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황야의 무법자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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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Django(장고)로 세르조 코르부치 감독의 1966년작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다. 주연은 한때, 클린트 이스트우드 다음 가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2인자'라고도 불렸던 프랑코 네로[1] 이며, 내용은 전형적인 스파게티 웨스턴답게 '''꿈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악당들의 피 튀기는 싸움판이다.
2. 제목에 대해
DJANGO의 D는 묵음이며 JANGO라고 찾으면 못 찾는다. 장고라는 주인공의 이름은 세르조 코르부치 감독의 아이디어로,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2] 일본에서는 이 영화의 제목을 '장고'라고 부르지 않고 '속 황야의 요짐보(続・荒野の用心棒)'라고 부른다. 먼저 나온 스파게티 웨스턴인 황야의 무법자를 일본에서는 '황야의 요짐보[3] '라고 불렀는데(황야의 무법자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요짐보를 베꼈기 때문이다) 마치 황야의 무법자의 속편인 처럼 제목을 달았지만 당연히 장고와 황야의 무법자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작품이다. 일본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1966년 11월 12일 국도극장에서 개봉할 당시 제목을 '속 황야의 무법자'(☞당시 광고 포스터)라고 붙였다. 참고로 이듬해 1967년 11월 24일 단성사에서 '쟝고'라는 이름으로 개봉한 영화는 'Django spara per primo'라는 전혀 다른 영화다.# ## 개봉 당시에는 주인공 이름을 '쟝고'로 표기했으나 나중에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장고'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고, TV에서 더빙 방영시에도 '쟝고'과 '장고'가 혼용되었다.
3. 상세
스파게티 웨스턴의 걸작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저예산으로 찍은 탓에 피흘리는 효과를 강조하다보니 제작비가 동이 나서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고, 출연진을 제외하면 마을에 엑스트라로 나오는 사람들이 전혀 나오지 않았으며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장고의 죽은 아내에 대한 복수도 개연성이 떨어진다. 그저 장고의 숙적인 잭슨 소령이 아내를 죽였다고만 언급하고 자세한 내용은 없다. 이 잭슨 소령이란 캐릭터 역시 장고가 스토리적으로 부실한 영화라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인데, 잭슨이 진짜 소령인지 아니면 무법자들을 모아 소령을 자처하는 것인지 영화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 그저 갱단인데 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못하는 국경 지대 마을을 점유하고 소령이라고 자칭하거나, 아니면 잭슨의 부하들이 북군 복장을 한 장고를 싫어하는 것으로 봐서는 남북전쟁 당시 남군 소령 출신이고 남군 패잔병 잔당들을 부하로 모으고 마을을 점령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게다가 나중에 장고와 편먹은 멕시코 반군 휴고 일당이 사금을 강탈하는 장면에서 잭슨 소령은 멕시코 정부군과는 어떤 긴밀한 관계인지 휴고와 싸우는 일에 힘을 합치기도 하고 금을 차지하는 일을 같이 하기도 하는데, 딱 봐도 숫자만 좀 많은 무법자 집단에 불과한데 멕시코 정부군은 잭슨을 정식으로 소령으로 인정해주는 것 같다(.....) 다만 멕시코 정부군 기지에 잠입해 기관총을 난사해서 장병들을 학살하고 금을 훔쳐가는 장고와 휴고 일행을 잭슨과 함께 쫓아가다가 미국의 국경에 이르자 넘어가지 않고 멈춰버린다. 참고로 KBS에서 우리말 더빙으로 방영했을 때는 잭슨 '''시장'''이라고 번역되었다.
굉장히 폭력적인 작품으로(예를 들어 귀를 잘라 입에 집어넣는다거나) 검열삭제가 거의 안 나오는데도 처음에 18세 이상 등급을 받았다. 그러다가 수위를 낮춰 15세 이상 등급으로 개봉.
