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NBA 파이널
1. 개요
2001년 NBA 챔피언십을 놓고 서부 컨퍼런스 챔피언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와 동부 컨퍼런스 챔피언 필라델피아 76ers사이의 시리즈. 전년도 MVP 샤킬 오닐의 팀이자 압도적인 탑독이었던 레이커스와 당해 MVP 앨런 아이버슨의 팀이자 언더독이었던 76ers 사이의 뚜렷한 대비로 화제를 모은 시리즈이기도 했다.
시리즈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레이커스의 4승 1패 완승으로 끝이 났지만, 1차전에서 아이버슨이 보여준 어마어마한 퍼포먼스는 시리즈 종료 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한편 레이커스는 이 우승으로 챔피언십 2연패를 기록하면서 2000년대 초반을 본인들의 시대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2. 일정
- 1차전 - 6월 6일, 스테이플스 센터, 로스앤젤레스
- 2차전 - 6월 8일, 스테이플스 센터, 로스앤젤레스
- 3차전 - 6월 10일, 퍼스트 유니언 센터, 필라델피아
- 4차전 - 6월 13일, 퍼스트 유니언 센터, 필라델피아
- 5차전 - 6월 15일, 퍼스트 유니언 센터, 필라델피아
3. 진출팀
3.1.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이한 시즌, 많은 사람들은 전년도에 보여준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콤비가 더더욱 무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웬걸, 주축 선수단이 번갈아가면서 부상으로 들락날락하면서 온전한 전력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던 데다가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는 서로 협동을 하기는 커녕 팀의 주도권을 놓고 으르렁 거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56승 26패에 그쳤고, 58승을 거둔 팀 던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밀려 서부 2번 시드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모드를 켜자 이 팀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1라운드 상대는 작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7차전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1] 간신히 꺾었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하지만 매경기를 10점차 이상의 가비지 게임으로 매듭지으면서 가볍게 2라운드 진출. 다음 상대는 역시나 작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5차전까지[2] 본인들을 물고 늘어졌던 크리스 웨버의 새크라멘토 킹스. 하지만 이번에도 가볍게 4전 전승으로 스윕.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난 상대는 전체 1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 이번에야말로 쉽지 않을거라고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높였지만, 웬걸, 전문가들을 비웃듯이 가볍게 4-0으로 스윕. 너무도 쉽게, NBA 역사상 전례가 없는 11전 11승을 기록하면서 가볍게 파이널에 선착했다.
3.2.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명장 래리 브라운의 지휘 하에 앨런 아이버슨이 시즌 MVP를 타면서 본인의 재능을 활짝 개화했던 시기였다. 지구 라이벌 뉴욕 닉스와 보스턴 셀틱스가 자멸 무브를 보여준 덕분에 시즌 내내 지구에서는 쾌속 질주. 한편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팀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높이를 보강하기 위해 테오 라틀리프와 토니 쿠코치 등 총 4명을 내주고 애틀란타 호크스에서 디켐베 무톰보를 영입해오면서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 56승 26패로 동부 컨퍼런스 전체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3]
그렇게 진출한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상대는 레지 밀러가 버티는 전년도 동부 컨퍼런스 챔피언 인디애나 페이서스. 레지 밀러가 밀러 타임을 발동하면서 서전을 내주었지만 이후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 이어진 2라운드 상대는 빈새니티의 토론토 랩터스. 이 역시도 7차전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신승을 거두고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성공.[4] 이어진 밀워키 벅스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도 7차전까지 가는 혈전끝에 팀의 에이스 아이버슨이 6/7차전에서 각각 46/44 득점을 기록하는 문자 그대로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천신만고 끝에 파이널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4. 전개
4.1. 1차전
플레이오프 11전 전승으로 올라오면서 체력을 잘 온존한 레이커스가 연속된 7차전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식서스를 상대로 초반부터 쉽게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샤킬 오닐은 본인에게 몰린 수비를 역으로 이용해 킥아웃 패스를 적절하게 뿌려줬고 레이커스 슈터진의 야투감도 올라오면서 1쿼터 한때 21-9로 12점차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그렇게 가비지 게임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보였던 레이커스였지만 앨런 아이버슨의 쇼는 여기부터가 시작이었다.
1쿼터 말부터 식서스의 수비가 긴장이 풀린듯 실책을 연발한 레이커스를 유린하면서 점수차를 3점까지 좁혔고, 코비 브라이언트의 실수까지 나오면서 1쿼터가 1점차로 끝났다. 2쿼터 시작과 함께 아이버슨의 맹폭이 시작되었고 아이버슨은 전반에만 30점을 득점하며 맹활약했다. 식서스도 그덕분에 6점차 리드를 잡게 되었다.
