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탄 사격
1. 개요
도탄(跳彈)현상이란 탄체가 목표물(장갑판 등)을 관통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영어로는 'ricochet'라고 쓰는데, 프랑스어에서 물수제비라는 뜻을 지닌 단어가 건너온 것이라 발음도 프랑스어처럼 '리코셰'이다.
'도탄 사격'이라고 하는 것은 이 현상을 이용해 총을 일부러 총알이 관통할 수 없는(=도탄 현상이 발생하는) 지면, 혹은 벽에 발사해 튕겨나오게 만들어서 총알이 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게 하면서 적을 사살하는 기술이다. 주로 SF 등 픽션에서 자주 등장한다.
2. 비현실성
굳이 밀리터리 매니아나 군필자가 아니더라도 위의 짧은 설명만 보고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기술. 사격장같은 각종 요건이 마련된 계산된 장소에서 연습을 통해 해내거나 어쩌다 운좋게 빗나간 총알이 튕겨서 적에게 맞았다는 거면 모를까, 실전에서 실시간으로 총알이 튕겨나가는 각도를 계산해 일부러 도탄 사격을 하고 또 그것을 적중시킨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연히 튕김을 일으키는 벽, 지면이 어떤 소재로 구성되어있냐에 따라 튕기는 각도가 달라지고, 또 쏜 총알이 무엇이고 몇 구경이냐에 따라서 또 튕기는 각도가 바뀌는데다, 일단 벽 자체가 총알이 튕겨날 정도로 단단해야한다. 너무 무르면 아예 관통해버리거나 그냥 도중에 박힐 테니까. 어찌저찌 이러한 각종 변수와 요소들을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계산할 능력이 된다고 해도, 그 계산에 맞추어 정확히 사격할 수 있는, 세계 선수권 대회의 사격선수가 울고 갈 정도의 정확한 사격 실력이 필요하다.
사실 도탄이라는 것도 흔히 생각하듯 멀쩡한 탄환이 찌그러진채 튕겨나오는것이 아니라 파괴된 납+구리조각이 비산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총알의 탄자는 주로 코팅된 납으로 이루어져 있어 생각외로 무르기 때문에 착탄과 동시에 형체를 유지하는게 불가능하다. 단단한 철갑탄은 도탄되기 보다 관통될확률이 높다. 따라서 "도탄"되는 물체는 에너지를 잃은 탄환 자체보다는 파괴된 탄환의 파편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실제로 노려서 튕기는건 타겟이 벽에 딱 붙어있다거나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각종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여러번 튕기게 되면 일단 관통력이 급감하기 때문에 살상력도 매우 떨어진다. 만약 실제로 구사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크게 효용성을 기대하긴 힘든 기술. 물론 총알이 사방팔방 튕겨다니는 장면이 나오면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멋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와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유탄이라면 어떨까? 유탄은 탄두가 뾰족하지 않아 관통력이 없다시피 하며 충돌하면 폭발한다지만 충격신관을 작동하지 않으면 항상 터지지도 않는다. 시한신관을 쓰거나 충격신관도 가까이서 부딪치면 안 터지니 벽에 부딪치면 튕기는게 당연하고 애초에 관통력이 아닌 폭발하여 파편과 폭발력으로 적을 살상하는 무기다. 허나 이건 총알이 아니고 사실상 수류탄을 던졌는데 부딪히고 들어가는것인지라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도탄 사격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실전에서의 도탄 사격시 상당한 확률로 '''총탄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아주 간단한 실험으로 골목에서 비스듬히 벽에 비비탄을 쏴보면 반대측 벽에 도탄되어 자신에게 돌아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거다(...). 애초에 불규칙한 곳에 튕겨나오는 총탄이 적에게만 튕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에러에다가 도탄이 발생될지경의 좁은공간에서는 어디로튈지 모르는 총탄을쓰기엔 너무 위험하다. 그래서 수십미터 이내 거리에서 이랬다간 자멸로 이어지며 대부분의 군함에서 소병기를 승조원들에게 휴대시키지 않는 이유중하나가 된다. 군함의 경우 구조물이 전부 철에다가 비좁은 통로를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도탄사격의 폐해에 민감하다.
그렇다보니, 주로 사용하는 쪽은 SF에서 그런 온갖 계산을 단숨에 해내는 인공지능같은 캐릭터들. 혹은 사격 실력이 세계관 최강급으로 묘사되는 캐릭들이다.
