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귀족

 


'''Robber b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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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내용
3. 현대에서의 사용
4. 해당 인물


1. 개요


'''If You Have to Ask the Price, You Can't Afford It.'''

"가격같은 걸 물어보는 사람은, 이런 걸 살 수 없다."

존 피어폰트 모건[1]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트러스트를 바탕으로 등장한 미국의 거대 부호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도적 귀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 내용


주제가 있는 미국사- 미국은 ‘야만의 시대’에서 ‘데카당스 시대’로 건너뛰었나?
강도 귀족이라는 단어 자체는 본래 중세 독일라인강 일대를 따라 자리잡은 군소 영주들을 지칭하는 표현이었다.[2] 때문에 킹덤컴이나 다크랜드같은 그 독일 근방을 배경으로 한 중세 배경의 게임에서는 자주 적으로 등장하곤 한다.[3]
그러다 이후 19세기 중후반 남북전쟁 후 이른바 재건 시기 동안 미국의 경제가 급회복하면서 거대 자본가들이 나타나자 미국에서 이 단어가 재등장한다. 맨 처음으로 미국 사회에서 이 단어가 등장한 것은 1859년 뉴욕 타임즈에서 철도 산업가 코닐리어스 밴더빌트를 비판하는 기사로부터였다.
보면 미국의 강도 귀족들은 동시대 유럽 사회의 대부호(로스차일드 가문 등)들과 비교하여 크게 두 가지의 구분되는 차이점을 지녔다. 하나는 '''축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것인데, 트러스트로 상징되는 독과점 기업 수립과 용역깡패들을[4] 동원한 무자비한 노조 탄압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한가지 차이로, 유럽의 부르주아지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서 정치권까지 진출한 것과 달리, 미국의 강도 귀족들은 '''정치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왜냐면 유럽에서는 아직 전통적 의미의 귀족들이 부르주아를 견제하고 있었고, 사회 혁명을 겪으면서 사회주의 사상과 각종 노조들이 서서히 싹을 틔우기 시작했지만, 자본가를 견제할 시스템이 마땅찮아 경제 권력이 정치 권력을 앞설 지경이던 이시기 미국에서는 필요하면 그냥 정치인에게 돈을 찔러주면 그만이었기 때문.(...)
강도 귀족이라는 용어는 미국 사회의 변화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본디 아메리칸 드림이 19세기 중반까지 의미하는 것은 자영농(영어로는 Yeoman)의 자족적인 삶이었다. 하지만 이들 강도 귀족의 대두와 함께 자영농의 자유로운 삶은 한낱 꿈으로 전락했으며, 대다수의 자영농은 공업 자본주의의 일개 부품인 노동자로 전락하고 만다.[5]
강도 귀족들이 이름을 떨친 일련의 시기를 ''''도금 시대'(The Gilded Age)'''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과 찰스 더들리 워너(Charles Dudley Warner)가 쓴 동명의 소설 《도금 시대, 오늘날 이야기》(The Gilded Age: A Tale of Today)에서 유래했다.

3. 현대에서의 사용


대공황 시기인 1930년대에도 미국의 지식인들은 미국의 자본주의가 비정상적인 발전로를 거쳤으며, 그 이유가 바로 이들 강도 귀족의 탐욕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6] 이러한 주장은 대공황 당시에는 상당한 지지를 받아 FDR뉴딜정책에도 꽤 영향을 끼쳤으나, 2차대전 종전 이후로는 우파적인 지식인들의 반론으로 인하여 상당한 논쟁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 2008년 전세계를 덮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로 월가의 대규모 금융 자본가들을 비난하기 위해 다시 이 강도 귀족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으며, 2011년의 월가 점령 시위 역시 이러한 새로운 강도 귀족에 대한 반감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그 외에도 오늘날 러시아에서 푸틴과 결탁한 올리가르히들에게도 강도 귀족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21세기 들어선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인수합병과 경쟁기업들을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고사시키는 행위들이 비슷한 맥락에서 비판을 받는 추세이기도 하다. 폴 크루그먼아마존닷컴이 물품 공급자들의 납품단가를 협박을 통해 고의적으로 낮추는 식으로 유통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뉴욕대 MBA 교수인 스콧 갤러웨이는 애플, 구글, 아마존닷컴, 페이스북을 이른바 'BIG FOUR'로 규정하고[7] 이들 회사의 시장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존 데이비슨 록펠러의 스탠다드오일과 비슷하게 기업분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유력 정치인 중에서는 엘리자베스 워런이 비슷한 맥락에서 거대 IT 기업들의 과도한 인수합병을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8] 더 가디언도 테크 기업들의 독과점이 신도금시대(new Gilded Age)가 도래하게 만들었음을 비판하고 이를 지지하는 칼럼을 내놓았다. 결국 상기된 테크 기업 4개사는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 사상 최대 규모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
이는 IT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디어 업계 역시 넷플릭스, AT&T, 디즈니, 컴캐스트 등의 거대 기업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들 기업의 독과점과 더불어 콘텐츠 과잉 생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임지는 이에 대해 FX의 CEO 존 랜드그라프의 발언을 인용해 텔레비전의 도금 시대가 왔다고 표현했고 더 가디언디즈니21세기 폭스 인수에 대해 영화 산업의 다양성과 개성을 죽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하는 칼럼을 내놓았다.
엘리자베스 워런버니 샌더스월트 디즈니 컴퍼니21세기 폭스 인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거대 미디어 기업 또한 테크 기업과 비슷하게 반독점법에 의한 규제를 받아야할 필요성이 있음을 역설했다. # #