3쿼터 한때 식서스가 15점차까지 스코어를 벌렸지만, 레이커스의 샤킬 오닐이 다시 골밑을 유린하기 시작했고 3쿼터 18득점을 올리면서 양팀의 점수차를 좁혔다. 4쿼터에는 레이커스의 타이론 루가 아이버슨을 봉쇄하면서 끝내 레이커스가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는 연장까지 미뤄졌다.
그리고 연장에서 아이버슨이 3점슛과 베이스라인 중거리슛을 묶어 연속 7득점을 만들어냈고 경기는 식서스의 기적적인 승리로 끝을 맺었다. 이 와중에 NBA 역사에 남은 장면인 크로스오버로 제친 타이론 루의 다리를 뛰어넘는 장면이 이후에도 많이 회자되었다.
식서스에선 아이버슨이 이 경기에서 무려 48득점을 올리면서 승리를 이끌었고, 베테랑 센터 디켐베 무톰보도 43분을 출전하면서 오닐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레이커스에서는 샤킬 오닐이 44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가장 큰 약점인 자유투 12개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코비는 52분이나 출전하면서도 겨우 야투 7개만 성공시키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4.2. 2차전
1차전 15점 득점으로 비판의 도마에 섰던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초반부터 날아다녔다. 1쿼터에만 12득점을 올리면서 맹활약했고, 샤킬 오닐은 2쿼터에 12득점을 올리면서 레이커스 원투펀치가 장군 멍군에 나섰다. 하지만 둘의 활약에도 식서스 감독 래리 브라운의 계획에 따라 다른 멤버들의 공격을 식서스가 잘 봉쇄하면서 2점차로 전반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3쿼터에 코비가 다시 10득점을 올리면서 양 팀의 스코어가 10점차로 벌어졌고, 경기가 다시 가비지 게임으로 흐를 것 같은 분위기가 흐르던 순간 4쿼터 샤킬 오닐이 5반칙으로 잠시 빠지면서 식서스의 숨통이 다시 트였다. 식서스가 이 상황에서 에릭 스노우와 애런 맥키의 연속 7득점을 올리면서 점수차를 좁혔지만 레이커스가 데릭 피셔와 론 하퍼의 득점으로 다시 점수차를 벌렸고 결국 9점차로 레이커스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레이커스에서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31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차전의 부진을 털어냈고, 샤킬 오닐도 28득점 20리바운드로 다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식서스의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그밖에 피셔와 로버트 오리도 3점슛을 꽂아넣으며 원투펀치의 부담을 조금 덜어줬다. 식서스에서는 앨런 아이버슨이 23득점을 기록했으나 야투율이 3할에 그칠 정도로 지난 경기와 비교할 때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4.3. 3차전
1쿼터는 샤크와 앤서의 쇼다운이 펼쳐지면서 25대25 동점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승부는 2쿼터에 갈렸는데 코비 브라이언트가 8개의 야투를 성공시키면서 16점을 몰아넣으며 악명 높은 필라델피아 관중들을 침묵시키는 동안 아이버슨이 2개의 야투만을 성공시키는 난조에 빠지면서 점수차가 10점차로 벌어지고 만 것. 그래도 식서스에서도 식스맨 에릭 스노우가 10점을 넣으면서 그 이상으로 점수차가 벌어지진 않았다.
3쿼터에서 점수차를 좁히며 질기게 추격하던 식서스에게 4쿼터 기회가 왔는데, 경기 종료 2분 21초를 남겨놓고 샤킬 오닐이 무톰보에게 6반칙째를 당하며 퇴장당하고 만 것. 이후 15초만에 아이버슨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찬스를 잡았지만 자유투 한개를 놓치면서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이후 코비의 롱2가 적중하면서 점수가 다시 4점차로 벌어졌고 이후 로버트 오리의 3점슛이 들어가면서 쐐기를 박았다. 아이버슨이 뒤늦게 3점 파울을 만들어내 자유투 3개를 모두 넣으며 다시 점수차를 1점차까지 좁혔지만 로버트 오리가 다시 케빈 올리와 에릭 스노우에게 파울을 얻어내면서 점수차를 지켰다.
결국 레이커스가 5점차로 승리하면서 드디어 시리즈 리드를 잡았다. 레이커스에서는 샤킬 오닐이 4쿼터 초반 6반칙 퇴장 당했지만 32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무톰보가 버티던 식서스 골밑을 유린했고 코비도 32득점을 올리며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제몫을 했다. X팩터는 바로 로버트 오리였는데 3점슛 3개를 포함해 15득점을 넣으며 식스맨으로 맹활약했고 승부처였던 4쿼터 막판에 점수차를 지키는 3점슈슈을 적중시키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식서스에서는 아이버슨이 35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지난 경기 난조를 털어냈지만 승부처에서 자유투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디켐베 무톰보 역시 42분 출장하며 23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샤크에게 파울을 유도해 6반칙으로 퇴장시키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밖의 멤버들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내줘야만 했다.
