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한화의 난투극 역사
1. 개요
삼성 라이온즈과 한화 이글스는 사실 라이벌이 될 필연적인 요소가 없다. 지역적인 대립 관계도 아니고. 그룹 관계나 성적을 놓고 대립을 할 이유 또한 없었으나 유난히 양측의 감정이 폭발하면 시끄러웠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원인에 대한 가설로 빙그레 이글스 창단 당시 삼성 팜에서 선수를 많이 빼간 것에 대해 앙심을 품었다는 주장도 있고, 김영덕 감독이 삼성에서 빙그레로 이적해 감독이 된 이후 삼성 측의 김영덕 감독에 대한 원한이 빙그레 전체로 옮겨진 것 때문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 진갑용, 김태균 정도를 제외하고는 삼성과 한화의 선수단 대부분이 성격이 유순한 선수들로 교체됐고 전직 삼성 수석 코치와 사장이었던 한대화와 김응용이 연이어 한화의 감독을 맡으면서 양팀 간에 시비가 붙을 일이 사실상 없어졌다. 거기에 대구아재들도 선동렬 시절을 거치며 많이 잠잠해졌고, 한화팬들 역시 과거 칰키워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과격한 팬들이 많이 사라진 상황 이라 한화와 삼성의 난투극 역사는 2010년대에 들어서는 사그러들었다. 그 디씨에서도 삼성팬들과 한화팬들간에 2010년대 이후 한번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싸움이 일어난적이 없었다.
허나 삼성 라이온즈와 상성이 극도로 맞지 않던 김성근 시절 대립 구도가 잠시 생기기도 했다.
어째선지 이 모든 사태는 두 차례를 빼곤 모두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발생했다.(…) 당연히 지금은 라팍으로 옮겼으니 대구에서 난투 터질지언정 시민구장 난투는 추가될 수 없으며 라이온즈 파크에서의 난투극은 아직 없는듯 하다.
2. 목록
2.1. 1989년 8월 18일 대구구장
한화 이글스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 시절. 89년 8월 18일 대구구장에서 빙그레가 10-1로 크게 앞서던 9회초. 삼성 라이온즈의 바뀐 투수 오명록이 던진 공이 유승안의 몸쪽으로 날아들었다. 유승안은 빈볼로 판단해 달려나갔고 이에 오명록은 훈훈하게도 발로 유승안의 배를 까 날렸다. 결국 양팀 선수들이 몰려나와 집단 난투극을 벌이며 아수라장이 됐고 관중석에서는 빈병과 깡통이 날아들었다.
2.2. 2000년 6월 11일 대구구장
2000년 6월 11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6회말 삼성 정경배가 한화 김병준의 초구에 머리를 정통으로 헤드샷 당한 뒤 김병준을 발로 걷어차 버렸고 이는 양팀 선수들의 몸싸움으로 번졌다. 양팀의 악감정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악화됐다. 연습경기에서 당시 이희수 감독의 한화가 계속 이기자 김용희 감독이 화가 나 예정된 연습경기도 취소시켰다. 패한 날 삼성 코치들은 모두 숙소까지 뛰어가기도 했을 정도로 양팀 사이가 뜨거워졌다.
2.3. 2001년 6월 21일 대구구장
삼성은 김응용 감독이, 한화는 이광환 감독이 취임한 후인 2001년부터 양 팀간 관계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2001년 스프링캠프 당시, 그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삼성은 마침 같은 지역에 캠프를 차린 한화와 일정을 맞춰 연습경기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 하위권으로 점쳐지던 한화를 상대로 6전 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결국 이에 화가 난 김응용 감독이 추가로 예정된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모조리 취소시키는 일이 있었고, 거기에 시즌 초 추진되었던 김동수-백재호 트레이드가 한화의 파토로 인해 무산되자 김응용 감독은 이광환 감독을 맹비난했다. 거기에 삼성이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인 발비노 갈베스를 두고 한화 쪽에서 아직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했으니 부정선수라는 의견을 제시하거나 과거 일본 시절 빈볼시비가 잦았다며 투구에 대한 의혹을 걸고 넘어지는 등 양 팀간의 관계는 악화될 되로 악화되었다.
2001년 6월 21일 대구구장. 1회 초부터 삼성 선발 임창용이 한화 장종훈을 맞추자, 공수교대 후 한화 투수 한용덕이 이승엽의 등을 맞추는 바람에 퇴장당하는 등 양 팀간의 충돌이 발생, 이에 삼성 김기태와 한화 장종훈이 각 팀 대표로 나서 페어플레이를 약속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2.4. 2001년 8월 18일 대구구장
2001년 8월18일 대구구장에도 양 팀간 빈볼 시비가 발생했다. 전날인 8월 17일 삼성은 이승엽-매니 마르티네스-카를로스 바에르가-마해영 순서로 프로야구 사상 최초 '4타자 연속 홈런'을 기록하였는데, 이 여파인지 18일 경기에서도 삼성이 장타를 터트려 일찌감치 앞서나가자 한화 투수 김병준이 삼성 외국인 타자 매니 마르티네스에게 위협구를 던졌고, 이에 흥분한 마르티네스가 마운드로 달려들자 김병준이 마르티네스를 이단옆차기로 걷어찼다. 여기에 삼성의 카를로스 바에르가가 싸움을 말리던 한화 포수 강인권의 목을 조르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경기는 13분이나 중단되었다.
결국 김병준은 8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마르티네스는 2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00만원, 그 외 바에르가와 조경택은 엄중 경고를 받는 등 징계절차가 마무리되었다.
