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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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낙농업자 라파디트와의 대화 장면에서의 모습.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2009년작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메인 빌런. 배우는 크리스토프 발츠. '''영화 역사상 가장 인상적 빌런 중 하나'''로 반드시 꼽히는 캐릭터이다. 사실상 이 영화의 높은 평가에는 메인 악역인 이 캐릭터가 한 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리스토프 발츠는 이 배역으로 개봉 당해의 시상식들을 휩쓸었다. 여기에는 미국 배우 조합상, 골든 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비평가협회상, 미국 아카데미, 칸 영화제로까지 영화계에서 가장 걸출한 상까지 포함된다. 영화 매체 콜라이더 선정 21세기 최고의 악역 3위 #[2] 로도 꼽힌 바 있는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이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단연 최고 인기 캐릭터이자 사실상 본작의 진 주인공인 인물.[3]
오스트리아 출신[4] 의 나치 보안대(SD)[5] 대령[6] 으로 별명 내지는 악명은 ''''유대인 사냥꾼''''. 그 악명에 걸맞게 유대인 색출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본인 말로는 자신은 유대인처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디로 도망가고 숨을 지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유대인들을 절대 놓치지 않는 비결이라고 한다. 이는 실제 역사에서 유대인 학살 총책이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동료들에게 밝혔던 개인적 비결과 같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그의 특기는 바로 '''언어'''이다. 그는 모국어인 오스트리아 사투리 억양이 들어간 독일어를 포함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의 4개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천재이다. 작중에서 쓰는 모습이 묘사된 것만 4개국어일 뿐, 사실은 더 많은 종류의 언어를 익혔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런 막강한 언어 구사력 덕분에 그는 이 영화 속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 있다. 이 영화에서는 한결 같이 언어가 매우 중요한 소재로 다루어진다. 작중의 위기 상황들은 모두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지 못하거나 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4개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는 그는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거기다 대화 시에는 항상 깔끔하게 예의를 차리고 순하게 싱글싱글 웃는 넉살 좋은 인상으로 상대방을 대하면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자신의 악명을 은연중에 상대에게 계속 상기시켜[7]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을 조성하여''' 판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능력이 탁월하다.[8]
이밖에도 정보국 고위장교다운 날카로운 판단력과 현란한 화술까지 겸비하고 있다. 때문에 그와 대면한 모든 이들은 주도권을 잃고 점차 궁지에 몰리며 끌려다니다가 막판에는 판세를 쥔 란다에게 꼼짝없이 정보를 불거나 목숨을 잃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악역에 어울리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 주인공이자 '''막가파'''인 바스터즈의 알도 레인 중위마저도 아주 굴욕적으로 패했는데, 란다에게 신분을 들킨 데다 임무 자체를 실패할 뻔했고[9] 심지어는 란다가 자기 상관인 미군 사령관[10] 과 연락하여 나치 시절의 기록을 말소하고 신분을 세탁하는 것마저도 도와줘야 했기 때문이다. '''단, 그 직후에 자기 식대로 아주 끔찍하고 통쾌하게 복수했을 뿐.'''[11]
참고로 '''트레일러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첫 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관객에게 아주 확실히 각인시킨다.
이 역을 맡은 크리스토프 발츠는 5개의 메이저 영화 시상식을 평정하면서 범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던 그가 세계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1장은 그와 프랑스인 낙농업자 페리에 라파디트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1941년, 나치가 점령한 프랑스의 한 낙농업자 페리에 라파디트는 나무를 패다가 군용 차량들이 구릉지를 가로질러 자기 집으로 오는 것을 보고는 독일군의 수색대임을 직감하고 자기 딸을 먼저 집으로 들여보낸다. 잠시 뒤 차에서 휘하 병사들과 내리는 란다 대령. 유창한 프랑스어로 간략한 인사를 한 란다는 라파디트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집 안에는 라파디트의 세 딸[12] 이 엉거주춤 서 있다. 란다는 식탁 의자에 앉고, 라파디트는 딸 중 한 명에게 란다 대령에게 와인을 가져다 주라고 하지만 란다는 그 딸의 손목을 잡으며 막고는 당신네는 낙농업자니 '''우유'''를 대신 달라고 한다. 그렇게 받은 우유 한 잔을 천천히 원샷하는 란다 대령을 앞에 두고 집주인 넷은 긴장한 채 서 있다.[13] 우유를 다 마신 란다 대령은 라파디트에게 소들도 당신 딸들만큼이나 훌륭하다고 칭찬을 하곤 편히 앉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대화에 앞서 그의 딸들을 바깥으로 내보낼 것을 정중히 청한다.
이어 자신이 프랑스어가 짧으니[14] 영어로 대화하겠다는 란다 대령. 그는 유대인을 색출하려는 자신의 목적을 밝힌다. 라파디트 일가가 사는 지역의 네 유대인 가구 중 드레퓌스 가족이 사라졌음을 알고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보내진 것이었다. 라파디트는 9개월 전 이미 독일군에게 수색을 받았고 아무것도 발견된 게 없었다고 말하나, 란다는 웃으며 자신도 알고 있지만 보통 담당자가 바뀌면 꼭 똑같은 일을 한 번 더 하곤 하는 법이라며 이것도 그저 담당자 교체에 따른 형식적인 절차라며 대충 몇 가지만 물어보겠다고 한다.
우선 란다는 라파디트에게 그들의 행방에 대해서 묻지만 라파디트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이 스페인[15] 으로 도망갔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둘러댄다. 이어 그들의 신상정보에 대해 묻는 란다. 라파디트가 이에 답하는 와중에 바닥으로 카메라 시선이 옮겨지고, '''마룻바닥 아래에 입을 틀어막고 숨어 있는 드레퓌스 일가가 비춰진다.''' 한편 답을 들은 란다 대령은 가방에 서류를 정리해 넣으며 가겠다는 의사를 내보이고, 가기 전에 우유 한 잔을 청한다.
그런데 라파디트가 일어나 우유병을 꺼내오는 도중 란다는 갑자기 자기 별명에 대해 들어 봤느냐고 묻는다. 라파디트는 그런 거 관심 없다며 불편하다는 듯이 말을 자르지만 란다는 재차 묻는다. 이번에는 라파디트는 들어 봤다고 짧게 답하지만, 구체적으로 뭐라고 들었냐며 다시 묻는 란다. 라파디트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려는 듯 파이프 담배를 빨며 뜸을 들이더니''' '유대인 사냥꾼' '''이지 않느냐고 말한다.
란다는 정확하다며 만족스러운 듯 긍정하곤, 말하기 불편한 건 이해하지만, 유대인을 잘 잡는다는 건 독일군으로서는 칭찬이라며 자신의 별명에 자긍심을 보인다.[16] 그리고 그 유대인 색출에 있어서, 특히 '''자신은 유대인처럼 생각할 줄 안다고 말하면서''' 우유를 마시며 뜸을 들이더니, 갑자기 유대인을 쥐에 비유하며 반유대주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 내용인 즉슨 설사 쥐가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쥐'라는 이유만으로 죽이는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또한 나치는 그 쥐를 잡는 매로 비유하며 라파디트를 서서히 압박한다.