4.4. 4차전
3차전 4쿼터 6반칙 퇴장으로 체력을 좀 회복한 덕분일까, 샤킬 오닐이 다시 MDE의 모습을 보이며 1, 2쿼터를 지배했다. 전반에만 20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식서스의 수비에 부담을 줬고 론 하퍼가 샤크와 코비의 패스를 받아 2쿼터 3점슛 3개를 적중시키며 점수를 보탰다. 덕분에 레이커스는 전반에만 14점차 리드를 잡았고 경기도 결국 14점차 레이커스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레이커스에서 샤킬 오닐이 34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벤치 멤버들이 3점슛 7개를 곁들이며 승리를 도왔다. 식서스에서는 아이버슨이 4쿼터에만 16득점을 올리며 총 35득점을 기록, 한때 경기를 투포제션 게임에 가까운 7점차까지 좁히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부상자가 생기는 와중에도 2연속 7차전 승부를 펼치고 올라온 식서스의 체력 문제가 점점 드러난 경기였는데 래리 브라운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이미 한계 상태라며 한때 골절 상태였던 조지 린치를 투입할 것까지 고려했었다고 술회했다.
4.5. 5차전
4차전 패배로 사실상 분위기가 넘어갔지만 식서스는 쉽게 시리즈를 포기하지 않았다. 1쿼터 아이버슨의 12득점 분투로 3점차 리드를 잡으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2쿼터 식서스가 인사이드 득점력 부재로 고전하는 동안 샤킬 오닐이 활약하며 스코어를 다시 레이커스가 역전시켰고, 3쿼터부터는 코비의 야투 감각이 올라오면서 레이커스가 리드를 늘려나갔다. 레이커스는 3쿼터동안 선수 교체 없이 주전 라인업 5명이 모두 12분씩 소화하면서 리드를 지켜 승리의 의지를 보였다.
4쿼터에는 다시 아이버슨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추격했지만 3쿼터에 이미 벌어진 점수차를 좁힐 순 없었다. 경기 종료 40.3초 전 식서스 홈팬들이 MVP 챈트를 외치며 쓸쓸하게 벤치로 들어오는 자신들의 영웅을 격려했지만 결국 혼자서는 양팀의 전력차를 극복할 수 없었다. 레이커스 릭 폭스의 마지막 3점슛까지 들어가면서 12점차로 승리, 레이커스가 지난 시즌에 이어 리핏(Re-peat)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에선 레이커스 벤치진이 비교적 부진했지만 샤킬 오닐이 45분을 소화하며 29득점 13리바운드 5블락을 기록했고, 코비도 26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식서스에서는 앨런 아이버슨이 32개 야투를 던져 37득점을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분투했지만 디켐베 무톰보를 제외한 인사이드 전력 공백에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했다.
5. 파이널 MVP
팀 내 득점 1위(시리즈 1위는 아이버슨의 35.6득점), 시리즈 전체 리바운드 1위, 블락 1위를 기록한 레이커스의 주전 센터 샤킬 오닐이 2년 연속으로 파이널 MVP를 차지했다. 식서스의 골밑이 상대적으로 약점이긴 했지만 정규 시즌 수비왕을 차지했던 디켐베 무톰보가 지키고 있었는데도 매 경기 좋은 활약을 펼치며 매경기 펼쳐진 예상 외의 접전에 고전한 레이커스가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6. 우승 반지
7. 여담
- 우승은 레이커스가 차지했지만, 앨런 아이버슨의 분전으로 아직도 회자되는 시리즈로 레이커스 팬으로 유명한 손대범 기자가 레이커스가 아닌 당시의 아이버슨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주인공으로 해당 시리즈를 재조명한 기사가 2013년에 나오기도 했다.[홀오브페임] 샤크에게 도전했던 아이버슨 “내 해답은 심장에서 찾는다”
[1] 7차전 4쿼터까지 레이커스가 10점 차이로 뒤지던 걸 간신히 뒤집었다.[2] 이 당시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5전 3선승제였다. 즉 최종전까지 갔다는 의미.[3] 아울러서 찰스 바클리가 뛰던 89-90시즌 이후 11년만의 애틀랜타 지구 우승이기도 했다.[4] 참고로 이 7차전을 앞두고 빈스 카터가 본인의 졸업식을 위해 모교인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교에 참가하면서 랩터스 팬들 사이에서는 설왕설래가 오갔다. 특히나 넣으면 역전도 가능했던 마지막 샷을 빈스 카터가 놓치면서 더더욱 랩터스 팬들 사이에서는 더더욱 카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랩터스와 빈스 카터 사이는 점점 멀이자다가 결국 좋지 않는 모양새로 트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