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슈퍼 한국시리즈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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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한국시리즈 혹은 슈퍼 코리안시리즈. 프로 원년인 1982년, 2007 프로야구와 2012 아시아 시리즈에서 실현될 뻔한 해프닝이다.
쉽게 말해, '''포스트시즌 끝나고도 남은 정규리그 경기를''' 하는 것.
2. 1982년 10월 14일
- 1982년 10월 7일자 동아일보 8면. 전날(6일) 롯데와 해태와의 더블헤더를 보도하면서 기사 말미에 MBC 청룡이 전기로 배정된 잔여경기를 7일과 14일에 치른다고 나와 있다.
- 1982년 10월 15일 경향신문 8면. 달랑 스코어만 나와있다. 그옆에 프로야구 시상식 기사가 있다.
결과는 1대2로 MBC의 끝내기 승리인데 KBO 연감에 따르면 '''최정기'''가 성낙수를 상대로 '''대타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이겼다고 나와 있다. 원년 프로야구 시즌은 시즌을 끝내기 홈런으로 시작해 끝내기 홈런으로 끝나는 셈이었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삼성이 OB를 물리치고 우승한 후에 이 경기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3. 2007년 10월 19일
2007 프로야구에서 우천취소 경기는 많이 없었지만 유독 한화 이글스만 많은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어 10월 7일에 우천취소된 경기가 편성되는 9월 중~하순에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월에도 한화의 경기는 계속 연기되어 준플레이오프 '''2일 전'''인 10월 7일까지 경기가 예정되었는데 광주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경기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미 성적은 결정난 상황이고 준플옵전에 전력을 낭비할 수 없었던 한화 이글스 김인식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연속 출장을 기록 중인 이범호를 제외하고는 후보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경기에 임했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7일에도 비가 내려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태가 되었다.
여기서 KBO가 정상적인 판단을 한다면 포스트 시즌 일정을 하루 늦추거나, 그조차 여의치 않으면 8일에 2군 선수들로라도 경기를 강행해야 했으나 막장 집단인 KBO는 "'''한화의 포스트 시즌이 끝나면 차후 연기된 경기를 개최한다'''"는 막장 결단을 내놓았다.[1]
만약 한화가 우승해 버린다면 최종보스인 KIA와 슈퍼 한국시리즈를 치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으며 거의 해임될 것이 확실했던 KIA 서정환 감독이 정규시즌도 막장되고 서머리그도 막장된 김에 한국시리즈 우승팀 한화를 전력으로 꺾고 유임될 거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한편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꺾었다(!!!).''' 비록 당해에 4위를 했고 배영수가 나가 떨어진 상태라지만 어쨌든 전년도 우승팀이고 나머지 전력은 그대로였던 삼성을 꺾고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이러다가 진짜 슈퍼 한국시리즈가 실현되는 거 아니냐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3전 전패로 완패해 떨어지는 바람에 이는 실현되지 못했다.[2]
결국 연기되었던 경기는 10월 19일 14시 광주 무등 야구장에서 '''352명'''의 구름관중[3] (…)이 운집한 가운데 1.5군 선수들로 성대히 치루어졌다. 한화 팬들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떨치지 못해 그다지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KIA 팬들은 전날 '''서정환 감독의 해임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축제처럼 즐겼다. 어차피 7위 롯데와 4.5게임 차이라 이기나 지나 꼴찌인 건 매한가지이기도 했고. 그런데 결국 결과는 스코어 4:3으로 한화의 승리.
이것으로 조범현 감독은 '''감독으로 선임되자마자 정식 데뷔전을 치른''' 특이한 기록의 소유자가 되었다. KBO의 막장 행정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사건.
여담이지만 이 경기는 한화가 5886899678이라는 비밀번호를 시작하기 전 마지막 가을 야구가 되어버렸다(…). 2008년부터 한화는 10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5번의 최하위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 비밀번호는 2018년이 되어 11년 만에 종결.
