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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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특징
3. 실존 여부
4. 픽션상에서의 등장


1. 개요


鴆鳥
Zhenniao
중국 화남 지방(현재의 광둥성 방면)에 서식했다고 전해지는 중국 전설의 새. 온몸에 맹독이 있기로 유명한 맹독조류다. 중국의 고대 사서에서 기록을 찾아볼 수 있고 짐새를 일컫는 글자인 '짐새 짐(鴆)'까지 존재하지만, 현대에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실제로 저 새가 살아있었다면, 상고한어로 해당 글자는 /*l'ums/(정장샹팡의 재구) 혹은 /*lrəm-s/(백스터-사가르의 재구), 즉 '룸스'나 '럼스'에 가까운 이름으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실존 여부가 의심스럽고 몸에 독을 지닌 새라는 특이함 때문에 때때로 요괴로서 취급받기도 한다.

2. 특징


기록에 의하면, 모습은 매와 비슷하고 크기는 물수리만 하며 깃털은 녹색이고 부리는 길고 구릿빛이라고 한다. 몸은 검은 빛이고 눈알은 붉은색인데 온몸에 독기가 있어 그 새가 논밭 위를 날면 그 아래 논밭은 모두 말라 죽었다고 한다.
주로 살모사(殺母蛇)와 야생하는 을 먹고 사는데 독사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몸에 성분이 가득하다고 하고, 다른 동물이 이 새를 먹으면 100% 즉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짐새의 둥지 근처엔 풀도 안 났다고 하며 심지어 깃털마저도 독을 제조하는데 사용된다고 할 정도니 말 다 했다. 이렇게 제조한 독을 '''짐독'''(鴆毒)이라고 한다. 짐독의 정확한 성상 및 제조법은 알 수 없으나, 짐새의 를 구강으로 섭취할 경우 과 목이 탄다는 내용으로 보아 유기용매와 비슷한 독으로 추정된다.
가끔 짐새를 잡고 그 깃털로 술을 담가 암살용으로 마시게 했다는 기록도 있다. 짐주를 주무기(?)로 쓴 대표적 인물이 유방의 부인인 여후.
산해경에는 이름은 같지만 다른 짐새에 대한 기록도 있다. 중산경 중 중차십일경에 따르면 요벽산이란 곳에도 짐새라는 새가 사는데, 이 짐새는 꿩을 닮았고 풍뎅이를 잡아먹고 산다고 나온다.

3. 실존 여부


고대문헌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강력한 맹독을 '짐독'(鴆毒)이라고 하는 등 이야기가 많지만 실존한 조류라고 보기에는 의심이 많이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환상종처럼 '지어낸 동물'이라고 보는 것도 성급한 판단이다. 단순히 가공의 생물이라고 하기에는 여러 문헌과 조칙상에서 짐새의 반입을 금지한다고 명시하는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그리고 단순히 야사나 민간의 이야기 수준이 아니라 관청의 공식 기록물 등 공문서와 사서에 짐새에 대한 기록이 매우 많이, 상세하게 등장하고 있다. 짐새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올라온 전체에 을 질렀다는 사서의 기록도 존재한다. 앞서 기술한 대로 여후는 짐주를 정말 주무기 수준으로 사용한 기록이 있다. 심지어 진서에는 석숭왕개에게 짐새를 선물로 줘서 왕개가 길렀는데 당시 법에 짐새를 장강 이북에서 키우기는 불법이었기에 결국 살처분 당했다는 기록까지 있다. 실존한 조류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자세한 기록이 나오는 게 가능할까? 물론 논밭 위를 날면 그 아래를 말려죽인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보면 상상의 동물같겠지만, 맹독이 있는 건 사실이며 이건 그냥 과장한 것 정도라 해석하면 별 문제 없다.
중국에서는 인간의 활동으로 많은 동물이 멸종되었으며, 멸종된 뒤에 기록만 남아 후대에는 가공의 동물로 취급된 종이 많다. (龍)도 하나라 때의 왕도마뱀이나 악어에 가까운 형태로 사실적으로 묘사되기에 멸종동물의 하나라는 설이 있다. 만약에 실존했다면 대체로 오호십육국 시대와 남북조시대를 거치며 강남지역에 한족들이 대거 남하하는 과정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습지나 숲을 없애는 과정에서 서식지가 파괴되어 멸종되었다고 추측된다.[1] 전술한 것처럼 짐새가 발견되자 산 전체에 불을 질렀다는 기록을 볼 때 짐새의 위험성이 생각보다 커서 해수구제사업처럼 산을 불태워서라도 열심히 구제했고, 그 결과 멸종시켰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짐새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숙종 15년(1689년)에 인조의 손자였던 왕족 동평군(東平君)이 베이징에서 짐새를 사 가지고 왔다는 소문이 적혀 있다. 물론 실제 존재하던 짐새를 산 것인지, 풍문일 뿐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애초에 조선 사람인 동평군이 짐새를 직접 봤을 리가 만무하니, 중국 상인에게 속아서 평범한 새를 짐새인 줄 알고 샀을 가능성도 있다.
조류에는 유독종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짐새는 오랜 세월 동안 허구의 새일거라고 의심받아왔으나, 유독종 조류가 실존함이 보고되면서 짐새의 존재 가능성도 올라갔다.(birds 항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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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두건피토휘(Hooded pitohui, ''Pitohui dichrous'')
뉴기니에서 발견된 피토휘(Pitohui, ''Pitohui spp.'')와 'Blue-capped Ifrita(학명 ''Ifrita kowaldi'')라는 새는 피부와 깃털에 '''호모바트라코톡신'''이라는 맹독이 있는데, 이 독은 독이 있는 딱정벌레를 잡아먹어서 얻는다고 한다. 이 새들의 깃털에 있는 독은 피부에 닿을 경우 일시적인 마비를 불러오는 정도[2]지만 또다른 유독종 조류인 박차날개기러기라는 새는 고기를 먹으면 독에 중독되어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피토휘나 박차날개기러기가 짐새라는 건 아니고, 이런 새들처럼 짐새라는 멸종된 유독종 조류도 충분히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유독종 조류의 공통점은 모두 '''체내에서 스스로 독을 생성하지 않고 먹이를 통해 얻었다는 점으로, 전설 속 짐새와 생태가 매우 유사하다.'''
비소화합물의 증기를 새의 깃털에 쐬어 깃털 표면에 비소 가루가 묻게 만든 것이 짐새의 정체가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다. 다만 이는 그저 실제 짐새가 모두 사라지고 가짜 짐새를 만들어보려는 후대의 작업으로 비소가 쓰인 것으로 보인다

