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의자 탐정

 

1. 개요
2. 안락의자 탐정들


1. 개요


만약 팔걸이의자에 앉아서 추리하는 게 수사의 전부라면, 내 형은 역사상 최고의 범죄 수사관이겠지.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야망도 정력도 없어. 형은 자기가 낸 답을 확인하러 나서지도 않을 테고, 그게 정답임을 증명하겠다고 수고를 들일 바에는 그냥 자기가 틀린 셈 치고 말 거야.

If the art of the detective began and ended in reasoning from an arm-chair, my brother would be the greatest criminal agent that ever lived. But he has no ambition and no energy. He will not even go out of his way to verify his own solution, and would rather be considered wrong than take the trouble to prove himself right.

- 셜록 홈즈, <그리스어 통역관>

Armchair detective.
사건 현장에 나가 증거를 관찰, 수집하지 않고 자신의 직관과 추리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창작물의 탐정 유형. 행동하는 추리를 중요시하는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측에서 '사건 현장은 안 보고 안락의자에나 앉아서 추리한다'며 탁상공론 추리라고 비꼬는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 지금은 가치판단적 의미는 사라지고 탐정의 타입을 칭하는 말로 쓰인다. 탐문 수사는 배제하고 본인의 머릿속 추리만으로 진상을 꿰뚫어보는 식이 대부분이다. 혹은 탐정 본인은 움직이지 않고, 대리인이나 조수에게 탐문을 맡기는 설정도 흔하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현장을 가지도 않고 추리가 가능한 인물은 실존은 어렵고 있어봐야 입스타 수준일 것이다.[1] 그러나 추리문학에서는 꽤나 임팩트 있는 부류의 캐릭터이다. 왜냐하면 '''독자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이기 때문. 추리소설 독자도 사건 현장은 안 보고 다른 사람이 가져온 정보만 가지고 추리해야 되므로, 안락의자 탐정은 독자의 대리인이 되는 것이다.
사실 탐정 캐릭터 안에서 분리되어 나온 유형이라기보다, 오히려 이 안락의자 탐정이 창작물 속의 탐정이라는 캐릭터리티의 프로토타입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다.[2] 당장 '''최초의 근대식 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오귀스트 뒤팽도 안락의자 탐정이다'''. 또 현대에 흔히 탐정 캐릭터 또는 추리물의 특징으로 꼽는 여러 요소들[3]을 가진 고전 작품이나 전설, 설화에 자주 나오는 '지혜로운 판관' 이야기도 원시적 형태의 추리물이라 볼 수 있는데, 이 판관 캐릭터들은 시대적 특성상 당연히 왕이나 그에 준하는 높으신 분들이므로 백성들이 고하는 증언을 들을 뿐이지 발로 뛰는 인물들이 아니다. 예컨대 탈무드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지혜에 관한 이야기나[4] 소포클레스의 비극 주인공인 오이디푸스[5] 등이 바로 안락의자 탐정 유형의 기초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행동파 탐정' 캐릭터가 현실 사회의 경찰에 대응한다면, 안락의자 탐정들은 경찰이 아니라 재판관의 역할을 변형하여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법정 안에서만 양측의 진술을 듣고 그 사람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해야 하는 판사의 일을 여기에 대응하면 꼭 맞아떨어진다. 이른바 '진실을 밝혀내는' 역할이 현대적 의미의 탐정 = 경찰의 몫으로 주어진 것은 제대로 된 증거가 잡히기 전에 함부로 시민을 체포할 수 없게 된 근대 이후의 일이고, 전근대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자를 풀어주거나 거짓말이나 발뺌하는 죄인을 추궁해 죄를 백일하에 드러내는 역할을 맡은 것은 재판관, 즉 왕이나 영주였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여러 민담을 봐도 백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대는 일개 포졸이나 형방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총괄자인 수령 즉 사또다. 요컨대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체계화, 전문화하면서 고위 지배층이 하던 해결사 역할(안락의자 탐정)이 현장에서 발로 뛰는 하급 관리층(행동파 탐정)으로 옮겨간 것이 문학작품에도 반영된 것. 현대 창작물에서도 안락의자 탐정이 지니는 '고상한', '귀족적인' 느낌은 이러한 모티프의 연원에서 기인하는 바도 있을 것이다. 당장 현대에도 재판관은 수사관보다 훨씬 상급자이고.