이 때부터 긴장감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란다 대령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끔찍한 별명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으면서도 유대인 차별이 비이성적임을 설명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란다는 시종일관 나긋나긋한 게 마치 이미 다 알고 사람을 가지고 논다는 듯한 묘한 느낌을 풍긴다. 그러나 이를 상대하는 라파디트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담배를 빨지만 시종일관 란다의 질문에 '예', '그렇겠죠', '아니오'의 단답형으로 답하며, 그 이전에 자신의 집에 들이닥친 불청객 란다에게 '담배를 피워도 되겠느냐' 고 묻는 등 대화의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끌려다니기 시작한다.
이어 란다는 독일군이 유대인의 은신처를 뒤질 때에는 생각해내는게 뻔하다며, 그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총통이 자신을 오스트리아에서 여기까지 부른 데는 이유가 있으며 자신은 인간이 존엄성을 포기했을 때 가능해지는 것들을 안다'''고 말하며 자신도 파이프 담배를 피워도 되는지 정중히 묻고, 라파디트는 자신이 유대인을 지켜주는 게 발각되었음을 직감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허락한다.
란다는 주머니에서 크고 아름다운 자신의 파이프[17] 를 꺼내 여유롭게 불을 붙이며 자신은 라파디트의 가족을 수색 명단에서 빼주기 전에 부하들을 시켜 집을 수색할 의무가 있고, 그렇게 수색하고 나면 수상한 것이 꼭 나오곤 했다며 어떤 정보든 알려주면 집 수색과 처벌은 없으리라 말하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날린다. 정보를 알려주면 후한 보상[18] 이 있으리라는 말과 함께. 라파디트는 완전히 정신이 나간 얼굴로 두려움에 떨며 우물대고, 란다는 그런 라파디트에게 결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문을 열고 '숙녀 분들'이라는 말로 자기 휘하 병사들을 들여보낸 란다는 드레퓌스 가족이 숨어있는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20] 집주인 라파디트가 죄책감에 울먹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사이에 란다가 외치는 작별 인사를 신호로 친위대 병사들의 기관단총이 바닥을 향해 미친듯이 불을 뿜는다. 튀어 오른 나무조각과 먼지가 가라앉자 란다는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따라 발길을 옮기다 드레퓌스 가족의 딸 쇼샤나가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은 총에 맞진 않았지만, 가족들이 총에 맞아 죽으면서 뿜어져 나온 피를 뒤집어 쓴 쇼샤나는 울면서 들판을 가로질러 달아나고, 란다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권총으로 저 멀리 도망치는 그녀를 천천히 조준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란다는 잠시 뒤 권총을 거두고[21] , 그녀를 향해 '''Au Revoir! Shoshanna![22] ''' 라고 외치며 1장이 끝난다.[23]
이어지는 2장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2장은 미군의 알도 레인 중위가 이끄는 바스터즈 부대원들의 독일군 학살(...) 및 심문 장면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 그 단순무식하고 정신나간 일처리 방식은 란다의 심문 방식과 '''아주 완벽히 반대된다.(...)''' 분위기 자체가 1장과 달리 아주 통쾌하고, 난장판이고, 어찌 보면 코믹하기에 관객은 란다의 존재를 잠시 잊게 된다.
3장은 1장으로부터 3년이 지난 1944년이 배경으로, 살아남아 파리에서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쇼샤나 드레퓌스와 그녀에게 추근대는 독일군 전쟁 영웅 프레데리크 촐러 일병의 이야기다. 여기서도 란다는 등장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쇼샤나가 거의 강제적으로 끌려간 식사자리에서 그녀의 극장에서 열게 될 축제의 보안 담당자로 소개되며 느닷없이 재등장한다. 이때 란다를 알아보고 경악하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는 쇼샤나의 모습이 압권이다. 여기서 갑작스런 란다의 등장에 타란티노가 사용한 음악은 공포영화《심령의 공포 The Entity》의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에서 따온 것이다.[24] 이때의 연출은 심장박동 소리를 연상케하는 둥둥거리는 효과음으로 관객에게까지 한스 란다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그를 예상치 못했던 쇼샤나의 심리상태를 아주 간단명료하게 전달한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쇼샤나는 자신이 도망치던 그 날을 회상한다.
란다는 식당에 말끔한 정복차림으로 등장해 능숙한 불어로 쇼사나를 마드모아젤이라고 부르며 손등에 키스하는 등 서구적인 에티켓은 철저히 지키면서도, 정작 쇼사나에게는 대뜸 '''우유'''를 강제로 주문해준다.[25]
거기에 쇼사나는 먼저 도착해 있었고 먼저 받은 샴페인도 있어서 음료를 더 시킬 이유도 없었는데 굳이 시킨 것이다. 그리고 슈트루델을 시켜주면서는 또 아주 정중하게 추천을 해준다. 그리고 슈트루델이 나오자 크림을 주문하는 걸 깜빡 잊었다며 크림을 또 시키고는, 크림 없이 그냥 먹으려는 쇼사나에게 크림과 같이 먹으라며 기다리라고 한다. 쇼샤나는 얼마든지 란다의 제안을 거절하고 먼저 슈트루델을 먹을 수도 있는 입장이었지만, 눈앞에서 가족의 원수와 마주친 공포감을 억누르느라 거절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기다린다. 이 장면에 대해서 공개된 시나리오에는 '''"쇼사나 가족이 낙농업자였고 목축농가에서 란다가 쇼사나 가족을 몰살했음을 생각하면 하필 란다가 우유를 주문한 것은... 좋게 말해도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란다의 힘...혹은 (당신이 어느 편이냐에 따라) 매력은 그가 당신의 가장 깊은 비밀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데서 나온다."'''라고 타란티노의 해설이 적혀 있다.[26][27]
이후 대화 양상은 라파디트 가 수색 때 같은,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더 피심문자를 조이는 질문 공세로 진행된다. 란다는 자리에 앉은 직후부터 자꾸 말을 끊으면서 촐러와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어떻게 젊은 나이에 극장 주인이 되었는지 등을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러면서도 라파디트 가에서의 심문 때처럼 그저 형식적인 질문이라며 기만책을 쓰는 것 및 란다 특유의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면서 피심문자의 불안함을 극한으로 자극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이에 쇼샤나는 불안해하면서도 최대한 충실히 대답한다. 그러자 란다는 마지막으로 주의사항[28] 을 알려준 후, 나가기 전에 물어볼 게 하나 더 있었다며 웃음기를 싹 지우고 쇼샤나를 응시한다. 쇼샤나는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며 란다를 바라보나, 란다는 결국 기억나는 게 없다는 듯 별거 아닐 거라며 슈트루델에 담배를 비벼 꺼버리고는 자리를 뜬다.[29] 혼자 남은 쇼샤나는 란다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비로소 긴장이 풀리며 흐느낀다.