3. 그나마 현실적인 형태
판타지나 공상과학물에 나오는 것처럼 어느 지점을 노리고 총알로 당구를 치는 도탄 사격은 현실성이 없지만, 그 정도까지는 안 가고 도비탄 발생 자체를 노리는 수준의 전술은 현실 속에도 있다. 아군 피격의 위험성 때문에 안생기는 편이 좋긴 하지만 어쨋든 도탄도 실제 전투에서 적절하게 운용가능하다. 도탄된 탄 자체는 써먹기 어렵지만 부가효과는 쓸만하기 때문에 탄이 튀어 자신에기 되돌아올 거리가 아닌 위치의 적을 제압하고 사기를 낮추는 것이 기대할 수 있는 역할을 가지기 때문이다. 격산타우(隔山打牛)를 노리는 것. 도탄사격이라도 어쨌든 총알이든 파편이든 자기쪽으로 날아오면 인간은 무조건 숨고 보기에 도탄으로 인해 탄이든 파편이든 튀면 제압효과를 보여준다. 조준사격은 그냥 엄폐물에 피하면 되지만 도탄사격은 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기때문에 오히려 더 공포심을 유발하며 적이 나를 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 제압에 유리하다.
사격술 교범에서도 사격 거리를 정확히 모른다면 하탄 방향으로 사격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유는 하탄은 빗나갈 시에도 엄폐물이 있다면 도탄되는 것을 보고[1] 탄착군을 수정할 수 있지만 상탄은 예광탄이 아니라면 탄착군 수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상탄의 경우 해당 목표의 경우 빗나가면 끝이지만 하탄 도탄으로라도 간접 피격이 '''가능은'''하니 하탄을 쏘는 게 이득이다.
1965년 제작된 FBI 교육 영상(3분 40초경부터)에서도, 차량 하단으로 날아든 도비탄에 의해 충분히 부상을 당할 수 있기에 총격전이 발생할 시에는 차량 바퀴나 엔진부 뒤로 숨는 것을 권장한 바 있다.
실제로도 단단한 표면 근처에 적이 있을 경우 근처에 무작위로 사격해 '''총알의 파편'''이 박히게 하는 전술이 '''실존한다'''. 특히 전차와 보병이 같이 움직일 때 전차 근처에 보병이 있다면 전차에 대고 마구 쏴 총알의 파편으로 적을 사살 및 부상을 입히는 방법이 교본에 있다.
물론 관통성이 미친듯이 줄어들기 때문에 2차대전의 M1 헬멧과 플랙 재킷으로도 깔끔히 막히긴 하지만 일단 전차와 보병을 강제로 분리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대전차전을 수행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이 경우에도 목표가 된 전차와 너무 근접하면 아군 총탄의 파편에 팀킬당하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그 정도로 전차와 가까우면 일단 전차에 달린 기관총이랑 전차에 깔리는 것부터 걱정해야 할 것이며 총으로 보병을 떨어트려야 한단소린 대전차 로켓같은 대전차 무기 없이 보병으로만 공격한단소리니 가능만 하다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도탄사격의 실전성은 디스커버리의 채널의 도시전설 검증 프로그램인 Mythbusters에서 실험을 해봤으나 결과는 시궁창. 목표물끼리의 거리와 목표물, 탄환의 재질, 도탄 각도까지 고려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수정했으나 탄환은 계산처럼 정확히 튕기지 않았다. 수많은 시도 끝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했으나 위력이 매우 약해졌다. 한마디로 현시창. 다만 이는 적은 수의 탄환으로 탄두 자체가 목표를 맞힌다는 말도 안되는 목표였기에 실패로 취급한것이지만 어쨋든 계산만으로 노리고 쏘는것도 매우 힘들고 노리고 쏜게 맞더라도 효과는 미미하단건 변함없기에 도탄 사격 자체의 효과보단 부가적인 심리효과를 노려야 실전에 쓸모있다는 걸 보여준다.
지면이나 벽면과 같은 단단한 표면이 아닌, 수면의 도탄 현상을 이용한 물수제비탄은 충분한 활용도가 있다. 수면의 표면장력을 이용해 특수한 폭탄을 지속적으로 튕겨내는것이 가능하며 이를 실제 이용한 예로 2차대전 도중 독일 루르 지방의 댐을 폭파시켜 생산력을 늦추기 위해 원통형 폭탄을 만들어 사용한 경우가 있으며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유명하다. 비스마르크해 해전에서도 폭격기의 항공폭탄을 어뢰처럼 사용하기 위해[2] 도비탄을 사용해서 대성공한 예가 있다.
독일의 판터 전차 초기형은 포방패의 설계를 잘못해서 포방패 아래쪽에 맞아 튕겨나간 포탄이 아래로 굴절되어 연약한 상판 장갑을 때리는 이른바 샷 트랩(Shot Trap) 현상이 발생했다.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었는지, 후기형 판터는 아래쪽을 직각으로 두껍게 만들어서 이른바 턱을 내미는 개조를 하게 된다. 티거 2의 초기형 포탑도 똑같은 문제를 겪어서 포탑 장갑 형상을 곡면에서 두꺼운 평면으로 변경하였다. 이 경우에는 정말로 도탄된 포탄이 유효한 타격을 가한 예가 된다.