어쨌든 위에서 언급했듯 영화의 스토리적 완성도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우수한 연출로 이를 커버했다. 예를 들면 주인공 장고가 '''관을 끌고''' 다니다가 악당들에게 포위되자 '''관에서 기관총을(개틀링?)[4] 꺼내 난사하는''' 장면이나, 처음 스태프롤과 함께 흐르는 애달픈 주제가를 배경을 관을 끌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장고의 모습 등.[5] 그리고 악당 잭슨 소령들이 이끄는 부하들이 빨간색 복면을 쓰고 멕시코인들을 학살하는 모습은 KKK를 풍자했다고 볼 수 있다.[6]
분위기를 내기 위해 트럭으로 진흙을 실어 와서 퍼부었다고 하며, 영화 초반에 장고가 관을 끌고 정처없이 걸어가는 장면의 촬영에서 장난기가 발동한 감독이 프랑코 네로에게 계속 걸어가라고 지시한 다음, 배우 몰래 철수해버린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한다(...) 나중에 네로와 코르부치는 《황야의 동업자》에서 같이 만난다.
최후의 대결 역시 기관총 난사만큼이나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잘 알려진 명 장면. 멕시코 갱단들에 의해 손가락이 짓이겨져 손을 못 쓰게 된 장고는 공동묘지에서 이로 물어뜯어서 권총의 방아쇠울을 뜯어냈고, 손이 짓이겨진 자신을 조롱하며 유언을 말해보라고 독촉하는 아내의 원수 잭슨 소령과 그 잔당을 향해 아내의 무덤에 있는 십자가의 모서리에 총을 걸치고 방아쇠를 민 상태로 해머를 연달아 젖히는 방식으로 발사해 전부 쓰러뜨린다. 모든 적을 쓰러뜨린 장고는 자신의 피로 물든 총을 십자묘지에 끼워두고 태양을 향해 걸어가며 영화가 끝난다.
1982년 2월 13일 MBC에서 처음 한국어 더빙판을 방영했고, 1983년 10월 29일 MBC에서 재방영했다. KBS에서는 2007년 5월 13일 한국어 더빙판을 방영했다. 이 때 성우는 이정구, 마리아 역에 유남희, 잭슨 역에 유민석, 휴고 역에 이장원, 나다니엘 역에 노민으로 성우진이 구성됐다.
4. 후속작
21년 뒤 1987년에 나온 《장고 2》(원제: Django 2 - Il grande ritorno, 영제: Django Strikes Again)[7] 가 있지만 별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내용도 주인공 장고를 제외하면 전작과는 상관이 없고 서부극임에도 불구하고 황야의 서부극과 전혀 안 어울리는 밀림이 있는 남미 콜롬비아에서 촬영을 했다. 무엇보다도 전작보다 재미가 없었다.
내용은 수도사로 살고 있는 장고에게 숨겨진 딸이 있는데, 그 어머니가 장고를 찾아와서 노예상인들에게 잡혀간 딸을 구해달라고 하자, 우여곡절 끝에 장고가 무덤에서 기관총을 꺼내 람보가 되어서 적들을 쳐부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악당과의 1:1 총싸움 일기토 같은 서부극의 필수요소가 없다. 최후의 대결에서 악당이 꺼내든 건 총이 아니라 칼이었다. 당연히 총을 든 장고에게 상대가 될 리가(...). 때문에 서부극이 아닌 B급 액션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영화 내내 지속되었다. 당연히 망했어요. 꼭 황무지에서만 서부극을 찍어야 하나- 라는 발상의 전환은 좋았지만, 그 발상의 전환만 좋은 작품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1980년대는 이미 서부극이라는 장르는 인기가 식은 상태였고 스타워즈, ET, 백 투 더 퓨쳐,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등 장르는 다르지만 장고 1편이 나오던 스파게티 웨스턴의 전성기인 1960년대[8] 와는 비교도 하기 힘들 만큼 화려한 기술력의 SF 작품들이 나와 극장을 점령하던 시대였다. 이 작품들은 장고의 속편보다도 더 먼저 나왔고, 심지어 장고의 속편과 같은 해에 약간 더 먼저 개봉한 작품은 로보캅. 당연히 게임이 될 리가 없다.(...)
물론 이 영화 말고도 장고라는 이름만 빌려서 다른 배우가 연기한 영화도 많았다. 내 이름은 튜니티나 무숙자로도 유명한 테렌스 힐 역시 장고라는 이름을 달고 영화를 찍었기도 했고, 얼핏 스쳐보면 프랑코 네로를 닮았던 배우인 안소니 스테판 역시 그의 대역으로 장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캐릭터적으론 인기가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대개 이런 경우가 그렇듯 오히려 시리즈의 정통성이라던가 일관성은 갖다 버리고 마구 찍어댔으니 당연히 잘 될리가 없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이 《장고: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로 발표되었다. 장고 역은 흑인 배우인 제이미 폭스고 그를 돕는 동료는 '바스터즈'에서 한스 란다 대령 역을 맡았던 크리스토프 발츠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악역으로 출연한다. 프랑코 네로가 만딩고 노예주로 카메오 출연하는데, 장고 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에게 이름을 묻는 짤막한 대화가 그야말로 절창.
