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트릭

 

1. 소개
2. 밀실의 종류
3. 현대의 경우
4. 현실에서의 사례
5. 밀실 트릭이 등장하는 작품
6. 기타


1. 소개


추리물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이벤트 클리셰.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평론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밀실 트릭 중심의 작품은 영국의 작가 이즈리얼 쟁윌(Israel Zangwill)의 1892년작 'The Big Bow Mystery'다.[1] 일본에서는 존 딕슨 카의 작품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는 요코미조 세이시혼진 살인사건이 밀실 트릭을 추리소설의 하나의 장르로서 확립시킨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2]
외부와의 소통과 개입 양자가 모두 불가능하도록 밀폐된 환경을 밀실이라 하며 그 상황에서 살인사건 발생을 가능하게하는 방법, 장치, 서술방식 등을 밀실트릭이라 한다. 또 다른 클리셰인 클로즈드 서클과 조합되는 일이 많다. 물론 사건의 개연성을 파헤치는 것이 추리소설의 묘미이므로 완벽한 밀실에서 초자연적인 힘으로 사람이 죽었다는 식의 무책임한 설정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보통 그 트릭의 무결성을 논파하는 단서가 주어지기 마련이며, 그것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밀실이 더이상 밀실로 기능하지 않게되는 해답이 드러난다. 밀실 살인의 답을 푸는 건 추리 미스터리 콘텐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정말 기발한 방법으로 밀실살인 트릭이 드러나면 독자들은 무릎을 탁 칠 수도 있지만 어처구니 없는 방법이 트릭이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게 밀실에 숨겨진 비밀통로가 있었다는 설정.[3] 그래서 어설픈 트릭으로 밀실살인을 남발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 덕분에 밀실 살인이라면 '기상악화로 인해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가 차례로 살해당한다' 같은 이미지가 생겼는데, 사실 이 경우는 클로즈드 서클이지 밀실 살인과는 다르다. 간단히 말해서 바깥에서 누군가가 흔적없이 들어갈 수 없는 밀폐공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정작 해당 작품에서 밀실 살인은 그리 자주 등장한 트릭은 아니다. 밀실살인으로 유명한 추리 작가로는 추리소설 황금기의 거장인 존 딕슨 카를 꼽을 수 있다.
밀실 살인은 여러가지 효과가 있는데, 밀실 살인에 숨겨진 트릭을 찾는 것과 용의자 전원에게 알리바이가 생기는 격이니 독자나 시청자들을 의문에 빠져들게 해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고 보다 미스터리하고 본격적인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사인을 자살로 만들 수 있다.''' 범인 입장에서 밀실을 만들어야 할 이유 중 하나. '등에 칼 맞았고 죽었는데 밀실이라 범인을 찾기 힘들다'라는 패턴도 있기는 하지만.
사실 역으로 말하면 밀실살인은 보통 살해 방법이나 수단이 무척 한정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살해 방법을 유추하거나 증거를 찾으면,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나 증거를 비교해 범인을 보다 손쉽게 잡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추리 콘텐츠가 문제를 푸는 형식이라고 하면, 밀실살인은 바로 정답이 하나인 전형적인 문제 형식을 띠고 있다.
물론 아주 완전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난 살인만 밀실 살인이라고 하지 않는다. 밀실에 사람은 통과할 수 없는 틈이 있는 경우[4], 또는 눈이 와서 지나가면 발자국이 남는 경우, 경찰, 탐정 등 믿을만한 사람이 집을 24시간 감시하는 상황에서 살인이 벌어진 경우, 엘리베이터 등 살해 순간만 밀실인 경우도 밀실살인에 범주에 포함된다.
이처럼 추리소설의 고전적인 클리셰 중 하나지만, 실제상황과 거리가 먼 '''작위적 설정'''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비판도 많이 존재하며 현실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밀실'은 그 특성상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기 때문에 '''살인자가 수사 대상에 오르기 쉽다.''' 물론 창작물에서는 치밀하고 강력한 악역이 알리바이를 어거지로 만들고 증거를 조작하며 수사망에서 벗어나려고 하며, 보통 주인공의 신들린 추리력이 아니면 잡기 어려울 정도의 치밀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살인범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은 '''처음부터 용의선상 자체에 오르지 않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얽히게 되면 살인범의 입장에선 원치 않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를 잔뜩 만들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일부러 밀실을 만드는 것은 살인범의 입장에선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다만 이를 인식하고 어떻게든 해명하려는 시도 또한 많은 편. 예를 들어서 '밀실을 만드려는 의도는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밀실이 되었다' 같은 타입이 있다. 범인도 밀실 범죄를 의도한 게 아니었으나 무언가의 이유로 의도치 않게 밀실을 만들게 되어서 주목받게 된다는 경우. 반대로 어떠한 동기에 의해서 일부러 밀실을 만들려고 작정한 경우도 있다. 예시로 밀실살인게임 같은 경우에는 일종의 쾌락살인자들이 범인이라는 걸 처음부터 공개. 범인의 입으로 '효율성' 같은 건 신경 안 쓰고 밀실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지옥의 광대 같은 경우는 탐정과의 추리대결을 위해 대놓고 밀실살인을 조장하기도 한다. 게다가 상술했듯 사인을 자살로 교묘하게 꾸미면 완벽하게 빠져나올 수 있다.
그 외에도 소년탐정 김전일같은 경우, 흡혈귀, 망령 교감, 설귀, 오페라의 유령 같은 으스스하고 피비린내가 나는 괴담이나 전설을 배경에 깔아두어 사람들이 그런 초자연적인 유령의 짓이라고 믿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클로즈드 서클 환경일 경우 생존자들이 철저하게 문단속을 해도 살해당한다는 공포에 빠져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극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술했듯 사인을 자살로 만드는것도 가능하며, 가짜 유서를 만들어서 피해자가 범인인것으로 위장해 용의선상에 빠져나가는 효과도 낼 수 있다.
현실에서 범죄자들이 계획 살인을 은폐할 때는 '''강도살인, 과실치사, 사고사'''를 들먹이는 경우가 많다.[5] '피해자가 자고 있는데 도둑 혹은 강도가 들어와서 얼떨결에 피해자를 죽였다.', '피해자가 군중에 밀려 철로로 떨어졌다.' '절벽에 사진 찍으러 가더니 발을 헛디뎠다.' 같이 매우 간단한 상황 조성을 할 수 있으며, 너무 상황이 간단한 만큼 '''수사기관이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 굳이 어거지로 밀실을 만드는 것 보다야 몇 배는 효율적이다. 아니면 아예 정당방위 등의 위법성조각사유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현실에서의 극소수 사례는 후술.