한편 서사 장르의 변천사를 염두하여 보면 안락의자 탐정은 '''본격 추리물 이전 시대 탐정의 전통적 역할을 계승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탐정에 해당하는 해결역의 캐릭터가 주인공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건을 정리하기 위한 마무리 장치로서의 역할을 담당했기에, 현장 수사나 증거 수집 같이 필연적으로 '탐정 중심의 드라마'로 진행되는 수사과정이 서사에서 별 의미가 없었다. 그보다는 어느 제한된 장면 안에서 빠르고 논리정연하게 사건을 풀이하고 완결짓는 것이 더 깔끔할뿐 아니라 탐정 캐릭터의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좋은 효과도 지닌다. 그러나 탐정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한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고, 장편소설이나 영상화 등 장르적 특성까지 가미되면서 '혼자 머릿속으로 사고를 정리해서 대사만 읊는' 안락의자 탐정의 드라마는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수사, 탐문, 함정, 범인과의 대결 등이 포함되는 행동파 탐정의 존재가 필요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탐정' 캐릭터가 지니는 역할이 논리적 해설역에서 스토리를 이끄는 주도적인 주인공으로 승격하는 과정에서 드라마적 재미를 위해 사고가 아닌 행동의 플롯이 대두되고, 이로 인해 그 이전의 '전통적 해설역'의 성격을 지니는 탐정 캐릭터가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부분집합으로 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볼 때, 안락의자 탐정은 탐정 캐릭터의 역사에서 가장 전통적·귀족적이며, 체제 옹호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는 경우가 많다. 이는 캐릭터의 연원이 되는 전근대의 서사, 곧 서사시로망스가 철저하게 귀족적인 장르며, 주인공은 통치자거나 고귀한 혈통의 영웅으로 그 시대 상류층의 보편 가치관을 따르고 수호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근대에 들어 개인이라는 개념이 발달하고 그 개인과 세계(非我)의 갈등을 핵심으로 하는 소설이라는 시민문학(부르주아문학)이 대두되었고, 소설의 주인공들은 체제가 높이 평가하는 미덕을 옹호하기보다 비판 혹은 조롱하고, 체제 자체에 비판을 가하지만 압도적인 힘의 차이로 결국 실패하는 소시민적 인간상들이다. 긴 문학의 역사에서 유구히 등장해온 '탐정' (혹은 유사 탐정) 캐릭터들을 이러한 장르에 따른 세계관의 스펙트럼 속에 배치해보면 매우 인상적인 특징이 드러나는데, '''해당인물이 전통적-안락의자 탐정에 가까울수록 사회 질서와 체제의 미덕에 긍정적이며 주인공이 사회에 대해 지니는 영향력(권력)도 강하고, 반대로 행동파 탐정에 가까울수록 사회비판적이고 권력이 약하며 범인과의 힘의 격차에서 열세를 차지한다'''는 것이다.[6]
안락의자 탐정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임금님' 캐릭터는 당연히 그들 자신이 체제의 수호자이자 국가권력 자체인 인물들이고, 그 반대급부로 범인들은 꼼짝없이 심판받을 수밖에 없는 '나쁜 백성'에 불과하다. 범인은 압도적으로 강한 권력자인 탐정을 몰아붙이거나 위기로 몰아넣을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 고전 추리소설 시대의 주인공들[7]로 오면 이들은 현장 조사를 통해 증거물을 얻기도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논리적 사고에 기반한 추론능력과 통찰력으로 사건을 풀어내며, 그들 자신이 권력자는 아닐지라도 공권력과 협조적이거나(홈즈, 푸아로 등) 적어도 한 지역사회 안에서는 명망을 갖춘 인물들(미즈 마플, 브라운 신부 등)이다. 이들 작품은 범죄에 어떤 드라마적 요소를 넣기도 하지만 결국 죄를 심판하고 체제가 지지하는 가치를 수호하며, 범인은 탐정과 대결을 벌이기도 하지만 마침내 패배하고 심판된다. 그러나 안락의자 탐정의 대극에 있는 하드보일드 탐정에까지 이르면[8] 탐정은 뒷골목을 구르며 얻어맞기도 하고 온갖 더러운 짓까지 해가며 정보를 캐는 3D 직업이 된다. 