2.5. 2002년 8월 24일 대구구장
2002년 8월 24일에도 한화 투수 조규수가 던진 볼이 앞타석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친 틸슨 브리또의 왼쪽 옆구리에 명중되면서 주먹이 오갔다. 브리또가 노려보자 조규수가 '''덤빌 테면 덤벼보라'''라는 식으로 도발을 하며 싸움이 크게 번졌다. 이후 싸움을 말리던 삼성 양준혁과 한화 조경택이 서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싸움을 말리던 삼성 마해영은 앞니 한개가 부러졌다.
2.6. 2003년 4월 11일 대구구장
2003년 4월 11일 전년도에 충돌을 일으킨 조규수와 틸슨 브리또가 다시 충돌하고 말았다. 1회 말 한화 조규수가 브리또 타석에서 브리또를 향해 초구를 몸쪽으로 던지자 고의성을 의심한 브리또가 화를 냈고, 이후 뜬공으로 아웃된 브리또가 한화 덕아웃 쪽으로 불만의 제스쳐를 취하는 모습을 보이자 양 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뛰쳐나와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몸싸움 없이 경기가 약 5분가량 중지되었고, 심판진이 주의를 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2.7. 2003년 5월 21일 대전구장
5월 21일 대전 경기에서도 한화 선발투수 정민철이 삼성 이승엽의 부러진 방망이에 오른쪽 무릎을 맞았다. 정민철은 발을 절뚝거리며 벤치로 들어가 치료를 받은 뒤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여기에 삼성 선수단에서 브리또에게 기습번트 작전을 지시하면서 불질을 해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화가 난 정민철은 재차 번트 자세를 취하는 브리또에게 비겁하게 굴면 각오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한화와의 난투극에 3번이나 연루되었던 브리또는 공교롭게도 2년 후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조규수, 정민철과 한팀이 된다.
2.8. 2017년 5월 21일 대전구장
2003년 이후 두 팀은 14년간 별다른 충돌이 없다가, 2017년 5월 21일 대전 경기에서 3회말 삼성 선발 윤성환이 던진 공이 타석에 들어선 한화 김태균의 유니폼을 스쳤고, 김태균이 1루로 가던 중 두 선수간의 신경전이 있었다. 벤치 클리어링이 있었지만 일단 더 이상의 충돌은 없이 넘어갔다. 여기까지는 흔하다면 흔한 벤클이었다... [1]
그런데 윤성환이 다음 타자 윌린 로사리오의 몸을 고의로 맞추면서 다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고, 앞서 김태균 때 분위기가 과열됐던만큼 난투극으로 번졌다. 정현석은 윤성환을 밀치곤 삼성 선수들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한화의 선발 투수였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2] 도 주먹을 휘둘렀다. 삼성 코치인 김재걸은 왼손으로는 모자를 벗기고 오른손으로는 조동찬의 후두부를 가격한 김태균을 보고 발차기를 날렸고 역시 삼성 코치인 강봉규는 비야누에바에게 주먹을 날리려고 했고 넘어진 비야누에바에게 발길질을 하는 등, 분위기가 과열됐다 하더라도 우선 선수들을 말려야 할 코치들이 오히려 폭행에 가담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한화 알렉시 오간도도 넘어진 삼성 선수를 향해 발길질을 했다. 삼성의 이승엽도 말리러 나온 이상군 코치를 쓰러뜨리는 행동을 취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벤치 클리어링의 발단이 된 윤성환, 주먹을 휘두른 비야누에바와 정현석, 정현석을 넘어뜨린 재크 페트릭 등 양팀 2명씩 총 4명이 퇴장당하면서 이례적으로 벤치 클리어링 1번에 양팀 선발 투수 모두 퇴장당했다.
한편 4회말 삼성 김승현이 한화 차일목의 옆구리를 맞췄는데, 머리를 맞춘 건 아니었지만 앞서 과열된 분위기 때문에 구심은 퇴장을 선언했고 김승현은 2번 허리 숙여 사과하고 강판됐다.
5월 23일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윤성환과 비야누에바에게는 6경기 출장 정지, 정현석에게는 5경기 출장 정지, 페트릭에게는 제재금 200만원이 부과되었다. 또한 폭력 사태에 가담한 코치인 삼성의 김재걸, 강봉규에게도 5경기 출장 정지가 부과되었으며, 선수단 관리감독 실패의 책임을 물어 양 구단에 500만원씩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그리고 같은 날 김성근 감독까지 전격 경질되었다.[3] 이를 자진 사퇴로 보는 입장도 있고 경질의 입장으로 보는 입장도 있으나 구단은 사퇴라면 잔여 연봉을 줄 필요가 없음에도 굳이 위로금 형태로 지급하려 하였고 김성근은 끝끝내 거절하며 전 명장의 커리어는 씁쓸하게 마무리되고 말았다.
[1] 중계영상속 입모양을 근거로 윤성환이 욕설을 했다는 추론이 있지만 확실치 않다.[2] 비야누에바의 행동도 이례적이었는데, 보통 해당 경기 선발 투수들은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더라도 전방에 나서지 않는다. 이때문에 부상으로 또 이탈해 선발진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고, 혹사당한 불펜의 체력 저하 등이 겹쳐 한화는 또다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3] 물론 근본적인 경질의 원인은 박종훈 단장과의 오랜 갈등 등 다른 것이겠지만 난투극에 이은 스윕패라는 희대의 졸전이 최종 트리거가 되었을 수 있다. 그룹 감사 끝에 김승연이 격노했다는 카더라도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