스파게티 서부극치고는, 루이스 바칼로프와 함께 음악작업을 했다. 이 때문에 OST가 잘 뽑혔으며 이는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도 다시 사용되었다.장고: 장고. D, J, A, N, G, O. '''D는 묵음이오.'''
프랑코 네로: '''나도 알아.''' (퇴장)
5. 그 외
- 제목이 패러디된 작품
- 우주보안관 장고
- 속 살육의 쟝고 지옥의 현상범
- 스키야키 웨스턴 쟝고(2007년도 일본 영화) - 위의 영화를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가 배우로 출연한다. 배우로 출연함에도 영화가 타란티노적이다. [9]
- 삿갓 쓴 장고 (이건 뭐... 정말 해괴하기 이를 데 없는 1985년작 한국 영화)
- 이미지가 차용된 작품
- 건그레이브 시리즈.
- 우리들의 태양 시리즈 (관을 끌고 다닌다든지, 주인공 이름이 쟝고라든지)
- WWE 프로레슬러 언더테이커. 데뷔 당시 복장과 관을 끌고 다니는 컨셉은 쟝고 그 자체였다.
- 카우보이 비밥 머시룸 삼바 편에서 관을 끌고 다니면서 형을 죽게 한 원수를 찾던 인물이 나온다. 그런데, 그 원수라는 게 웃음버섯을 속여 팔던 현상수배범에게 산 버섯을 먹고 웃다가 죽었다고... 하여튼 마을에 관을 끌고 와 그 원수에게 일갈하지만 지나던 차량이 관을 뭉개고 가버린다....
- 진 겟타로보 VS 네오 겟타로보에 등장한 텍사스 맥은 원작에 비해 훨씬 간지나는 디자인으로 리파인 되어 등장했는데 망토를 달고 있는 모습이나 작중에서 운석을 쏘아대는 공룡 제국의 인공 위성을 지면에 있던 관을 꺼내 그 안에 있던 대구경 라이플을 사용한 초장거리 저격으로 박살내는 등 쟝고의 이미지를 상당수 채용했다. 파일럿인 잭 킹도 전형적인 스파게티 웨스턴물에 나오는 카우보이 풍인 건 우연이 아닐지도...?
[1] 이후 다이 하드 2에서 라몬 에스페란자 장군 역으로 출연했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도 카메오로 나왔다.[2] 결말부에서 장고의 손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하면 사실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다.[3] 요짐보/요진보는 일본어로 경호원을 뜻한다.[4] 장고가 영화에서 사용하는 것은 그냥 대충 기관총처럼 보이게 만든 소품이다. 잘 보면 방아쇠조차 없어서 그냥 거치대를 붙잡고 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트라예즈 이 글 참고와 닮긴 했는데 총탄 공급방식이 탄띠식이라 아니다.[5] 참고로 장고의 이 기관총 난사 장면은 여러 매체에서 두루 패러디되었다. 진겟타 VS 네오겟타에서 택사스 맥의 최종 병기라든가... 이쪽은 기관총이 아니고 라이플이었지만. 이후로 관에서 뭔가 큰 총이나 기관총 같은 것을 꺼내는 작품들(예: 데스페라도}은 다 장고의 패러디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6] 단순히 복면만 한 정도가 아니라 그 유명한 기관총 신에서는 불붙인 십자가까지 들고나와 빼박임을 인증한다.[7] 이 영화를 '돌아온 장고'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지만, '돌아온 장고'는 '10.000 dollari per un massacro'(영어 제목: Ten Thousand Dollars for a Massacre)라는 영화가 1970년 국내 개봉했을 때의 제목이다.[8] 물론 혹성탈출과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1960년대의 대표적인 SF 명작 영화이긴 하지만 둘 다 장고 1편이 나온 2년 뒤인 1968년에 개봉되었다.[9] 타란티노의 아들 이름이 아키라인데 그 이유는 애니메이션 오타쿠라서 그렇다고 인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