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영화)

 


'''동주''' (2016)
''東柱,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image]
'''감독'''
이준익
'''각본'''
신연식
'''제작'''
신연식, 김지형
'''조감독'''
안광현
'''촬영'''
최용진
'''조명'''
이준일, 이시현
'''편집'''
김정훈
'''음향'''
김지은
'''미술'''
이재성
'''음악'''
모그
'''출연'''
강하늘, 박정민
'''장르'''
드라마, 전기
'''제작사'''
㈜루스 이 소니도스(Luz Y Sonidos)
'''배급사'''
[image] 메가박스㈜플러스엠
'''제작 기간'''
2015년 3월 21일~2015년 4월 25일
'''개봉일'''
[image] 2016년 2월 17일[1]
'''상영 시간'''
110분
'''제작비'''
'''5억원'''
'''총 관객수'''
[image] 1,175,737명
'''국내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1. 개요
2. 상세
3. 예고편
4. 시놉시스
5. 등장 인물
5.1. 주연
5.2. 조연
5.3. 특별 출연
6. 평가
7. 흥행
8. 수상
9. 해석 및 탐구
10. 극중 등장 시
11. 기타


1. 개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영원한 벗이자 사촌형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옥중에서의 윤동주와 윤동주가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을 교차적으로 구성하였다.

2. 상세


감독의 의도로 흑백화면으로 제작되었다. 암울한 시대상에 맞추어 의도적으로 흑백화면으로 제작한 영화는 이전에도 있었는데 1994년에 제작하여 그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쉰들러 리스트》가 있고 국내 작품으로는 제주 4.3사건을 다룬 《지슬》이 있다.
극 중 배우 문성근정지용 역으로 등장하는데, 그의 아버지인 목사 문익환은 윤동주의 실제 친구로서 본 영화에서도 초반부에 잠시 등장한다.[2]
시나리오는《러시안 소설》의 신연식 감독이 집필했다. 신연식 감독은 근현대사 예술인 10명의 삶을 영화화 하는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본 영화는 해당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다.#

3. 예고편



'''▲ 티저 예고편'''

'''▲ 메인 예고편'''

4. 시놉시스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지간 동주와 몽규.
시인을 꿈꾸는 청년 동주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청년 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처럼 느껴진다.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떠나 일본 유학 길에 오른 두 사람.
일본으로 건너간 뒤 몽규는 더욱 독립 운동에 매진하게 되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동주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어둠의 시대, 평생을 함께 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5. 등장 인물



5.1. 주연


[image]
'''윤동주''' (강하늘 扮)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 윤동주. 청춘이 탄압받던 일제강점기, 그에게도 꿈, 우정, 사랑이 있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조용한 성격의 정적인 인물이다.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반대에 무릅쓰고 시를 계속해서 쓴다.
[image]
'''송몽규''' (박정민 扮)
윤동주와 일생을 함께한 독립운동가, 송몽규. 윤동주에 비해서 활발하고 적극적이며, 불의에 맞서는 일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나서는, 윤동주보다는 동적인 성격의 인물이다.
윤동주와 성격의 차이가 있다 보니 독립 운동에 대한 가치관 차이로 동주와 부딪힌다.

5.2. 조연


[image]
'''후카다 쿠미''' (최희서 扮)
[image]
'''이여진''' (신윤주 扮)
[image]
'''총독부 고등형사''' (김인우 扮)
[image]
'''강처중''' (민진웅 扮)
  • 동주 父 (최홍일 扮)
  • 몽규 父 (김정석 扮 )
  • 명희조 (성홍일 扮 )

5.3. 특별 출연


[image]
'''정지용''' (문성근[3] 扮)