이들은 기존 탐정의 '지적인 논리 게임'보다는 그저 가능한 많은 정보를 뽑아내고, 미행이나 사기를 치기도 하고, 끄나풀을 고문하는 과격한 짓도 서슴지 않으며 아무튼 '진실'에는 도달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잘해봐야 프리랜서 노동자인 이들에 비해 범인은 갱단 등의 조직이거나 기업, 심지어 공권력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인공이 근본적으로 승리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이들은 경찰 등 공권력과도 마찰과 반목을 빚으며 사회 체제와 체제의 미덕을 모욕, 냉소하고 때로는 정의 자체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 하드보일드 탐정들 중에는 마피아나 갱단에 고용되어 살인을 은폐하거나 누군가를 미행하는 임무를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론적으로, 보다 전통적인 작품일수록 탐정은 체제의 힘을 대행하여 체제가 수호하는 가치를 지키는 권력자가 되는 반면 행동파에 가까울수록 탐정은 사회비판적이고 미덕과 전통적 가치에 냉소적인 노동자에 가까워진다. 이는 서사시 - 로망스 -소설로 이어지는 고대 - 중세 -근대의 서사문학사(史)의 특질과도 연계하여 살필 수 있으며, 각 문학관이 바라보는 세계-자아인식이 탐정 캐릭터에 반영되어 드러남을 보여주고 있다. 안락의자 탐정은 그 중 전통적인 탐정의 역할을 계승하며, '''지적이고 귀족적인 판관 캐릭터의 현대적 변형태'''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2. 안락의자 탐정들


에무스카 옥시(Baroness Emmuska Orczy) 남작부인이 쓴 추리소설의 탐정역 캐릭터로 사실상 이 타입 캐릭터의 효시.
  • 기데온 펠
존 딕슨 카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 빅토리아 호 살인사건에서 빅토리아 호에는 타지도 않았지만 그 배에 탄 승객의 증언만 듣고도 즉각 범인이 누군지 알아차렸다. 그러고는 의뢰인들에게는 자신은 밤늦은 시간에는 움직이지 않는다며 이 시간에 무슨 수사냐고 불평했다. 물론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라 농담으로 그런 것이며, 의뢰인들은 그가 빅토리아 호에 가서 범인을 찾아 주기를 바랐지만 정작 펠 박사는 이미 의뢰자로부터 들은 설명 만으로도 범인의 정체를 알아냈기 때문에 따로 전화로 경찰에 연락해서 범인을 잡도록 한 후 의뢰인을 놀리기 위해 농담삼아 한 짓이다.
커피점 탈레랑의 바리스타. 화자인 아오야마가 가져오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커피점 탈레랑에서 커피를 만들며 해결한다. 아오야마는 그 추리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뛰어난 커피 맛과 해답 양쪽에 감탄하는게 이 작품의 클리셰.
몸무게가 140kg를 넘는 거구의 탐정. 난초재배와 미식을 즐기며 바깥에 나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조수인 아치에게 정보 수집을 맡긴다. 국내에 번역출간된 작품이 얼마 없는데, 어째 그 중 두 작품이 네로 울프가 부득이하게 집 밖으로 나가는 내용이다.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버려 집에만 있고 다른 사람들이 들려주는 사건 개요와 가져다주는 증거들을 분석하여 사건을 해결한다. 그야말로 안락의자 탐정 개념을 물리적으로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캐릭터. 다만 링컨 라임 대신 또다른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동료 형사가 현장을 조사하고 용의자를 만나는 등의 업무를 하기 때문에 소설의 전반적인 흐름은 추리력에만 의존하는 안락의자 탐정 소설이라고 하긴 어렵고 단지 주인공을 두명으로 나누어 역할을 분담시켰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링컨 라임의 경우 법의학자인지라 추리력보다는 구축해둔 데이터베이스가 더 무서운 무기이다. 국내에는 영화 '본 콜렉터'가 소개되어 있으며 소설 역시 대부분 번역되어 있다.