이후 4장에서는 바스터즈들과 독일군 간의 총격전이 벌어진 지하의 술집을 조사해 브리짓의 하이힐과 사인이 적힌 손수건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바스터즈의 계획을 간파한다. 그리고 5장에서 쇼샤나의 극장에 들어온 브리짓과 이탈리아 영화계 관계자들로 위장한 바스터즈 부대원들을 자신의 유창한 이탈리아어 실력으로 잠깐 가지고 놀고[30] 는 브리짓을 따로 불러내 교살[31] 한 후, 알도와 유티비치를 생포한다.
하지만 란다는 오히려 바스터즈의 계획을 막기는커녕 방조하면서 자신이 히틀러 사망을 비롯한 제3제국 멸망에 큰 공을 세운 것처럼 위장하여 미군 측 사령관의 허락을 받고 교묘하게 전범 자리에서 빠져나온다.[32] 사령관과의 대화에서는 예의 영어 실력으로 역사책에 이름을 올려 달라거나, 섬에 거주하게 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온갖 망명 조건을 제시하다가 명예 훈장[33] 을 자신을 포함한, 작전 참가자 전원에게 수여하도록 조치하면서 알도를 향해 윙크를 하며 친한 척을 한다.
란다는 부하[34] 와 함께 정식으로 포로가 되고 자신의 권총과 친위대 단검은 물론 알도의 보위 나이프도 돌려주나, 징계 따위는 신경도 안 쓰고 나치라면 그냥 편히 죽여도 시원찮아하는 알도에게 헤르만은 사살당하고[35] 란다 자신은 '바스터즈식 포로 해방 형벌'을 받게 된다. 치밀하고 주도면밀했던 란다였지만, 방심한 탓에 마무리가 지나치게 부주의했던 것이다.
헤르만이 총에 맞자 놀라서 이건 총살감이라고 악을 쓰는 란다에게 알도는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고 어차피 잔소리 좀 들으면 그만이야. 그런데 나중에 네가 다른 나라로 튀면 그 친위대 제복을 안 입고 다닐 거고, 아무도 네가 나치였다는 걸 모르겠지? '''그러니 벗지 못할 표식을 남겨주마'''"라는 말을 하곤 이마를 째버리는데, 알도가 란다의 이마에 칼을 긋기 시작하자마자 란다는 세상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며 흙바닥을 쥐어뜯고 울부짖으며 발악하며 심지어 자세히 보면 오줌을 지린 것이 바지를 뚫고 나오는 것이 보인다. 해당 모습의 경우, 초반부에 형벌을 받은 병사 때에 생략한 연출과는 달리 란다 관련 연출에는 '''그대로 나와서''' 임팩트가 강하다.
알도는 란다의 이마에 칼로 하켄크로이츠를 새겨 넣은 뒤, 유티비치와 함께 아주 흡족하게 미소지으며 '''"이게 내 인생 최고의 걸작이야"'''라고 말하며 영화가 끝난다. 당연히 영화가 끝났으니 이후 행적은 안 나오지만 이마에 나치 낙인이 떡하니 새겨져버렸으니 어디로 가든 그가 바랬을 이상적인 삶은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36]
프랑스인 낙농업자 라파디트와의 대화 장면에서의 모습.
'''You're sheltering enemy of the state, are you not?'''
'''국가의 적을 은닉하고 있죠?'''
'''Hans Landa''''''Au Revoir, Shoshanna![1]
''''''또 보자, 쇼샤나!'''
1. 개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2009년작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메인 빌런. 배우는 크리스토프 발츠. '''영화 역사상 가장 인상적 빌런 중 하나'''로 반드시 꼽히는 캐릭터이다. 사실상 이 영화의 높은 평가에는 메인 악역인 이 캐릭터가 한 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리스토프 발츠는 이 배역으로 개봉 당해의 시상식들을 휩쓸었다. 여기에는 미국 배우 조합상, 골든 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비평가협회상, 미국 아카데미, 칸 영화제로까지 영화계에서 가장 걸출한 상까지 포함된다. 영화 매체 콜라이더 선정 21세기 최고의 악역 3위 #[2] 로도 꼽힌 바 있는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이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단연 최고 인기 캐릭터이자 사실상 본작의 진 주인공인 인물.[3]
오스트리아 출신[4] 의 나치 보안대(SD)[5] 대령[6] 으로 별명 내지는 악명은 ''''유대인 사냥꾼''''. 그 악명에 걸맞게 유대인 색출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본인 말로는 자신은 유대인처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디로 도망가고 숨을 지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유대인들을 절대 놓치지 않는 비결이라고 한다. 이는 실제 역사에서 유대인 학살 총책이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동료들에게 밝혔던 개인적 비결과 같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그의 특기는 바로 '''언어'''이다. 그는 모국어인 오스트리아 사투리 억양이 들어간 독일어를 포함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의 4개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천재이다. 작중에서 쓰는 모습이 묘사된 것만 4개국어일 뿐, 사실은 더 많은 종류의 언어를 익혔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런 막강한 언어 구사력 덕분에 그는 이 영화 속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 있다. 이 영화에서는 한결 같이 언어가 매우 중요한 소재로 다루어진다. 작중의 위기 상황들은 모두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지 못하거나 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4개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는 그는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거기다 대화 시에는 항상 깔끔하게 예의를 차리고 순하게 싱글싱글 웃는 넉살 좋은 인상으로 상대방을 대하면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자신의 악명을 은연중에 상대에게 계속 상기시켜[7]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을 조성하여''' 판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능력이 탁월하다.[8]
이밖에도 정보국 고위장교다운 날카로운 판단력과 현란한 화술까지 겸비하고 있다. 때문에 그와 대면한 모든 이들은 주도권을 잃고 점차 궁지에 몰리며 끌려다니다가 막판에는 판세를 쥔 란다에게 꼼짝없이 정보를 불거나 목숨을 잃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악역에 어울리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 주인공이자 '''막가파'''인 바스터즈의 알도 레인 중위마저도 아주 굴욕적으로 패했는데, 란다에게 신분을 들킨 데다 임무 자체를 실패할 뻔했고[9] 심지어는 란다가 자기 상관인 미군 사령관[10] 과 연락하여 나치 시절의 기록을 말소하고 신분을 세탁하는 것마저도 도와줘야 했기 때문이다. '''단, 그 직후에 자기 식대로 아주 끔찍하고 통쾌하게 복수했을 뿐.'''[11]
참고로 '''트레일러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첫 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관객에게 아주 확실히 각인시킨다.