4. 픽션상에서의 등장


  • 만화탐정학원Q》의 서룡관 살인사건: 짐새의 깃털이 나온다.
  • 만화 《누라리횬의 손자》: 등장인물 중 하나인 은 짐새 요괴이다. 구글에서 鴆라고 검색하면 이 캐릭터의 이미지가 많이 뜬다.
  • 신 펫숍 오브 호러즈: 암살자로서 짐새 자매가 나온다. 리우가 이 중 동생 쪽에게 호감을 사서 목숨을 건진다.(여기서의 짐새는 '몸에 맹독을 지닌 반면, 그 피는 모든 독을 해독한다'는 설정)
  • 천명(드라마)에서도 김치용이 경원대군을 독살하기 위해 준비했다.
  • 게임 여신전생 시리즈: 대개 잔 계열을 쓰는 하급 악마로 나온다. 특히 진 여신전생 3 녹턴에서 초기의 난적. 필드의 잡몹이지만 젠 4마리 파티에게 백어택으로 선공을 뺏기고 문답무용으로 날아오는 전체공격 '날개짓' 4연타에 아무것도 못하고 게임오버 당하는 '젠파토'가 유명하다. 그러나 메이저한 화속성에 약점이 있고 내구가 형편없이 낮아서 한턴만 버티면 상대하기는 쉽다. 다크 속성인 요수 종족이므로 일반적인 대화는 불가. 대화를 해보면 덤빌 태세라며 먹히지 않는다.
  • 라이트 노벨 노블엔진의 《몬스패닉》에서도 이 짐새가 엑스트라로 등장한다. 역시 같은 시드노벨의 《나와 호랑이님》 앤솔로지 2권에서도 이 짐새가 여성으로 등장한다.
  • 일본의 만화가 몬젠 야요히(文善やよひ)의 BL 만화 '젠(Zhenniao)'의 등장인물이다. 설정이 군인×짐새. 이 작품에서 젠의 모습은 사람과 거의 흡사하다. 일본에서 2015년에 나왔으며, 대한민국에서도 2016년 9월에 블랑코믹스 레이블로 번역서가 정식발매되었다.
  • 네이버 웹툰 호랑이형님의 2부 45화에서 빠르와 싸우는 천남성이란 자의 정체가 짐조(鴆鳥)라는 것이 밝혀진다.
  • 스모모모모모모에서도 주인공 이누즈카 코우시가 짐깃 사독을 먹게 되는 내용이 나온다.
  • 역시 네이버 웹툰 천국의 신화 6부에서도 짐새가 나오는데 왜인지 사람을 먹으면 독이 더 강해진다고 한다.
  • 음양사(게임) - 짐조
  • 주몽(드라마): 소설판에서 여미을이 갓난아기였던 주몽을 부여의 해가 될 것이라 예견하고는 몰래 제단으로 데려가 짐독을 비롯한 온갖 독연기를 쐬어 죽이려했으나 발바닥에 불나도록 달려온 유화부인에게 싸닥션을 맞고 주몽을 빼앗긴다. 하지만 독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서 주몽은 항상 허약했고, 후일 동굴감옥에서 해모수가 죽기 직전의 몸 상태가 된 주몽을 살펴본 후 임독이맥을 뚫어 해독해주었다. 드라마에서는 현토성 태수 양정의 딸이자 대소의 아내인 양설란이 금와왕에게 이 독을 지속적으로 먹여 독살하려 했으나, 실패한다.
  • 해신(드라마): 김양신무왕을 암살할 때 짐독을 쓴 것으로 나온다. 작중에서는 참으로 편리하게도 먹고 사흘이 지날 때까지는 독살의 증거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독약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1] 코뿔소코끼리도 중국 내에서 멸종 전까지는 사실적으로 묘사했지만 이들이 멸종된 뒤엔 이것들을 묘사한 물품이나 그림이 추상적으로 변했으며, 명나라 청나라 시대에 실제 코끼리와 코뿔소가 수입되자 다시 현실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2] 혈관에 직접 주입할 경우 사망한다.