두뇌가 그 유명한 셜록보다 뛰어나다고 셜록 홈즈 자신이 인정했지만, 본인은 셜록이 집안의 모든 혈기를 다 가져가서 자기는 셜록처럼 밖으로 나다닐 기운이 없다고 한다. 이처럼 안락의자 탐정에게 흔히 나타나는 기믹인 '영리한데 움직이기가 귀찮어' 기믹을 보유. 심심풀이로 지나가던 행인을 보며 행인의 정체에 대해 추리하는 장면이 있다. 그 외에 셜록 홈즈가 사건과 관련해 상담했을 때,나중에 가보면 마이크로프트의 조언과 판단이 틀린 적이 없다고 한다. 또한 셜록이 자신이 수사한 사건의 결과를 이야기하면 동생이 말해주기 전에 이미 어떠한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 맞는지 틀렸는지는 관심이 없어서, 논쟁이 붙기라도 하면 "네가 이긴 걸로 하자 ㅇㅋ?" 하고 만다고.[9]
엄밀히 말하자면 안락의자가 아니라 술집구석 탐정. 이렇게 된 이유는 그의 유일한 취미가 음주(...)라서 술집에 죽치고 앉아있기 때문에 의뢰인들이 그를 만나려고 술집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앵간한 사건은 말 몇 번 슥 들어보고 진범을 찾아내며, 귀차니즘의 화신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지만, 정말 필요하다면 직접 돌아다니며 탐문을 하고 정보를 모은다. 단순히 추리만 잘하는게 아니고, 특유의 입담에서 나오는 협박과 허세, 공갈도 잘 친다. 책임감도 매우 뛰어나 자신의 의뢰인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준다. 심지어 여러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다가 이 짓도 돈 벌려고 하는게 아니고 그냥 두뇌운동 소일거리 삼아 하는거라 의뢰비마저 술이나 주전부리등으로 퉁치는 대인배.
별명은 생각하는 기계(The Thinking Machine). 대학 교수로 굉장한 천재다. 법학박사(LL.D), 의학박사(M.D), 치의학박사(M.D.S)로 왕립자연과학학회 회원(F.R.S)이다. 이밖에 다방면에서 이룩한 업적으로 온갖 칭호를 받아서 이름과 이런 칭호들을 다 합치면 알파벳을 전부 쓴다고. 우연히 접한 혹은 주변 인물이 들려주는 괴사건을 즉석에서 추리해낸다.
행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안락의자 탐정인 경우도 있다. 그러한 기질이 농후하게 드러나는 사건이 바로 '입술 삐뚤어진 사나이'. 여기서 홈즈는 사건을 해결한 비법을 물어보는 형사에게 그냥 앉아서 수십그램의 담배를 태운 것이라고 답했다. 또 중간 중간에 사건에 대한 경위를 듣고 며칠 동안 틀어박혀서 생각한 다음, 갑자기 찾아와서 알려주는 등 안락의자 탐정 속성이 다분하다. 하지만 홈즈는 코난 도일이 워낙 다작을 하면서 여러가지 속성들이 섞여있어 단순히 안락의자 탐정 속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10] 때문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셜록 홈즈의 캐릭터가 보다 활동적인 모습인 것. 셜록 홈즈의 극성팬이자 프랑스의 법의학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몽 로카르가 셜록 홈즈를 읽고 감탄할 만큼 홈즈는 수사에 관한 한 당대의 하이 테크놀로지에 정통했고, 온갖 사소한 증거를 현장에서 다 수집했으며 무엇보다 부족한 증거와 정황으로 이론을 세운 왓슨에게 '증거가 충분히 모이기 전까지는 선입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라고 말하기 까지 했다. 물론 그라나다 TV 시리즈라던지 고전 드라마에서는 홈즈가 사건 현장을 들여다보고 온 뒤에 방 안에 틀어박혀있으면서 미친 듯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실험에 몰두하다가 갑자기 가세 왓슨! 하면서 뛰어나오는 등의 모습이 자주 연출되었다. 그러나 현대의 2차 창작 매체에서 홈즈의 안락의자 탐정 기믹은 거의 보이지 않아, 셜록 홈즈(2009년 영화)의 홈즈는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며, 셜록(드라마)에서는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는 등 안락의자, 생각하는 탐정으로써의 기믹이 많이 약해졌다. 사실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안락의자 탐정 컨셉으로 가면 재미없으니까 다이내믹한 연출을 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소설의 주된 내용이 심각한 사건은 아니지만, 추리를 통하여 일상적인 소소한 사건을 해결한다. 책과 관련된 사건 한정.