이 역을 맡은 크리스토프 발츠는 5개의 메이저 영화 시상식을 평정하면서 범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던 그가 세계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2. 행적
2.1. 1장
1장은 그와 프랑스인 낙농업자 페리에 라파디트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1941년, 나치가 점령한 프랑스의 한 낙농업자 페리에 라파디트는 나무를 패다가 군용 차량들이 구릉지를 가로질러 자기 집으로 오는 것을 보고는 독일군의 수색대임을 직감하고 자기 딸을 먼저 집으로 들여보낸다. 잠시 뒤 차에서 휘하 병사들과 내리는 란다 대령. 유창한 프랑스어로 간략한 인사를 한 란다는 라파디트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집 안에는 라파디트의 세 딸[12] 이 엉거주춤 서 있다. 란다는 식탁 의자에 앉고, 라파디트는 딸 중 한 명에게 란다 대령에게 와인을 가져다 주라고 하지만 란다는 그 딸의 손목을 잡으며 막고는 당신네는 낙농업자니 '''우유'''를 대신 달라고 한다. 그렇게 받은 우유 한 잔을 천천히 원샷하는 란다 대령을 앞에 두고 집주인 넷은 긴장한 채 서 있다.[13] 우유를 다 마신 란다 대령은 라파디트에게 소들도 당신 딸들만큼이나 훌륭하다고 칭찬을 하곤 편히 앉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대화에 앞서 그의 딸들을 바깥으로 내보낼 것을 정중히 청한다.
이어 자신이 프랑스어가 짧으니[14] 영어로 대화하겠다는 란다 대령. 그는 유대인을 색출하려는 자신의 목적을 밝힌다. 라파디트 일가가 사는 지역의 네 유대인 가구 중 드레퓌스 가족이 사라졌음을 알고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보내진 것이었다. 라파디트는 9개월 전 이미 독일군에게 수색을 받았고 아무것도 발견된 게 없었다고 말하나, 란다는 웃으며 자신도 알고 있지만 보통 담당자가 바뀌면 꼭 똑같은 일을 한 번 더 하곤 하는 법이라며 이것도 그저 담당자 교체에 따른 형식적인 절차라며 대충 몇 가지만 물어보겠다고 한다.
우선 란다는 라파디트에게 그들의 행방에 대해서 묻지만 라파디트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이 스페인[15] 으로 도망갔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둘러댄다. 이어 그들의 신상정보에 대해 묻는 란다. 라파디트가 이에 답하는 와중에 바닥으로 카메라 시선이 옮겨지고, '''마룻바닥 아래에 입을 틀어막고 숨어 있는 드레퓌스 일가가 비춰진다.''' 한편 답을 들은 란다 대령은 가방에 서류를 정리해 넣으며 가겠다는 의사를 내보이고, 가기 전에 우유 한 잔을 청한다.
그런데 라파디트가 일어나 우유병을 꺼내오는 도중 란다는 갑자기 자기 별명에 대해 들어 봤느냐고 묻는다. 라파디트는 그런 거 관심 없다며 불편하다는 듯이 말을 자르지만 란다는 재차 묻는다. 이번에는 라파디트는 들어 봤다고 짧게 답하지만, 구체적으로 뭐라고 들었냐며 다시 묻는 란다. 라파디트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려는 듯 파이프 담배를 빨며 뜸을 들이더니''' '유대인 사냥꾼' '''이지 않느냐고 말한다.
란다는 정확하다며 만족스러운 듯 긍정하곤, 말하기 불편한 건 이해하지만, 유대인을 잘 잡는다는 건 독일군으로서는 칭찬이라며 자신의 별명에 자긍심을 보인다.[16] 그리고 그 유대인 색출에 있어서, 특히 '''자신은 유대인처럼 생각할 줄 안다고 말하면서''' 우유를 마시며 뜸을 들이더니, 갑자기 유대인을 쥐에 비유하며 반유대주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 내용인 즉슨 설사 쥐가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쥐'라는 이유만으로 죽이는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또한 나치는 그 쥐를 잡는 매로 비유하며 라파디트를 서서히 압박한다.
이 때부터 긴장감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란다 대령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끔찍한 별명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으면서도 유대인 차별이 비이성적임을 설명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란다는 시종일관 나긋나긋한 게 마치 이미 다 알고 사람을 가지고 논다는 듯한 묘한 느낌을 풍긴다. 그러나 이를 상대하는 라파디트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담배를 빨지만 시종일관 란다의 질문에 '예', '그렇겠죠', '아니오'의 단답형으로 답하며, 그 이전에 자신의 집에 들이닥친 불청객 란다에게 '담배를 피워도 되겠느냐' 고 묻는 등 대화의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끌려다니기 시작한다.
이어 란다는 독일군이 유대인의 은신처를 뒤질 때에는 생각해내는게 뻔하다며, 그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총통이 자신을 오스트리아에서 여기까지 부른 데는 이유가 있으며 자신은 인간이 존엄성을 포기했을 때 가능해지는 것들을 안다'''고 말하며 자신도 파이프 담배를 피워도 되는지 정중히 묻고, 라파디트는 자신이 유대인을 지켜주는 게 발각되었음을 직감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허락한다.
란다는 주머니에서 크고 아름다운 자신의 파이프[17] 를 꺼내 여유롭게 불을 붙이며 자신은 라파디트의 가족을 수색 명단에서 빼주기 전에 부하들을 시켜 집을 수색할 의무가 있고, 그렇게 수색하고 나면 수상한 것이 꼭 나오곤 했다며 어떤 정보든 알려주면 집 수색과 처벌은 없으리라 말하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날린다. 정보를 알려주면 후한 보상[18] 이 있으리라는 말과 함께. 라파디트는 완전히 정신이 나간 얼굴로 두려움에 떨며 우물대고, 란다는 그런 라파디트에게 결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란다에게 심리적으로 압도당한 라파디트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를 긍정하고, 이어 바닥 아래 숨겼느냐는 질문에도 긍정한 후 그들의 위치를 불라는 란다의 말에 떨리는 손가락으로 위치를 알려주기까지 한다. 란다는 천천히 일어나 라파디트가 알려준 지점에 서서 파이프로 아래를 가리키며 여기가 맞느냐고 재차 확인한 후, 다시 프랑스어로 말할 테니 대답 잘하라는 말과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일을 끝내고 나가는 듯 연기하기 시작한다.[19]'''"국가의 적을 숨겨주고 있죠?"'''
대문을 열고 '숙녀 분들'이라는 말로 자기 휘하 병사들을 들여보낸 란다는 드레퓌스 가족이 숨어있는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20] 집주인 라파디트가 죄책감에 울먹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사이에 란다가 외치는 작별 인사를 신호로 친위대 병사들의 기관단총이 바닥을 향해 미친듯이 불을 뿜는다. 튀어 오른 나무조각과 먼지가 가라앉자 란다는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따라 발길을 옮기다 드레퓌스 가족의 딸 쇼샤나가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은 총에 맞진 않았지만, 가족들이 총에 맞아 죽으면서 뿜어져 나온 피를 뒤집어 쓴 쇼샤나는 울면서 들판을 가로질러 달아나고, 란다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권총으로 저 멀리 도망치는 그녀를 천천히 조준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란다는 잠시 뒤 권총을 거두고[21] , 그녀를 향해 '''Au Revoir! Shoshanna![22] ''' 라고 외치며 1장이 끝난다.[23]
2.2. 1장 이후
이어지는 2장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2장은 미군의 알도 레인 중위가 이끄는 바스터즈 부대원들의 독일군 학살(...) 및 심문 장면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 그 단순무식하고 정신나간 일처리 방식은 란다의 심문 방식과 '''아주 완벽히 반대된다.(...)''' 분위기 자체가 1장과 달리 아주 통쾌하고, 난장판이고, 어찌 보면 코믹하기에 관객은 란다의 존재를 잠시 잊게 된다.
