 기간 동안에도 시행하기도 한다. 가령 수방사로 배치된 장병들은 수방사 예하 직할부대로 재배치되기 전에 방패교육대에서 일주일 가까이 대기하는데 이 짧은 기간에도 분대장 교육생[2] , 소대장 교육생을 뽑아 지시사항 전파, 인솔 등을 시킨다.
2. 대한민국 해군, 대한민국 육군
육군 신병교육대[3] 에서는 대체로 중대 단위로 훈련병을 받다 보니 중대장 훈련병까지만 있는 경우가 많다. 대대장 훈련병은 정말로 큰 부대나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거의 볼 수 없다. 미군과 중국군 등 큰 나라에서의 군대에도 그렇게 많지는 않은 보직. 진짜 사나이 멤버들이 해군기초군사교육단 (現 해군제1군사교육단)에 입소 했을때 우렁찬 목소리로 점호를 외치던 제대권 훈련병이 대대장 훈련병이었다.
처음 입소부터 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처음 입소한 훈련병은 아직 사회물이 덜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생활에 적응이 안된 것도 있고, 군 생활이나 각종 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하지만 2주차쯤 접어들어 이제 적당히 적응하고 나면 '''훈련병 자치제'''가 시행된다.[4]
훈련병 자치제는 각 훈련중대 단위에서 중대장 훈련병, 각 소대 단위에서 소대장 훈련병, 각 분대 단위에서 분대장 훈련병이 선발되며 이들은 각각 직책에 맞는 완장과 견장을 비롯한 신분을 알리는 표식을 차고[5] 각 조직을 통솔하게 된다. '''물론 훈련병 신분이기 때문에''' 훈련병 부대의 지휘와 통솔, 지도와 같은 부분은 각 훈련부대의 교관과 조교들이 총괄하며, 선발된 훈련병들은 교관이나 조교들의 지시에 따라 내무생활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선발된 훈련병들은 병력이동 시 인솔을 하면서 구령을 붙이거나 군가제창과 같은 지시를 내릴 수 있고, 개인정비 시간에 교관이나 조교들이 '언제까지 뭘 할 수 있도록 준비해라'와 같은 지시사항을 전파하고, 각종 상황에서 인원파악 및 보고를 하는 등의 실제 일선부대에서 견장을 찬 인물들이 하는 역할을 미리 선행학습 비슷하게 해보게 된다. 즉, 분대장, 소대장, 중대장이 없을땐 소속 내무반의 최고 통솔자가 되어 교관이나 조교가 내린 지시사항을 실행하고 점검한다. 그리고 소대장 훈병, 중대장 훈병의 지시는 곧 소대장과 중대장의 지시와 동일시 된다. 이는 리얼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에 나온 해군기초군사교육대의 이상길 상사(진)이 직접 언급.
이런 이유로 인해서 리더십이 있는 훈련병을 선발하도록 되어있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나 그렇지 현실은 시궁창. 애초에 장교가 되기 위한 과정인 사관학교 생도대와 달리 한 달 남짓한 훈련병들의 생활 자체가 자치활동과 거리가 멀고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리더십도 필요가 없다. 그저 군대 스타일의 빠릿빠릿한 일 능력이 필요할 뿐이다. 고작해야 병사로 지낼 십수 개월간의 군 생활 전체적으로 봐도 그렇고...
때문에 말이야 교관과 조교의 지시를 대리하는 역할이지, 실상은 문제아 많은 학급의 반장이나 조 잘못 짜인 조별과제 조장이 겪는 고충과 비슷하다. 회사에선 관리자와 실무자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지만, 자치훈련병은 관리는 관리대로 하면서 '''자기 할 일도 다 하고 훈련도 다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뻔질나게 조교의 호출("각 분대 분대장 훈련병 집합 or 생활관 앞으로!" 등)에 불려 나가기 때문에, 훈련 기간 내내 그나마 얼마 되지도 않는 개인정비 시간의 절반 이상이 증발한다. 그나마 약간 유도리가 있는 편인 사단 신교대는 좀 나은데 FM 성향이 강한 논산에서는 정말 개고생을 하게 된다. 수료 때까지 야간 종교행사를 한 번도 못 갔다거나 편지 좀 쓰려 하면 불려 나가서 편지 한 통 쓰는 데 사흘이 걸렸다거나 하는 눈물겨운 증언도 있다.
그나마 몇 안되는 장점(?)을 억지로 쥐어짜자면, 그래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상급자의 호출에 빠르게 반응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고, 거기에 그런 개고생이 몸에 밴 채로 자대에 가기 때문에 풀어지지만 않는다면 선임들에게 이쁨받을 확률과 자대 적응 속도가 좀 상승한다는 것 정도? 어쨌든 진짜 군생활은 자대에서 하지 훈련소에서 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물론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말짱 황.