6. 평가


'''왓챠'''
'''사용자 평균 별점 3.9 / 5.0'''
★★★★
'''별이 안 보여서 그런가, 당신 이름을 잊고 살았다'''
-이용철-
★★★★
'''시대와 시의 만남, 흑백 이미지로 스며든다!'''
-유지나-
★★★☆
'''다 보고나니 눈과 귀를 맑은 물에 헹군 듯하다.'''
-이동진-
★★★☆
'''상징으로 남은 ‘윤동주’를 스크린에 육화. 전기영화의 새로운 시도'''
-이화정-
★★★★
'''어두울수록 빛을 발하는 귀한 아름다움'''
-이예지-
★★★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쓰듯'''
-박평식-
기자 시사회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 많은 기자와 평론가들이 이준익 감독의 인생작이라고까지 말했을 정도. 악평은커녕 범작이라는 평가도 찾아볼 수 없으며, 거의 모든 평론가들이 찬사에 가까운 평점을 주고 있다.[4]
감독인 이준익만큼이나, 절제된 대사와 플롯의 구성에서 각본을 담당한 신연식의 향취도 느껴지는 영화라는 얘기도 많다. 영화의 제작사 또한 신연식이 소유한 제작사이다. 실제로 신연식은 러시안 소설, 조류인간 같은 영화 등에서 문학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표해왔으며 이 영화 역시 자신이 감독할 예정이었다고.
개봉 이후 관객들의 평도 평론가와 마찬가지로 매우 좋은 편으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과도한 상업성 노선을 타면서 흥행 공식만 따라가는 영화들이 범람하는 시기에, 꿋꿋이 영화감독과 제작자로서의 소신을 지킨 영화라는 점에서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평이다.
게다가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를 다뤘을 당시 최태성 역사 강사가 직접 역사적인 고증이 매우 휼륭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7. 흥행


굉장한 저예산 영화(총 제작비 5억)이며, 감독과 제작 측에서 고인에게 누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홍보나 프로모션 없이 2016년 2월 17일에 조용히 개봉하였다. 윤동주 역할을 맡은 강하늘라디오 스타를 비롯한 몇몇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사실상 홍보의 전부이다. 그나마 그것도 동주보다는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또 다른 출연작인 《좋아해줘》의 홍보가 주된 목적이었다(…). 독립영화 감독들의 기회를 빼앗지 않기 위해 다양성 영화 신청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검사외전》을 비롯하여, 《데드풀》, 《좋아해줘》 등의 경쟁작들에 밀려 그다지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는 못했고 상영 시간대도 좋지 않다. 이 때문에 개봉 당일 누적 관객 수는 24,422명[5]로 기대작치고는 조금 초라한 감이 있다. 그러나 저예산 영화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의 평이 좋아서인지 입소문이 퍼져나가,[6] 2월 21일에는 20만 관객을 돌파하는 동시에 좌석점유율 '''43%'''로 동 시기 상영 전체 영화 중 1위에 등극했다. 언론에서 흥행 역주행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 시작 전부터 상영관을 많이 잡아놓고 홍보도 많이 하고 시작하는 일반적인 상업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저예산 영화로서는 크게 대박을 거두고 있다.
3월 5일까지 전국 87만 관객을 넘어섰다. 매출액은 62억 6204만 4657원으로 극장 측과 수익나눠도 거의 30억원을 번 셈이다. 뭐 세금이나 홍보비가 있긴 하지만 위에 서술하듯이 홍보비도 그리 들이지 않았으니 제작비 몇 배를 뽑은 셈이다. 이대로 90만은 문제없어보이고 전국 100만까지도 문제없다는 분석도 있다.
그리고 3월 12일 오후 12시, 100만을 돌파했다. 총 관객은 1,172,397명, 매출액 8,869,119,589원으로 마감.

8. 수상


  • 2016년 제36회 황금촬영상 촬영상 동상 - 최용진
  • 2016년 제36회 황금촬영상 신인남우상 - 박정민
  • 2016년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 이준익
  • 2016년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연기상 - 박정민
  • 2016년 제16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남자신인연기상 - 박정민
  • 2016년 제16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제작자상 - 신연식
  • 2016년 제25회 부일영화상 감독상 - 이준익
  • 2016년 제25회 부일영화상 각본상 - 신연식
  • 2016년 제25회 부일영화상 음악상 - 모그
  • 2016년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 - 신연식
  • 2016년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 이준익
  • 2016년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10대 영화상
  • 2016년 제17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 - 신연식
  • 2016년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 박정민
  • 2016년 제37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 신연식
  • 2017년 제22회 춘사영화상 남우조연상 - 박정민
  • 2018년 2018 레지스탕스 영화제 베스트 엑트리스상 - 최희서