3장은 1장으로부터 3년이 지난 1944년이 배경으로, 살아남아 파리에서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쇼샤나 드레퓌스와 그녀에게 추근대는 독일군 전쟁 영웅 프레데리크 촐러 일병의 이야기다. 여기서도 란다는 등장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쇼샤나가 거의 강제적으로 끌려간 식사자리에서 그녀의 극장에서 열게 될 축제의 보안 담당자로 소개되며 느닷없이 재등장한다. 이때 란다를 알아보고 경악하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는 쇼샤나의 모습이 압권이다. 여기서 갑작스런 란다의 등장에 타란티노가 사용한 음악은 공포영화《심령의 공포 The Entity》의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에서 따온 것이다.[24] 이때의 연출은 심장박동 소리를 연상케하는 둥둥거리는 효과음으로 관객에게까지 한스 란다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그를 예상치 못했던 쇼샤나의 심리상태를 아주 간단명료하게 전달한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쇼샤나는 자신이 도망치던 그 날을 회상한다.
란다는 식당에 말끔한 정복차림으로 등장해 능숙한 불어로 쇼사나를 마드모아젤이라고 부르며 손등에 키스하는 등 서구적인 에티켓은 철저히 지키면서도, 정작 쇼사나에게는 대뜸 '''우유'''를 강제로 주문해준다.[25]
거기에 쇼사나는 먼저 도착해 있었고 먼저 받은 샴페인도 있어서 음료를 더 시킬 이유도 없었는데 굳이 시킨 것이다. 그리고 슈트루델을 시켜주면서는 또 아주 정중하게 추천을 해준다. 그리고 슈트루델이 나오자 크림을 주문하는 걸 깜빡 잊었다며 크림을 또 시키고는, 크림 없이 그냥 먹으려는 쇼사나에게 크림과 같이 먹으라며 기다리라고 한다. 쇼샤나는 얼마든지 란다의 제안을 거절하고 먼저 슈트루델을 먹을 수도 있는 입장이었지만, 눈앞에서 가족의 원수와 마주친 공포감을 억누르느라 거절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기다린다. 이 장면에 대해서 공개된 시나리오에는 '''"쇼사나 가족이 낙농업자였고 목축농가에서 란다가 쇼사나 가족을 몰살했음을 생각하면 하필 란다가 우유를 주문한 것은... 좋게 말해도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란다의 힘...혹은 (당신이 어느 편이냐에 따라) 매력은 그가 당신의 가장 깊은 비밀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데서 나온다."'''라고 타란티노의 해설이 적혀 있다.[26][27]
이후 대화 양상은 라파디트 가 수색 때 같은,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더 피심문자를 조이는 질문 공세로 진행된다. 란다는 자리에 앉은 직후부터 자꾸 말을 끊으면서 촐러와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어떻게 젊은 나이에 극장 주인이 되었는지 등을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러면서도 라파디트 가에서의 심문 때처럼 그저 형식적인 질문이라며 기만책을 쓰는 것 및 란다 특유의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면서 피심문자의 불안함을 극한으로 자극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이에 쇼샤나는 불안해하면서도 최대한 충실히 대답한다. 그러자 란다는 마지막으로 주의사항[28] 을 알려준 후, 나가기 전에 물어볼 게 하나 더 있었다며 웃음기를 싹 지우고 쇼샤나를 응시한다. 쇼샤나는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며 란다를 바라보나, 란다는 결국 기억나는 게 없다는 듯 별거 아닐 거라며 슈트루델에 담배를 비벼 꺼버리고는 자리를 뜬다.[29] 혼자 남은 쇼샤나는 란다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비로소 긴장이 풀리며 흐느낀다.
이후 4장에서는 바스터즈들과 독일군 간의 총격전이 벌어진 지하의 술집을 조사해 브리짓의 하이힐과 사인이 적힌 손수건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바스터즈의 계획을 간파한다. 그리고 5장에서 쇼샤나의 극장에 들어온 브리짓과 이탈리아 영화계 관계자들로 위장한 바스터즈 부대원들을 자신의 유창한 이탈리아어 실력으로 잠깐 가지고 놀고[30] 는 브리짓을 따로 불러내 교살[31] 한 후, 알도와 유티비치를 생포한다.
하지만 란다는 오히려 바스터즈의 계획을 막기는커녕 방조하면서 자신이 히틀러 사망을 비롯한 제3제국 멸망에 큰 공을 세운 것처럼 위장하여 미군 측 사령관의 허락을 받고 교묘하게 전범 자리에서 빠져나온다.[32] 사령관과의 대화에서는 예의 영어 실력으로 역사책에 이름을 올려 달라거나, 섬에 거주하게 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온갖 망명 조건을 제시하다가 명예 훈장[33] 을 자신을 포함한, 작전 참가자 전원에게 수여하도록 조치하면서 알도를 향해 윙크를 하며 친한 척을 한다.
란다는 부하[34] 와 함께 정식으로 포로가 되고 자신의 권총과 친위대 단검은 물론 알도의 보위 나이프도 돌려주나, 징계 따위는 신경도 안 쓰고 나치라면 그냥 편히 죽여도 시원찮아하는 알도에게 헤르만은 사살당하고[35] 란다 자신은 '바스터즈식 포로 해방 형벌'을 받게 된다. 치밀하고 주도면밀했던 란다였지만, 방심한 탓에 마무리가 지나치게 부주의했던 것이다.
헤르만이 총에 맞자 놀라서 이건 총살감이라고 악을 쓰는 란다에게 알도는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고 어차피 잔소리 좀 들으면 그만이야. 그런데 나중에 네가 다른 나라로 튀면 그 친위대 제복을 안 입고 다닐 거고, 아무도 네가 나치였다는 걸 모르겠지? '''그러니 벗지 못할 표식을 남겨주마'''"라는 말을 하곤 이마를 째버리는데, 알도가 란다의 이마에 칼을 긋기 시작하자마자 란다는 세상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며 흙바닥을 쥐어뜯고 울부짖으며 발악하며 심지어 자세히 보면 오줌을 지린 것이 바지를 뚫고 나오는 것이 보인다. 해당 모습의 경우, 초반부에 형벌을 받은 병사 때에 생략한 연출과는 달리 란다 관련 연출에는 '''그대로 나와서''' 임팩트가 강하다.
