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평가 대 정성평가
1. 개요
문제에 답이 명확하게 존재하고 점수가 '''객관적으로''' 매겨질 수 있으면 정량평가, 그럴 수 없으면 정성평가라고 한다. 정성평가의 경우에도 점수제가 있다. 정성평가에 점수제가 있는 경우는, 정해진 척도가 불분명하며 심사자가 얼마나 중립적인가, 가치관이 어떠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 정량평가
문제에 답이 명확하게 존재하고 점수가 '''객관적으로''' 매겨질 수 있는 평가이며 대부분의 객관식 시험이 여기에 들어간다.
- 체육/스포츠: 레이싱(쇼트 트랙, 단거리 달리기)
- 표준화 시험
- 대학수학능력시험
- TOEIC
- TEPS
- 공무원 시험: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제1차시험(공직적격성평가),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3. 정성평가
문제에 답이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아 점수가 '''주관적으로''' 매겨질 수 있는 평가이며 보통 중립적이되 평가자의 종합적인 가치관과 척도에 의해 정해질 수 있는 평가이다. 정성평가에도 점수제가 있는데, 정해진 척도가 불분명하며 심사자가 얼마나 중립적인가, 가치관이 어떠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보통 중립적이지 못해 논란 사례가 많다. 주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 능력과 업무의 연장선 상에 있는 사회성을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성평가 시험에서는 평가자를 여러 명 둔다.
어떤 곡의 악기 연주를 평가한다고 할 때, 피평가자가 악보 없이 암보를 해서 '완곡'을 했으면 점수가 높고, 삑사리를 내거나 박자가 안 맞거나 아예 연주하지 못하면 점수가 낮은 극단적인 사례나 '적합성 여부'로는 중립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실력 차가 없어보이는(이것도 주관일 수 있다) 경우에는 '''평가자의 가치관이 강하게 도입되어 편파 판정 논란이 일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슈퍼스타 K, 케이팝스타, 프로듀스 101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피겨 스케이팅(특히 구성점수)이 있다.
대부분의 주관식 시험이나 시험으로 판단할 수 없는 평가가 여기에 들어간다.
- 체육/스포츠: 피겨 스케이팅
- 예술/예능: 가창(예: 슈퍼스타 K)
- 입시/입사[1] : 논술, 면접, 학생부종합전형,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 공무원 시험: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제2차시험
4. 정성평가 비판
4.1. 평가 기준의 모호성 및 이로 인한 불공정성 유발
정량적 측정이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절차적 불공정성을 느낄 우려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고 당장 예로 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김연아간 만 봐도 알 수 있다.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제2차시험의 경우에도 채점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문제가 있어 매년 수험의 객관성 차원에서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특히 대학입시의 경우 수시(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각 대학에서 학생을 선택하는 것이 꽤나 자의적으로 될 수 있다는 면이 많이 지적되었다. 즉, 수치화되지 않은 측정 방법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순실의 자녀인 만 봐도 '내 아이, 내 친구, 내 친구 아이, 나한테 청탁한 높으신 분 자제'에게 좋은 점수를 주려는 강력한 유인이 있다.
논술의 경우, 100% 일치해야 하는 정답의 준거는 없으나 어느 정도의 '''모범 답안'''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학생들 간의 세부적인 내용이나 필력, 단어 사용에 차이는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글의 전체적인 흐름''' 즉, 글을 대충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하는 지에 대한 방향성은 같아야 하며, 필수로 언급해야 공식들이나 사상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애당초 '부분 점수 배점제'가 왜 존재하겠는가.
자기 생각을 적으라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를 참조하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그 프랑스 대입조차 바칼로레아 하나만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과목 자격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일부 진보교육론자들이 객관식 평가를 '''정답만 찾기 급급한 교육 실태'''라며 까내리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바칼로레아조차도 자기 생각을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답에 가까운 방향성이 존재하며, 단지 거기엔 학생 간의 필력 차이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방향성 없이 단순 주관에 의한 문항들은 좋은 문항이 아니다. 이건 평가자 주관에 의해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공정성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에 R&E 를 열어놓으니 '누구'는 '우연하게' 박사급이 개입되어 있지 않으면 절대 고등학생이 못 쓸 것 같은 대단한 뭔가를 툭 들고 나와서 명문대에 수시모집으로 합격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끔찍한 아들 사랑이 발각되어 잡혀가기도 한다.
4.2.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것
사실 면접만으로도 상당히 적합한 학생을 뽑을 수 있다. 구글 Oxygen project에서 실험한 바에 따르면 1번보다는 2번, 2번보다는 3번 하는 식으로 정확도가 높아져 4~6번 면접을 보면 가장 적합한 지원자를 선발할 수 있었다. 그래서 구글에서는 50분 면접을 4~6회 본다. 하지만 대개의 한국 대학이나 기업에서는 20분 정도의 1회성 면접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여러 번 면접을 보려면 면접관들이 힘들고, 대학의 경우 전형 일정 문제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성평가가 불성실하니 아무도 정성평가가 정확하다고 믿지 않고, 그래서 대충 쉽게 시험 성적 순으로 뽑고 치운다.