따라서 보통 선호되는 기준은 대체로 1) '''목소리 크고'''(가장 중요) 2) 행동 빠릿빠릿하며 절도있고 3) 요령 안 피우고 성실하면서 일머리도 있고 4) 거기에 나이도 너무 어리지 않아 다른 훈련병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데 지장 없으면 금상첨화. 구보 시에도 인솔자가 먼저 낙오되면 안 되니 체력도 좀 돼야 하는 건 덤이다. 보다시피 자대에서도 군생활 잘 할 A급 병사의 조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보통은 그냥 나이 좀 있는 고학력자나 밖에서 운동하다 온 사람 중에서 대충 목소리 크고 허우대 멀쩡해 보이면 조교가 임의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1주차 훈련을 진행하면서 훈련병 자치제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하면서 마음에 있는 사람은 지원하라고 조교들이 이야기하지만 대체로 미리 눈여겨봐둔 훈련병을 꼬드겨서 등 떠밀 듯이 시키는 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훈련병 중에서 자발적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훈련병들은 엄청 귀찮게 여긴다(…). 가뜩이나 훈련받기도 힘든데 다른 훈련병 조직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 받기 싫다는게 가장 큰 이유. 실제 중간관리직이나 다름없는 위치이기 때문에 어리바리하면 위로는 교관과 조교에게 까이고, 같은 훈련병들에게도 쌍으로 까인다.[6]
더불어 여느 조직이 그렇듯이 완장 찬 인물을 잘 만나는 것이 남은 생활을 결정한다. 서로 하기 싫다고 막 떠밀다가 애먼 인물이 완장을 차는 순간 온갖 헬게이트가 열릴 수 있다. 실례로 어느 분대에서 분대장훈련병을 가위바위보로 진 사람이 선발되었는데 하필이면 선발 된 사람이 고문관이라서 4주내내 발암짓만 골라서 하는 바람에 같은 분대원들이 엄청 고생하면서 윗사람의 중요성을 깨달게 되었다는 후문이 있었다. 또한 같은 내무실을 쓰는 사이라고 만만하게 여기면서 멋대로 행동하는 훈련병들도 간혹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서로 피곤해진다. 이로 인해 조교들 역시 빠릿빠릿하고 중간역할을 잘 해줄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영 못미더운 훈련병이 자원하면 조교들 또는 교관들이 테스트를 빙자하여 이것저것 시켜본다음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튕겨내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힘들고 대다수가 꺼려하는 자리인 데 비해서 메리트는 별로 없다. 육군의 경우, 훈련 수료 시 표창수여 대상자로 선정되고, 부상으로 자대배치 후 신병 위로휴가에 덧붙여 쓸 수 있는 하루 정도의 포상휴가 일수 정도. 그마저도 자대의 사정에 따라 쓸 수 없는 경우도 있다.[7] 그나마 이것도 중·소대장 급 이상 훈련병이나 해당사항이 있지 분대장 훈련병은 상점이나 추가 전화시간 정도이다. 물론 훈련병 때는 그것도 크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러잖아도 힘든 신병훈련 동안의 꿀 같은 개인정비를 거의 반납해야 하는 고생에 비교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게다가 자대배치 후 자신이 자치훈련병이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힐 경우, 쓸데없이 선임들의 기대치가 올라가서 그 기대치에 못미칠 경우 갈굼을 받게 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해군 간부훈련병들의 경우, 과거 동초 및 불침번을 열외하는 특권이 있었는데, 현재는 양성과정에서 경계근무 세우는 것이 없어져서 메리트가 많이 죽었다.
이 제도가 생긴 이후 훈련소 갔다 온 사람들은 잘 알고 있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거의 모르는 제도였다. 그래도 리얼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에서 김수로가 소대장 훈련병을 맡은 사실이 방송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어느정도 인지도가 생긴 듯.
이런식으로 ○○장 훈병이 되면 저절로 각이 딱 잡히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자신을 볼수 있다. 특히 김수로... 빗물로 젖은 생활관 바닥을 대걸레로 손수 미는 모습은 그저.... 역시 감투는 사람을 바꾼다.
이승기와 육성재도 육군훈련소에서 중대장 훈련병을 맡았었다.
3. 대한민국 공군
자치근무자라 하며 대대근무, 중대근무, 소대근무, 군기근무[8] , 호실근무, 군수근무, 보급근무, 행정근무, 의무근무, 시설근무, 기수 등이 있다. 이중 완장이나 견장을 차는 근무자는 대대근무, 중대근무, 소대근무, 군기근무[9] 이다. 자세한 것은 항목을 참고할 것.
특기학교에도 비슷한 것이 있는데, 자세한 건 각 특기학교 문서 참조.
재밌는 건 다 똑같은 훈련병 계급인데도 그 와중에도 완장질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고 교육조교 등에게 들은 정보를 자신이 친한 사람에게만 공유하는 인간들도 있다는 것이다.
[1] 하지만 조교들이 분대장 역할을 맡아서 분대장 훈련병은 따로 임명하지 않고 각 팀원들의 팀장을 별도로 선발하여 두는 경우가 있다.[2] 기초군사훈련을 마쳤기 때문에 더이상 훈련병이 아니며, 방교대는 수방사에 대한 교육도 하는 곳이므로 일단 교육생이라 불린다.[3] 보통 대대 편제로 되어있다.[4] 시기나 훈련소에 따라서도 다른 듯하다. 2010년대 초 논산에서는 입대한 첫주에 바로 선발했다. 조교들이 입소대대에서의 모습과 신상정보를 눈여겨 봐 뒀다가 "네가 해라" 하는 식으로...[5] 지휘자 견장 및 중대장, 소대장 직책표지가 표시된 완장을 착용한다. 분대장 훈련병에게는 견장만 지급되고 직책표지 완장은 지급되지 않는다.[6] 공익 훈련소면 더 골치아프다. '4주면 집에 간다'라는 멘탈로 무장한 훈련병들로 득실거려 조교들의 말도 잘 듣질 않는데, 과연 소/중대장 훈련병들의 말을 들을까? 특히 몇몇 조교보다도 나이가 많은 훈련병들이 꼬장을 피울경우 정말로 답이 안 나온다.[7] 특히 보충역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애초에 훈련소 이후 군대랑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 포상휴가나 신병 위로휴가는 남의 나라 얘기다.[8] 총가키를 담당한다.[9] 대대마다 다르다. 1대대는 있으나 2대대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