알도는 란다의 이마에 칼로 하켄크로이츠를 새겨 넣은 뒤, 유티비치와 함께 아주 흡족하게 미소지으며 '''"이게 내 인생 최고의 걸작이야"'''라고 말하며 영화가 끝난다. 당연히 영화가 끝났으니 이후 행적은 안 나오지만 이마에 나치 낙인이 떡하니 새겨져버렸으니 어디로 가든 그가 바랬을 이상적인 삶은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36]
3. 기타
- 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크리스토프 발츠는 실제로 란다처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4개 국어를 자유롭고 고급스럽게 사용하며, 추가로 라틴어까지 구사한다. 특히 프랑스어 실력은 거의 원어민 수준이라 본작의 프랑스어 더빙을 직접 했을 정도다. 때문에 영화상에서도 발츠가 맡은 캐릭터들은 고급 어휘들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데, 대표적으로 타란티노 감독이 몇 년 후에 만든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발츠가 맡은 독일인(정확히는 뒤셀도르프 출신) 현상금 사냥꾼 '킹 슐츠'는 첫 등장씬에서 말 좀 쉽게 하라고[37] 미국인 노예상에게 욕을 먹었다(...).
- 란다는 그 특성상 소화해낼 배우가 많지 않았다. 때문에 수많은 배우들이 란다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졌고,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만들기를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다. 그러다 발츠가 오디션을 보러 왔고, 그가 나간 직후 타란티노 감독은 "이제 영화 만듭시다!" 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후에 그는 이 일에 대해 "왈츠가 왈츠를 추며 내게 다가왔다"라고 회상했다.
- 란다가 후반부 '독일의 밤' 챕터에서 입고 나오는 예식복에 달려 있는 메달과 훈장 중에는 나치당 25년 근속 메달과 오스트리아 병합 메달이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란다는 나치당 초기 멤버 중 하나로, 오스트리아 병합에도 일익을 담당했을 수 있다. 출처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자기 커리어의 최초 악역으로 란다를 연기하길 원했으나 언어적 조건에서 불발되었다. 대신 그는 후에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악덕 농장주인 '캘빈 캔디'를 연기하며 한을 풀었다.
- 대사로만 등장한 설정이지만 상당한 호색한으로 유명한 듯 하다. 쇼사나와 단둘이 남기를 청했을 때 촐러가 일개 병사 신분임에도 대령에게 명성이 자자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괴벨스도 맞장구치며, 극장에서 만난 브리짓도 언급한다.
- 재밌게도, 란다 대령은 흑인들은 육체 노동이나 하면 딱이라며 차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타란티노 감독의 다음 작품인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크리스토프 발츠가 연기한 킹 슐츠는 노예제가 남아 있는 미국 남부의 생활상을 이해하지 못하며[38] 주인공인 흑인 노예 장고를 구출하고 노예상인의 학대를 참지 못하는 인간적인 캐릭터이다. 다만 그 외 여유로운 성격이나 카리스마, 수준급의 외국어 구사력 등의 캐릭터성은 란다나 슐츠나 똑같다. 이 때문에 바스터즈를 먼저 보고 장고를 본 관객들 중에는 슐츠가 끝에 가서 란다처럼 배신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 한스 란다의 모델로 헤르만 기스케스(Hermann Giskes)라는 실존인물이 언급되기도 한다. 그는 한스 란다와 유사한 인격을 가졌던 인물이라고 한다. 단, 친위대 소속이 아닌 독일 국방군 정보부(아프베어)에서 일했으며 또한 마지막까지 헌신적이고 애국적인 면모가 강해서 배신 행위 없이 종전까지 자신의 임무를 저버리지 않았으며 전후에는 미국 정보부에서 일했다. 그의 공적 중에서 유명한 일화는 영국 스파이 한 명을 이용해서 영국군 정보부(SOE)를 제대로 농락하면서 정보를 역으로 수집한 것으로, 항상 정보 면에서 눌려왔던 독일 정보부에서 흔치 않게 역전한 사례이다. 이 사람 때문에 영국 정보부는 네덜란드 지역 정보망이 무너졌고, 각종 중요한 정보는 물론이고 첩보 활동에 필요한 인원 및 물자들을 대량으로 빼앗겼다. 1944년 무렵에야 영국 정보부에서 이를 눈치채기 시작해서 기스케스로서도 더 이상 정보 수집이 곤란해지자, 마지막으로 영국 측에게 조롱하는 통신문을 그것도 4월 1일, 즉 만우절에 평문으로 직접 보낼 정도로 대담한 자이기도 했다. 다음은 그 통신문의 내용이다.
>To Messrs Blunt[39] , Bingham[40] and Succs Ltd., London. In the last time you are trying to make business in Netherlands without our assistance. We think this rather unfair in view of our long and successful co-operation as your sole agents. But never mind whenever you will come to pay a visit to the Continent. You may be assured that you will be received with the same care and result as all those who you sent us before. So long.
>
>런던에 계신 [회사 이름][41] 께. 지난번에 귀사가 우리의 도움 없이 네덜란드에서 직접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셨더군요. 그동안 저희가 귀사의 현지 독점 대행사로서 장기간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였음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히 부당한 조치라고 판단하는 바입니다. 그렇지만 언제든 다시 방문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재차 방문해 주신다면 저희는 이전에 파견하셨던 분들께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성심껏 도와드릴 것이며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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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계신 [회사 이름][41] 께. 지난번에 귀사가 우리의 도움 없이 네덜란드에서 직접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셨더군요. 그동안 저희가 귀사의 현지 독점 대행사로서 장기간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였음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히 부당한 조치라고 판단하는 바입니다. 그렇지만 언제든 다시 방문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재차 방문해 주신다면 저희는 이전에 파견하셨던 분들께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성심껏 도와드릴 것이며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러나 감독인 타란티노가 직접 밝힌 한스 란다의 모델은 그가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일할 당시의 단골 손님으로, 실제 이름도 한스 란다이며 오스트리아 이민자였다고 한다. 영화 취향이 독특한 타란티노와 정말 잘 맞았던 손님으로, 타란티노는 그의 부고를 전해듣고 10년 전부터 집필해오던 시나리오의 캐릭터에게 애정을 담아 한스 란다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금도 타란티노는 한스 란다를 자기가 만든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 자부한다.