2. 밀실의 종류


히가시노 게이고명탐정의 저주에 나온 바에 따르면 밀실은 크게 7가지로 구분된다고 한다.
1. 실제로는 살인 사건이 아니지만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들이 겹쳐 마치 살인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경우.[6][7]
1. 타살은 타살이지만 범인이 직접 손을 대지 않고 피해자를 자살이나 사고로 몰아넣는 방법.
1. 방 안에 설치된 교묘한 장치를 이용해 살인이 자동으로 일어나도록 하는 방법.
1. 타살로 가장한 자살의 경우.[8]
1. 피해자는 이미 살해됐지만 착각이나 위장에 의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
1. 피해자가 아직 살아 있는데도 목격자들로 하여금 피해자가 이미 방 안에 죽어 있다고 착각하게 하는 방법.
1. 창이나 문, 굴뚝 등에 교묘한 장치를 해서 겉보기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방법.[9]
물론 모든 추리 소설속 밀실이 반드시 위 7개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3. 현대의 경우


다만 과학 수사 기술이 발달한 현재는 밀실 트릭을 못풀었어도 지문, 유전자 감식 같은 과학수사로 '''일단 범인을 잡아넣고''' 심문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실제로 요즘 같은 때 밀실 트릭은 일어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정말 트릭으로 밀실을 만들었는데 검찰이 끝까지 트릭을 깨내지 못한다면, 재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되어 풀려날 가능성은 있다. 지문이나 유전자 흔적은 살인이 아닌 다른 과정으로도 그 장소에 남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밀실을 만들어버리면 범인은 처음부터 그 장소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가 성립하는데 다른 증거로는 확실한 알리바이를 부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거기다 애초에 완벽한 밀실로 용의자 자체를 특정할 수 없게 만든다면 아래의 남양주 아파트 밀실 살인사건처럼 그야말로 답이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4. 현실에서의 사례