9. 해석 및 탐구



  • 영화는 일본제국 경찰에 체포되어 심문을 받는 윤동주의 현재와 체포되기 이전까지의 윤동주의 과거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감독의 전작인《사도》와 유사한 구성이다. 그밖에 이러한 연출이 효과적으로 발휘된 영화라면 마지막 황제가 있다. 이미테이션 게임 역시 유사한 구성방식을 이용했다. 전기영화이고 주인공이 사법적 불이익을 받은 케이스인 경우 이런 진행방식을 채택하는것이 주인공의 심리적 변화를 잘 보여줄 수 있고,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영화들의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전개를 택한것으로 보인다.
  • 윤동주의 동학인 쿠미와 지도교수인 다카마쓰 교수의 역할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일본인 중에도 양심있는 사람이 있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쿠미는 영화 줄거리를 위해 만든 가공의 인물이지만, 다카마쓰 교수는 실존 인물이다.
  • 영화 후반부에 동주가 이런 시대에 시를 쓰겠다고 한 게 부끄럽다면서 독립운동 가담 혐의를 시인하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하지 않는 장면이 나올 때 고등 형사의 눈을 잘 보면 눈물이 고여 있는데, 이 장면에 대한 해석이 갈리고 있다. 그 전까지 고등 형사의 대사와 행동을 보면 동주에게 '네놈 같은 감상주의자 때문에 이 나라가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다' 라는 말을 하는 등 일본의 군국주의를 대표하고 있어서 형사가 동주에게 감화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렇다고 동정의 눈물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한국어든 일본어든 뜻을 모르더라도 비통함에 울부짖는 사람의 감정은 느껴지기 마련이므로, 그 형사도 알 수 없는 그 한국어에 마음이 아팠던게 아닐까? 실제로 점점 형사는 동주와 심문을 하면서 냉정함을 잃고 멘붕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사실 의외로 별 의미가 없을수도 있다. 이 장면에서 형사의 눈을 클로즈업하는 등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얼핏 보면 눈물이 고여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보면 단순히 강하늘의 열연에 김인우가 눈물조절에 잠깐 실패한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윤동주 시인의 행적과 최후를 생각하면 이 장면은 눈물없이 보기 힘들고, 상대배우인 김인우 역시 이 영화 시나리오와 배경들을 이해했다면 이 상황에서 눈물을 참는것이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배우가 의도치 않게 감정조절에 실패한 걸 일부러 감독이 편집하지 않고 내보냈을 수도 있다.

10. 극중 등장 시


{{{#d2b48c '''「흰 그림자」'''
황혼이 짙어지는 길 모금에서
하루종일 시든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하게 뒷 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羊)처럼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 포기나 뜯자.}}}
{{{#d2b48c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d2b48c '''「눈 감고 간다[7]」'''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d2b48c '''「병원」'''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金盞花)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d2b48c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d2b48c '''「아우의 인상화」'''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8]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d2b48c '''「쉽게 쓰여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d2b48c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교외 어는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d2b48c '''「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 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d2b48c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d2b48c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d2b48c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1. 기타