  • 아카네 - 감금탐정
제목 그대로 수갑에 묶여있어 감금된 상태에서 추리를 시작한다.
최초의 안락의자 탐정으로 여겨지는 탐정. 최초의 추리소설 혹은 최초의 탐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과 <도둑맞은 편지>에서는 각각 사건 현장과 용의자의 증거 은닉처를 직접 탐방하지만, <마리 로제의 비밀>에서는 사건 현장은 구경도 안 하고 친구인 화자가 구해다 준 자료들만으로 추리를 펼친다. 이는 안락의자 탐정의 개념을 설명할 때 항상 나오는 예시가 되었다.
  • 어머니 - My Mother, the Detective
James Yaffe가 쓴 단편 시리즈. 뉴욕 경찰로 근무하는 아들이 금요일 저녁 어머니 집에 저녁을 먹으러 가서 현재 맡고 있는 골치아픈 사건을 토로하면, 곰곰히 듣고 있던 어머니가 사건의 맥락을 짚어준다는 이야기.
요코미조 세이시의 초기 탐정소설 유리 린타로 시리즈의 주인공. 은퇴한[11] 전직 경시청 수사과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경찰 관련과는 접촉을 완전히 끊고 도쿄의 자택에서 거의 은둔자처럼 지낸다. 보통은 또 다른 주역인 미츠기 슌스케가 사건에 관한 정보를 가져오면[12] 이를 토대로 사건의 전말과 진상을 추리하는 일이 많지만, 완전히 안락의자 탐정인 것은 아니고 의외로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기도 하며[13] 몇몇 작품에서는 직접 현장 조사를 다니거나 변장을 하고 사건 현장 주변에 잠입해서 정보를 모으기도 한다.
  • 그랜트 형사 - 시간의 딸
조세핀 테이의 추리 소설. 수사 도중 맨홀에 빠지는 바람에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그랜트 형사가 병원에 걸린 리처드 3세의 초상화를 보고 역사학자 도우미와 함께 리처드 3세의 비밀을 밝히는 내용의 소설이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에서 물적 증거에 집착하는 추리 방식을 비판하며 현장의 증거들 중에서 조작의 가능성이 없는 것을 골라내는 모습을 보였다. 또 관련인만을 취조해 14년 전의 사건의 진상을 알아낸 게 회상 속의 살인. 그리고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는 소설 중에서 가장 정통파 안락의자 탐정형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4개의 시계가 있다.[14]
좌우명부터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은 간략하게' 라는 '에너지 절약주의' 인 인물이다. 다만 작품 진행상 어쩔 수 없이 정면으로 나서는 경우도 많은 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그의 친구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가 오노리오 부스토스 도메크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단편집의 탐정.
물적 증거를 수집한다기보다는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성격적 특성을 분석하는 식으로 접근하며 증거들도 다른 사람들(ex:알고 지내는 경찰)이 수집해주곤 하는 전형적인 안락의자형 탐정. 특히 마플이 주연인 화요일 클럽의 살인은 주변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는데 진상이 뭘까염?' 하는 이야기만 듣고 진상을 풀어내는 식의 아주 정통적인 안락의자 탐정형 소설이다.
작중 내내 자택겸용인 서점에 쳐박혀서, 화자인 세키구치가 전해주는 정보를 듣고 주절주절 떠들기만 한다. 막판엔 현장에 나갈 때도 있고 다른 에피소드에선 우연히 현장에서 엮이기도 하지만.
물론 본인이 뛰는 일도 많지만 가만히 앉아서 가나가 모아오는 정보를 받아서 추리만 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지구 상에 벌어진 온갖 일이 기록된 지구의 기억을 열람할 수 있어 나갈 필요가 없고 상황상 외출을 잘 안 할 뿐 핵심 정보는 스스로 검색하여 얻어내며 변덕으로 외출도 가끔 하기에 안락의자 탐정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호기심은 어지간한 행동파 탐정보다 높다.
안락의자탐정을 넘어서서 무의식 탐정의 영역에 도달했다.