5. 정량평가 비판
5.1. 획일화 위험
적성고사를 정량평가로 시행할 경우에 한정된다. 유형이 획일화되어 자격고사와 차이가 흐려지는 위험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표적인 정량평가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0년을 훌쩍 지나면서 형태가 거의 고정된 탓에 많은 우려를 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제 업무나 학업을 소화하는 능력보다 익숙한 유형의 개수만 가지고 결과가 좌우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TOEIC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수능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여러번 있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더 키우는 탓에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들어 공정성이 민감한 화두인지라 수능 말고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
5.2. 임의 대로 배점을 설정해두는 문제
한 마디로 '''역배점'''. 매우 어려운 문항임에도 상대적으로 쉬운 문항과 동일하게 낮은 배점을 두어 학생들의 멘탈을 뒤흔드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상 교육 평가에 있어서 역배점이 갖는 의미는 없다. 2014 수능 이후의 과학탐구 영역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6. 양쪽 다 대변 불가능한 부분
6.1. 인성평가에 관한 논의
'''[정성평가 측]'''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생 성추행 사건과 같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가해자 중 하나인 박씨가 성균관의대에 다시 입학하여 재학 중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박씨는 성균관대 입학 당시 수능 성적 점수와 학생부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에 지원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았다. 이대로 의과대학을 졸업하더라도 현행 의료법상 성범죄 전과자가 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데 제한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또한 우병우, 김기춘 같은 인물들은 시험 위주의 대학입시로 입학했다.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좋은 학벌을 차지해 사회에 기득권층이 되어 권력을 행사한다면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정량평가 측]''' 정성평가도 맹점이 있는 건 마찬가지이다.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가 정시 모집 합격자라면, 성추문으로 퇴학 선고를 받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은 서울대 '''수시 모집 합격자 출신이다.''' 이처럼 정시든, 수시든 인성 평가가 완벽히 이루어질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수능은 평가 목적 자체가 다를 뿐더러 평가하는 사항 외 다른 평가 사항을 끌고 와 수능을 비난하는 것은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이다. 인성을 평가하고 싶다면 따로 인성 평가를 실시하면 되지, 수능을 없애는 것과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 그리고 이미 수능으로 선발한 뒤에 인성 적격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을 취하는 학교(서울대학교 의예과 정시 모집)도 있다. 설사 면접으로 거른다 하더라도 무엇이 올바른 대답인지 아닌지에 대한 '''패턴을 외우면 그만'''이다[2] (실제로 입학사정관제도나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시켜주는 입시 컨설팅 코칭 학원에서도 이렇게 한다). 비슷한 예로 중학교 '도덕' 또는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시험에서 100점을 맞은 학생에게 과연 완벽에 가까운 도덕성이 있다고 보는가? 애당초 인성 평가 문제까지 수능에서 해소시키려는 것이 황당한 발상이다. 인성 적격 여부가 그 짧은 면접 시간(10분 이내)에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 자체도 매우 이상적일 뿐더러, 인성 검증을 수능에서 해소시켜주지 않는다는 비판은 결국 수능에 만능적으로 의존하려는 우매함을 동시에 범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랬을 거면 인성 외에도 모든 역량과 품성을 시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입학사정관제 시절 부정 입학을 한 성균관대학교 봉사왕 같은 경우는 면접으로 걸러내지 못하였다. 면접을 통해 인성을 제대로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수능 위주 전형 외에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우병우, 김기춘과 같은 극소수의 사례를 극단적으로 제시한 건 편협한 일반화다.[3] 면접을 보고 들어간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사실 앞서 언급한 우병우, 김기춘 같은 사람들은 학업 성적뿐만 아니라 이미지 메이킹 또한 영악하게 잘 해서 시험 위주 전형이 아닌 면접 위주 전형으로도 충분히 잘 들어갔을 것이다.
6.2. 의사소통능력 평가에 관한 논의
특히 영어의 경우 회화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해당 과목에서 주로 나오는 표현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그냥 학창 시절과 일반인 시절을 거치며 얻은 지식치고는 안정적인 회화 실력을 갖추지 못한다. 그래서 교수는 형식상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은 그냥 책 보고 독학해서 시험치러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주관적인 잣대에 의해 평가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정성평가'의 문제점과 진정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는 '정량평가'의 문제점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7. 관련 문서
[1] 다만, 취업 입사는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정성평가로만 채용을 하진 않는다. 정략적 평가도 하며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고 그 이상이라면 직무 수행능력에 대해 정성 평가로 진행하는 편이다.[2] 인성 검사 합격하는 방법, 상품이 되어버린 ‘인성교육’, 중학생 “대입 연계된다니 스트레스”… 취준생 “인성도 모범답안 만들어”, '도루묵'된 대입 인성평가 강화…"대학자율 존중", 왜 인성평가가 합불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 "바쁜데 우는 애 만나면 … " 이런 질문 던져 인성평가, 대입 방향 사교육절감·인성중시…뜻 좋으나 현장은 막막, 대학입시에 '인성평가' 강화[3] 정량평가로 득을 본 케이스는 오히려 노무현, 원희룡, 고승덕 등에 더 가깝다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