  •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아 상업 광고예산을 잡지 않았고, 유아인이 윤동주 역을 맡고 싶어 했지만 유아인의 윤동주로 조명되거나 배우의 인지도에 기대려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고 한다. 이준익 감독은 유아인에 대해 "이미 대세였지만 더 대세가 될 것임을 이미 알았다"며 "적은 예산으로 윤동주 시인의 영화를 만든다면서 유아인이란 대세 스타를 캐스팅한다는 게 뭔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윤동주란 이름을 팔아 유아인을 내세워 뭔가 해보려 한다는 식으로 비춰지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유아인은 사도 촬영이 끝날 즈음 감독에게 사석에서 물어본 것일 뿐인데, 막상 영화 개봉 즈음이 되자 기자들이 유아인의 이름을 헤드라인으로 내세워 자극적인 기사를 쓰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자 이준익 감독은 이러한 기사가 자꾸 나오는 것에 대해 편치 않은 데다 언급된 배우들에게도 미안하니[9] 기사 그만 써달라고 당부한 적도 있다.# # 이와 더불어 강하늘과 박정민을 추천한 황정민 역시 출연을 원했다는 이야기도 공개됐었는데, 이준익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기사 그만 좀 쓰라고 일갈했었다.
  • 문성근이 연기한 정지용은 실제로도 윤동주의 정신적 스승으로서, 광복 이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발행을 돕고 시집의 서문을 쓴다. 또한 둘 다 일본의 도시샤대학에서 수학하기도 했다. 정지용이 1929년 졸업했고 윤동주는 1942년 도시샤대학으로 편입했으니 윤동주는 정지용의 후배인 셈이다. 현재 도시샤대학에는 두 시인의 시비가 남겨져있다.
  • 영화에서 윤동주, 송몽규와 동기이자 감초 역할로 등장하는 강처중(1916-?)은 윤동주의 작품 원고를 보관하고 있다가 이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출판을 주도한다. 초판 발문을 쓴 사람도 강처중이다. 다만 광복 이후 좌우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간첩 혐의를 받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10]
  • 윤동주가 정지용만큼이나 좋아했던 시인 백석은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그의 시집인 '사슴'은 잠깐 나왔다.
  • 영화에서 소개된 시 대부분은 도일 전에 창작되었다. 따라서 영화에서 해당 시가 나오는 시점과 시가 쓰인 시점은 대부분 일치하지 않는다. 분위기에 맞는 시가 선택된 것으로 생각하면 될 듯.
  • 일본어 대사가 전체의 30~40% 정도 되는데, 자막 제작 형편상 대사의 일부분이 생략되거나 축약된 경우가 있다. 대사 전부를 자막으로 만들면 자막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선택한 듯. 자막의 수준은 무난한 편이다.
  • 고등계 형사, 다카마쓰 교수, 쿠미 등의 배역은 대사의 전체가 일본어이며, 윤동주와 송몽규 역시 일본어 대사가 꽤 있다. 이 중 고등계 형사 역을 맡은 김인우는 재일교포 3세이며, 쿠미 역의 최희서는 어린 시절 일본에 체류 경험이 있어 이들의 일본어 대사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반면 윤동주와 송몽규를 맡은 강하늘과 박정민의 일본어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일본어이지만, 애초에 윤동주와 송몽규에게 일본어는 모어도 아니며 일제 강점기임을 생각하면 일본어를 쓰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 테니 오히려 한국인이라는 민족적 지조를 잃지 않는 어설픈 일본어인 것이 더 자연스럽고 고증에도 맞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다카마쓰 교수는 한국인 배우인 김우진 배우가 연기했는데, ず나 つ의 발음, 장음 표현이 아쉽다.[11]
  • 윤동주-송몽규의 모교인 연세대학교(연희전문학교의 후신)에서 개봉 전 쇼케이스가 열렸다.#
  • 엔딩 크레딧 곡 〈자화상〉을 강하늘이 직접 불렀다.#
  • 동주 역의 강하늘이 서북방언으로 연기하다가 문예지를 편집하다가 송몽규와 말다툼하는 장면부터는 쭉 표준어로 연기한다. 이는 시를 표준어로 읽어야 했기에 이질감이 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가령 송몽규와 다투는 장면 등 일부 서북방언이 다시 튀어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 네이버 영화 평점이 개봉 첫 날부터 9.6으로 시작해 전체 영화 1위를 차지했고, 9.39로 1위를 계속 차지하는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
  • 송몽규 역을 맡은 박정민은 촬영 전에 간도에 있는 송몽규 열사의 묘를 방문하였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열사의 묘소를 참배한 후 울컥했다고 한다. 윤동주 시인의 묘는 꽃다발과 사탕도 많이 있고 잘 다듬어져 있었는데 바로 옆의 송몽규 선생의 묘는 관리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고. #
  • 이 영화에 송몽규 선생으로 출연한 배우 박정민에게 송몽규 선생의 조카가 친필 편지를 보냈고 박정민이 이를 낭독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참조.
  • 연희전문 졸업식 때 송몽규에게 우등상장을 준 인물은 당시 연희전문 교장을 맡고 있던[12] 친일파 윤치호다. 물론 송몽규는 그 우등상장을 집어던진다.
  • 송몽규가 졸업할 때 당시 교토제국대를, 윤동주는 릿쿄대학을 들어가는데 당시는 대학이 일종의 후기 고등교육기관으로 그 입학 대학생이 구제(旧制)고등학교 혹은 구제(旧制)전문학교 졸업생으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 한국에서 전문학교 이상의 공부를 하려면 경성제국대학을 가든가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수밖에 없었다. 여담으로 작중에서는 교토제국대학 입학시험(아마도 역사 영역) 문제로 르네상스, 종교개혁, 프랑스 혁명, 막스 베버가 나온다.
  • 촬영에 쓰인 메인 카메라가 영화 제작용으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시네마 카메라인 REDARRI 알렉사가 아닌 소니FS7이었고, 보조 카메라는 A7S 였다는 것이 영화인들 사이에서 작은 화제가 되었다. 이 카메라들은 상업 영화보다는 방송용으로 자주 쓰이는 기종이고, 영화 촬영용이라 해도 독립영화 등의 비교적 저예산 현장에만 쓰인다. 한 술 더 떠서 후자는 아예 컨슈머용 미러리스 카메라.
  • 영화 후반부에 쿠미가 윤동주의 시집을 일본어로 번역해 출간하려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윤동주는 시집 출간을 일본인에게 맡긴 적이 없다. 이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도일 전인 1941년 출간 예정이었으나, 흉흉한 시대에 한국어로 된 시를 출판하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고, 광복 이후 정지용, 정병욱, 강처중 등 스승과 동료들이 뜻을 모아 출판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윤동주의 시집은 출간 이후 일본어로 번역되었고, 〈서시〉와 〈별 헤는 밤〉의 경우 일본 중고교 국어 교과서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
  • 2018, 2020년 광복절 특선 영화로 각각 EBSKBS2에서 방영 되었다.
  • 매년 2월경 윤동주 시인의 서거 주기를 기념하여 특별 상영회 및 GV를 개최하고 있다. #
  • Bensound의 음악인 Better Days을 사용했다. 해당 음악은 무료 음악으로,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매체에서도 간혹 들을 수 있다.