억울하게도 사격을 가하는 입장에서는 도탄의 유의미한 효과를 노리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사격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눈 먼 총알에 상해를 입듯이 적이 의도하지 않은 도탄에 의해서도 죽거나 다칠 수 있다. 그래서 엄폐물 활용을 중시하는 시가전 전술 등에서도 재수없게 튄 도탄에 맞지 않게끔 엄폐할 물건 및 모서리를 잘 고르라고 권한다.
4. 이 기술을 사용한 캐릭터 또는 현실인물
- 고르고13 - 듀크 토고[3]
- 노 게임 노 라이프 - 시로
- 다크 나이트 라이즈 - 존 블레이크
- 로보캅 시리즈 - 로보캅
- 마블 코믹스 - 불스아이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 벤자민 포인덱스터(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 메탈기어 시리즈 - 오셀롯
- 비탄의 아리아 - 레키
-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 - 거너의 고코스트 고화력 스킬
- 시티헌터 - 마키무라 카오리[4]
- DC 코믹스 - 데드샷
- 오버워치 - 겐지[5] , [6]
- 죠죠의 기묘한 모험
-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 나구모 하지메
- 단간론파 어나더 - 마키 키요카 (챕터IF)
- 마법선생 네기마! - 타츠미야 마나: 학원제에서 도탄사격을 이용해 시간도약탄을 발사
- 블랙캣(만화) - 트레인 하트네트[7]
- 트리니티 블러드 - 듀오 이쿠스, 트레스 이쿠스
- 보더랜드 2 - 게이지(보더랜드 2)
- 천공침범 - 스나이퍼 가면
- 타이탄폴 2 - 로닌: 전용 킷
중 샷건의 탄환이 벽에 맞을 시 튕겨져 나가는 킷이 존재
- 칼 이야기 - 소우다 에몬자에몬
- 암살교실 - 이리나 옐라비치: 처음 왔을때 창고에서 살선생님을 죽이려고 했을때 사용했다.
- Fate/EXTRA Last Encore - 댄 블랙모어
- 원펀맨 - 황금볼
- 헤일로 시리즈 - 린다-058: 14.5mm 탄으로 총알을 튕겨 조종사를 사살하는 짓을 밥 먹듯이 한다, 공식 소설에서 코버넌트 정거장에 잠입한 마스터 치프가 탈것이 필요하다고 하자 저격으로 접근하던 밴시 셋을 총알 세 발로 무력화시켜 블루 팀이 타고다니게 하는가 하면 밴시 공중전이 벌어지자 저격으로 적기 넷을 또 보내버리고, 공식소설 오닉스의 유령에서도 밴시 공습에서 마지막 남은 탄환 두 발로 밴시 두 대를 격추시키는 등 주로 밴시 조종사가 희생자가 된다. 물론 이쪽은 저격소총으로 무인기와 공대지 미사일을 요격하는 초인이니 그러려니 하자.
- My Friend Pedro - 주인공 : 프라이팬을 발로 차 공중으로 띄워 총을 쏴서 도탄으로 적을 죽이는 기묘한 기술을 보여준다.
[1] 엄폐물 재질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도탄시 먼지가 튀어 어디에 맞았는지 보이기 때문. 물론 기계식 조준기를 쓰는 사수는 시야가 제한되어 직접 보기는 어렵고 부사수가 도와줘야 한다. 따라서 개인 화기 사격시는 좀 어렵고 공용 화기 운용시 자주 쓰는 방법이다.[2] 상부 갑판에 맞으면 그냥 거기 손상된 것으로 끝나고 흘수선보다 아래 물 속에 맞는다면 페트병을 물 속에 수직으로 기울인 것처럼 침수 자체도 늦어지고 방수격벽이 있어 웬만한 손상으로는 침몰되지 않지만, 어뢰처럼 흘수선쪽에 정확히 맞아버리면 물이 콸콸 들어오면서 단시간 안에 수장된다.[3] 도탄조차 말도 안되는 실력을 지니고 있다. 직접 저격이 불가능한 상황에는 도탄으로 저격하는데 한 번은 물결치는 수면을 이용해 두 명의 목표의 머리에 정확히 총알을 박아넣기도 했다.[4] 물론 노리고 쏘는 건 아니고 우연히 몇번 성공한 건데 본인은 이것을 쿠션사격이라 부른다(...).[5] 엄밀히 말하면 그낭 도탄 기술. 튕겨내기 스킬을 사용하면 앞에서 오는 공격을 조준점 방향으로 튕겨낸다.[6] 한조가 대폭 리메이크 된 이후로는 도탄사격이었던 갈래화살이 사라졌다. 단 히오스에는 아직 남아있다.[7] 시간의 파수꾼 시절 만났던 여성 청소부인 사야가 먼저 사용했다. 이쪽은 도탄용 탄환이 따로 있었으며 사야가 죽은 후 시간의 파수꾼을 탈퇴한 트레인이 대신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