4. 해당 인물


  • 코닐리어스 밴더빌트
  • 존 데이비슨 록펠러
  • 앤드루 카네기
  •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 존 피어폰트 모건
  • [9]
[1] JP모건 은행을 수립한 미국의 금융업 대부호. 이 문장은 자신이 지닌 요트의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를 묻던 지인에게 날린 답이다. 이 말이 어찌나 당시 미국 사회에서 화제가 됐던지, 이후 그가 죽은 뒤 남긴 재산이 8000만 달러라는 발표가 있자 록펠러는 "그 사람, 생각해 보니 부자도 아니었구만(To think, he wasn't even a rich man.)" 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19세기 중반 기준의 미국에서 이 8천만 달러가 어느정도냐면, 이 사람이 남북전쟁 때 후방 보급을 담당했던 북군 대령 새뮤얼 듀폰(듀폰 케미컬 가문 사람 맞다)과의 친분을 통해 전황을 파악하여 북군과 남군 사이에서 금 투기를 해 벌어들였던 돈이 16만 달러인데, 그게 현재 시세로 한화 2천억 원에 달한다. 그러니 모건의 유산은 현재 기준으로 한화 100조 원에 해당하는 것.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문재인 정부가 기업지원책으로 긴급편성하기로 했던 공적자금 규조가 이정도니, 한 나라를 움직일만한 유산을 남긴 것. 허나 그것도 당시 모건-록펠러-듀폰 커넥션(남북전쟁때 북군 화약을 비롯한 각종 군수물자를 독점생산했다.)의 일원이던 록펠러 앞에선 별 거 아니었다는 것.[2] 신성로마제국의 라인강 유역 군소 영주들은 날강도 수준의 정신나간 통관세를 매기다 못해 심지어 제국법상 '''불법'''인 통관세를 강탈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길목이란 길목마다 톨 게이트를 설치해놓고는 통관세를 뜯고 뜯고 또 뜯는 수법이 성행했으며, 제국 의회에서 금지시킨 후에도 저 난리를 피웠던 것이다. 괴츠 폰 베를리힝엔 같은 일부 가난한 기사들은 아예 진짜로 길에 나와 결투를 빙자한 강도질을 했다. 그래서 이들을 강도 기사(raubritter = robber knight)라 불렀으며 여기서 산업시대의 강도 남작, 강도 귀족이 유래했다.[3] 다크랜드에선 강도귀족을 토벌하는 의뢰가 있고 그냥 그들의 성채로 가서 주민들의 반응을 보고 토벌할수도 있다. 킹덤컴에서는 버나드 대장의 친척이 이 강도 귀족의 일종이며 하누쉬와 라드직 또한 게임 이후 시점에서 강도귀족으로 전락했다는 기록이 있다.[4] 이러한 용역 깡패 가운데에서도 핑커톤 전미탐정사무소로 대표되는 일종의 자경단이 악명을 떨쳤다.[5] 에릭 홉스봄의 <자본의 시대> 8장 참조.[6] 독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장이 있는데, 바로 존더베크(Sonderweg, 특수 노정) 이론이다. 이 주장은 융커로 대표되는 반동 보수주의 세력으로 인해서 독일 사회가 올바른 근대화를 겪지 못했고, 그 결과 나치 독일이 등장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최근에 들어와서는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근대화''''라는 개념 자체가 상당 부분 부정되고 있기 때문에 존더베크 이론은 많이 논파된 상황이다.[7] 여기에 넷플릭스만 더하면 FAANG가 된다.[8] 원문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애플컴캐스트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9] 상술된 라커펠러나 카네기와 비슷한 급의 부호였지만 도덕적으로 사적인 문제가 있을지언정 독과점이나 횡포가 그리 심하지 않아서 다소 애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