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회
1. 개요
강원 영동지방과 포항 등 경북 동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많이 먹는 회 요리의 한 종류. 겨울에 과메기가 있다면 여름은 물회가 있다고 할 정도로 이 지방에선 자주 먹는 음식이다. 사실 남해안 지방에서는 물회를 널리 먹지 않으며, 그나마도 물회에 넣는 생선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 포항에서 지리적으로 그리 멀지 않은 경주시(감포) 지방 사람들만 봐도 물회보다 쇠고기 육회나 돔배기[2] 등을 더 선호하는 편.
제주도에도 물회가 존재하는데, 주로 자리돔회[3] 를 된장을 푼 찬물에 노각과 몇몇 채소를 넣고 얼음을 띄워 국처럼 먹는다. 된장과 회를 넣은 오이냉국에 가까우며,[4] 제주도에서는 여름 향토 음식으로 인기가 있다. 이때 식초가 들어가는데, 반드시 아세트산을 써야 맛이 난다는 게 특징. 베리에이션에 따라 젠피를 넣기도 한다. 된장 특유의 구수하고 짭조름한 맛이 특징이다.
2. 유래
원래는 조업을 하는 어부들이 어선에서 먹던 음식으로, 국(?)처럼 회를 먹기 위해 고안된 방식. 참고로 배에서 물은 오래 보관이 힘들어 대신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숙취 해소 차원에서 먹는 경우도 많았으며, 한 술 더 떠서 여기에 밥을 말아 먹기도 했다고 한다.
3. 먹는 방법
요리 자체는 간단해서 오이를 비롯한 각종 야채와 오징어, 한치, 광어, 도다리 등 담백한 생선 위주를 잘게 썰어 그릇에 넣은 후 얼음을 띄운 냉수나 차가운 육수에 후루룩 말아 먹는 것이 전부다. 흔히 알려진 물회의 레시피는 이렇다.
다만 나름 물회의 원조라는 '''포항식 물회는 육수에 말아 먹지 않는다'''. 그냥 회와 밥, 채소, 양념장 등만 나오며, 취향에 따라 그 상태로 비벼서 회덮밥으로 먹거나 밥 대신 물과 국수를 넣어 물회로 먹는다. 즉, 포항식은 물회라기보다는 비빔회라 보는 게 맞기 때문에 타 지역의 정직한(?) 국물식 물회를 생각하고 접하면 실망할 수도 있으니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물론, 포항이라고 꼭 그렇게 나오는 것은 아니고, 죽도시장처럼 관광객이 많이 오는 지역은 육수 물회를 내놓는 집도 많다.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육수 물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그냥 생수만 부어먹으면 미지근해서 싫다는 사람이 많고, 비빔 물회를 선호하는 측은 단맛+청량감을 위해 육수 재료로 사이다를 자주 사용하는데, 그러다 보니 너무 달다며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포항식 물회의 또 다른 특징은 주로 오징어[5] 를 쓴다는 점이다. 취향에 따라서 배나 부추, 미역, 쪽파, 상추, 깻잎 등과 같은 채소를 얹기도 하고, 또한 초고추장을 넣기도 하며, 소면을 함께 말아 먹는 예도 있다. 덕분에 막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쉽게 먹기에는 좀 어려운 편. 강원 영동지방에선 밥을 말아 먹는 경우도 있다.
4. 가격대
아무래도 회를 이용한 음식이기에 가격이 싸진 않다. 평균 한 그릇에 15,000원 수준. 전복, 해삼 등이 더 들어가거나 횟감이 자연산으로 변하면 한 끼 식사 치고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기 시작한다. 물회용으로 자주 쓰이던 오징어 어획량이 2010년대 들어 크게 줄어서 오징어 물회는 아예 시가로 가격을 받기도 한다.
5. 기타
굴물회라고 해서, 굴을 저렇게 먹는 법도 있다. 굴의 모양과 역한 냄새 때문에 못 먹는 사람은 물회로 먹는 것도 나름 추천할 만하다.
생선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은 물회를 안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양념에 생선의 맛이 죽어버린다는 것이 그 이유. 물회에 오징어회가 잘 쓰이는 것도 오징어는 강한 맛이 나지 않고 특유의 씹는 맛으로 먹기 때문이다. 물론 상기된 굴물회처럼 맛 때문에 생선회 먹기가 부담스런 사람은 물회가 나을 수도 있다.
또한 물회에는 오이가 들어가는데,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물회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요리 이름이 매우 쉬워서 전국적 인지도가 제법 있다. 1박 2일에서 은지원이 포항을 찾았을 때 친구에게 물회를 부탁하기도 했다. 하긴 과메기를 빼면 포항에서 특산물이라 내세울 게 많이 없으니 포항시에서 엄청 홍보하긴 했다.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JTBC 드라마 밀회를 패러디한 제목으로 물회를 쓰기도 했다.
6. 관련 문서
[1] 일명 '''물회아저씨'''라고 불리는 최지호 씨의 영상. 물회를 굉장히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한 먹방의 달인'''이라고 칭송받고 있다. 방영 9년째가 넘은 2021년에도 회자될 정도. 참고로 2달 뒤 이 분은 1박 2일의 시즌 1 227화 한국인의 겨울밥상 편 당시에도 출연하셨다. 이 때도 이수근에게 과메기를 대접하셨다.[2] 상어고기를 이르는 경주 방언. 경주뿐만 아니라 경상도에서는 제삿상에 올리는 고기다. 수입산 상어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현재는 경상도 한정으로 현지 뷔페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맛은 그냥저냥 생선 맛.[3] 자리돔이 가장 흔한 편이고 그 다음이 한치. 그 외에 어랭이, 광어, 전복, 성게, 소라, 멍게 등등을 물회로 먹기도 한다. 이 둘을 많이 쓰는 것일 뿐 넣는 생선 종류를 가리진 않는다.[4] 실제로 제주도의 오이냉국은 제주도의 물회 육수와 같으며, 타 지역의 오이냉국과는 다르다.[5] 오징어를 쓴 이유는 포항에서 잡어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던 게 오징어이다. 물론 오징어 가격이 오른 요즘은 어림 없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