  • 거여동 밀실 살인 사건 항목 참조. 국내에서 일어난 밀실 살인 사건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교묘한 밀실 트릭을 이용한 사건이나, 범인의 미숙함 때문에 경찰 수사에서 범행이 드러났다. 영화 맬리스로도 만들어졌다. 그런데 사실 엄밀한 의미의 밀실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아파트의 현관문은 잠겨 있었으나, 복도쪽의 창문은 열려있었다. 그리고 이 열린 창문을 통해 열쇠를 집안의 가방안에 넣었고, 집에 들어갈 때도 열린 창문으로 가방속에 열쇠를 꺼내 잠긴 현관문을 열었다. 하지만 고층 아파트의 경우 방범창이 있는 경우 창문을 잠그지 않는 경우도 많고, 아예 열어두고 지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방범창의 훼손이 없었으니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밀실로 볼 수 있다.

5. 밀실 트릭이 등장하는 작품


  • 관 시리즈
  • 괭이갈매기 울 적에
  • 단간론파 시리즈[10]
  • 명탐정 코난[11]
  • 모든 것이 F가 된다(S&M시리즈)
  • 밀실살인게임
  •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 소년탐정 김전일
  • 역전재판 시리즈[12] - DL6호 사건, 재회, 그리고 역전
  • 열쇠가 잠긴 방(방범탐정 에노모토 시리즈)
  • 탐정학원Q
  • 범인은 바로 너!
  • 늑대게임
  • 크라임씬3

6. 기타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경우 명탐정의 규칙에서 밀실 트릭을 탐정 포함 전 캐릭터가 씹어댄다.[13] 공의 경계에서도 대놓고 범인이 "이건 살인 사건이라능!"이라고 광고하는 꼴이라고 깐다. 기시 유스케의 경우 유리 망치, 도깨비불의 집, 자물쇠가 잠긴 방으로 이어지는 일명 '에노모토 시리즈', 오로지 밀실살인사건의 트릭만을 다룬 추리소설을 썼다. 이 세 작품은 2012년 아라시 리더인 오노 사토시 주연 드라마 자물쇠가 잠긴 방으로 리메이크되었다.

[1] 본작의 서문에서 쟁윌 본인도 "지금까지 출입할 수 없는 방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 작가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2] 그 전에 에도가와 란포의 'D 언덕의 살인' 등 밀실이 등장하는 작품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런 작품들은 딱히 밀실 트릭이 중심은 아니었다.[3] 녹스의 10계 참고.[4] 환풍구같은 것. 이런 경우 그런 밀실의 틈이 트릭 해결의 키가 되는 경우도 많다.[5] 살인 사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계획 살인이 아닌 '우발적 살인'이다.[6] 예를 들어 실제로는 사고사지만 우연히 밀실의 환경이 조성되고 거기에 더해 살인으로 오해받은 경우[7] 대표적인 작품으로 노란방의 비밀이 있다.[8] 피해자가 다른 누군가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덫을 놓는 것이다.[9] 실과 철제도구를 이용해서 방 밖에서 안쪽의 자물쇠를 잠그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10] 이전에 모든 시리즈에 나오는 건 아니라 적혀있었으나. 실제로는 한 시리즈 당 한 챕터씩 꼭 나온다.[11] 소년탐정 김전일탐정학원Q의 비하면 굉장히 부실하고 허술한 트릭뿐이다. 사실 트릭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12] 게임 특성상 누군가가 누명을 쓰는 데서 사건이 시작되기 때문에 추리물 치곤 밀실 트릭은 거의 없는 편.[13] 이 작품 자체가 추리소설의 클리셰를 까기 위한 거긴 하며 한 문장으로 밀실 트릭을 깠다. "그래, 밀실이었구나. 그래서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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