[1] 의도적으로 실제 윤동주의 기일인 1945년 2월 16일에 가깝게 맞춰 개봉일을 정했다.[2] 이준익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히길 문익환의 분량이 너무적어 미안함을 느껴, 문성근에게 정지용 캐스팅을 직접 제의 했다고 한다.문성근은 흔쾌히 출연 제의를 응했다고 한다. [3] 항목에도 나와있듯이 실제로 문성근의 아버지인 문익환과 윤동주는 절친한 사이였다.[4] 그나마 박평식의 6점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는데, 박평식 평론가의 평점은 사실상 8점이 만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6점은 오히려 호평에 속한다. 다른 평론가들의 평점으로 환산하면 7~8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5]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 홈페이지[6] 현재로서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흑백으로 개봉한 영화라 화제가 아예 안 된 건 아니었다.[7] 여진이 혼잣말로 읽어보는 원고의 내용이다. 극중에서 윤동주의 목소리로 낭송되지는 않는다.[8] 영화에서 이 시가 낭독되기 전 동주의 동생이 고향집에 들른 동주 앞에서 이 대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9] 영화 제작 중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잘 얘기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영화 개봉 시점에 이런 기사들이 나온다는 것은 작품에 출연했든 하지 않았든 배우 모두에게 민폐나 마찬가지다. 여담으로 강하늘은 유아인과 만났을 때 유아인이 소식듣고 기대한다며 친근하게 얘기해줘서 고마웠다고 밝힌 적이 있다.[10] 그런데 이 글에 의하면 강처중은 처형당하지 않고 북한군에 의해 풀려난 뒤 소련으로 가겠다며 월북했다고 한다. 실제 강처중의 부인과 자녀들의 주장이니 신빙성 있는 주장이긴 하지만 아직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함부로 얘기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11] 해당 발음들은 단순히 즈와 츠(쓰)가 아니며,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들이다. 아마 대본에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작성이 되어 있었던 듯.[12] 작중 대사에 의하면 윤치호가 교장이 된 것은 일본인 교장 부임을 위한 밑작업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