4. 해외 사례
미국 MLB의 경우 우천취소된 경기가 팀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해당 경기를 재편성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아예 취소시켜 버린다. 무엇보다 애초에 우천순연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 돔구장도 많고 미국의 전반적인 기후상 MLB는 비가 그치길 서너시간도 기다렸다 하는 리그니. 게다가 드넓은 미국 땅에서 단 한 경기를 위해 서부에서 동부까지 비행기를 4시간 이상 타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슈퍼 한국시리즈와 비슷한 사례 는 원천적으로 나올 수 없다. 해당 팀의 선수가 중요한 개인 기록이 걸려있다고 해도 얄짤없다. 2002년 알폰소 소리아노의 경우 리그 최종전을 앞둔 시점에서 39홈런-40도루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최종전이 취소되어 대기록 수립이 무산되었다. 그래도 소리아노는 2006년에 40-40을 달성했다. 2011년 맷 켐프의 경우에도 시즌 39홈런-40도루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마찬가지로 최종전이 취소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일본 NPB의 경우에도 돔구장이 많아 우천순연이 한국처럼 많이 안 나오기도 해서 이런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클라이맥스 시리즈가 도입되고 포스트시즌 개막일이 빨라지면서 이런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좀 높아졌다. 2018년 시즌 한신 타이거스는 잦은 우천으로 한신 고시엔 구장의 홈경기가 유난히 취소가 많이 되었는데 그 경기가 시즌 막판에 몰려서 자칫하면 클라이맥스 시리즈 개막 때까지 정규시즌 경기를 다 소화하지 못할 위기에 몰려 있다. 자칫하면 남들 포스트시즌 하는 동안 정규시즌을 치르게 생겼으며 상대가 포스트시즌 진출 팀일 경우 그 팀이 탈락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은 경기를 소화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의 일정이 다 끝나면서 클라이막스 시리즈 첫날 주니치 드래곤즈와의 도토리 키재기(...) 경기가 이뤄지게 되었다. 같은 해 퍼시픽리그에서는 이미 치바 롯데 마린즈와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경기가 계속해서 취소되는 바람에 클라이맥스 시리즈 첫 날에도 경기를 치르게 되었지만, 롯데와 라쿠텐은 순위 경쟁권에 있던 한신과는 달리 일찌감치 B클래스를 확정지었기에 엄밀히 말하자면 밀린 숙제에 가까워서 슈퍼 일본시리즈 같은 개념은 아니다.[4][5]
[1] 무리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경기를 치를 구장의 소유권이 구단이 아니라 지자체'''에 있는 이상, 지자체와 연간 구장 사용 계약을 미리 맺은 상황에서 '''경기를 취소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야구라는 것이 기록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모든 팀은 시즌 전 정해진 횟수대로 각 팀과 경기를 치르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2] 참고로 이 시리즈는 현재까지 스윕으로 끝난 마지막 플레이오프였다가... 12년이 지난 KBO 플레이오프/2019년에서 아주 오랜만에 스윕이 나왔다. 여담으로 마지막 준플레이오프 스윕은 2008년 삼성vs롯데, 2010년 한국시리즈 이후 한동안 포스트시즌 스윕승이 나오지 않다가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NC를 4전 전승으로 꺾으면서 스윕승이 나왔다.[3] 애당초 평일(금요일) 14시 경기인데 관중동원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4] 라쿠텐은 2013년에 이어 두번째인데 그 때는 정규시즌 우승을 결정짓고 파이널 스테이지에 직행해서 상대를 기다리면서 몸을 푸는 스파링 역할이라도 했지만 이번 시즌은 정말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밀린 숙제에 불과한 것이 차이이다.[5] 다만 두 경기 모두 정규시즌 5위 대 6위팀간의 경기였기에, 이 경기를 '''어둠의 클라이막스 시리즈'''라 부르고 이 두 경기의 승자(혹은 패자)가 진정한 양대리그 꼴지를 가리는 '''어둠의 일본시리즈'''를 치루라고 비아냥거리는 드립이 일본 웹상에서 흥하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