뛰어난 컴퓨터 실력으로 어디든 해킹하여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밖에 안 나가는 것일 뿐, 안락의자 탐정과는 거리가 있다.

[1] 가장 중요한 '''증거'''를 구할 수 없다. 따라서 맞든 틀리든 증명이 불가능하다.[2]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탐정물'이라는 장르가 등장하기 이전 탐정 노릇하던 전통적 해결사 캐릭터의 역할을 그대로 간직한 채 고유의 캐릭터성을 부여받은, 가장 전통적인 탐정이라고 할 수 있다.[3]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 이전에 이미 발생한 사건, 또는 범죄의 범인을 추적하는 플롯을 가진 작품, 비범하고 뛰어난 통찰력과 재치를 지닌 주인공(탐정).[4] 범죄의 유형으로부터 범인의 특성을 미리 그려본 뒤 용의자들을 슬쩍 떠봄으로써 범인을 밝혀내는 심리파 탐정. 대표적으로 세 친구가 함께 한 자리에 보관한 돈자루를 한 명이 몰래 빼돌린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 솔로몬은 '사랑을 위해 약혼자와 파혼한 여인이 자신을 납치한 강도에게 "위자료도 없이 나를 포기해준 옛 약혼자"의 이야기를 해 그를 감동시켜 풀려난 이야기'를 세 친구에게 들려주고 감상을 물어봤는데, 홀로 '위자료도 안 받고 헤어진 약혼남도 몸값도 안 받고 풀어준 강도도 이해가 안 된다'는 발언을 한 한 명을 '사람의 감정이나 의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돈으로만 판단하는 네놈이 바로 범인이다'라고 지적한다.[5] 이쪽은 사건 관련자들을 한 사람씩 소환해서 그들의 진술을 받고 조금씩 조금씩 사건의 본질에 근접해가는 보다 수사물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심지어 밝혀진 범인이 '''바로 탐정 자신'''이라는 반전까지....[6]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100%는 아니다! 특히 현대에 만들어진 무수한 탐정 캐릭터 중에는 소시민 안락의자 탐정도 있고 상류층 하드보일드 탐정도 당연히 있다.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경향성이 그렇다는 것.[7] 오귀스트 뒤팽, 셜록 홈즈, 에르퀼 푸아로 등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탐정 캐릭터의 대부들. 뒤팽은 기본적으로 안락의자형이지만 도둑맞은 편지에서는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8] 미국 펄프 픽션등에서 볼 수 있는 탐정 유형. 필립 말로가 대표적.[9] 다만 동생 셜록이 모리어티 교수에게 쫒길 때 마부로 변장하고 도움을 준 걸 보면 필요할 땐 움직인다. 뭐 애시당초 영국의 공무원으로 수수하지만 대단히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만큼 귀차니즘은 움직이기 싫다라기보다는 자기 일이 아닌 것에는 상관하기 싫다에 더 가까울 듯하다.[10] 사실 '입술 삐뚤어진 사나이'에서도 셜록 홈즈는 여전히 탐문 수사를 벌이고 나중에 정리만 안락의자에서 한 것이므로 완전한 안락의자 탐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글로리아 스콧 호 사건'이 더 안락의자 탐정의 정의에 걸맞지만 이 사건에서 홈즈는 어디까지나 사건 자체는 나중에 알게 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금 애매한 편. 이 사건에서 홈즈가 한 일은 홈즈의 친구 아버지가 어떤 인물인지 추리로 알아낸 것밖에 없다.[11] 정확히는 은퇴라기보다는 경시청 내부 파벌 싸움의 피해자. 알력 다툼에 휘말려 지위와 명예를 모두 잃고 실각한 일로 충격을 받아 한때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는 작중 언급이 나온다. 이후 한동안 실종 상태가 되어 어딘가에서 자살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을 정도로 철저하게 행방을 숨기고 지냈다.[12] 미츠기의 직업이 신문기자다.[13] 미이라의 신부나 미로의 3인 등 몇몇 작품에서 휴양지에 있다가 우연한 계기로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일이 많다.[14] 4개의 시계에서는 에르큘 포와로가 안락의자 탐정을 자처한다. 실제로 등장인물인 콜린 램(아가사 크리스티의 또다른 탐정 배틀 총경의 아들)이 가져다주는 증거만으로 사건을 해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