[1] (프랑스어)오 흐브와, 쇼샤나![2] 2위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 1위는 다크 나이트의 조커이다. 또한 이 캐릭터들을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 히스 레저, 크리스토프 발츠 세 배우는 각각 2008년, 2009년, 2010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3] 주인공 알도 레인 중위 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를 보려고 봤는데 브래드 피트가 묻혀버렸을 정도라는 평가까지 있을 정도이다.[4] 담당 배우인 크리스토프 발츠 또한 오스트리아인이다.[5] 나치당의 사병인 슈츠슈타펠(SS, 친위대라고도 함) 산하 정보기관이다. '체코의 도살자'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가 설립했다. 1939년 국가보안본부(RSHA)에 병합되어 RSHA 산하 기관이 되었다. 반나치 인사인 빌헬름 카나리스 제독이 이끄는 국방군 정보기관 아프베어(정보국)와의 알력 다툼으로 유명하다. 하이드리히 사후에도 아프베어와 줄곧 대립하다, 1944년 아프베어 요원 둘이 연합국에 투항한 것을 꼬투리 삼아 아프베어를 흡수하며 나치 독일 최고의 정보국으로 등극한다.[6] 정확하게는 슈츠슈타펠은 국방군과 다른 계급체계를 사용하므로 연대지도자가 올바른 계급명이다.[7]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라파디트와의 대화에서는 유대인을 찾아내는 수사관으로서의 자신의 신분과 '유대인 사냥꾼'이라는 자신의 별명 및 유대인 차별논리에 대한 견해를 꽤나 직접적으로 내비치는 방법을 썼다. 또한 쇼샤나와의 대화에서는 대화의 주제를 계속 산만하게 바꾸는 동시에 그녀의 가족을 몰살한 존재로서 유발되는 그녀의 공포심을 무기로 이용했으며, 마지막으로 바스터즈와의 대화에서는 극장 보안 담당자로서의 신분 및 능숙한 이탈리아어 실력으로 가지고 노는 방법을 썼다. 보면 알겠지만 세 경우 모두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음을 알 수 있다.'''[8] 여기에는 그만의 카리스마도 한 몫 했는데, 이 카리스마가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폭발적인 카리스마가 아닌, 자연스레 능청을 떨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비수를 꽂아 상대방을 서서히 말려죽이는''' 조용하고 음흉한 카리스마로, 한스 란다라는 인물을 두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9] 작전 '''자체가''' 들통났고 란다는 이들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현실적으로 전쟁에서 이기는 쪽은 연합군일 텐데 막아봤자 뭐 하겠나'라고 생각하여 바스터즈의 암살 시도를 방조한 것이다. 심지어는 압수한 시한폭탄 한 뭉태기를 히틀러 의자 밑에 넣어서(...) 그가 확실하게 죽어서 보안 담당자인 자신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조치까지 취해 두었다. 미군 사령관과 통화할 때 이것 가지고 생색낸 건 덤. 참고로 작중 시간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벌어진 이후라서 프랑스로 서방연합군 병력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으며, 주 전장인 동부전선에서는 소련군이 바그라티온 작전을 발동하여 독일 중부집단군을 싸그리 날려버리며 베를린을 향해 물밀듯이 쳐들어오는 상황이었다. 히틀러나 많은 수의 나치 광신자들은 다가오는 패전의 공포를 견디지 못하고 망상과 자신만의 이론 속으로 도피하곤 했지만, 란다같이 머리 잘 돌아가는 사람들은 독일의 패배는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10] 하비 카이텔이 목소리로 찬조 출연했다.[11] 결국, 언어가 중심 소재인 이 영화에서 아무리 언어의 천재여도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또라이에겐 의미 없다는 걸 보여준다.[12] 이 중 샬롯이라는 이름의 한 명을 레아 세두가 맡았다.[13] 이미 이 시점부터 주도권은 란다 측이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란다가 아주 나긋나긋하게 웃는 얼굴로 라파디트 일가를 대하는 모습은 라파디트와 관객이 느끼는 긴장감을 오히려 상승시킨다.[14] 새빨간 거짓말이다. 3년 후 쇼샤나와의 대화에서 프랑스어를 전혀 무리 없이 구사하는 모습이 나오기 때문. 물론 1장 시점에서는 진짜로 프랑스어가 짧았지만 3년 동안 더 배워서 유창해졌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나치 측에서 '''프랑스어를 못 하는 사람을 프랑스로 파견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아니면 최소한 통역을 데려와서 심문을 하지, 영국과 전쟁중인데 영국의 모국어인 영어로 대화할리가 없다. 따라서 란다는 라파디트의 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가 유대인 가족을 어딘가에 숨겨두었다는 것을 직감했고, 숨어있는 그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프랑스어를 못 한다는 핑계를 대고 영어를 썼다는 해석이 더 적절할 것이다.'''[15] 프란시스코 프랑코 휘하의 파시스트 스페인은 전쟁 당시 친독 중립을 지켜 전화를 피해갔다.[16]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별명이기에 더더욱 좋게 생각한다고. 이 말을 하며 체코의 교수인이라는 별명을 하이드리히가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17] 해포석과 박으로 만든 Calabash Meerschaum 파이프다. 허름하고 보잘것 없는 자신의 불안함을 진정시키기 위해 피우는 라파디트의 작은 콘파이프에 반해 란다의 크고 호화로운 파이프가 대조되어 둘의 신분적 차이와 심리적 주도권의 크기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상징한다. 게다가 이것은 유명한 명탐정 셜록 홈즈를 오마주한 것이기도 하다.[18] 그런데 이 보상이라는 것이 독일군의 프랑스 주둔이 끝나기 전까지 라파디트의 집을 더 이상 수색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므로 지금 당장 라파디트에게 득될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독일군이 철수한 이후 주변인들에게 협력자로 낙인 찍히기 딱 좋은 조건이다. 아니면 주변인들이 이 보상(더 이상 수색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면 숨겨달라고 행패를 부려서 라파디트를 난처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조건 같지도 않은 조건으로 란다는 라파디트의 은닉처를 밝혀낸 것.[19] 여기서 란다는 파이프 담배를 그냥 주머니에 꽂아넣는다. 방금 전까지 피우던 담배를 그냥 주머니에 쑤셔넣는 게 상당히 이상하고 위험하게 비칠 수 있는데, 파이프 담배는 일반 궐련과 달리 제대로 불 붙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잘 붙지도 않는다. 즉 란다는 불 안 붙은 파이프를 집어넣었을 뿐이다. 잘 보면 그의 파이프에서 성냥 댈 때 빼고는 연기가 오르지 않고 불을 붙일 때도 몇 번이나 파이프를 빨면서 불을 붙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단, 이는 장면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불씨를 확인하는 불필요한 장면을 넣지 않은 것이므로(불필요한 자잘한 것들은 과감하게 삭제하거나 바꿔버리는 것이 타란티노 감독의 제작 성향 중 하나다.), 만일 파이프 담배를 피우다 그만둔다면 불씨가 남아 있나 한 번쯤은 확인해야 한다. 안 그랬다간 불 난다. [20] 이때 타란티노 감독은 친위대 병사들의 발만 보여준다. 마치 바닥 밑에 숨어있는 유대인들이 보는 것처럼 말이다.[21] 따라온 병사들은 R-75와 벤츠 차량을 타고 왔고, MP40 등의 자동화기도 갖추고 있었다. 즉, 마음만 먹으면 쫓아가서 죽일 수 있었지만 일부러 놓아준 것.[22] '또 보자/잘 가라! 쇼샤나!'라는 뜻.[23] 이 대사는 프랑스어인데, 프랑스어의 다양한 인사말 중 Au revoir는 다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작별하는 것으로 의미한다. 완전한 작별을 표시할 때는 Adieu(위의 시점에서 발포를 지시했던 신호)라고 한다. 의미의 차이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함성에 소름이 돋았을 것. 작별인사와 관련된 미묘한 차이는 크리스토프 발츠의 또다른 출연작인 장고에서도 써먹는다. 여기서는 독일어 Auf widersehen(또 보자)과 영어 Goodbye(안녕)로.[24] 마치 보이지 않는 나치군에게 죽임을 당한 쇼샤나 일가처럼 말이다.[25] 상대에게 메뉴를 묻지도 않고 강제로 주문하는 것은 동양 문화에서도 물론 실례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가 더 발달한 서양에서는 더더욱 큰 실례이다.[26] 우리나라에서 성행하는 해석으로, 이 장면에서 한스 란다가 쇼사나에게 슈트루델과 우유, 크림을 함께 먹이려고 한 것이 유대인의 음식에 관한 율법인 코셔를 지키는지 보려고 테스트한 것이라는 것이 있다. 즉 슈트루델은 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인데 코셔 율법에 고기와 유제품을 한 식사에서 같이 먹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슈트루델은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류이다. 또한 고기 슈트루델이라면 영화에 나온 것처럼 슈가파우더가 올라가지 않는다.[27] 다른 해석으로, "나치 독일 시절엔 버터 대신 라드(돼지기름)를 사용하여 빵을 만들었고, 코셔 율법에 따르면 돼지에서 나오는 식재료를 먹을 수 없게 되어 있어 이를 테스트하려고 한 것이다"라는 해석이다. 일리는 있으나, 독일군 고위 장교도 드나드는 레스토랑에서 품질이 낮은 싸구려 라드로 만든 슈트루델을 서빙할 리가 없다. 또 슈트루델에는 버터가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만약 버터 대신 라드로 슈트루델을 만들었다면 기름떡이 되어버렸을 것이다.[28] 열등인종인 흑인을 영사기 기사로 사용하는 것을 괴벨스 장관이 싫어할 테니 쇼샤나 본인이 영사기를 돌릴 것을 요청한다.[29] 이 장면에 대한 해석으로, 위의 1장에서의 기술과 같이, 혼자 도망쳐 살아남은 쇼사나에게 그 당시 기억을 되살리는 장면이라는 것이 있다. 위의 1장에서 란다가 도망치는 쇼사나의 등 뒤에 대고 다시 보자고 하는 뒷배경으로 쇼사나가 숨어있던 집이 보여지는데, 그 집에 굴뚝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남겨진 슈트루델은 집이고, 거꾸로 꽂힌 담배는 굴뚝이 되어, '나는 네가 누구인지 정확히 안다. 그 집에서 도망친 그 소녀지?'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즉, 심증은 가는데 확증이 없으니 마지막으로 떠 본 것. 한편 본인이 강하게 추천한 슈트루델을 대화가 끝나자 다 먹지도 않고 재떨이로 써버리는 것은 애초에 음식도 상대를 압박하기 위함이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30] 총상을 입은 브리짓이 상처를 숨기기 위해 석고깁스를 했는데, 란다는 이를 보고 자초지종을 캐묻는다. 그리고 어제 등산을 갔다가 다쳤다고 둘러대는 브리짓의 말에 듣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폭소하는데, 파리에는 언덕만 있지 산은 없기 때문이다. 첩자란 사람이 그런 간단한 사실 하나 모르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변명이랍시고 하니 실소가 터진 것. 이후 이탈리아인으로 신분을 속인 바스터즈 대원들에게 거의 원어민 수준의 이탈리아어로 이름을 물어보는데, 미국 토박이들인 이들은 당연하게도(...) 엉망진창으로 구사하고, 란다는 이를 알면서도 장난치지 말라고 계속 물어보면서 이들을 완전히 바보로 만든다.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말하기 시작하자 브리짓과 미국병사들의 당황한 분위기가 백미. 어떻게든 당황한 티를 안내려고 하지만 이미 어색한 분위기..사실 이들의 이탈리아어는 그냥 임시방편용으로 브리짓도 이들의 이탈리어가 엉망인것은 알고 있었다. 미국병사들이 우리 이탈리아어는 할줄안다고 하자 브리짓은 그래봤자 엉망인 발음이겠지라고 했으며 그래도 방법이 없었기에 설마 린다가 이탈리아어까지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한채 그냥 하는척만 하는 방향으로 허술한 계획을 짜고만다. 이전에 이 미국인들을 이탈리아인으로 변장하고자 했을 때 단, 마지막으로 물어봤던 도미닉 드코코(오마르)가 자기 가명을 완벽하게 발음하자 놀란 듯이 한번 더 물어보곤 '브라보'하며 칭찬해주는데, 사실 오마르는 발음만 좋지 그 중에서 제일 이탈리아어를 못하는 사람이었다(...).[31] 술집에서 발견한 구두가 브리짓의 구두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녀의 구두를 벗기고 신겨보는데, 여기서도 타란티노의 발 페티쉬가 여실히 드러난다.[32] 히틀러가 굳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온 이유도 1944년 미군이 해안(노르망디 상륙작전)에도 왔다고 하면서, 전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위를 위해 온 것이었다. 1장에서 프랑스인을 심문할 때는 자신의 유대인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지만, 알도와 대화할 때는 유대인 사냥꾼이 아니라 국가 독일을 위해 수사관 임무를 한 것일 뿐인데 자신에게 그런 낙인이 찍혔다는 투로 투덜대듯이 말한다.[33] 명확히 Medal of Honor라고 말한다.[34] 헤르만은 본명이 아니다. 극중에서 란다는 모든 부하들을 '헤르만'이라 부르는데 이는 '병사'라는 호칭과 같다.[35] 이후 알도가 유티비치에게 친위대 단검을 건네고, 유티비치는 이미 죽어있는 헤르만의 머리 가죽을 벗겨 버린다.[36] 사실 이는 간단하게 해결할수있는 문제일수도 있다, 그냥 패전후 자신을 나치의 적극적 부역자로 오해한 분노한 시민에게 린치당했다고 하면 될일이다[37] 'Speak in English.' 직역하면 '영어로 말해라.' 좀 쉽게 알아듣게 말하란 소리.[38] 노예제는 유럽 대륙에서는 1800년대 초중반에 사라졌다. 반면 미국은 몇십년이 지나 남북전쟁이 끝난 1864년에야 노예제를 폐지했다.[39] SOE 찰스 블리자드 소령의 가명.[40] Seymour Bingham 소령. SOE N과 (네덜란드 담당) 과장.[41] SOE 간부들의 실명 및 가명을 사용해서 창작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